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 하버드대 박사가 본 한국의 가능성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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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추천한 책이 궁금해서 읽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 때 본 감명깊은 책이라는 점에서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렇기에 2013년에 출간된 책인데 지금들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와 있을 것이다. 나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 대통령의 발언에 이 책을 궁금해했을 것이다. 도대체 우리만 모르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무엇일지 이 책을 읽어보며 짚어보기로 했다. 2015년 여름, 21세기북스 여름 화제의 책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읽어보았다.

 

이 책의 추천사도 책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켰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현재 모습을 짚어보며 미래의 방향을 점검해본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우리가 놓친 전통적 관점에 한 발을 딛고, 우리가 그려내지 못하는 미래 관점에 또 한 발을 딛고 대한민국의 '지금 여기'를 탁월한 통찰로 담아내고 있다. 이제 우리 학자들이 답을 해야할 차례다. -이한우 조선일보 여론독자부장

이 책은 특별하다. 한국인이 아니면서 한국을 한국인 못지않게 사랑하는 최고 지성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우리가 가야 할 미래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

 

이 책의 저자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이름 이만열이다. 1964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출생하였고 예일대에서 중문학학사 학위(1987), 동경대에서 비교문화학 석사 학위(1992),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1997). 현재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겸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 국민일보, 문화일보 등의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저술한 책은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짚어내는 섬세함을 느끼게 된다. 좀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 어떤 집단이든 그 집단에 속한 사람은 자신들의 모습을 낯설게 바라보기 힘들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진단하는 부분부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래서 공감하게 되는 부분은 한껏 인정하며 받아들이게 되고,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다른 문화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 책은 한국인들이 모르거나 의식하지 않는 한국의 독특한 장점을 소개하려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런 장점들을 국제 사회에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제안과 한국이 문화 선도 국가로서 국제 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조건 등에 대한 견해를 담았다. (19쪽)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현실을 짚어보게 된다. 우리의 전통에서 자랑스럽고 눈부신 부분들이 많음에도 체계적으로 홍보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개념, 즉 외국인의 지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존재감 있는 개념이 없다.'는 지적과 '그래서 한국 문화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팝 음악이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등 일부 대중문화에 국한될 뿐이다.(49쪽)'라는 부분에 공감하게 된다. 최근 한류의 바람이 어떻게 보면 극한된 부분이니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개념을 정립하면 그 범위가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은 막강한 역사, 전통, 문화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 힘을 통해 한국인이 자신을 인식하는 방법이나 국제 사회가 한국을 인식하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53쪽)

한국인이 현재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특정한 기술이나 상품보다도 자신의 문화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즉 사고방식의 상전벽해가 이루어진다면 세계에는 엄청난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57쪽)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한국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한국의 장단점을 조목조목 잘 지적한다. 호의를 가진 친구같은 느낌이다. 충분히 능력이 있는 친구인데 왜 능력발휘를 안하고 있는지, 자기PR의 시대에 왜 이렇게 겸손하기만 한건지,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경을 보는 듯하다. "너는 이러이러한 장점이 있어. 이건 이렇게 해보는 것이 어떨까?" 의기소침하며 기운 빠져 있는 친구에게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나뉜다. 1장 '나는 왜 대한민국에 주목하는가?'를 시작으로, '한국의 재발견', '발전적 한류를 꿈꾸며', '세계가 한국을 공부하게 하라', '한국의 기술 유산은 차별적 발전의 원천', 마지막 6장에서는 '미래 한국의 비전'을 이야기한다. 외국인이기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피력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차근차근 읽어나가며 우리의 현재 모습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다. 그가 짚어준 문제점과 해결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공감하게 되고, 한국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이 책을 읽으며 대한민국의 현실을 짚어본 시간이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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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 - 인문학으로 풀어보는 너, 나, 우리의 16가지 고민
송가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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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읽어볼까 말까 살짝 고민했다. '20대, 우리는 이기적일까'라는 제목으로는 이 책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인문학으로 풀어보는 너,나,우리의 16가지 고민'이라는 부제를 통해 이 책의 정체성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요즘 애들은 자기 스펙에만 관심 있잖아. 걔네는 이기적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20대는 결코 이기적이지 않다. 촘촘하고 빽빽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존재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20대에 이런 고민을 겪고 지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20대가 아니어도 충분히 이 책을 통해 고민하고 정리하며 생각의 끈을 채색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시작은 책상을 정리하다 발견한 종이 뭉치였다. 그것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종이 뭉치. 그 뭉치가 "먼지가 쌓일 동안 청소도 안 하고 무얼 했느냐"라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여하튼 먼지 쌓인 채로 그것은 나에게 왔다. 발견한 김에 무언가 해서 살펴보는데, 예전에 썼던 글들이다. 나는 힘들거나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것 같은 고민이 있을 때 종이에 끄적이며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렇게 모인 노트와 종이들이었다. (6쪽)

어느 순간, 나는 일기쓰는 것을 멈추었다. 여행을 가는 등 일상에서 벗어날 때 간혹 쓰긴 하지만, 일상에서 무언가를 끄적였을 때는 사는 것이 힘들고 고민 많을 때였다. 그랬기에 저자가 말한 대목에서 문득 동질감을 느꼈다. 한동안 내 고민을 받아주고 나를 일으켜세운 노트는 어디에 있는지, 먼지가 쌓여서 어느 구석에 조용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슬쩍 미소지어진다. 세월이 지난 후에 보면 낯 뜨거운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나?' 감탄할 때도 있다. 저자도 아주 힘들고 방황하던 시기는 살짝 건너가고 인문학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해서 산고끝에 이 책이라는 결실을 얻었구나, 생각해본다.

 

이 책에는 총 16가지의 고민이 담겨있다. 현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늦었다는 것은 과연 문제일까,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 가능성의 절대성, 연애의 진정성, 연애의 주체와 객체, 결혼과 그에 대한 환상, 부모의 실체, 나도 편하게 살고 싶다, 대학에서의 우리의 모습들, 우리의 이기심, 학력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어른이 된다는 것, 완벽함에 대하여, 자기 찾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 이렇게 16가지 주제를 인문학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누구든 이런 고민을 은연 중에 하고 지나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고민조차 하지않고 일상에 지쳐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든 이 책에서 정답을 찾는 것은 아니더라도 정답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시간은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20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행복조차 다음 기회로 미루면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꼭 해야할 고민을 하지 않게 되고, 문제를 인식하는 즉시 외면해버린다.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다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를 강요당하고, 미래를 위해 더욱 채찍질하며 달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민해야할 시점에 제대로 고민하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들이 많다. 이 책에서 그런 문제들을 접하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신변잡기나 가벼운 농담으로 흘려버리는 시간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닐테지만, 맨정신으로 조용한 곳에서 혼자 생각에 잠기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생각의 도구가 되어준다. 생각 많은 친구가 이야기를 할 때 듣고만 있어도 내 안의 고민이 정리될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또래 친구나 후배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접하는 느낌이 편안했던 책이다. 그렇기에 이 책 속의 글이 더욱 마음에 와닿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떠밀리듯 살아가는 너, 나, 우리를 위한 삶에 대한 16가지 고찰'을 함께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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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작가, 제주여행
부현일 외 지음 / 인문산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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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게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천혜의 자연을 바라보다보면 글을 쓰고 싶게 되고 그림을 그리게 만든다. 예술과는 전혀 상관없던 사람에게도 예술혼을 불어넣어주는 곳이 바로 제주다. 이곳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10인의 예술가들에게서 10가지 테마로 만나는 제주도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서 이 책 『제주작가 제주여행』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주도를 풍부한 감성의 땅으로 바라보게 된다.

 

무심결에 들춰보다가 가슴이 설레고 결국 다른 일을 다 제껴두고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기대 이상이었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다. 10명의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보며, 제주도에서 자신의 색깔을 물씬 뿜어내며 작품에 몰두하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작품을 보며 제주 자연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내가 바라본 제주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보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생동감 있게 내면의 예술성을 살려내는 책이다. 제주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을 제공해준다.

 

이 책을 통해 서양화가 김연숙, 도예가 강혜경, 서양화가 김남흥, 서양화가 박성진, 한국화가 부현일, 서양화가 김성란, 도예가 허민자, 사진작가 김병국, 건축가 양건, 인도미술사학자 하진희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뿐만 아니라 그들의 열정도 함께 볼 수 있다. 글은 미술평론가, 기자,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쓴 것인데, 좀더 객관적으로 작품의 세계를 해석해볼 수 있었다. 그들의 작업공간이 부러웠고,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바라보며 하나씩 음미해본다. 색감과 구도, 표현 방법 등을 보다보면 내가 바라본 제주와 오버랩되며 마음 속에서는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어느덧 붓을 들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예술가에 관련된 글 이후에 미술관, 오름, 공원, 현대 건축 등을 짧은 글로 소개해주고 있다. '이곳도 정말 좋지!', '제주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등 감탄사를 내뱉으며 읽어나가다보면 몸도 마음도 들뜨게 된다. 이곳은 정말 볼 것도 느낄 것도 많은 곳이다. 그러다보면 예술적 감각이 오롯이 살아나 자신만의 작품으로 표출될 수 있다. 이들의 작품에 감탄하게 되는 것도 제주가 그 안에 녹아들어 표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의 도움이 있었기에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문오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발표한 서양화가 김연숙, 제주의 들꽃과 오름 등을 흙속에 표현한 도예가 강혜경, 제주도의 예민한 빛을 담는 데에 남다른 감을 지니고 있는 중견작가 김남흥, 돌담과 억새 연작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서양화가 박성진, 제주의 풍경을 수묵화로 표현한 한국화가 부현일, 서귀포 풍경에 기쁨과 슬픔을 담아내는 서양화가 김성란, 제주의 돌과 자연을 조형적 작업으로 승화시킨 도예가 허민자, 제주의 바다를 그림 그리듯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김병국, 해석된 개념을 재해석하고 덧붙여 건축을 하는 건축가 양건, 신화의 땅 제주에서 인도 탐구에 푹 빠져있는 인도미술사학자 하진희 등 10명의 예술가 중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시선을 끄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제주에 관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사진이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기에, 방안에서 책 한 권으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훑어보는 시간이 의미 있다. 잠자고 있는 예술혼을 깨워 흔들어 놓아서 읽는 내내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게 되는 책이었다. 마음에 드는 구성과 알차게 채워진 예술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제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 특히 제주의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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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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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푸른 하늘 맥주』를 통해 상상 이상의 '대단한 썸머 아웃도어 어드벤쳐'를 만나보았다. 역시 젊음으로 무장하면 어떤 고생도 모험으로 포장될 수 있다는 대담함을 깨달았고, 어마어마하게 재미있게 읽었다. 민망할 정도로 솔직하고 진솔하게 툭툭 던지는 말에 엄청 웃게 되었다. 징글징글한 논픽션, 원초적 지저분함의 극치. 큭큭큭 웃어나가며 무더위를 날려보냈던 것이 지난 여름이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무더위, 올해는 더욱 유난스럽게 더위의 극치를 달린다. 이번 여름에는 더운 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함께『붉은 노을 맥주』를 낄낄거리며 읽어본다.

 

이 책의 작가는 모리사와 아키오. 『무지개 곶의 찻집』『쓰가루 백년 식당』의 작가다. 여전히 그 작품들과 『붉은 노을 맥주』는 같은 사람의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잔잔한 느낌을 주던 그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쿨하고 대책없는 여행담이 시원스레 무더위를 날려준다. 초절정 대충대충 아웃도어 어드벤처 『붉은 노을 맥주』를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준비하며 꼼꼼하게 돌아다니는 여행 말고, 좌충우돌 대충대충 여행이 내 마음을 휘저어놓는다. 큭큭큭 웃어나가며 읽게 된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나뉜다. '아슬아슬했던 나날','틀에 갇힌 인간','그런 바보 같은 탐험대'라는 큰 제목 안에는 다섯 가지 정도의 글이 실려있다. 첫 이야기부터 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셰어하우스'는 상상도 못할 여행지에 관한 원초적 리얼 징글징글 시크릿 여행담이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소설인지 분간이 되지 않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으니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상관없이 웃음을 선사한다. 이런 이야기 참 좋다. 요즘같이 답답한 일이 많을 때에는 가볍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게 되는데, 이 책이 제격이었다. 그밖에 '요시로 씨의 저주', '애수의 UFO', '어린 유령과 노숙', '초심자의 행운이 낳은 악몽' 등 제목부터 웃음과 궁금증을 유발하고 내용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글들이 이어진다.

 

짤막짤막한 글들이 모여 유쾌한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어느 이야기 하나 시시하게 끝나지 않는다. 독특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기에 저자를 비롯하여 책 속에 등장하는 이들과 친구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심심하거나 답답하지는 않을 듯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날 듯하다. 어느 것 하나 밋밋한 이야기가 없기에 궁금한 마음에 죄다 읽어보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꼭 더운 날 맥주 한 캔을 집어들고 읽어나가기를 바란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 밤에 맥주 한 캔 마시며 낄낄거리고 읽다보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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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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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잘 정돈된 잔디밭이나 텃밭을 보며 멋진 자연만을 음미했다면, 이제는 '저렇게 가꾸려고 엄청 고생했겠구나!' 생각한다. 틈틈이 잡초도 뽑고, 제 때 거름주고 약을 쳐야 지금 보고있는 그 모습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방치해두면 벌레 먹고 시들고 잡초가 무성해진다. 그래서 '작가들의 정원'이라는 책을 보며 처음에는 '이렇게 가꾸다보면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할텐데......' 생각했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은 대부분 정원사를 고용했지만, 짬이 날 때마다 직접 정원을 가꾸곤 했다. (11쪽)' 라는 글을 읽고 나서야 작가와 정원의 적당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가끔씩만 정원을 직접 가꾸고 글을 쓰거나 구상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작업실로의 정원은 최상의 환경임을 이 책에 담긴 사진을 보며 짐작해본다.

 

정원은 작가들에게 위안을 주기도 한다. 온갖 번잡함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글을 쓰는 장소를 제공한다. '작가의 은신처'는 오래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원에 되살리고 싶어 한 이미지다. (9쪽)

집중을 방해하는 일상의 번잡함을 벗어나서 글쓰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은 얼마나 근사한가. 반드시 그런 장소가 필요할 것이다. 예술적 영감을 주는 장소와 시간이 있기에 소설 속 세계는 현실감 있게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영국 작가들의 집과 정원을 보여준다.

제인 오스틴, 루퍼트 브룩, 존 러스킨, 애거서 크리스티, 베아트릭스 포터, 로알드 달,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윈스턴 처칠, 로렌스 스턴, 조지 버나드 쇼, 테드 휴즈, 헨리 제임스와 E.F. 벤슨, 존 클리어, 토머스 하디, 로버트 번스, 윌리엄 워즈워스, 월터 스콧, 러디어스 키플링

총 19개의 시크릿 가든으로 초대받는 시간이다.

 

익숙한 작가든 생소한 작가든 상관없었다. 주로 작품으로 접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삶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모르고 있는 부분도 많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정원을 매개로 작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꽃과 과일, 정원의 파릇파릇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집이나 정원은 그곳에 거주한 모든 이들의 삶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140쪽)'는 이야기가 맞아떨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집이나 정원을 통해 작가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작가와 정원에 관한 글이 끝난 후 '그 작가 그 장소 그 작품'이라는 글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는 '영국 정원 여행 정보'가 실려있는데, 웹사이트와 주소가 안내되어 있다. 모든 집과 정원에는 휴무일이 정해져있으니 해당 웹사이트에서 입장 시간을 확인하라는 주의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정원 한두 곳쯤은 마음에 품게 될 것이다. 그러다보면 여행길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독자의 그런 마음을 알아서인지 '영국 정원 여행 정보'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제, 당신의 정원을 만들 준비가 되었나요?'라는 질문으로 마친다. 누구든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정원 하나쯤은 만들어 놓으면 좋지 않을까. 크든 작든 상관없고, 나 혼자만의 정원이든 동네의 정원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나의 정원이 될 것이니 말이다. 작가들의 정원을 살펴보며 정원이라는 장소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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