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손편지 -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
윤성희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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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를 쓰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컴퓨터에 저장해놓게 되고, 한참을 쓰던 다이어리는 아예 장만조차 안하게 된 지 몇 년이 흘렀다. 그러다보니 글씨를 쓰는 시간이 어색하다. 물론 학창시절에는 편지를 주고받던 시기가 있었다. 외국 친구와 펜팔을 하기도 하고 떨어져지내는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기 때문에 우편함을 열어볼 때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누군가에게서 편지를 받았을 때의 기쁜 마음을 잊고 지낸지 꽤나 오래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편함에 무언가가 있으면 청구서라든가 속도위반 벌금 고지서 정도일 것이라 생각하고 철렁하는 느낌이 든다. 예전의 떨림과는 사뭇 다른 떨림이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으려면 나부터 편지를 쓸 결심을 해야할 것이다. 예전에는 집에 예쁜 편지지를 사서 모아놓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스티커도 하나씩 마련해두었는데 여러 번 이사를 하다보니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래도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손편지가 더욱 반가울 것이다. 희소성마저 느껴지고 감동이 크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된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며 설레던 마음과 편지를 받을 때의 두근거림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보고 싶은 생각에 이 책 『기적의 손편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손편지의 힘'을 일깨워준다. 왜 손편지인가에 대한 글로 시작하여 손편지로 기존 관계 다지기, 손편지로 새로운 관계 만들기 등 손편지로 인간 관계를 돈독하게 하도록 도와준다. 연예인들이 손편지를 쓰는 이유에 관한 글도 인상적이다. 팬들이 그들의 진심을 글 속에서 보게 된다는 것은 당연지사. 또한 영화 「백야행」에 출연했던 한석규는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았지만 자기 옷이 아니라는 생각에 영화사의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다가, 박신우 감독이 보낸 장문의 편지를 받고 영화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밖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손편지의 힘을 느끼게 된다. 손편지는 진심을 전하는 최고의 도구라는 것(18쪽)을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공감하게 된다.  

 

손편지의 필요성을 일깨운 이후에는 구체적인 손편지 기술을 전수해준다. 안부편지, 감사편지, 축하편지, 칭찬편지, 부탁편지, 응원편지, 위로편지 등 일상에서 필요한 손편지의 전반적인 기술을 들여다보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던 일상에서 조금만 더 섬세하게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인간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특히 '별것 아닌 것도 감사하는 방법'에 담긴 일화를 보며 손편지를 쓰는 것은 세상을 보는 나의 관점을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 느꼈다.

주위를 잘 살펴보면 감사할 일이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들부터 하나씩 돌이켜 보자. 출근하면 당연하게 올라와 있는 조간 신문, 화장실에 당연하게 걸려 있는 화장지, 식당 주인이 당연하게 베푸는 친절, 필요에 의해서 당연하게 계약하는 고객, 밤에 잠이 들고 아침이면 당연하게 일어나는 아이들까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하게 행해지는 것들은 없다. (121쪽)

 

4장까지의 내용을 읽다보면 손편지를 쓰고 싶어서 근질근질해진다. 독서를 멈추고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에게 오랜만에 편지를 써보겠다고 계획도 세웠다. 5장 '나만의 손편지 스타일 만들기'를 보며 나만의 손편지 원칙을 세워본다. 우표와 우체통에 관한 것까지 요즘 정보를 파악해둔다. 우체국에 갈 시간을 내지 못하거나 우표와 우체통 찾기를 미루다가 서랍 속에서 보내지 못하고 시간만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을 잘 기억해야겠다. 마지막으로 '필요할 때 찾아보는 손편지 예문'까지 빼곡히 담겨있으니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자 하지만 무슨 말을 써야할지 막막해질 때 도움을 청해야겠다.

 

손편지에는 분명 인간 관계를 돈독히 하는 힘이 있다. 편지를 기다리며 설레고 받고나서 반가움에 펜을 들었던 기억, 자습시간에 몰래 펜을 꺼내들고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시간, 얼핏 떠오른다. 요즘 우편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현실을 되새기며 아날로그 시대에 펜을 잡고 손편지를 쓰던 마음을 되살린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가을이 시작되었으니 그리운 사람을 떠올려봐야겠다.

 

손편지를 쓸 생각이 없던 사람도 서랍을 열고 뒤적뒤적 무언가를 찾아내 누군가를 떠올리며 편지를 쓰는 시간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때 편지를 주고 받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새로운 인간 관계에서도 손편지로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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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이용덕 지음, 양윤옥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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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에는 별다른 정보 없이 읽는 것을 선호한다. 이 책이 일본 소설이며 제51회 문예상 수상작이라는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의 으스스한 그림을 보고 나서야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잘못 짐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가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라고 말한다면 외로움을 달래고 위로해주면서 살아갈 희망을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선입견을 와장창 깨준 면에서 이 책의 제목이 신선했다. 정 반대의 의미를 주는 제목으로 시작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옮긴이의 말에 이런 글이 있다.

일본 인터넷을 검색하다 찾아낸 어느 블로거의 지적대로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라는 제목 또한 두 가지로 읽힌다.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그런 생각일랑 접게 해줄 테니'라는 뜻인가, 아니면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기꺼이 도와줄 테니'라는 뜻인가. 어쩌면 세계는 이 양극단을 번갈아 오가는 거대한 혼돈인지도 모른다. 그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 그 결정에 이 압도적인 파멸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깊은 파장의 울림이 영혼을 뒤흔드는 문학의 힘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313쪽)

 

띠지에 있는 가장 현대적인 로맨틱 '악녀 소설' 탄생! 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와닿지 않았다. 읽고 나니 알겠다. '현대적', '로맨틱', '악녀 소설', 이 세 단어가 각각 따로 노는 소설이다. 그러면서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제일 적절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한 남자를 파멸로 이끌어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다. 이 책의 남자 주인공 도쿠야마는 아르바이트 동료들과 찾은 단란주점에서 하쓰미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쥐어준 명함에는 '야마나카 하쓰미'라는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그리고 '힘들거나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주세요. 언제든지'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여기서, 연락을 하지 않는다면 소설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그 둘은 서서히, 그리고 급격히 서로에게 빠져든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는 그렇게까지 섬뜩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하쓰미의 책장에 줄줄이 꽂힌 책의 제목에 '살인','잔혹','지옥','엽기','고문','학살' 같은 오싹한 단어가 빽빽히 채워져 있었다는 것과 책의 내용을 말해주며 육체를 탐하는 장면이 특이하다고 생각한 정도였다. 하지만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묘한 공포가 휘몰아친다. 도쿠야마라는 한 인간이 소멸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심정이다. 텅 빈 껍데기만 남은 듯한 도쿠야마를 보게 된다. 그것이 하쓰미를 얻은 댓가라면, 과하다. 지나치게.

 

"죽읍시다. 동반자살, 그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 방법이에요. 유일한 방법, 제대로 존재할 수 있는 삶의 방식. 의지와 목적과 결과가 일치하고 게다가 성공의 순간이 그대로 영원이 되는 유일한 아이디어. 동반자살하자고요. 응? 응?" (164쪽)

하쓰미는 죽을 거라면 한시라도 빨리, 젊어서 아직 상처가 적은 동안일 때 동반자살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그 다음에 자살시도의 장면이 나오지 않는 것도 예상 밖의 흐름이었다.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자살하며 생을 마감한다든지, 서로 죽여주는 방법을 쓰지 않는다. 그런 점이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예상 외의 반전이었다.

 

이 소설은 파멸로 향해가지만 파멸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독자를 끝까지 순식간에 끌고 가는 것도 이 소설의 힘이지만, 마지막에 앞에 읽은 내용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또다른 의미를 해석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될 때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다. 제목부터가 이중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이 책을 선택하는 독자에게 혼란을 주었는데, 소설 내용 자체도 나를 혼돈에 빠지게 한다. 나도 이 소설의 덫에 걸려들고 말았나보다. 처음에는 거부하고, 그 다음에는 환멸과 타락을 인정하고, 뒤이어 파멸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이내 파멸만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유쾌하지는 않다.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 뒤통수가 뻐근하다. 그동안 소설 속의 세계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이 소설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이다. 적어도 내가 사는 세계에서는 말이다. 거부하지 않고,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지도 못하며, 서서히 소멸되어가는 도쿠야마에게서 무언가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라는 제목을 다시 보니 으스스한 느낌에 밤잠을 설칠 듯한 예감이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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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015-09-03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표지만 보고 지레짐작 했는데.. 리뷰 읽어보니 급 궁금해지네요. 읽어봐야겠습니당!

카일라스 2015-09-08 18:27   좋아요 0 | URL
일본소설이 그렇듯이 읽으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제가 한정해놓은 세계를 벗어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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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메신저로 재현한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아니라 조선왕조실'톡'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역사의 장면을 '톡'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웹툰을 바탕으로 조선사를 연대순으로 재구성한 역사교양만화인데, 학생들이나 일반인 모두 저자의 독특한 상상력에 웃으면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역사는 아주 오래 전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산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조선왕조실톡> 한 회를 그리기 위해 실록뿐만 아니라 관련 역사서와 자료들을 섭렵했다고 한다. 쉽게 그려지고 쓰인 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렇게 한 권으로 엮이기까지 상상 이상의 노력과 공을 들였으리라 예상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역사에도 충실한 흥겨운 책을 써낼 수 있었으리라.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생 살다보면 별일이 다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나를 친추했다.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는 친구신청 알람. 놀라서 친구목록을 확인한 나는, 더욱 놀랐다." (12~13쪽)

놀랄만도 하다. 태조, 세종, 양녕대군, 황희, 연산군, 이순신, 영조, 고종......조선시대의 그분들이 친구신청을 하고 카톡으로 그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는 상상은 흥미롭다.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매력 넘치는 캐릭터의 만남으로 이 책에 매료되었다. 이렇게 바라보니 역사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부담없이 읽어나가면서 기억에 쏙쏙 남는다.

 

이 책 1권에는 1부 건국패밀리(태조-정종-태종), 2부 성군패밀리(세종-문종-단종), 3부 폭군패밀리(세조-예종-성종-연산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36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제법 두툼한데,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일단 손에 잡으니 저녁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끝까지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는 아쉬움에 허전했지만, 이 책이 1권이면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아쉬움을 달랬다.

 

각 웹툰의 끝에는 '실록에 기록된 것'과 '기록과 다른 것'을 싣고 있어서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인지 한 번 걸러낼 수 있다. 그저 허구인가 생각되어 웃고 넘어갔던 이야기가 사실은 실록에 기록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을 때 이야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조선왕들의 삶이다. 웹툰의 내용만 있다면 무언가 살짝 빠진 듯한 느낌이 들지만,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실록 돋보기'라는 부분이 있다. '역사에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를 찾고 있는 이한 해설로 조선사의 숨겨진 에피소드를 '실록 돋보기'에 담아낸 것이다. 재미와 학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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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지함으로 말하라
리 시걸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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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그동안 진지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띠지에 있는 말처럼 진지함은 '모든 시대에 모호한 주제'였을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도 '진지함'을 떠올리면 낯선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누구도 '진지함'에 대해 힘을 주어 이야기한 것을 본 적은 없기에 이 책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 『이제 진지함으로 말하라』는 '진지함'이 이 시대가 고민해야 할 실천적인 삶과 새로운 가치라고 말한다. '본래의 진지함이 사회와 세상을 변화시킨다!'라는 문장에 이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리 시걸. 뉴욕의 브롱크스에서 태어나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잡지사 기자와 편집장을 거쳐 1998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해왔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은 그를 가리켜 "가장 웅변적이고 신랄한 혀를 가진 비평가들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책을 현재와 과거의 진지함에 대한 안내서로 보아주기 바란다. 또 진지함에 허기진 사람들을 위한 생존자 매뉴얼 정도로 보아주기 바란다. 이 책은 아널드의 진지함의 개념도 다루고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진지함, 진지함의 다른 영역들과 그에 대비되는 진지한 반진지함도 다룬다. (19쪽_들어가는 말 中)

 

진지함이 반진지함의 시비를 이겨내고 본래의 진지함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 리 시걸은 '유머'와 '재치'를 가미해야만 진지함이 비로소 원래의 진지함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기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진지함의 반대말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웃음'이다. 그런데 웃음이 없는 진지함은 결국 어리석음으로 비추어진다. 이 책에서는 정과 반의 이분법적 구분을 초월하는 것, 그 의미의 진지함이 이 사회를,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뒷표지 中) 

 

이 책은 총 7장으로 나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진지해지고 싶은 욕구', 제2장 '진지함을 향한 나의 코믹 분투기', 제3장 '진지함의 정의를 위한 노트', 제4장 '진지함의 세 기둥', 제5장 '진지함의 짧고 기이한 역사', 제6장 '문화에서의 진지함', 제7장 '정치에서의 진지함'

다양한 방면에서 진지함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처음에 이 책이 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히지는 않기에 한꺼번에 읽어나갈 수 있는 부류의 책은 아니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지함'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의미 있는 책이다. 읽어나가다보면 독자 스스로 진지함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시작과 끝에서 리 시걸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진지합니까(Are you serious)?

확실합니까(Are you sure)?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죠(How can you tell)?

이 질문이 이 책의 시작과 끝에 나온다는 것은 이 질문들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적절한 답변을 생각해보아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가 고민해야 할 실천적인 삶과 새로운 가치인 진지함에 대해 다방면으로 짚어보는 시간이다. 현재에 필요한 가치를 적절한 때에 언급하고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면 이 책을 더욱 의미 있게 활용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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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해부 - 어떤 사람은 범죄자로 태어난다
에이드리언 레인 지음, 이윤호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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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를 보면 충격적인 문장이 있다. '어떤 사람은 범죄자로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범죄자로 태어난다니! 범죄는 상황에 따라서 우발적으로 일어나거나, 미리 계획하게 된다면 원한이 있어서 평소부터 분노가 밑바탕을 깔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얼마 전에 읽은 책 『괴물의 심연』을 통해 사이코패스의 심리와 뇌 구조에 대한 연관성을 살펴본 적은 있는데, 생소했던 그때의 느낌을 이 책을 통해 구체화시키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좀더 이론적으로 탄탄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잘 다듬어진 조각상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각상에 비유하자면, 작품 자체에 대한 호불호는 있더라도 그 작품만 보았을 때에는 손색이 없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뇌,유전자,몸에서 범죄의 원인을 발견한다'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더라도 이 책에서 연구를 진행한 내용을 볼 때에는 흠잡을 것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 에이드리언 레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범죄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책으로 폭력에 대해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폭력의 해부』는 거의 한 세기 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중요한 논쟁거리, 즉 폭력에 생물학적 근거가 있음을 인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늘날 폭력이 우리에게 드리우는 어둠의 장막을 걷어붙이고 더 밝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2쪽)

신경범죄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에이드리언 레인이 이 책의 저자이다. '왜 어떤 사람은 범죄를 저지르고 어떤 사람은 그러지 않는가?'라는 단순한 호기심을 쫓아 35년간 연구해왔다. 사이코패스의 생리를 이해하기 위해 교도소에서 4년간 근무했으며, 폭력범죄자에게 뇌영상 연구를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이 특이사항이다. 범죄 분석과 예방을 목표로 신경과학 원리와 뇌촬영기술을 응용하는 신경범죄학을 개척하고 대중화한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폭력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범죄의 유전학적 근거, 폭력적인 뇌는 어떻게 오작동하는가, 자율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일들, 폭력의 신경해부학, 어린 시절의 건강이 끼치는 영향, 영양실조 미량영양소 정신건강, 생물사회적퍼즐, 범죄 치료, 법률적 영향, 폭력의 미래'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주'와 '찾아보기'만 하더라도 거의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빼곡하게 차지하고 있기에 관련 연구자들에게 학술적인 밑바탕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가 좀더 깊이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관련 논문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폭력의 생물학적 관련성에 대해 논리적으로 풀어나간다. 폭력과 범죄에 생물학적 근거가 있다는 증거를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진화에서 유전자까지, 중추신경계 기능에서 자율신경 기능까지, 다방면으로 진행한 연구의 핵심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된다. 특히 이 책에서 6장 '살인자로 태어난 사람들: 어린 시절의 건강이 끼치는 영향'과 7장 '폭력의 조리법: 영양실조, 미량영양소, 정신건강'의 내용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태아로 있을 때부터 어린 시절, 성장의 전 과정을 통해 신체적인 부분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게 되는데, 뇌의 사진과 도표 등 구체적인 연구 자료가 담겨있어서 눈길을 끈다. 생선을 먹는 양과 폭력의 관련성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에는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생선기름 전문가 조 히벨른이 매년 생선 소비량과 살인율을 기록한 연구 수치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와 '세계 해산물 소비량과 살인율의 관계' 도표로 보게 되니 좀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가 신경범죄학과 얽힌 신경윤리학의 쟁점들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 그리고 혁신적인 임상적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현명하고 신중하게 공공정책과 통합하는 것이 미래 폭력 예방의 성공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폭력에 대한 공중보건 관점의 접근을 더욱 발전시킨다는 것은 진실로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을 이해하고 내일을 변화시키고, 다음 세대를 위한 더 안전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제기된 쟁점들에 관해 공개적이고 솔직한 논의를 함으로써 대중은 미래의 발전에 대비하고, 미래의 폭력 예방을 원활하게 성공시킬 것이다. (568쪽)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기서 밝히는 이론만이 진리라고 생각하자는 것보다는 이런 견해도 있다는 포용력을 필요로 한다. 저자도 폭력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거나,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설명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다. 우리가 절대 지식이라고 생각하던 것들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논증하며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다룬 과학적 견해의 일부는 저자의 개인적 관점이 덧붙어 변질되고, 모든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실증 연구에서 오류의 경계에 서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 폭력 예방을 위해 생물학적인 부분에서 여기에 제기된 쟁점들을 논의하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 점들에서 미루어 볼 때 충분히 과학적이고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련 연구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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