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스타터 - 짜릿하고, 통쾌한 인생 역전의 묘미
김이율 지음 / 루이앤휴잇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더운 여름을 보내며 의욕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슬슬 가을을 맞이하여 활동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싶은데, 여전히 의욕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책을 읽으며 힘을 얻어야 한다. 프롤로그에 보면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문장이 있다. '이 책은 시작은 느리고 미비했지만 뒤로 갈수록 강한 사람들, 즉 뒤늦게 기세를 올려 더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을 가리켜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라고 부른다.' 슬로우 스타터들의 이야기를 보면 삶의 열정과 의욕이 생길 듯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15명의 슬로우 스타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커넬 할랜드 샌더스, 조앤 K.롤링, 강태공, 에이브러햄 링컨을 비롯하여 실베스터 스탤론, 벤저민 프랭클린, 폴 포츠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다.

 

 

 

무슨 일이건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언제, 어디서나 길은 있는 법입니다.

슬픔과 괴로움은 빨리 잊어버리고,

삶에 꿈과 열정, 도전정신을 더하세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서두르지는 마세요.

좀 늦으면 어떻습니까.

빨리 가는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책 속에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변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의 나를 버려라

끈기만큼 드러나지 않은 큰 지혜는 없다

많이 넘어진 사람만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삶'을 살라

삶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세상이 만든 공식에 갇혀 살지 마라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을 가져라

세상에 도전해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삶은 우리에게 도전을 강요한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삶으로부터 도망가지 마라

멈출 것인가 전진할 것인가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변화를 낳는다

마음먹은 순간 즉시 시작하라

차례를 훑어보다보면 눈에 쏙 들어오는 부분이 있다. 지금의 나자신에게 큰 소리로 외치는 듯해서 그 부분을 먼저 펼쳐보았다. '삶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글인데,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KFC> 창업자 커넬 할랜드 샌더스는 수백 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68세라는 늦은 나이에 마침내 성공을 일궈냈으니 무엇을 한다는 마음만 있으면 늦었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깨닫게 된다.

삶에 너무 늦은 때란 결코 없다. 하고자 한다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86쪽)

지금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는 점, 지금이라도 삶의 목적과 방향을 분명히 설정해야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 부분에는 62세에 <꼬꼬마 텔레토비>를 만든 앤 우드의 이야기가 나온다. <텔레토비>로 전 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주인공이 60세를 넘은 분이었고, 방송 관계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설득해가며 방송을 해서 영국 전역에 화제를 몰고온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슬로우 스타터들의 열정과 끈기를 보게 된다. 남들과 다른 속도때문에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게 슬로우 스타터들의 뒤늦은 성공은 포기하지 않는 위대함을 배우게 한다. 묵묵히 나만의 길을 걷기로 생각했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이 응원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기에 힘을 얻을 것이다. 용기와 의욕을 샘솟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용헌의 휴휴명당 -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 솟는 명당 22곳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1,2권을 읽은 후 결심했다. 앞으로 조용헌 작가의 책이 나오면 또 읽어야겠다고 말이다. 조용헌의 입담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의 다른 책들에서 받은 느낌이 '역시나!'를 외치게 했고, 이 책 또한 마찬가지였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맛깔스러운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능력을 이 책에서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사주명리학 연구가, 칼럼니스트이다.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혜안을 지닌 이 시대의 이야기꾼이라 한다. 수많은 기인, 달사, 학자들과 교류하고, 700여 개의 사찰과 고택을 답사했으니 그의 책에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여 읽는 맛이 난다.

 

해를 보고 달을 보고 바다를 보라

그래야 산다

서문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동안 '여행'에 대해 그저 궁금한 곳을 직접 가보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생각을 살짝 바꿔보도록 유도한다. '여행의 최고 경지는 영지를 가보는 것이다. 왜 영지를 가봐야 하는가?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영지의 지기氣를 맛보아야 한다.(9쪽)'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여행에 대해 달리 생각해본다. 지금껏 여행을 하고 와서 기운이 빠지는 경우도 있고 보충되는 일도 있었다. 괜히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내가 우주의 중심인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은 그러한 지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서는 모두 22곳의 명당을 소개하고 있다. 남해 금산 보리암, 완주 대둔산 석천암, 구례 지리산 사성암, 과천 관악산 연주암, 고창 선운사 도솔암, 대구 비슬산 대견사, 괴산 환벽정, 장성 백양사 약사암, 인제 설악산 봉정암, 서산 도비산 부석사, 해남 달마산 도솔암, 양산 영축산 통도사, 계룡 국사봉 향적산방, 하동 쌍계사 불일암, 완주 모악산 대원사, 파주 심학산, 공주 태화산 마곡사, 여수 금오산 향일암, 공주 계룡산 갑사, 김제 비산비야의 학성강당, 강진 만덕사 백련사, 장성 축령산 휴휴산방이 바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명당이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영지는 공통적으로 밝고 강한 기운을 내뿜는 곳으로 명당이다. 이런 곳에 몇 시간, 또는 며칠씩 머물면 몸이 건강해지고 영성이 개발된다. 그러니 이왕이면 여행을 갈 때에 명당탐방을 하는 것이 바닥난 에너지를 보충하고 살아갈 힘을 얻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명당의 사연과 역사를 짚어보게 되었다. 그곳에 얽힌 이야기가 있고, 사진이나 그림으로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한 때에만 해도 22곳의 명당 중 마음에 드는 한 곳 정도 찜해놓고 언제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시선을 끌지 않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 읽는 곳마다 마음을 움직이고 그곳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되며, 직접 그곳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된다. 마음에 드는 모든 곳 중 더 마음을 끄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힘들 때에는 힘든 상황에 눌려버리지 말고 어디로 탈출할지 평상시에 생각해놓아야겠다는 것을 완주 대둔산 석천암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확실히 해둔다. 중국 장자방은 기암절벽 기둥 수천 개가 탑처럼 솟아 있는 장가계로 숨었고, 고려 중기 이자현은 춘천의 오봉산 자락에 있는 문수원으로 숨어들어갔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둔산은 인생의 막바지에 몰린 사람들이 숨어 들었던 산인데, 옛사람들은 숨어서 공부하다 때가 되어 세상에 나왔다. '세상에 나올 싹을 기르고 보양하는 곳이 바로 대둔산이다.' 충북 괴산에 있는 '환벽정'은 달을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춘 명소인데, 글을 읽다보면 그곳에서 달을 보면 물아일체의 경지를 맛볼 수 있을 듯하다. 가장 서정적이면서 인간 내면을 비추는 달은 호수에 비친 달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특히 명당에 가면 옛사람과 동일한 풍경을 보며 교감할 수 있을 것이다. 멋지다.  "500년 전 조상들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전망을 보면서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풍수이다.(116쪽)"

 

이 책을 읽다보니 이미 다녀온 곳이지만 그곳에 얽힌 이야기와 영험한 기운을 잘 모르고 돌아온 곳도 있다. 그저 기분이 좋고 일상 생활을 할 힘을 얻은 정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뜻을 알고 가면 그곳의 기운을 내 몸 가득 담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직접 가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책을 읽으며 명당에 대해 새로이 알아가는 시간도 유익하다. 술술 풀어내는 입담으로 풍부하게 담아낸 명당 이야기가 나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명당의 풍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삶에 지쳐 에너지가 바닥난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새롭게 시작해볼 계기를 건져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 - 착한사람들을 위한 처방전
후쿠다 가즈야 지음, 박현미 옮김 / MY(흐름출판)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한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이라는 표지의 글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말은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다. 나의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속은 시원해도 뒷끝이 개운하지 않아서 며칠동안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무조건 사람들의 의견을 따랐을 경우에는 '그때 이야기할 걸.'이라는 생각에 마찬가지로 개운치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대화에 대해 생각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워보기로 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후쿠다 가즈야. 게이오대학 환경정보학부 교수인데 자신은 학자가 아닌 문필가라고 말한다.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보수언론인이자 문예평론가로 정치, 사회, 음악, 인생론, 실용서 등 폭넓은 분야에서 왕성하게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책 『가끔은 까칠하게 말할 것』을 통해 어른들의 대화에 관하여 촌철살인의 비법을 전달해주고 있다.

 

프롤로그를 읽다보니 기본부터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대화의 기술에 관해 읽거나 들었던 것들을 싹다 원점으로 돌리고, 내가 왜 그런 책을 읽으려고 했었던건지 먼저 짚어보게 된다. 저자는 '타인을 상대하는 나 자신을,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나 자신의 생각과 스타일에 대해 사색해 보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9쪽)'라고 말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해봐야할 문제를 지금껏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집중한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나 자신의 생각과 스타일에 대해 먼저 사색해봐야겠다고 주제 설정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직설적으로 심장을 내리꽂는 대범함을 보인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다가 당혹스러움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내가 바로 저자가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사귀고 싶지도 않은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좋고 긴장감 없는 관계야말로 최고의 인간관계라고 말하는 순진무구한 사람' 부류에 속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초반부터 불편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된다면 읽기를 멈추었을 텐데, 의견을 피력하는 데에 거침이 없고 그의 말에 공감하게 되니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부터 기본 개념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말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거나, 서로 친해지거나, 서로를 위로해 주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싸움을 위한 무기이고 싸우든 사랑하든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는 칼날입니다. (38쪽)

 

순진무구하고 단순한 인생을 동물들의 본능처럼 여긴다는 것이 처음에는 듣기 불편했지만 계속 강조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지된다. 인간 세계는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우며 그것이 인간 세계를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스타일을 정립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그에 관해 사색하게 된 점만으로도 큰 소득이 있었다. 진정한 대화의 고수는 남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는 점을 떠올려볼 때, 그동안 책으로 대화를 배우려고 했던 것은 하수의 방법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유머를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기계적인 예의에 대한 생각 등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화를 잘하려면 부단히 갈고 닦으며 긴장하고 고민해야하는데, 그동안 한 권의 책으로 쉽게 습득하려고 했다는 점도 반성하게 된다. 아무리 고수의 반열에 오르더라도 사람 관계에서 긴장감이 없는 편안함만이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촌철살인의 시원스러움과 기본을 생각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책이다. 흔히 말하는 '착한' 것이 관점에 따라서는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본다. 얇은 책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분으로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의 대화법을 들여다보고 고뇌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9월이 되었네요.

잊기 전에 8월달에 읽은 책들을 정리해봅니다.

2015년 8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영상미가 돋보이는 소설 [타이베이의 연인들]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잔잔한 이 느낌을 조금 더 누리고 싶다. 이 책을 읽는 시간동안 내 머릿속에는 구체적인 영상들이 아른거린다. 얼마 전 여행하면서 보았던 단수이의 거리, 타이베이의 밤 풍경, 스쿠터가 빼곡히 주차된 공간 등 희미해진 기억을 떠올려본다. 여행 사진에 담겨있는 컷에 생기를 불어넣고, 이어질 듯 말 듯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까지 살짝 양념을 더한다. 깔끔하고 담백하다. 이 책의 저자 요시다 슈이치는 사람들의 평범한 삶에 숨결을 불어넣어준다. 이 책을 되도록 오랫동안 읽게 된 이유였다. 어느 누구의 에피소드도 소홀하지 않았다. 은은한 향이 나는 듯한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영상미였다. 이 소설 속의 글을 읽다보면 타이베이의 거리가 떠오른다. 그곳의 분위기와 냄새까지도 살아나게 한다. 흑백화면을 컬러로 색칠해주고 생생하게 3D화면으로 눈앞에 펼쳐낸다. 타이완의 거리를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는 주인공이 된다. 여행 중 만난 누군가를 몇 년 만에 떠올리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 짧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햇빛 좋은 날 아침에 바라본 바다의 잔잔한 물결을 닮은 책이다. 은은한 채색에 아득하게 보이는 수채화같은 소설이다. 8월의 마지막을 이 책과 함께 기억하게 될 것이다.

 


 

4위 기분 좋은 이 느낌, 동화같은 책 [하루100엔 보관가게]

 

 

앞을 볼 수 없는 가게 주인과 고양이 사장님 그리고

소중한 보관품이 들려주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

이 책 『하루 100엔 보관가게』를 이 설명만 보고 선택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이었고 느낌이 좋았다. 한여름밤에 동화속 세계를 엿보는 시간이었고, 선악 구분 없이 훈훈해지는 기분이다. 세상사가 복잡하니 따뜻한 동화같은 이야기를 꿈꾸게 된다. 그런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여름날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다가 기분이 좋아진다. 큭큭 웃음이 난다. 몽글몽글한 고양이 느낌, 비누 아가씨의 향기, 앞이 보이지 않는 사장님이 보관가게에서 보내는 일상 등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상상 속 세계에서 그림을 그려 나갈 것이다.

 


 

3위 10인의 예술가, 10가지 테마, 그리고 제주 여행 [제주작가 제주여행]

 

 

무심결에 들춰보다가 가슴이 설레고 결국 다른 일을 다 제껴두고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기대 이상이었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이다. 10명의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보며, 제주도에서 자신의 색깔을 물씬 뿜어내며 작품에 몰두하는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작품을 보며 제주 자연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내가 바라본 제주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보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생동감 있게 내면의 예술성을 살려내는 책이다. 제주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을 제공해준다.

 

 

이 책의 장점은 제주에 관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사진이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가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기에, 방안에서 책 한 권으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훑어보는 시간이 의미 있다. 잠자고 있는 예술혼을 깨워 흔들어 놓아서 읽는 내내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게 되는 책이었다. 마음에 드는 구성과 알차게 채워진 예술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제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 특히 제주의 예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일독을 권한다.

 

 


 

2위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깃털]

 

 

 

 

이 책의 저자는 클로드 앙스가리. 음악과 동물을 사랑하는 문학선생이다. 현재 브르타뉴 지방의 최서단 피니스테르 주 두아르므네에서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녀가 쓴 여러 권의 책들 중 고양이와의 인연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인《고양이들의 샛길》이라는 책이 궁금해진다. 이 책 《깃털》은 시적인 감흥과 철학적인 고찰을 통해 고양이와의 교감을 섬세한 필치로 써내려간 책이다. 그런 점이 이 책을 읽는 데에 깊이를 더하고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은 상실에 대한 책이다. 사랑하던 고양이 '깃털'을 잃고 난 후 고통스러워하다가 독백 형식으로 편지를 써나간 것이다. 지독한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글쓰기를 통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상실감을 극복하고 있다. 글쓰기는 치유의 방편이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놀라운 치유력이 있음에도 우리는 고통스러운 당시에는 글을 쓸 생각을 하지 못한다.

곧바로, 나는 네게 편지를 쓸 수가 없었다. 가장 생생한 고통의 정점에서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다. 그저 눈물. 예고 없이. 아무 때나. (114쪽)

 

생생한 고통의 정점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면 펜을 쥘 힘이 생긴다. 그때부터 마음 속에 응어리맺힌 슬픔이 서서히 풀리며 치유의 시간은 시작된다. 저자는 그 순간 그들의 추억을 한 권의 책으로 쏟아부었던 것이다. 행복도, 고통도,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도, 마음에 되새긴다. 그렇게 그녀는 구원을 받는다.

네 죽음은 내 어린 시절의 상처, 생명의 유한함과 사랑하는 이들의 상실에 대한 분노를 일깨웠고 아버지에 대한 애도에 다시 불을 지폈다. 우리 삶의 조건인 모든 참혹함에 대항하여 나는 글쓰기밖에 다른 구원을 모른다. 삶을 연장해 가기 위해. (108쪽)

 

하지만 이 책이 상실에 대한 책인 것만은 아니다. 사랑의 시간이 컸던 만큼 상실감의 무게에 짓눌리고 고통스러워한 것을 표현했다. 이 책을 통해 고양이 깃털과 인간 클로드 앙스가리의 교감을 짐작해본다. 8년의 시간을 함께 존재하며 행복했던 일상을 눈앞에 펼쳐내듯 그려낸다.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라는 부제를 보고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고 읽어나갔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그들의 행복한 시간에 마음이 아리고, 헤어짐의 고통에 마음이 쓰리다. 편지를 받는 이는 떠난 고양이라지만, 읽는 이에게 자신만의 기억을 떠올리도록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나직하게 울부짖는다.

 

이 책을 눈여겨 보는 사람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떠나보낸 적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아끼던 강아지가, 고양이가, 어느 날 사라져버린다면 그 상실감이 얼마나 클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범위는 동물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모두 포함해야할 것 같다. 클로드 앙스가리의 처절한 고통을 공감하며 어느 순간 촉촉히 눈가가 젖어있는 것을 보게 된다. 행복한 기억을 함께 한다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 무엇이든 내 마음 속에 늘 함께 하는 것이니까.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은 죽은 이의 진정한 무덤이다. 유일한 무덤. 내가 사는 한 너는 내 안에서 산다. (100쪽)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는 편지지가 한 장 붙어있다. 읽고 나면 주변의 존재들이 달리보일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질 것이다.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보자. 언어가 달라도 서로 교감하고 있는 반려동물이나 언어가 같아도 교감하지 못하고 있는 주변사람에게 손편지를 한 장 쓰는 여름밤이 오래 기억될 것이다.

 


 

1위  메신저로 재현한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톡 1]

 

 

재미있다.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메신저로 재현한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아니라 조선왕조실'톡'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역사의 장면을 '톡'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웹툰을 바탕으로 조선사를 연대순으로 재구성한 역사교양만화인데, 학생들이나 일반인 모두 저자의 독특한 상상력에 웃으면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역사는 아주 오래 전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산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조선왕조실톡> 한 회를 그리기 위해 실록뿐만 아니라 관련 역사서와 자료들을 섭렵했다고 한다. 쉽게 그려지고 쓰인 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렇게 한 권으로 엮이기까지 상상 이상의 노력과 공을 들였으리라 예상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역사에도 충실한 흥겨운 책을 써낼 수 있었으리라.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생 살다보면 별일이 다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나를 친추했다.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는 친구신청 알람. 놀라서 친구목록을 확인한 나는, 더욱 놀랐다." (12~13쪽)

놀랄만도 하다. 태조, 세종, 양녕대군, 황희, 연산군, 이순신, 영조, 고종......조선시대의 그분들이 친구신청을 하고 카톡으로 그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는 상상은 흥미롭다.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매력 넘치는 캐릭터의 만남으로 이 책에 매료되었다. 이렇게 바라보니 역사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부담없이 읽어나가면서 기억에 쏙쏙 남는다.

 

이 책 1권에는 1부 건국패밀리(태조-정종-태종), 2부 성군패밀리(세종-문종-단종), 3부 폭군패밀리(세조-예종-성종-연산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36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제법 두툼한데,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일단 손에 잡으니 저녁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끝까지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는 아쉬움에 허전했지만, 이 책이 1권이면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아쉬움을 달랬다.

 

각 웹툰의 끝에는 '실록에 기록된 것'과 '기록과 다른 것'을 싣고 있어서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것인지 한 번 걸러낼 수 있다. 그저 허구인가 생각되어 웃고 넘어갔던 이야기가 사실은 실록에 기록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을 때 이야기는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조선왕들의 삶이다. 웹툰의 내용만 있다면 무언가 살짝 빠진 듯한 느낌이 들지만, 각각의 이야기 끝에는 '실록 돋보기'라는 부분이 있다. '역사에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야기를 찾고 있는 이한 해설로 조선사의 숨겨진 에피소드를 '실록 돋보기'에 담아낸 것이다. 재미와 학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는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5-09-0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100엔보관가게, 저도 참 좋았습니다.
리뷰를 쓰고 싶어서 옆에 꽂아놓았는데 시간이 안 나는군요. ^^

그리고 10가지 테마, 제주 여행 책 소개 감사합니다. 장바구니에 쏘옥~

카일라스 2015-09-08 18:25   좋아요 0 | URL
따뜻하고 기분 좋아지는 책이지요. 다른 책들도 좋았답니다~^^
 
제주 낭만 여행 - 사진과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산책
김미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제주에 관한 책은 여러 종류가 있다. 제주 여행의 정보를 담은 책으로 정보 제공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책이 있는 반면, 여행자들의 감성을 담은 느낌 위주의 책도 있다. 제주의 역사를 다룬 책이라든가 요즘에는 제주이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도 있다. 어떤 책이든 제주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사진과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산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진으로 제주 구석구석을 만나보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의 앞에는 '제주의 사계'를 사진으로 담아놓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계절에 맞는 사진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진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계속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총 여덟 파트로 나뉘어 제주를 담았다. 각각의 제목이 낭만적이다. 제주 '낭만' 여행이라는 제목답게 낭만을 가득 담아낸 느낌이다.

제주, 비밀의 화원을 만나다

제주, 향기에 취하다

제주, 바람에 머물다

제주, 시간 여행자가 되다

제주, 사랑에 빠지다

제주, 절경을 즐기다

제주, 행복을 느끼다

다른 제주를 만나다

이렇게 여덟 가지 제목을 달고 여행지가 분류되어 있다. 각 여행지는 간단한 감상과 사진이 담겨있는데, 저자가 사진을 전공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사진으로 전해주는 느낌이 남다르다. 고향이 제주인 것이 더해져 자신만의 시선과 감각으로 제주를 담아냈다.

 

이 책은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감수성 풍부한 친구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으며 여행지를 점찍는 기분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기도 가보고 싶고, 저기도 가보고 싶어진다. 이미 가본 곳이어도 내가 놓친 부분을 보러 다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저자의 이야기에 은근히 젖어들어, 잊고 있던 여행지를 떠올리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면 '포착 한컷'이라는 장에 사진이 담겨 있다. 조리개, 셔터 스피드, 감도, 초점거리, 측광모드 등을 알려주며,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팁을 알려준다. 사진에 관심이 있지만 제대로 된 사진을 찍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알찬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작품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자연 풍경을 눈에만 담기에는 아쉬움을 느낄 때, 이왕이면 멋진 사진으로 담아 추억으로 남기고 싶을 때,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사진에 관심이 별로 없더라도 상관은 없다. 다른 사람이 찍어놓은 아름다운 사진을 감상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일단 제주 여행을 하게 되면 사진으로 담고 싶은 장면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정보를 소홀히 하지 말고 익혀두면 제주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여행 중에 읽을 책이 아니라 여행 전이나 후에 읽어볼 책이다. 이왕이면 여행 전에 읽어서 사진 노하우를 배워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의 낭만 산책과 더불어 제주 사진을 감상하고, 사진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