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내성적으로 살겠다 - 내성적인 당신이 변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이유
에비스 요시카즈 지음, 강한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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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사회 생활을 해나가는 데에 있어서는 한없이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한 때는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보고자 일부러 외향적으로 행동한 적도 있다. 노력을 해야 겨우 남들과 맞춰나갈 수 있으니 사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익숙해질만도 했건만 나에게는 벅찬 일이었다. 나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듯하고 나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것이 훨씬 편안했다. 힘들게 노력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냥 내성적으로 살려고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일까. 이 책의 제목을 보자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으리라 예측되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 이야기가 나에게도 힘이 되어주리라 기대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언제까지나 내성적으로 살겠다』라는 제목에 동병상련을 느끼고, '내성적인 당신이 변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이유'라는 부제를 보며 안심을 하게 된다. '지극히 내성적이고 관계이탈적인 어느 유명인의 행복론'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에비스 요시카즈. 만화가이자 배우 및 탤런트이다. 1947년에 나가사키현에서 태어났다. 33세라는 늦은 나이에 만화가로 등단했고, 현재 일본에서 배우 및 탤런트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본에서는 전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만화가겸 탤런트인데, 만화 작품보다는 각종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사람이라고 한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출연자들과 눈도 잘 못마주치지만 그 모습이 불편해보이거나 어색해보이지 않고, 녹화 중 남들의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없이 하는 독특한 아저씨라고 하니 그의 방송 출연 모습이 궁금해진다.

 

이 책은 에비스 요시카즈의 에피소드와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생활 속에서 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물흐르듯 편안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체에 거르지 않은 솔직담백한 그의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술자리나 회식은 쓸데없는 이야기의 보고'라든가 '때로는 친구가 자유를 빼앗는 존재가 된다' 등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막상 말로 내뱉기는 어려운 것들을 소제목으로 표현해놓았는데 부러운 느낌도 든다. 그런 생각과 말도 존중해주는 분위기니까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처음에 나오는 옮긴이의 글 중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사실 일본은 개인주의적 성향이나 내성적인 사람이 살기 편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조직과 집단, 무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성공의 지름길 역시 인간관계를 잘 맺는 사람을 일순위로 꼽기도 합니다.(6쪽)' 그렇기에 아직까지는 저자가 말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에서 인정되려면 세월이 조금 더 흘러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우튀김 사건 일화를 보면 나같으면 그런 말조차 못하고 뒤에서 투덜거렸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났다. 비슷한 부류의 사람인 듯하면서도 다른 모습들이 보이니 '사람들의 생각은 십인십색'이라는 말이 이 상황에서는 맞는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솔직담백하고 직선적인 이야기가 문화권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억지로 어떤 틀에 끼워맞추며 자기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고, 내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보며 일본의 만화가겸 탤런트인 에비스 요시카즈의 삶과 생각을 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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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획의 철학 - 미루는 본성을 부정하지 않고 필요한 일만 룰루랄라 제때 해내기 위한 조언
카트린 파시히.사샤 로보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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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다. 오늘도 정신없이 바빴다. 미리 해놓으면 편리할 것을 한꺼번에 몰아치느라 진땀을 뺀다. 지난 번에 고생했으니 이번에는 안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왜 이럴까.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남들은 다들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나만 나태해진 듯한 모습에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고, 기운이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무계획의 철학』을 읽으며 힘을 얻는다. 나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점이 필요한지, 특성을 잘 살려 장점을 뽑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카트린 파시히사샤 로보가 공동집필했다. 카트린 파시히는 베를린에 있는 아이디어 및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다년간 대표로 일했다. 웹블로그 '리젠마쉬네'의 편집자이자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그림 온라인 상'을 수상했다. 사샤 로보는 광고기획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현재 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브랜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ZIA의 외주 직원이자 웹블로그 '리젠마쉬네'의 책임편집자이기도 하다.

 

이들의 직업을 보면 이 책을 낼 만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얼핏 든다. 광고기획사, 아이디어, 디자인 등의 단어를 떠올리면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결과물이 좋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들 직업뿐만 아니라 창조성을 요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이 책에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지켜나가면서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계획으로 일관하지만 일처리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에서는 '다다음주 수요일에도 시간은 있다'라는 흥미로운 제목으로 글을 시작한다. 미룬다는 것보다는 어쩐지 듣기 편한 '지연'이라는 말을 쓴다. 지연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게으르고 어리석고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내일을 위해 남겨두는'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통틀어 'LOBO'라고 이름 붙였다. LOBO는 '라이프 스타일 오브 배드 오거니제이션' 즉 조직화에 형편없는 생활방식의 줄임말이다. (15쪽)

 

이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란 부분이 있다. 내가 이 책을 읽던 상황이 바로 이러했기 때문이다. 급히 자료를 작성해서 보내야 했는데, 문서를 인쇄하려고 종이를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 앉아서 이 책을 읽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다른 할 일이 있는데도 이 책을 읽고 있다. 여러분은 책상을 정리하거나, 급한 연락을 취하거나, 할 일 목록을 작성하거나, 거기에 적힌 일들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뭔가 중요한 문서를 인쇄하려고 종이를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있다. 예전부터 여러 번 읽을 계획을 세웠지만 어쩌다 보니 여태껏 미뤘다. 우리는 여러분의 이런 태도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냥 이 책을 읽기 바란다. (48쪽)

왜 이렇게 허둥지둥대며 정신없이 몰아치고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내 능력이나 취향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일과 계획을 처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 열심히 일해, 더 잘해봐, 더 빨리 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전보다 더, 한 시간 더, 우리의 일은 결코 끝나지 않지" -다프트 펑크

열심히 하다보면 모든 것이 다 잘 될거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얼토당토 않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살다보니 알게 된다. 결코 끝나지 않을 일만 산더미같이 쌓이고, 행복은 늘 뒤로 미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유쾌하게 읽었다.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감을 가짐으로써 일처리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효과를 무시하며 계획의 틀에 넣어버리면 오히려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LOBO인듯 LOBO아닌 LOBO같은 나에게 이 책은 흥미로웠다. 누구에게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LOBO의 경향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철저히 비-LOBO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그런 사람들을 잘 모르기에 통과한다. 자신의 LOBO 성향과 이 책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면 호탕하게 웃게 될 것이다. 삶을 진지하게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유쾌하게 바라보게 되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게으르게 되는 부분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너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 그런 사람이라면 이렇게 하는 것이 나아." 이야기해주니 속이 시원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관점을 바꾸면 된다.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사회가 잘못 조직되었고 잘못 정비된 것이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나 혼자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면 문제가 달리 보이고 새로운 행동방식에 눈을 뜨게 된다. 자신의 목표와 직업이 과연 자신과 잘 맞는지 새로운 관점에서 의심해봐야 한다. (52쪽)

이 책을 읽으며 LOBO들을 위한 조언 중에서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늘 계획표를 세워놓고 반도 실천하지 못해서 좌절과 죄책감을 느끼던 나에게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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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상식에 딴지걸다 - 지적인 사람은 절대 참을 수 없는, 황당하고 뻔뻔한 역사의 착각
안드레아 배럼 지음, 장은재 옮김 / 라의눈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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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도 있고, 그동안 상식처럼 알고 있던 것을 뒤바꿀 수 있는 마법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 책을 읽어보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주루룩 나오리라 기대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일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니, 눈이 번쩍 뜨이는 발견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나친 기대는 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적당한 호기심이 이 책을 흥미롭게 할 것이다. 기대가 크면 아쉬움은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안드레아 배럼. 세상에 부당한 거짓이 사라지고 정당한 진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다. 역사 속 상식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에 관심을 돌려 『인문학, 상식에 딴지걸다』를 펴내게 되었다.

이런 뚱딴지같은 이야기들이 우리들의 집단 무의식에 깊이 각인되어 실제와는 상관없이 '~라고 하더라'는 주장을 통해 우리 역사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나는 이 책에서 80여 개의 역사상 착오와 오류 뒤에 숨겨진 진실을 열심히 까발릴 작정이다. 그래서 '~라고 하더라'로 만들어진 역사를 영원히 폐기처분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근거도 없고, 지속되어야 할 이유도 없는 역사적 오류를 왜 되풀이해야 할까? 거짓과 오류를 되풀이하는 일은 정치인들이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프롤로그 5쪽, 안드레아 배럼)

 

이 책은 총 13개의 파트로 나뉜다. 먼저 목차를 살펴보며 궁금한 역사적 사실을 짚어보게 된다. 목차를 읽어보면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질문이 있을 것이다. 목차는 모두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렇게 질문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말일 것이다. 찬찬히 읽으며 그 중에 궁금한 것을 짚어본다.

바이킹은 뿔 달린 투구를 썼다? 노예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설했다? 콜로세움에서 기독교도들이 사자에게 던져졌다? 클레오파트라는 굉장한 미인이었다?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은 빅토리아였다? 윌리엄 텔은 아들 머리에 놓인 사과를 쏘았다? 나이팅게일은 크림 반도에서 부상병을 간호했다? 마녀임을 확인하기 위해 여자들을 물속에 처박았다?

미처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질문의 양은 꽤 많고, 이 책에서는 거기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 나오는 단어인 '딴지'라는 단어에 포인트가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에서 이런 일은 있지 않았다거나, 잘못 알려져 있다는 정도로 정리하기 위한 책으로 적당하다. 저자는 역사상 착오와 오류를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지만 해당 부문을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가라는 것을 감안해서 보아야할 것이다. 생각보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짧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 어떤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부분이어서 흥미가 덜하기도 했다. 그래도 일반인 작가로서 이 정도로 집약해서 상식에 딴지를 건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짧게 끝나고 말아서 부족함이 느껴졌다. 작가의 노력보다 짤막하게 전달되는 듯한 점이 아쉬웠다.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는다는 느낌보다는 연예인들의 가십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조금은 더 길게, 깊게 연구되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다면 의미가 더 큰 책으로 탄생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보완출간되면 그 느낌이 다른 책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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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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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가 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말이다. 사실 그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자신이 '열심교' 신자가 되어버린 것인가 의심해야한다. 세상 일은 노력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노력이라는 집착이 스스로를 파괴할 수도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자기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으로 에너지가 고갈되어버리기 전 이런 류의 책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책은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 이라며 위로한다. 요즘 한 차례 힐링이 필요한 시점이라 이 책으로 위로받기로 했다.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보며 떠오른 책이 있다. 바로 작년에 읽은 『너무 애쓰지 말아요』이다.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을 위한 책인데, 읽으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보낸 기억을 떠올린다. 이 책의 작가는 고코로야 진노스케. 성격 개선 전문 심리 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심리 치료법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말 마음이 편해진다'는 대호평을 받았다. 이 책은 예전에 읽은 『너무 애쓰지 말아요』와 작가는 다르지만, 번역가와 출판사가 같기에 비슷한 분위기의 표지로 출간되었나보다. 또한 지금의 나자신을 위로해지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는 두 책 모두에게 있었다.

 

노력이란 말은 사실 'NO력'이라는 뜻이야. 너무 힘들이지 않아도 괜찮아. (11쪽)

이 말은 그냥 탱자탱자 놀라고 하는 말은 아니다. 스스로에게 있는 고유의 가치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쳐보는 데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소홀히 생각하면서도 결핍감에 의해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게 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에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미 나에게는 나만의 고유한 가치가 있는데,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데, '조금만 더, 더' 하고 끝없이 애써가며, 밖으로 드러나는 부분에만 이런저런 가치를 덧붙이려 한 게 아닐까요? (27쪽)

 

현재의 나 자신에게 칭찬도 해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책이다.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행복하지 못한 것도 모두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논리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점점 수긍하게 된다. 나 자신에게만 있는 독특한 가치와 소중함을 그동안 등한시했던 것을 떠올리며, 먼저 나를 돌아보게 된다. 스스로의 자신감을 되찾게 하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역할이다.

 

좋은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에게,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이 책은 '가끔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쉼표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특히 모범생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이나 노력지상주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한 방향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다른 쪽으로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거절할 줄 알기, 혼자 다 하지 않기, 땡땡이치기, 민폐 끼치기, 가끔은 대충대충 하기,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기대에 부응하지 않기, 콤플렉스 드러내기, '나만의 규칙' 깨기, '좋은 사람' 그만두기, 계획하지 않기......열심히 하지 않으면 더 잘 풀린다. (143쪽)

 

이 책은 편안하게 주루룩 읽어나갈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금세 읽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조금씩 천천히 읽어나가며 실제로 실천해보고자 마음가짐을 달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친 현대인에게 무작정 노력하라는 주문을 외우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 현재,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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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 -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내 마음에 닿는 한시
장유승 외 지음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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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시를 읽다가 전율하게 되는 때가 있다. 옛사람의 시가 지금 내 마음을 뒤흔드는 듯한 느낌으로 와닿는다. '옛 사람도 그러해서 시를 읊었다'라는 말이 들어맞는다. 하지만 솔직히 한시를 즐겨 읽지는 못한다. 바쁜 일상에서 따로 시간을 내어 한시를 읽는다는 것은 보통 정성이 아니면 쉽지 않다. 어쩌다가 접하게 되는 한시 중에서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 대어를 낚은 듯 흐뭇해진다. 메마른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한시 학자 6인이 모여 책을 냈다. 모두 한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삼국시대부터 구한말까지 한시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우리의 문학이었는데, 지금 남아 있는 우리 한시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십만 편이 넘는데도 한시를 읽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이들이 말하는 두 가지 이유는 첫째, 한시는 어렵다, 둘째, 한시는 고리타분하다고 느끼는 우리의 감수성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시는 고상한 문학작품이 아니라 일상의 기록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낭만을 노래한 것이 있는가 하면, 불우한 인생을 고민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한 것도 있다. 그중의 단연 으뜸은 일상의 한순간에서 얻은 빛나는 깨달음이다. (6쪽)

 

이 책의 구성이 독특하다. '시대와 국적을 따지지 않고 101편의 한시를 모아 하루의 시간 순서대로 엮었다.'는 글을 보고 나서야 '하루에 한시 하나?'라고 생각했던 내 추측을 뒤집어엎는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 그 흐름에 따라 한시를 엮어냈다. 매일의 시간 중 어느 시점에서 옛사람의 한시를 공감하게 될 때, 시대 구분없이 영혼의 교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독서의 사소하고 거창한 의미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날은 채 밝지 않았는데 눈은 맑아온다', 2부 '이제 일어나앉으니 아침 새소리 꾸짖는다', 3부 '소끄는대로 밭갈아도 옷은 젖네', 4부 '찾아오는 벗 없는데 해 저물어 산그림자 길다', 5부 '달은 차지 않고 별만 밝으니 고향 생각에 아득하다' 각 부의 제목을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시의 짧은 구절과 해석, 그에 이어지는 짤막한 해설로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 한시는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장도 있었구나!' 가슴에 새기고 싶은 싯구를 발견하는 맛으로 언어를 낚시질 하게 된다.

 

이 책은 순서대로 읽기 보다는 우연히 만나는 인연처럼 페이지를 펼쳐들기를 권한다. 먼저 차례를 보다가 궁금한 생각이 드는 부분을 펼쳐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 둘 펼쳐들다보면 이 안에 옛사람들의 삶이 있고,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의 삶에서 우리의 현실을 보게 되고, 그들의 탄식에서 반성을 하기도 한다. 인간의 삶은 이어지고 있는데, 생각은 단절된 듯한 느낌에 한동안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 책은 고리타분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게 되는 한시를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한시인데다가 그들의 마음에 와닿은 시를 엄선해서 담아낸 것이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한시의 진국을 다듬어서 건네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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