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유영소 지음, 김혜란 그림 / 샘터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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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 하면 어린 시절 흔히 들었던 노래가 떠오른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걸어가고 있네. 어려서부터 들어온 꼬부랑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다양한 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 것이다. 표지에 보면 꼬부랑 할머니가 짐보따리를 들고 꼬부랑 꼬부랑 어디론가 향해 가는 것 같은데 짐을 꽉 움켜진 손이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수상하다.

 

이 책은 제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며, 초등학교 3~4학년을 위한 창작동화다. 제4회 정채봉 문학상 심사위원 이상배의 추천사를 보면 이 작품은 심사 당시에 심사위원 모두가 망설임 없이 박수를 치며 뽑은 수작이라고 한다. 어떤 작품이길래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유영소. 1998년 MBC 창작동화대상 단편 <용서해 주는 의자>가 당선되면서 동화 작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웅숭 깊은 옛이야기 속에서 글 씨앗들을 열심히 찾아 쑥쑥 키워 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의 그림은 김혜란.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다.

 

이 책에는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나랑 같이 살 사람 여기 붙어라', '신통방통 인절미 대작전' 이렇게 세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옛이야기 속 꼬부랑 할머니와는 조금 다른 듯한 할머니, 어찌보면 가짜 꼬부랑할머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빈 오두막 집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꼬부랑 열두 고개를 꼬부랑꼬부랑 넘어

꼬부라진 빈 오두막으로 들어갑니다.

집주인인 진짜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고,

설상가상 오두막으로 손님들이 들이닥칩니다.

떡국 먹을 욕심에 가짜 꼬부랑 할머니는 진짜 행세를 시작하는데......

그런데 진짜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로 간 걸까요? (책뒷표지)

 

가짜 꼬부랑할머니는 꼬부랑꼬부랑 고개를 넘고 힘들게 가다가 빈 집을 보게 된다. 툇마루에 앉아 조금만 쉬려고 했는데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었다. 다음 날, 작은 농을 열어 털이 달린 조끼를 찾아 입고, 내친 김에 누빔 저고리랑 치마도 꺼내 갈아입고, 털버선도 냉큼 바꿔 신었다. 부엌으로 가서 불도 지피고, 샘물도 가득 길어다 붓고 모락모락 끓였다. "오늘부터 이 집은 내 거여. 주인이 와도 배 내밀고 안 비킬란다. 누가 집 비우고 어디 가랬나? 예는 인자 내 집이여. 방구들도 데우고, 뜨신 물부터 좀 마시자고."(14쪽) 그런데 꼬부랑 할머니를 찾는 손님이 하나 둘 찾아온다. 이걸 어쩌나. 그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꼬부랑 할머니는 욕심쟁이 할망구인 듯 하면서도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세 편의 이야기가 각각 다른 등장인물로 분위기가 전환되면서도 한달음에 읽게 될만큼 몰입도가 뛰어난 책이다. 책 속에 그림 또한 잘 어우러져서 꼬부랑 할머니를 재탄생시킨다. 얼마든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더 담아내 시리즈물로 펼쳐내도 좋을만큼 기대감이 생기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컸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매 번 반복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으면서도 색다른 것을 찾던 심정을 떠올려보면, 꼬부랑 할머니의 현대버전격인 이 책이 아이들의 흥미를 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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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상징세계 - 上 - 100개의 문답으로 풀어낸
자현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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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 가게 되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하다. 종교적인 마음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영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전해져올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사찰을 조금 더 자세하게 바라보면 모르는 것 투성이다. 사천왕은 어떻게 구별할지, 일주문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고 싶어진다. 비슷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한 느낌을 주는 절의 구조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 불교에서 등장하는 동물들의 의미도 알고 싶어진다. 무턱대고 지나가는 스님이나 불자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하여 그냥 의문으로 그친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의문은 사찰에서 나오는 순간, 서서히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의문을 풀어주는 제대로 된 책을 만났다. 『사찰의 상징세계』는 자현스님의 저서이다. 불교학과, 동양철학과, 미술사학과 등 다방면으로 공부한 스님이다. 사람들은 흔히 사찰에 사는 스님들은 절과 관련된 부분들을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절에 산다는 것'과 '어떤 것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논리적 층차가 다르다고 하면서 지식의 증장은 별도의 노력을 통해 학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스님들에게도 불교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데에 일조할 것이고, 사찰에 대해 궁금증이 가득한 일반인들에게도 속시원하게 답변을 들려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사찰의 상징세계-상』에서 다루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그것은 「제1장 사찰의 구조」와「제2장 사찰의 건물과 불화」그리고「제3장 사찰의 상징」이다.

사찰에 다니다 보면 일정 규모 이상 되는 절들은 '서로 다른 듯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불교우주론에 입각하여 속된 땅을 성역화 시키는 가치이다. 이는 사찰에 대한 인도불교적인 관점으로, 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기본 배경이 되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특히 종교 미술과 같은 경우는 개인성이나 창작성을 중시하는 게 아니라, 의궤성이라는 규칙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모든 사찰을 이해하는 준칙이 된다. 그러므로 필자는 제1장에서 '사찰의 구조' 부분을 다루어 보고자 한 것이다. 사찰의 구조가 절의 전체적인 배경이 된다면, 그 다음으로는 이러한 배경 위에 건립되어 있는 건축물과 그 속에 내포된 의미를 정리해 보아야 한다. 그것이 제2장에서 다루어지는 '사찰의 건물과 불화'이다...(중략)...끝으로 제3장은 사찰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지만,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다양한 가치들에 관한 것이다. 이것을 '사찰의 상징'이라는 주제로 엮어 보았다. (7쪽)

 

이 책 『사찰의 상징세계』는 상하권으로 나뉜다. 상권에서는 48개의 질문에 대해 다루고, 하권에서는 52개의 질문을 다루어서 총 100개의 질의응답을 담아낸 책이다. 차례를 살펴보면 사찰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이라면 궁금하게 여기는 질문이 가득하다. 먼저 '제1장 사찰의 구조'에 보면 불교우주론을 시작으로 사찰에 대한 여러 질문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 남섬부주는 어디인가요?","모든 절은 왜 비슷한 구조로 지어졌을까요?","사천왕은 각각 어떻게 구별하고 그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요?","왜 대웅전에는 많은 부처님 중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나요?" 등 21개의 질문과 대답을 살펴볼 수 있다. 제2장 사찰의 건물과 불화에서는 "최초의 불교 사원은 어떤 모습이었나요?","지장보살은 왜 항상 머리를 깎은 모습인가요?","아라한은 어떤 분인가요?" 등을 다루고, 제3장 사찰의 상징에서는 "연꽃은 어떻게 불교를 대표하는 꽃이 되었나요?","불교에서 사자와 코끼리는 무엇을 상징하나요?","사찰에서 자주 보이는 불교 용의 기원은 무엇인가요?" 등에 대한 답을 볼 수 있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지식을 구체화시키는 시간이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이 궁금하긴 했지만 너무 전문적이거나 지루하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상권을 읽어보고 하권을 읽기로 생각했는데, 기대이상의 책이어서 다음 권도 궁금해진다.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고, 잘 모르던 사찰 상징세계를 간단명료하면서도 눈에 쏙쏙 들어오도록 설명하고 있다. 아예 아무 것도 읽지 않았다면 기대도 없었겠지만, 상권을 읽고 나면 분명 하권에 대한 관심이 생길 것이다. 어느 책보다도 사찰에 대해 핵심적인 설명이 들어있어서 읽은 보람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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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2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2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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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는 맛이 다르다. 역시 가을은 딱딱한 마음을 몽글몽글 부드럽게 해주는 계절인가보다. 적당히 살랑 바람이 불어주고 날도 맑아서 감정지수가 상승한다. 지난 겨울에『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1권을 읽었다. 『광수생각』의 박광수가 건네는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준 시 100'을 담은 1권을 보며, 엄선된 시를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시 읽기에 딱 좋은 계절인 가을에 2권이 출간되었다.

 

올해는 시와 좀더 가까워져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다른 해보다는 한뼘 가까워진 느낌이다. 여전히 어려운 생각이 드는 것은 시를 읽으면 감동에 파르르 떨리며 온몸이 진동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나만 이상한가? 왜 이러지? 이 시를 읽어도 왜 내겐 아무런 감흥이 없는 거지?' 등의 질문을 던지며 거리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노력도 하지 않고 기대감만 키우면 안될 것이다. 우선 명시를 찾아 읽었고, 누군가가 모아서 엮은 시집을 위주로 읽었다. 나보다 시를 더 읽은 사람들의 필터로 한 번 걸러낸 작품인데다가 보다 근사하게 포장이 되어서 그런지 시를 제대로 맛보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저자 박광수는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를 냈음에도 꼭 들려주고 싶은 시들이 아직도 많아서 다시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에 감동받을 만한 시는 많이 있는데 접하지 못해 읽지 않은 수많은 시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시와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에는 '끝내 하지 못한 말','언젠가 너를 다시 만난다면','당신도 나를 떠올리며 행복하기를'이라는 3부로 나누어 시를 담고 있다. 한국 시인과 외국 시인 상관없이 주제에 맞게 다양한 시를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서문에 보면 복효근의 '버팀목에 대하여'라는 시를 만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시를 읽으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 그 안에서 강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를 읽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저 버팀목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시인의 눈이 놀랍다. 그 시를 읽고 감동을 받고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시를 읽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보람찬 일이다.

 

버팀목에 대하여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틔우고 꽃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_복효근

 

이 책에서 다양한 시인의 시를 만나볼 수 있어서 여러 권의 시집을 읽어본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미 읽어본 시는 익숙한 느낌으로, 낯선 시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 우리네 삶을 볼 수 있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세상사를, 또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그것이 시를 읽는 묘미이다.

 

새벽밥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_김승희

 

매일 밥을 해먹고 살고 있는데, 김승희 시인의 눈에는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시를 읽고 나서 밥을 바라보니 달리 보인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삶이리라. 사랑도 그렇게 무르익어야할 것이다. 삶도 무르익어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것일테다. 사소한 소재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시인의 눈이다. 짧은 언어로 많은 의미를 던져주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것이 시의 맛이다.

 

오늘도 이 책 속의 시를 건져내는 시간을 가졌다. 내일도, 모레도, 이 가을이 겨울문턱까지 접어들도록 나는 책 속의 시를 하나씩 곱씹어가며 읽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를 읽는 여백을 주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 가을이어서 시가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시 읽는 시간을 갖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으로 워밍업을 해보면 좋을 것이다. 시를 읽는 마음이 기지개를 켜고 점점 깊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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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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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바로 이 책,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다. 사람들에게 많이 읽혔고, 이 책을 보고 인도여행을 떠난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나또한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환상적이었고, 인도에 다녀와서 다시 읽어보았을 때에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참 더 지난 후에 또다시 읽어보았을 때에는 '나는 왜 인도에서 이런 것들을 못보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 여행을 할 때의 내 마음을 반추해본다. 만나는 사람들도 다르고 내가 보게 되는 것도 다르다.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가느냐에 따라 다른 색깔의 그림을 보여주는 곳이 인도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어떤 느낌으로 읽느냐에 따라 나에게 다가오는 부분이 다르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준 책이다.

 

이번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책을 집어들자마자 출간정보부터 보게 되었다. 초판 1쇄가 1997년에 발행되었고, 2011년에 초판 83쇄까지 찍어냈다. 이번에 개정판 1쇄가 발행되었다. 표지 느낌도 다르고 손에 가볍게 쥘 수 있는 크기인 것이 마음에 든다. 인도 여행을 하면서 숙소에서 읽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신의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개정판을 읽으며 '어디에 있든 자유롭고 행복하기를'이라는 제목의 '개정판을 내며'를 눈여겨 보게 되었다. 그동안 이 책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접한데다가 내가 본 인도의 모습도 환상적이지만은 않기에 저자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라는 말은 인도 여행에 대해서도 진실이다. 당신의 여행은 전적으로 당신이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무슨 경험을 했는가에 달려 있다. 당신에게 남는 것은 그 여행이다. (15쪽)

사람들은 나더러 왜 인도를 아름답게만 묘사하느냐고 묻는다. '그런 인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그런 아름다운 인도는 내가 경험한 세계이며, 내 눈으로 본 세상이다. 물론 추한 인도, 위험한 인도, 슬픈 인도도 보았다. 사기꾼과 강도와 부패한 관리들도 보았다. (16쪽)

 

다시 읽게 된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역시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는 인도 여행 서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도 여행을 담은 책은 여러 시각으로 출간되어 있기에 어느 책 한 권만이 진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도에 관심이 많다면 여러 권의 책 중 이 책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인도 여행을 하며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을지, 이 책을 보며 가늠해볼 수 있다. 어떤 시각으로 보면 사기꾼들이 득실대는 곳이 인도이고,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영적인 깨달음을 주는 말을 불쑥 건네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인도다. 나의 여행은 내가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것임을 이 책을 보며 알게 된다.

 

에피소드 하나씩 읽다보면 잔잔한 미소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깔깔거리며 웃게 되기도 한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예전의 감정이 되살아나며 기운이 난다.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본 인도의 모습과 상반되거나 교차되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책장 가까운 곳에 꽂아두고 심심하거나 인도가 생각나거나 하면 또다시 꺼내들어 아무데나 펼쳐놓고 읽으려고 한다. 인도를 맛깔스럽게 잘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 안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화두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내 마음 상태에 따라 같은 내용임에도 말도 안된다고 치부하거나 마음에 와닿기도 한다. 이래서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은 필요한 일인가보다.

 

소설가 故 박완서의 추천사 '마음이 답답할 때 아무 데나 펼쳐 놓고 읽어도 위안이 되는 책들이 있다. 이렇게 틀에 박힌 일상생활로부터 훌쩍 빠져나가기 위한 읽을거리로 가까이 두고 있는 책 중에 류시화의 책들도 포함돼 있다.'에 동의하게 된다. 어떤 이야기를 읽어도 거기에 따른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인도에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인도 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물론 이 책을 보며 인도를 환상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말라는 경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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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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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부터 눈여겨보지 못했다.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제목과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이라는 것만 보았을 때에는 그저그런 종교적인 이야기만 상상하고 말았다. 거기에서 멈춘다는 것이 스스로를 틀에 가두는 행동이라는 점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 책은 2014년 1월에 초판 1쇄를 발행하고 지금 내가 읽은 책이 초판 11쇄 발행본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고 영향을 받은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다윗과 골리앗을 모티브로 시작하지만 그 이야기가 전부인 것만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읽지 않는다면 너무도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었음을 이 책을 읽어보니 알겠다.

 

KBS 1TV <TV, 책을 보다> 선정도서이며 뉴욕 타임즈,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이 책을 눈여겨 보게 된 것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밀독서단'을 통해서였다. '갑'질에 고달픈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해결'책'으로 이 책이 선정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말콤 글래드웰. '1만 시간의 법칙','티핑포인트','블링크'등 세로운 경제학 용어를 만들어내며 피터 드러커를 잇는 경영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 가지 특이사항은 옮긴이가 선대인이라는 점이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인데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과『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를 읽은 기억을 떠올린다. 번역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에는 제목에 주어진 '다윗과 골리앗' 전투 이야기로 시작된다. '다윗은 골리앗을 어떻게 이겼을까?' 누구도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투에서 한 나약한 소년이 기적적으로 승리한 것만이 이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뻔히 알고 있던 그 이야기를 '틀렸다'고 지적하며 시작된다. 다윗은 작고 골리앗은 컸기 때문에 골리앗이 절대 유리했던 것은 아니다. 기존 규칙을 깨고 육체적 완력을 속도와 기습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을 사울 왕은 미처 깨닫지 못했으며, 고정관념에 의해 다들 골리앗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 책에서는 골리앗은 말단비대증에 시력 문제까지 있었던 사실을 짚어주며 어찌보면 다윗의 승리가 그저 운에 의한 것만은 아님을 짐작케한다. 그 점을 확대해보며 세상을 달리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오늘날에도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에 있어서 판단착오를 저지른다는 사실과 딱 맞아 떨어진다.

 

우리는 약자의 승리를 불가능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그토록 강력하게 되풀이되어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레귄-토프트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약자는 항상 승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칠 대마다 충격을 받는 것일까? 왜 우리는 작거나 가난하거나, 덜 숙련된 사람은 무조건 불리하다고 자동적으로 가정하는 것일까? (36쪽)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질문에 대해 되돌아보고 짚어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초반에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짚어보고 그와 연관된 현실의 문제를 풀어나가기에 집중해서 읽게 된다. 특히 '인상파 화가들과 살롱' 이야기와 어떤 대학에 진학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읽으며, 대부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그림을 그리면 당연히 살롱에 출품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공부를 잘하면 당연히 좋은 학교에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고 오히려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생각이 뒤집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로 초반부터 시선을 빼앗고,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사례와 그에 대한 해석에 흥미롭게 읽어나간다. 놀랍다고 표현해야하나. 거침없다고 해야할까. 말콤 글래드웰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다보면 고정관념이 여러 번 깨지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뻔한 흐름이 아니어서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을 자꾸 아니라고 하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수도 있는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다보면 어느덧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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