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재발견 - 잘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진짜 잘되는 이유
조셉 T. 핼리넌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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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긍정'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누군가는 긍정적인 사고로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긍정의 배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잘될 거라 생각하며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도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부정적인 부분을 눈감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책이 무한긍정을 이야기하며 힘든 현실을 외면하도록 하는 책이라 지레짐작하고 읽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긍정의 재발견』이라는 제목을 보며 '재발견'이라는 단어에 들어있는 무수한 의미를 상상했고,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결국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보고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사람은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지만 이 책은 충격적인 반전을 알려준다. 좋은 일은 우리가 조용히 믿으며 기다릴 때 일어난다. 최신 심리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긍정이 희망, 자신감, 창조성을 증폭하는 잠재력임을 알려준다. 탁월하다!

-레너드 믈로디노프,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새로운 무의식》《위대한 설계》의 저자

 

이 책의 지은이는 조셉 T.핼리넌. <인디애나폴리스 스타> 기자 시절, 수전 헤든과 함께 인디애나 주의 의료 과실을 보도하여 1991년 퓰리처상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라디오와 TV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밴더빌트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냈고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을 언급한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공이 굴러가는 방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우리 중 일부는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보통 어느 정도 자기기만이 필요하다. 그러나 괜찮다. 우리가 믿는 대상은 상상에만 존재할지 몰라도 그것이 산출하는 결과는 실제일 수 있다. 우리가 실제로 세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가 그렇다고 '믿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그것이 스스로 속이는 행동에서 비롯되는 숨겨진 힘이다.

-조셉 T.핼리넌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믿는다는 것의 힘'에서는 '몸은 상상력에 반응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라는 제목으로 글을 엮었다. 2부 '긍정이 일으키는 갖가지 삶의 변화들'에서는 기대의 위력, 잘못된 신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긍정으로 삶을 지배하다, 긍정이라는 행운의 부적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3부 '긍정은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지는가'에서는 권력에 취하다, 긍정의 뒷면, 눈보라를 견디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한다.

 

사실 목차의 제목으로는 별다른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제목과 목차만으로 판단하고 읽기를 멈추고 덮어버리기에는 정말 아쉬운 책이다. 절대 그만두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런 경우에는 본문으로 바로 들어가기를 권한다. 사회에서 있었던 각종 사건들을 살펴보며 인간 심리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 안에서 긍정에 대한 의미를 파악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높이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냥 핵심 문장만이 나열된 것이 아니라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사건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파헤쳐보게 된다. 그러면서 플라시보 효과가 인간의 마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지하게 된다. 똑같이 진통제가 필요한 환자라도 상황에 따라서 요청하는 사람은 달라지기도 하고,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켰던 사건을 되짚어보기도 하며,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 신기한 마음으로 이 책에 몰입하게 되었다.

 

이 책은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다방면에 걸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다. 또한 나 자신을 돌아다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졌다. 얼토당토 않은 사례를 읽으면서 문득 예전 어느 시점의 내가 떠오르기도 하고, 사건사고를 읽으면서 직접 겪었을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일어났던 일을 말도 안된다며 넘겼던 것도 떠올리며 사람 심리는 시원시원하게 규정되는 것이 없음을 인식하게 된다. 결국 긍정적인 생각은 근거 없이 의지만 앞세우는 무모함이 아니라 충분히 근거가 있고 그에 따른 결과 도출에도 영향이 있음을 깨닫는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자기기만을 통해서라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 긍정의 힘을 한 번 믿어볼만하지 않을까. 이에 대한 수많은 사례를 예로 들면서 논증을 하는 책이다. 하나 하나 읽어나가다보면 과거의 일을 통해 현재 인간 군상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또한 이들의 마음을 엿보게 된다. 인간 심리 대탐험의 긴 여정에 동참하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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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탐독 - 나무 박사가 사랑한 우리 나무 이야기
박상진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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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대한 탐사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니. 내용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제목『나무 탐독』을 보고 나무에 대한 정보나 알고자 이 책을 읽겠다고 나섰지만, 사실 처음에는 쉽게 책장을 열지 못했다. 그런 것도 선입견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예상 밖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다. 읽는 내내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나무에 대한 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던가?' 생각에 잠겨본다. 이토록 나무 이야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니!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박상진. 산림과학원 연구원, 전남대학교와 경북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경북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오랫동안 나무 문화재 관련 연구를 해왔으며 해인사 팔만대장경, 공주 무령왕릉 관재 및 고선박재, 사찰 건축재 등의 재질을 규명한 바 있다. 아울러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서 선조들이 나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찾아내고, 각종 매체와 강연을 통하여 이를 소개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이 나무와 친해지게 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나무 탐독』은 오래전부터 각종 매체와 신문 칼럼 등에 기고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내용을 담아냈다. 연구를 하면서 부닥쳤던 어려움, 대학에서 강의하며 마주한 학생들과의 일화, 나무를 통해 본 사회현상의 부조화 등을 형식에 구애 없이 이야기하고자 했다.

 

이 책은 5부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부 '나무, 찾아 떠나다'에는 반평생 나무를 쫓아다니면서 느낀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았고, 2부 '나무, 새로움을 발견하다'에서는 흔하디흔한 나무지만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고자 했다. 3부 '나무, 추억을 기록하다'는 직접 경험한 추억의 나무들에 대한 단상이 중심이다. 4부 '나무, 역사와 함께하다'에는 연구를 통해 밝혀낸 나무와 관련된 역사,문화적인 사실들을 풀어냈으며, 5부 '나무, 그늘을 만나다'에는 나무를 통해 투영한 사람살이에 대한 생각들을 담아냈다.

 

이 책은 술술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나무에 대해 잘 몰라도 상관없다. 나무를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읽어나가다보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나무를 소재로 인간사를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생긴다. 나무를 그저 나무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좀더 친근감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이야깃보따리를 하나씩 풀어가며 들려주는데 읽을수록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역사와 사연을 지닌 나무, 여행지에서 만나는 나무, 사람처럼 성격이 제각각인 나무, 추억 속의 나무 등 나무를 통해 인간사를 바라본다. 또한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 나름대로의 개성을 보여주는 나무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사실 지금까지 문화유적지에서 만나는 나무 소개 간판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무 이름 옆에다 과명(科名)과 학명(學名)을 적고 잎 생김새와 꽃 색깔, 열매 모양 등의 전문용어를 섞어놓는다. 일반인들이 학명을 비롯한 전문 정보를 꼭 알아두어야 할 필요는 없다. 나뭇잎의 생김새야 지금 보고 있는 그대로이고 식물학적인 내용이 더 궁금하면 인터넷이나 수목도감으로 찾아보면 된다. (38쪽)

그러고 보니 문화유적지에서 만났던 나무에 거리감을 느꼈던 것이 그런 이유에서였을지도 모른다. 사람으로 치면 처음 만난 사람의 족보를 따지는 격이니 재미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나무도 마찬가지로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면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저자는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서 파격적인 방식으로 방향전환을 했다. 나무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중심으로 문화를 입히고자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진달래는 이런 식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영변에 약산/진달래꽃/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진달래는 예로부터 이렇게 사랑을 노래할 때 단골로 등장한답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양지바른 곳에 널리 자라는 아름다운 꽃나무죠. 삼월 삼짇날에는 찹쌀 부침개에다 진달래 꽃잎을 얹는 화전을 부쳐 먹는 멋스러운 풍습이 있었습니다'라고 하여 소월의 시로 시작했다. 한편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한다는 뜻으로 물푸레나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어린가지 꺾어 맑은 물에 담그면 정말 파란 물이 우러납니다. 아름다운 이름과는 달리 예전에는 주로 죄인의 볼기짝을 치는 곤장 나무로 쓰였습니다. 그 외 도리깨 등 농기구를 만드는 데 널리 쓰였고 야구방망이나 라켓 등 운동 기구를 만드는 데에도 빠지지 않았답니다'라고 하여 우리 문화 속에서 물푸레나무를 잠깐 되돌아보았다. (39쪽)

 

이 책은 나무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해주었다. 각종 매체와 신문 칼럼 등에 기고한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인지 일반인 독자에게 어떤 이야기가 솔깃해질지 잘 파악하고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에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나무의 종류도 많고 그에 얽힌 이야기도 많을텐데 이렇게 한 권으로 끝나기에는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만나는 나무 중 하나를 지정하여 '당신을 가장 좋아하오'라고 말하기에는 나무지 나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무는 백인백색(百人百色)이 아니라 천목천색(千木千色)의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관점에서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싫어하는 나무는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나무처럼 사람을 본다면 색깔만 다를 뿐 잘못된 만남, 괴로운 만남,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만남은 없을 것 같다. (342쪽)

마지막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를 보니 나무 각각의 존재를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볼 수 있었다. 나무의 학명은 몰라도 그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새로웠다. 재미있게 읽었다. 나무의 매력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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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독 그 사람이 힘들다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김세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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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다 사람이 힘든가?' 이 질문에 동의한다면 이 책 『나는 유독 그 사람이 힘들다』를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문제는 나르시시즘'이라고 한다. '나르시스적인 사람'이라면 우선 이기적이고, 다른 사람들은 배려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다. 이 설명만 보아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주변에 그런 사람들 하나쯤은 쉽게 찾을 수 있을 테니 이 책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직장 세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나르시스적인 모습을 설명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나르시시즘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바라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배르벨 바르데츠키. 전 세계 베스트셀러『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의 저자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전문적으로 치유하는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로서 34년간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각종 심리 장애와 중독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치료해 왔다. 현재 뮌헨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심리상담가이자, 슈퍼바이저, 코칭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심리 치료 권위자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요즘에는 우울증, 번아웃 같은 정신적 질병을 낳고 왕따나 생산성 저하 등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는 조직 내 대인관계 심리 및 나르시시즘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보면 그 내용이 더욱 궁금해져 책을 펼쳐보게 될 것이다.

탁월한 전문지식을 토대로 직장생활에서 겪게 되는 대인관계 문제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해주는 동시에, 건설적으로 자기 분석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왜 우리 사회가 나르시스적인 구조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빌트>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나르시시즘, 유독 힘든 관계를 이해하는 키워드', 2장 '직장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 3장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을 대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조직 내 인간관계를 좀먹고, 지속적으로 개인의 내면을 파괴하는 진짜 원인은 '극단화되어가는 나르시시즘'이라는 것. 이 책에서는 나르시스적인 사람들의 내면과 행동을 분석하며, 부정적 나르시시즘으로 주변을 피폐하게 만드는 상사나 동료, 직원을 이해하고 상대할 수 있도록 심리, 행동 처방전을 제시한다. 이 중 3장을 보면 나르시스적인 상사나 동료들에게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마음에 상처 입을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육체적인 질병은 물론 우울증이나 번아웃 같은 증상에 시달리지 않고 업무 일상을 지켜내는 법에 관한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요약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현실 파악은 물론 힘든 현실을 어떻게 돌파해야할지 해결책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가 첨부되어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며 볼 수 있다. 단순한 이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실제로 와닿는 면이 있는 구성이기에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 또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과 해결책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 속상한 일을 대놓고 이야기도 못하고 끙끙 앓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일러주는 비폭력 대화법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 해보는 시작점이 될 수는 있다.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을 섞어서 잘 활용하면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감정 연구가인 폴 에크만은 "감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명한 대처법이란, 우리의 감정을 여과 없이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제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207쪽)

지금껏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속으로 화를 삭이며 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에 풀리지 않은 문제가 많았나보다. 이 책을 읽으며 도움을 받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할 준비를 갖춰야 갈등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상호 존중, 가치 인정, 차이의 인정을 통해 마음을 열고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기로 한다.

 

특히 이 책에서 일러주는 '나르시스적인 상사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와 '나르시스적인 동료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맞아, 맞아'를 속으로 무수히 외치며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면을 경계해야할지 짚어보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거쳤다면 앞으로는 어떤 점을 주의하고 불필요한 상처를 입지 않고 나 자신을 보호할지 파악해본다.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좀더 이해하는 시간을 보낸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나르시시즘이 내 안에도 있는 것이기에 나 자신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어떤 마음이 있는 것인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 인간관계에 필요한 도구를 갖춰본다. 이 책에서 일러주는 '내부와 외부의 부정적 나르시시즘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주는 실천적 방법들'을 익히고 실천해보면 대인관계에 도움이 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인간 심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힘든 사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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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의 모험 - 당신이 사랑한 문구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제임스 워드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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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하는 데에는 흥미가 없다. 새로운 물건들이 가득한 곳에 가면 정신만 복잡해지고 기운이 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구류는 다르다. 나는 문구류 쇼핑을 좋아했다. 기분 전환에 최고였다. 학창 시절에도 기분 나쁜 일이 있거나 힘이 없을 때, 무언가 의욕적으로 새로 시작하고 싶을 때에도 문구류 쇼핑을 즐겼다. 과거형으로 쓰는 것은 현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손글씨를 쓰는 것보다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익숙해지고, 그저 오래 전의 취미였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나에게도 꼭 그것만 고집하던 문구가 있었는데......이제는 사라져버린 문구류에 대한 기억을 이 책을 통해 되살린다. 기억만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문구류에 얽힌 역사를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 책은 과거의 시간을 끌어오는 책이다. 문구류에 대한 추억과 애착을 떠올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알드 달은 매일 아침 그날 사용할 딕슨 타이콘데로가 연필 여섯 자루를 뾰족하게 깎은 다음에야 일을 시작하곤 했다. 《분노의 포도》를 쓴 존 스타인벡은 작가 생활 내내 완벽한 연필을 찾아다닌 끝에 '종이 위에서 활강하며 미끄러지는' 블랙윙 602에 정착했다. 항상 작은 검정색 노트에 작품을 썼던 기행문학 작가 브루스 채트윈은 그 노트의 생산이 곧 중단된다는 비보를 접하고는 평생 쓸 100권의 노트를 주문하러 나서기도 했다. 이들에게 문구는 평범한 소모품이 아니라 창작의 연료이자 작품의 일부였다. (책날개 中)

이 책을 약간 들뜬 마음으로 읽게 된 것은 처음에 담긴 글에서부터였다. 한 때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문구들, 그 수첩이 아니면 쓰지 않겠다고 그것만 고집하던 것, 볼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순간들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문구류가 있는 코너에 갔을 때에 설렜던 마음을 떠올린다. '이제 필요없는 것이 아니었구나, 여전히 내 공간에 함께 하고 내 시간을 알뜰하게 채워줄 수 있겠구나.' 생각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제임스 워드. 런던 문구 클럽의 공동 창설자이다. 런던 문구 클럽은 2009년 그와 일러스트 작가 에드 로스가 트위터에 #stationery 해시태그와 함께 문구 이야기를 올렸던 데서 시작됐다. 같은 책을 읽고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모임처럼, 사람들이 직접 만나 문구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랐던 그는 이 해시태그 운동을 오프라인 문구류 품평회로 발전시켰고 런던 문구 클럽은 가장 완벽한 노트와 필기구의 조건에 관해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모임이 되었다. (책날개 中)

 

이 책을 읽으며 먼저 문구류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미 추억이 되었나보다. 소박하고 겸손한 도구이자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담고 있는 물건. 그러나 졸업과 동시에 책상 서랍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거나 회색빛 '사무용품'의 세계로 유배되는 것들. 나에게도 문구류는 그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필통에 넣어두고 아껴서 쓰던 로트링펜, 비싼 데다가 심이 부러지기 쉬워서 누군가 건드리면 얼마나 조마조마 했던가. 어느 순간 보니 내 곁에서 사라졌다. 예전에 좋아하던 것은 이미 추억이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이 책으로 문구류 탐험의 시간을 보냈다. 클립, 만년필과 볼펜, 몰스킨 노트, 연필, 지우개, 형광펜, 포스트잇, 스테이플러 등 문구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다. 최근 하나 장만하고 싶어서 달막달막 했던 '우주에서도 쓸 수 있는 펜' 이야기도 흥미롭다. 빅 크리스털 볼펜, 노란색 리걸 패드, 딕슨 타이콘데로가 연필, 기념품펜, 테이프홀더 등 지금은 내 곁에 없지만 한 때 즐겨쓰던 것들에 대해서도 떠올린다. 잘 알고 있지만 잊고 있던 문구류에 대한 이야기를 보는 것은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문구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기분을 함께할 수 있는 책이다. 문구류에 관련된 추억을 떠올리면서도 문구류에 얽힌 역사와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있었다. 단순히 문구류의 역사만을 짚어본다고 생각했으면 이 책을 한달음에 읽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문구류에 관심이 있고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다가 멈추기 힘든 매력에 빠질 것이다. 일단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내도록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 그에 얽힌 역사를 일러주기도 하고 관련된 다른 문구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독자를 끌고가는 힘은 저자의 문구류에 대한 열정 때문이 아닐까.

 

볼펜 잉크 하나만 보더라도 일반 볼펜에 적합한 잉크, 롤러볼 펜에 적합한 잉크, 수성펜, 만년필에 적합한 잉크가 제각기 다르다. 그런 사소한 차이가 우리 손에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덜 부담스러운 필기구를 만들어주고, 그리하여 내 손의 일부처럼 익숙해져 평소에는 그 편리함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다가 그것이 사라지고 나면,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 그때야 비로소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363쪽)

옮긴이의 말에 나와있는 글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문구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소한 일상을 함께 하던 것들이지만 잊고 있었던 문구류가 이 책을 통해 의미 있게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구류의 추억을 떠올리며 잘 알지 못했던 문구류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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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맛집 - 이 시대의 셰프들, 그들이 사랑한 맛집을 맛보다
임선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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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먹방,쿡방이 인기다. 텔레비전을 틀고 채널을 돌리면 어딘가에서는 맛깔스런 음식을 보여주고 있거나 출연자들이 맛있게 먹고 있다. 요리에 취미가 없더라도 이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을 보기만 해도 좋다. 어떤 맛의 음식일지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다보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셰프는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다. 이들이 만든 음식을 표현하는 발언을 보면 도대체 어떤 음식일지 궁금해지고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또 하나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이 사람들도 하루 세 끼 밥을 먹고 살텐데 도대체 무얼 먹고 살까?

 

 

 

『셰프의 맛집』이라는 책이 나온 것을 보니, 이런 나의 궁금증을 진작부터 파악하고 책으로 엮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아홉 명의 셰프와 인터뷰를 나눈 이야기와 맛집이 가득 담겨있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을 맛깔스럽게 담긴 사진으로 한 번 보고 글로 또 한 번 맛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셰프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의 글과 사진은 임선영이 쓰고 찍었다. 현재 음식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음식이야말로 삶의 기록이자 관계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과 먹는 사람들이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있다. 셰프의 음식 철학 및 요리에 대한 사랑과 헌신, 소박하지만 정겨운 밥집의 풍경, 전통을 지키는 장인의 숨결, 우리나라 제철 산지의 생명을 담은 요리 등을 취재하고 감성과 문화를 더해 전달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음식 사진이 담겨있어서 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매일 먹는 음식이 달리 보인다. Intro의 글 '밥의 몸, 국의 마음, 반찬의 축복'을 보며 평범한 음식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혼자 먹는 음식에도 추억이 깃들랴만

하늘도 땅도 아닌 밥그릇을 바라본다

따끈한 국물에 얼굴이 뜬다

나에게 반응하는 밥상의 온도

노곤하여 돌아가는 퇴근길에 설렁탕은 천천히 들라며 나른하게 식어 갔고

급히 먹고 나서야 할 아침밥은 홑이불 같은 밥덩이가 발구름판이 된다.

하소연을 하듯 국밥을 꾹꾹 말고 시큰둥한 기대로 김치 한 점 올리면

그 한술 입안에서 와락 나를 껴안으니

밥상을 물리고 다시 걷는 첫 발자국

내 나이는 그렇게 밥상으로 먹어 갔다

밥의 몸, 국의 마음

동그란 쟁반 내어 다가오던 꽃 같은 반찬의 축복

 

 

사진 속 음식들이 생생히 살아나서 3D 입체화면으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책이다. 단순히 셰프의 맛집은 어디일까 궁금해서 집어들었다가 기대 이상의 뿌듯함을 맛보는 시간이다. 맛집 자체보다 음식이 눈에 띄는 책이다.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면 군침이 돌아 비빔밥이라도 쓱쓱 비벼먹고 싶어질 것이다.

 

 

요즘처럼 따끈한 국물이 그리운 계절에는 '생태탕 잘 하는 곳'에 대한 정보가 눈길을 끈다. '맑고 칼칼한 국물에 생태 한 마리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무와 콩나물, 그리고 맑게 우러난 시원한 국물이 별미.' 소개의 첫 문장에 꽂혀 가까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밑에 있는 해시태그를 보면 '슈퍼주니어생태탕','최민식도엄지척','생태통째한마리' 등의 수식어가 돋보인다. 맑고 칼칼한 생태탕 한술에 술 한 잔, 퇴근길의 해방감을 절로 맛보게 될 것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이연복 셰프와 이찬오 셰프의 인터뷰도 눈길을 끈다. 이들의 음식 철학과 요리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다. 방송을 통해 요리를 하는 모습으로만 접하다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느끼는 점이 많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은 곳도 찍어놓았다. 사진과 글에서 그려지는 맛이 실제로는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진다. 이왕이면 우아한 도자기에 어우러진 세팅으로 자연미를 살린 요리와 함께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

 

늘 맛집에만 찾아다니며 식사를 할 수는 없겠지만, 어쩌다 외식을 해야할 일이 있다면 이왕이면 맛집을 찾아가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한식, 중식, 양식, 일식을 비롯하여 디저트까지! 책을 보며 눈으로 먼저 맛보고 그 중에서 엄선하여 직접 먹어보는 기회를 만들면 좋을 것이다. 포스트잍을 붙여놓는 것은 기본, 장소파악까지 해가며 근처에 갈 일이 있을 때에 찾아가보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맛있게 배부른 느낌을 받는다. 각종 음식을 코스로 즐긴 듯한 기분이 드니 말이다. 입맛 없을 때에 한 번 들춰보면 저절로 군침이 돌 것이다. 음식에 별로 관심을 없는 사람도 '거기 한 번 가볼까?'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니,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일부러라도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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