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고양이 신이 내린 세 가지 선물 1
줄리오 시로 지음, 김현주 옮김 / 새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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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지는 않지만 고양이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한다. 직접 키우는 것은 그만한 댓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감행할 수 없지만, 고양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보들보들한 감촉을 떠올리며 나른한 휴식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고 고양이의 똘망똘망한 눈빛에 빠져들어 바로 책장을 열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펼쳐드는 순간, "내가 찾던 책이다!" 라고 외치게 되었다. 반가운 느낌이었다. 예전에 고양이에 관한 책을 보고 싶어서 몇 권의 책을 충동구매를 한 적이 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적이 있어서 더욱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거부감이 들거나 성에 차지 않았던 심정이 한 번에 해결되었다. 이 책은 느낌이 좋다. 내가 찾던 바로 그 책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양이와 살면 규칙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꼭 규칙이 필요하다면 고양이가 정한 규칙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의 조용한 발걸음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행보와 함께해왔다. (7쪽)

이 책을 펼쳐들면 가장 글이 많은 부분이 앞부분이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의 행보와 함께 해온 고양이, 이중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오랜 세월 예술계에서 자리를 지키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 동의한다. 고양이의 모순된 성향들은 예술작품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 어느 정도 추려서 소개해준다. 이 책을 통해 매력덩어리 고양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고양이에 관련된 명언과 명화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고양이 화보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방안에서 미술관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글이 짧고 화질은 좋아서 펼쳐들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고양이에 대한 다양한 명언과 그림을 보며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먼저 명언을 따로 읽고, 다음에는 그림만 따로 보고, 명언과 그림을 함께 보기도 하며 이 책을 탐독한다.

"수천 년 전, 고양이는 신으로 숭배되었다. 고양이는 이를 결코 잊지 않았다." -테리 프래쳇

예술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명화 속 고양이를 만나본다.

 

고양이는 신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일본 미술품, <고양이 상징물>. 16세기, 동양미술관, 이탈리아 베네치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한 마디가 고양이에 대한 최고의 찬사로 비쳐진다. 글의 밑에는 작품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작품도, 글도, 흥미로워서 눈길을 주게 된다.

 

 

글과 작품, 이 책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읽으면 된다. 이 책 속의 고양이에 관련된 글과 그림을 보며 고양이라는 존재를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지금껏 따로따로 보아오다 한 데 모아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고양이는 예술가들의 예술적 감성을 끌어올려주는 지대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고양이를 표현했을까. 한 손에 쥐어지는 크기의 이 책 속에는 고양이에 관한 글과 그림을 엮어놓아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필독서로 꼽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고양이와 관련된 명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물론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고양이가 이 책을 멀쩡하게 가만히 둘지는 의문이지만, 고양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정도는 필수일 것이다. 충분히 질감도 좋고 화질도 좋기에 소장용으로 손색 없는 책이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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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별 어디쯤 - 스물셋, 아프리카 60여 일간의 기록
안시내 글.사진 / 상상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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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내『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은 열정적인 여행담과 귀여운 제목으로 시선을 끌었다. 표지 사진을 보니 여행 중에 맛보는 행복한 휴식에 딱 어울리는 느낌이었고,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스물 둘 여대생의 솔직담백하고 당찬 여행기에 몰입했고, 저자는 또다시 여행을 계획하게 되리라 직감했다. 실행은 예상보다 빨랐다. 역시나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녀는 또다시 여행을 떠났다. '스물셋, 아프리카 60여 일간의 기록'인 이 책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을 선보이며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표지도 마찬가지로 통통튀는 젊음과 자유로운 휴식시간을 보여준다. 사진만 보고 있어도 내 안의 여행 바이러스가 꿈틀거린다.

 

 

안시내 쓰고 찍다. 사진과 글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먼저 선보이고 있다. 사진만 보면 고생 하나 안 하고 근심걱정 없는 사람 같아 보이는데, 글을 읽어보면 온갖 사연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책은 지난 번의 연장선상이긴 하지만 좀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지난 번 여행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그 과정이 프롤로그에서부터 느껴진다.

 

스물세 살, 어른이고 싶어 하지만 아직 철부지인 나에게 여행이란 그저 나를 위한, 내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세상을 엿보는 하나의 도구였다. 스물둘, 나를 위해 떠났던 이기적인 여행에서 비로소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여행의 막바지쯤에는 세상의 부분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계 곳곳의 가난한 나라를 누볐던 나는 여행에서 돌아와 인도를 그리고, 아프리카를 곱씹었다. (프롤로그 中)

한 번 여행의 매력에 빠지면 쉽사리 빠져나오기 힘들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일상을 살고 있던 그녀는 깨달았다. 여전히 도전하고 있지 않고, 또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을. 그때부터 또다른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나만을 위한 여행이 아닌, 우리를 위한 여행을 해보자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아프리카 여행 자금을 조달 받고, 후원자들을 그린 티셔츠를 입거나, 혹은 스케치북에 그들의 얼굴과 좌우명을 담아서 아프리카를 여행했다. 아프리카 여행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떠날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와질란드', '모잠비크', '탄자니아', '케냐', '에티오피아'로 이어진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이불 속에서 나는 우주 속 커다란 별을 만들었다. 별을 만들기 전에는 별이 없이 살아왔지만 별이 사라지는 순간엔 내가 만든 우주도 함께 사라진다. 사라지는 별을 꽉 붙잡았다.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 것은, 또 무언가를 내 가슴에 품는다는 것은 별처럼 반짝이는 것. 그리고 그 인연을 잃는다는 것은 스러지는 별과 함게 내가 만든 우주가 사라지는 것.

따스한 이불 속에서 나는, 온 우주를 다 가진 기분이었다. 지금도 일주일에 몇 번씩 아프리카의 나의 아빠는 아프리카 내 가족의 활짝 웃음 띤 사진을 보내주며 내 손에 다시금 반짝이는 별들을 쥐여 준다. (121쪽)

 

여행지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180도 바뀐다. 모잠비크에서 휴대폰을 도둑맞고 "나는 이곳이 싫어, 모잠비크가 싫어, 너무나 싫어!" 외치게 되었다. 하지만 진절머리나게 싫었을 그곳에 대한 기억을 좋은 사람들이 채워준다. 한 가족을 만나고 그들의 도움으로 마음을 바꾼다. 그들이 건넨 손길은 모잠비크에 대한 기억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을 것이다.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씨에 내가 만든 우주가 살아나는 느낌, 특히 낯선 곳에 여행하는 사람들은 그 기분을 알 것이다.

 

어쩌면 이 책 또한 여행기라기보다 나의 성장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 떠나기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내가 걷고 싶은 길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자신이 생겼다는 거. 곧고 바른 편한 길보다는 울퉁불퉁 돌멩이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길의 끝이 더 궁금해진 것. 더 부딪혀보고 무너져봐야 나는 그 속에서 실패를 딛는 법과 상처를 치유하는 법, 다시 단단하게 굳히는 법을 배워 나갈 것이다. (에필로그 中)

 

이 책의 마지막에는 여행팁이 담겨있다. 특히 아프리카 여행은 어느 지역보다 준비를 철저히 해가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자료수집부터 루트 선정, 예방접종 및 짐싸기, 경비 등 궁금한 점을 해결해주는 간단한 팁 모음이다.

 

여행은 여행자를 성장시킬 수 있다. 살아가는 데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저자의 전작과 이 책이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번 편이 좀더 성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책자는 독자의 간접경험과 대리만족을 끌어올리는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이 책의 매력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스물셋의 시절, 무작정 세계를 누비겠다는 마음조차 잊고 있던 지금의 나에게 이 책은 선물과도 같은 느낌이다. 간접경험과 대리만족의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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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 당신과 문장 사이를 여행할 때
최갑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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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당신에게, 여행』을 통해 최갑수 저자의 글을 만나보았다. 그의 책은 일단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 사진을 이토록 맛깔나게 찍을 수 있다니. 부러운 능력이다. 하지만 책에 있어서는 글보다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을 다 보고 나서야 글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과 함께 사진을 보며 놓친 부분을 다시 잡아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번에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라는 책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기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온통 하얗다. 계절 분위기에 잘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행일도 12월. 표지도 하얀 눈이 덮인 듯한 모습이다. 추운 겨울에는 방 안에서 상상 속의 여행을 하는 것이 제격이다. 함박눈이 내리던 겨울 날, 이 책을 읽은 시간을 한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마음속 여행에 초대받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을 접한 느낌은 '신선하다'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이기에 이미지 변신을 하는 느낌이었다. 사색의 세계에 끌어들여 여행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진지하게 고민해보도록 도와준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의 사유 속으로 들어가본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눈길을 끈 문장,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는 것'을 마음에 담아본다.

 

마음을 다해 대충 한다는 것 

 

저는 뭔가를 깊이 생각해서 쓰고, 그리고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대충한다'고 바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대충 한 게 더 나은 사람도 있답니다. 저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으려나요. 대충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안자이 미즈마루, 『안자이 미즈마루: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당신과 문장 사이를 여행할 때

그 부제와 어울리는 책이다.

 

 

커피는 식어가고 봄날은 간다

우리는 늙어가고 여행은 점점 힘들어진다.

 

자판을 꾹꾹 눌러 문장을 만든다.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 따위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회사원에서 프로레슬러로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그런 순간은 결코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반성하자. 비관하지 말고. 오늘은 반성하기 좋은 날씨고 이곳은 반성하기 좋은 위치다. (281쪽)

 

읽다보면 문득 멈춰지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서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역시 그의 글에는 시각적인 효과가 감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주니 그것이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점을 활용하여 독자를 이끌어간다. 감성을 자극하며 골똘히 젖어들게 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지금껏 저자의 책을 통해 세상을 여행했다면 이번에는 작가들의 말을 통해 여행을 깊이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을 할 때 가지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지 않을 때에 방안에서 마음속 여행을 하는 데에도 제격이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 말고 여행에 대해서 큰 틀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또한 여행의 일부분이기에 공감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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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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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제 6권이다. 아우름은 다음 세대에 말을 거는 샘터의 인문교양 시리즈이다. 'Aurum'은 라틴어로 '빛나는 새벽'이란 뜻이다. 1권 최재천의『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를 시작으로 2권 장영희『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3권 신동흔『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4권 주철환『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5권 우치다 타츠루『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가 출간되었고, 이 책이 6권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이다. 아우름은 우리의 감성과 지성에 빛나는 새벽을 여는 책을 만들고자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이재.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한 행복한 문화지리학자로, 음식, 패션, 관광, 스포츠, 현대미술, 후각의 세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구에 도전해 왔다. 좋아하는 것 두 가지는 나비와 말괄량이 삐삐. 전 세계적으로 절망을 딛고 꿈을 이룬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비를 좋아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때마다 놀라게 된다고. 애벌레에서 갑갑한 번데기 시절을 거쳐 눈부신 나비로 변신하는 삶, 그래서 세상에 나비 효과를 퍼뜨리는 삶을 꿈꾼다. (책날개 中)

 

저자는 여는 글에서 현재 직업이 지리학자이자 대학교수라고 말하고 있다. '지리학자' 하니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지리학자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나또한 지리학자에 대해 그와 비슷하게 생각했었나보다. 지리에 대한 선입견때문인지 지루하지는 않을까 생각되었는데 그 장벽을 저자 자신도 알았나보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나온 이후에는 더욱 흥미로운 시선으로 지리학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꽃과 나비를 사랑하는 지리학자로서 어린 왕자에게 새로운 지리학을 소개하고 지리학자에 대한 오해도 풀어 주고 싶습니다. 어린 왕자를 위한 새로운 지리학은 오감을 총동원해야만 발견할 수 있는 매혹의 세계를 다룹니다. 지하자원, 농산물, 공업지역의 위치를 확인하고 경제 개발을 우선시하는 남성적 지리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꽃의 향기, 작은 나비의 날갯짓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여성적 지리학의 세계로 안내하고 싶습니다. 인구밀도, 국민소득, 강수량 등 딱딱한 통계수치와 복잡한 그래프는 배제하고 아름다운 사진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주로 사용하지요. 주로 사하라 사막만 여행한 듯한 어린 왕자에게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중남미 등 어린 왕자가 좋아할 만한 지구별의 다양한 장소들을 안내해 주고 싶네요. (26쪽)

 

이 책에서는 지리적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공간을 잘 선택하고 용기 있게 이동해 세상에 나비 효과를 퍼뜨리고, 삐삐처럼 즐겁고도 당차게 삶을 개척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훑어보다가 저자가 정리해둔 '나비마법 공식' 이야기를 보게 되는데 훌륭한 인물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들 모두 나비마법의 1~5단계를 거쳐서 나비가 된 후에도 더 멋지게 오래 살고, 그 날갯짓이 더 멀리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한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나비마법 공식

나비마법 1단계: 알에서 깨어나 일단 세상 밖으로 나와 꿈틀거려야 한다.

나비마법 2단계: 여기저기 다니며 열심히 먹어 힘을 길러 둔다. 나에게 맞는 공간이 어디인지 치열하게 탐색한다. 다양한 지리적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비마법 3단계: 나에게 맞는 장소를 발견하여 고치를 만들어야 한다.

나비마법 4단계: 캄캄한 절망과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홀로 견뎌야 한다. 지리적 상상력의 집중 훈련기.

나비마법 5단계: 우아한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세상을 날다.

 

나비마법 공식은 맨 마지막에 나온다. 이 책에 수록된 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훑어보아도 삶의 모습이 공식에 들어맞는다. 다 읽고 나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를 다시 훑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인문교양 시리즈의 책이라고 해서 부담을 갖거나 대단한 결심을 하고 덤벼들지 않아도 된다. 어렵거나 지루한 책이 아니라서 읽어나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부담없이 얇은 분량이지만 잘 모르던 지리학 분야에 대해 알게 되는 면에서도 좋았고,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비마법 공식에 따라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일반인에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나갔고, 특히 지리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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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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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5년이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2016년이 아직 멀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여기 저기에서 2016년을 이야기하다보니 이제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15년 양의 해가 시작될 때에만 해도 낯설었는데 이제는 2016년 원숭이 해를 맞이해야할 시점이 왔다. 제법 겨울이 되어 공기가 서늘해지고 크리스마스 장식이 들어서는 시기, 해마다 이 시점에 출간되는 책이 있다. 바로『트렌드 코리아』이다. 이번에는 『트렌드 코리아 2016』을 보면서 2015년을 떠나보내고 2016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본다. 

 

이 책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를 비롯하여 전미영, 이향은, 이준영, 김서영, 최지혜 등의 공저로 출간되었다. 이들이 속한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1997년부터 소비자 행태, 소비문화, 소비사회 등을 주제로 연구해온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의 <소비자행태연구실> 트렌드연구팀을 모태로, 2007년 동 연구소 중점사업부의 하나로 설립된 트렌드 분석, 예측 기관이다.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해당 업계의 소비자와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에 부응하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학습형 컨설팅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2016년은 MONKEY BARS로 규정했다. '멍키바'가 무슨 뜻인지 살펴보며 올해도 잘 갖다붙여 의미를 만들어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해마다 그 해에 맞는 단어를 찾아 그 시기의 이슈를 모아서 책으로 펴내는 작업은 한두 사람의 노고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멍키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대 유격장에서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말한다. 흔히 정글짐과 혼용되기도 하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정글짐은 3차원의 돔 형태를 띠는 반면, 멍키바는 원숭이처럼 매달려서 이동할 수 있게 한 구름다리 형태를 띤 놀이기구다. 2016년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의 깊은 골을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키워드다. (8쪽)

 

이 책의 초반은 2015년 분석으로 채워졌다. 먼저 10대 트렌드 상품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으로는 단맛, 마스크&손소독제, 복면가왕, 삼시세끼, 셀카봉, 셰프테이너 등이 있다. 선정 방법과 10대 트렌드 상품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한 글을 읽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속에 자리잡은 이슈를 점검해본다. 일시적 불황에는 매운맛을 선호하지만, 장기 불황처럼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오히려 단맛을 선호하게 된다고 한다. 허니버터칩이나 슈가보이 백종원의 인기가 경제적인 면과도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다. 올해는 메르스로 마스크와 손소독제 수요가 증가했고, 먹방에서 쿡방으로 관심이 집중되어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2015년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바라보며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본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는 COUNT SHEEP에 맞추어 트렌드 코리아 2015를 예측했는데, 이 책을 보며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다.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2015년에 실제 상황이 어땠는지 되돌아보고 짚어보았다. 먼 과거가 아니니 생생하게 정리해볼 수 있었다. '햄릿증후군, 감각의 향연, 옴니채널 전쟁, 증거중독, 꼬리,몸통을 흔들다, 일상을 자랑질하다, 치고 빠지기, 럭셔리의 끝,평범,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 숨은 골목 찾기' 등 2015년에 있었던 10가지의 소비트렌드를 회고해보았다. 개인별로 공감 지수는 조금씩 다르더라도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이라는 점에는 인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불안이라는 거대한 짐을 지고 저성장기의 구름다리를 건너야 할 2016년, 안전하게 2017년에 도달할 수 있도록 경제,나라살림,IT 기술, 사회문화적 동향을 중심으로 간략히 전망해본다.(191쪽)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2016년 소비트렌드 전망을 살펴본다. '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과잉근심사회,램프증후군, 1인 미디어 전성시대, 브랜드의 몰락,가성비의 약진, 연극적 개념소비, 미래형 자급자족, 원초적 본능, 대충 빠르게,있어 보이게,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취향 공동체 등 총 10가지의 트렌드 전망이다.

 

이 책은 다음 내용이 어떨지 궁금해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연말연초에 점을 치거나 토정비결을 찾아보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사회적인 이슈로 뉴스에서 보면서도 흘려넘기던 것도 다시 한 번 집중해서 보게 되었고 의미를 점검해보았다. 이 책을 읽는 것으로 연말의 행사를 삼게 되었다. 그 해를 점검하고 내년을 계획하는 의식을 치르는 기분이다. 어찌하든 시간은 흘러 다음 해로 바뀌게 되지만, 한 해를 짚고 넘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의미를 일깨워주면서 현재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이 책에는 2015년 소비트렌드 회고와 2016년 소비트렌드 전망이 함께 들어 있어서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일년 후 이 무렵에 전망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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