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대한민국 스토리DNA 10
염상섭 지음 / 새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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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의『삼대』는 학창시절 자주 보던 소설이다. 소설의 앞부분을 보면 익숙하다. 교과서에 나와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밑줄 긋고 외워가며 시험 공부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실주의적, 현실비판적, 구어체, 만연체… 소설의 성격과 문체를 달달 외우던 생각이 난다. 물론 '만연체'라는 데에서 주어지는 '지루할거야'라는 선입견에 지금껏 그 다음 이야기를 읽을 생각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사실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지만 애써 찾아 읽을 노력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설 연휴를 맞이하여 두꺼운 소설을 읽고 싶었기에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새움출판사에서 출간된 '독자들이 사랑한 대한민국 스토리DNA' 중 한 권이다. 당대에 실제로 독자들이 가장 많이 사서 읽었던 소설 중 엄선하여 시리즈를 꾸몄는데, 『단종애사』,『만다라』,『황태자비 납치사건』등의 책이 포함된다. 이 책『삼대』는 그 중 열 번째 책이다. 당대의 베스트셀러라는 점에서 호기심은 충분히 자극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삼대』는 2016년 1월에 초판 1쇄가 발행된 새움출판사'대한민국 스토리DNA 010'이다. 먼저 이 책 앞에 있는 일러두기를 살펴보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1. 『삼대(三代)』는 1931년 1월 1일에서 9월 17일까지 총 215회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2. 표기는 작품의 원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2015년 현재의 원칙에 따랐다. 다만 사투리나 속어. 대화체의 옛 표기 등은 되도록 원복을 살렸다.

3. 국내외의 지명은 작품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당시의 것을 대부분 살렸다. 생소한 경우 괄호 안에 현재의 지명을 밝혔다.

4. 현재의 어법에 비춰 부자연스러운 일부 표현은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수정했다.

5.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 우리말이나 한자어 등은 해당 페이지 아래 간략한 설명을 붙였다.

그리하여 시대적인 배경을 떠나서 현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감각의 소설로 재탄생했다. 인간의 욕망이 계속되는 한, 어느 시대의 사람이 읽든 이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수업 시간에 국어선생님이 읽어주시던 목소리까지 음성지원이 되는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읽다보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뗄 수 없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조의관, 조상훈, 조덕기에 이르는 삼대를 통해 세대 간의 대립과 그 필연적 몰락 과정을 담았다. 손자 조덕기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큰 틀만 보면 인간의 삶과 갈등을 담은 평범한 소설이다. 하지만 인물 하나 하나에 세세하게 들어있는 인간상에 인간 심리의 바닥까지 들춰보게 된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탁월한 심리 묘사다. 그 당시에도, 지금도, 볼 수 있는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의 은밀한 감정을 톡톡 건드려준다. 시대 배경을 떠나 인간 심리는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이란 간특한 것이다. 지나는 전차 속에서 잠깐 마주 보는 사람도 공연히 달라는 것 없이 얄미운 사람이 있기도 하고, 오고 가는 길가에서 눈결에 스쳐 가는 사람도 많이 본 사람같이 눈에 익고 호의가 쏠리는 경우가 있다. 덕기의 이 집안 사람에 대한 감정이 그러한 것일지 모른다. (235쪽)

'눈결에 본 동리 처녀가 시집을 간대도 까닭 없이 시기는 생기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렇게 간사하고 더럽게 된 것이 약점이다.' (617쪽)

 

 

소설 안에서 자신의 모습, 주변 사람들을 읽어낼 수 있고, 자신의 삼대를 되짚어보게 된다. 문화적 배경만 다를 뿐이지 사람의 마음은 거의 비슷하다. 결국 소설을 통해 현실 속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점에서 문학의 가치는 지속될 것이다. 끊임없이 대를 이어 다른 듯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이 소설은 인간 삶의 샘플같은 한 조각일 뿐이지만, 어찌보면 다양한 인간사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어서 누가 읽어도 생생하게 되살아날 것이다.

 

평범한 문장으로 사람 마음을 옭아매는 신비한 소설이다. 장편소설이지만 분량에 상관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 염상섭은 진정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현대에 맞게 편집했기 때문에 어색함 없이 푹 빠져들 수 있고, 시대에 상관없이 몰입하게 된다.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 염상섭의 대표작! 이 설명만으로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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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브라운과 함께한 내 인생
찰스 M. 슐츠 지음, 이솔 옮김 / 유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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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가 개봉되었다. 스크린을 통해서 바라보는 스누피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사실 우리에게는『피너츠』라는 제목보다는 '스누피'라는 하얀 강아지가 더 익숙하다. 실패투성이 소년 찰리 브라운과 최고의 친구 스누피의 이야기는 그저 옛날 만화라고만 생각했는데, 1950년 10월 2일에 처음 실린 코믹 스트립부터 찰스 슐츠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인 2000년 2월 13일 일요일에 실린 마지막 코믹 스트립까지 반백년을 이어간 대장정의 작품이었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찰리브라운과 스누피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찰스 슐츠의 인생을 담은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슐츠는 모든 평일판 만화와 일요판 만화를 직접 쓰고 그리고 칠하고 글자를 그려 넣었다. 그런 식으로 슐츠의 작업실에서는 거의 50년 치에 달하는 총 17,897편의 코믹 스트립이 탄생했다. 한 명의 작가가 이룬 양으로 봐도 슐츠의 성취에 비견할 만한 작품은 없다. (12쪽)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작품의 어마어마한 양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고 역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 들려준다.

슐츠의 코믹 스트립은 시각 매체의 유머와 만화 예술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창조적 성취라는 풍요로운 유산에 기대어, 마침내 20세기 후반을 대표하여 독자와 소통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거듭났다. 슐츠는 만화 매체에 현대의 사회적, 심리학적, 철학적인 갈등을 다룰 수 있는 융통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13쪽)

 

이 책을 통해 슐츠의 삶과 일, 예술을 살펴본다. 이 책은 슐츠의 대표적인 산문을 모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그중에는 출판된 원고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슐츠가 직접 쓴 글을 묶었다는 데에 이 책이 더 큰 의미가 있다.『행복은 포근한 강아지』라는 산문집을 80만부 넘게 팔아낸 슐츠의 문장력은 이 책을 읽다보면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저 평범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평범한 이야기도 특출나게 느끼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러니까 50년 내내 한 가지에 몰두하여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적당한 때에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주어서 집중하게 만든다. 그런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 찰리브라운의 아버지가 이발사라는 점, 스누피의 전신이 된 개 이야기, 학창 시절 몸이 약했던 이야기 등 그냥 어린 시절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가 그린 만화에 밑바탕이 되어 반영되었다. 또한 만화로만 볼 때에는 몰랐지만 이 안에 깔린 상징과 철학적 요소를 엿볼 수 있었다. '나의 일'에서는 찰스 슐츠의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다. 작업실을 어떻게 했는지, 펜 작업은 어떻게 했는지, 줄거리에 대한 생각은 어떠했는지 낱낱이 들려준다. 결국 그의 삶과 일, 예술이 모두 통합되어 찰스 슐츠와 피너츠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화는 결국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고, 만화가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화가가 자신의 매체에 충실히 머무르면서 그것으로부터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자신의 일이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그 만화가는 최악의 날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201쪽)

때로는 그의 유머에 웃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하게 삶에 대한 성찰을 엿본다. 만화가로서의 사명과 그의 의지를 보며 투철한 직업정신을 느끼기도 했고, 삶의 철학을 보게 된다.

 

이 책에서 중간 중간에 코믹 스트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찰스 슐츠와 그의 만화는 떼려야 뗄 수 없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드문드문 읽었던 스누피 만화 정도로만 기억하던 『피너츠』와 만화가 찰스 슐츠에 대해 제대로 짚어보았다. 스누피와 찰리브라운 캐릭터를 아끼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할 것이고,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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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셀프 트래블 - 2016~2017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한혜원.김미정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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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 항공료가 비교적 저렴하며 짧은 시간 안에 돌아보고 올 수 있는 여행지를 꼽아보면 단연 도쿄가 먼저 떠오른다. 이 책은 세계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셀프트래블 중《셀프트래블 도쿄》이다.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고 있는데, 이 책은 도쿄 2016-2017 최신판이다. 서울도 오랜만에 가보니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변화했던데, 도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예전에 가보았다고 해서 그때 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행 가이드북을 가져간다면 최신판으로 준비해가야할 것이다. 《셀프트래블 도쿄》가 제격이다. 

 

 

 

이 책은 도쿄 자유여행을 위한 맞춤형 가이드북이다. 일단 도쿄 여행 핵심 코스를 담은 것을 보면 만족스럽다.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 하라주쿠, 롯폰기, 긴자, 아사쿠사, 요코하마, 닛코, 도쿄디즈니리조트의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그밖에 도쿄 관광명소, 레스토랑, 쇼핑 등 카테고리별 베스트 추천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원하는 정보 대부분이 수록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일정별, 콘셉트별 도쿄여행 모델 코스를 제시해준다. 추천하는 여행 일정은 다섯 가지이다. '휴가 내지 않고 꽉 찬 주말 즐기기, 쇼핑과 다이닝에 올인하고 싶은 여행자를 위한 2박 3일 코스, 초보티를 벗은 도쿄 여행자를 위한 도쿄 2박 3일 코스, 가족과 함께 버라이어티하게 즐기는 도쿄 3박 4일 코스, 외곽지역까지 연계한 여유로운 도쿄 5박 6일 코스' 다섯 가지 중에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끌린다. 아마 가이드북이 필요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그러리라 생각한다.

 

 

또 하나의 작은 식당 일본의 편의점. 이 책을 통해 일본에서 편의점에 가면 어떤 곳에서 무엇을 먹을지 미리 정해둔다. 몰라서 못 먹는 경우는 있어도 알고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선쿠스의 셰리에 돌체 시리즈의 디저트 제품을 눈독들인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도로케루 티라미수(녹아내리는 티라미수)와 덴시노푸딩(천사의 푸딩)은 최고의 인기상품이라니 꼭 기억해야겠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한 끼 때우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여행 중에는 그곳만의 특징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진다. 도쿄 여행 중에는 시간을 내서라도 '백년 맛집'에 가보면 좋을 것이다. 몇 대에 걸쳐 이어가는 장인정신의 비결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도쿄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장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껴보자. (34쪽)


 

 

가장 먼저 도쿄 여행 1번지 '신주쿠'가 나온다. 신주쿠는 야마노테선은 물론 7개의 지하철이 통과하는 도쿄의 가장 중요한 교통 요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숙박 시설과 백화점, 쇼핑센터, 맛집 등이 몰려 있는 도쿄 쇼핑과 관광의 핵심지. 이 책에서 신주쿠의 지도와 추천 하루 일정을 볼 수 있다. 지역 자체가 넓기 때문에 동선을 잘 짜서 이동해야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며 우선 꼭 가볼 곳을 정한 후 그에 맞추어 노선을 짜도록 하라고 조언해준다.

 

이어서 관광명소의 소개와 가는 법, 주소, 전화, 웹사이트까지 안내해주고, 음식점, 쇼핑 등의 정보까지 일러준다. 짧은 일정으로 여행을 간다면 이 책 속에 있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물론 여행은 현지에서의 예상치 못했던 경로 이탈도 즐거움을 주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준비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준비는 철저히 해가야 안심이 되는 사람에게는 이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도쿄에서 가장 일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아사쿠사'. 도쿄의 현대 분위기만 보기에는 살짝 아쉽다면 가보면 좋을 것이다. 가나리몬에서 센소지까지 들어가는 길을 따라 일본 전통 잡화는 물론이고 유명 먹거리들이 가득해 이동하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라고 하는 설명을 보니 슬슬 거닐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Focus 03 '숨은 보물찾기, 요건 몰랐지?' 에서는 도쿄역에 대해 알려준다. 짧은 시간 내에 가장 효율적인 쇼핑과 다이닝을 원한다면 간단하게 도쿄역으로 향할 것! 가볼만한 곳 위치를 잡아주니 헤매지 않고 가이드북을 내밀고 물어봐도 좋겠다. 빡빡한 일정에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라도 효율적인 한 곳을 가야한다면 도쿄역으로 향해야겠다고 머릿속에 입력해놓는다.

 

그밖에 도쿄 일반정보, 교통정보 및 식당, 숙박 등의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쇼핑, 식도락 여행까지 단기간에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알차게 담았다. 숙소는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으니 이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따라 선택하면 될 것이다. 고급 체인 호텔부터 비즈니스 중급 호텔, 에어비앤비까지 본인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서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셀프트래블 시리즈 여행 책자에서 여행을 가볍게 해주는 부록으로 셀프트래블 맵북이 있다. 여행지에서는 숙소에 책을 놓고 가볍게 맵북만 들고 돌아다니면 좋을 것이다. 낯선 곳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모르면 현지인에게 물어보기에도 좋으니 지도 지참은 필수다. 도쿄 여행을 간다면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셀프트래블을 꼭 가지고 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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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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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현실에만 집중된 시야를 넓히는 데에는 역사 공부만한 것이 없다. 우리의 과거를 큰 틀에서 되돌아보고, 현재의 모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이다. 하물며 '인간 존재'에 대해서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고 생각해보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이 책《사피엔스》를 통해 인간 종의 역사를 때로는 세세하게, 때로는 큰 틀에서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보았다. 이 책을 통해 인간 종 이해를 위한 기나긴 대장정을 펼친다.

 

《사피엔스》는 2011년 이스라엘에서 히브리어로 출간된 이래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다.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박사. 스스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총,균,쇠》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빅히스토리'를 서술한다. "매우 큰 질문들을 제기하교 여기에 과학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총,균,쇠》는 보여주었다." (옮긴이의 말 中)

 

이 책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종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인간은 역사상 가장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에 따라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의 진로는 전면적으로 바뀔 것이다."(6쪽) 문제의식을 느끼며 이 책에 몰입하게 된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제1부 인지혁명, 제2부 농업혁명, 제3부 인류의 통합, 제4부 과학혁명이다. 이 책에서는 역사의 진로를 형성한 세 개의 혁명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고,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으며, 약 5백 년 전에 시작된 과학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들 세 혁명은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이 책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친절하게 떠먹여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정치, 종교, 경제 등 인간 종의 다양한 면모를 가만히 앉아서 살펴본다. 질문을 던지고 독특한 관점으로 답변을 제시해주기에 바라만 봐도 흥미롭다. 관객에게 입장료가 아깝지 않고 정말 잘 봤다고 생각하게 하는 공연같다. 물론 준비를 철저히 해서 그 자체로 완벽하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공연 말이다.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능력에 저절로 손가락을 치켜 세우게 된다. 재미있게, 흥미롭게, 몰입해서 보았다.

 

특히 인지혁명, 농업혁명을 지나 과학혁명을 읽을 때에는 좀더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었다. 점점 현재의 인류와 가까워지며 인류의 현재모습을 솔직담백하게 짚어주기 때문이다. 설득력 있는 돌직구에 어느새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소비지상주의 이념을 성공적으로 준수하며 살아간다. 새로운 윤리가 천국을 약속하는 대신 내놓은 조건은 부자는 계속 탐욕스러움을 유지한 채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시간을 소비할 것, 그리고 대중은 갈망과 열정의 고삐를 풀어놓고 점점 더 많은 것을 구매할 것이다. 이것은 그 신자들이 요청받은 그대로를 실제로 행하는 역사상 최초의 종교다. (494쪽)

 

또한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라며 유전공학, 사이보그 공학을 언급한다.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역사의 다음 단계에는 기술적, 유기적 영역뿐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정체성에도 근본적인 변형이 일어나리라는 생각이다. 또한 이러한 변형은 너무나 근본적이어서 사람들은 '인간적'이라는 용어 자체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584쪽)

 

"인간이 신을 발명할 때 역사는 시작되었고,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유발 하라리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 영원한 젊음을 얻고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587쪽)

 

두껍지만 한달음에 읽게 되는 책이다. 저자의 어투는 비판하거나 교훈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거부감도 없다. 무엇보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저자가 곳곳에 장치해 놓은 웃음코드 덕분이다. 거창하고 두꺼워서 움찔하더라도 조금만 읽다보면 금세 시선을 고정하게 될 것이다. 약간 비장하게 읽기 시작했지만 '뒷담화 이론', '게걸스러운 유전자 이론' 등 깔깔거리며 읽다보니 어느새 무장해제되어버렸다. 생물학과 역사학을 결합하여 들려주는 우리 종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모습을 보며, 인간의 미래까지 엿본다. 어느새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추천사처럼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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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한국은 없다 - 총체적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 민낯 보고서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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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안 좋다는 이야기는 꽤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하지만 요즘처럼 체감하게 되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일본과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면 더욱 암담하다. 과연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이 힘드니 언젠가는 볕들 날이 있겠거니 생각했던 안일한 마음에 강력한 한 방을 날리는 책이 있다. 바로 공병호의 『3년 후, 한국은 없다』이다. 300년 후도 아니고, 30년 후도 아닌, 3년 후라니…….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며 저자의 글에 몰입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공병호. 현재 공병호경영연구소의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 경제, 경영에 대한 깊은 이해와 냉철한 시선 그리고 탁월한 사유로 20년 이상 이 시대의 지성으로서 책임 있는 행보를 보여온 그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경제경영 분야의 전문가이다. 세상에 대한 전방위적 지식과 높은 탐구의식을 기반으로 자기계발, 기업가 연구, 기업흥망사, 사회평론, 서양고전, 성경 등 다양한 주제로 집필 영역을 확장하면서 열정적인 저작과 강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뉜다. Part 1 '대한민국의 민낯'에서는 늘어나는 국가부채, 갚기 힘든 가계부채, 저성장이 고착되는 경제성장률, 추락하는 산업 경쟁력에 대해 다루고, Part 2 '보이지 않는 미래'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규제, 교육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Part 3 '중심부와 주변부의 길목에 선 한국'에서는 시대정신, 빈부격차, 경제위기, 국제환경, 통일, 정치에 대해 다루고, 마지막으로 Part 4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시스템 재건'에서는 한국인의 원형, 대한민국 재건 프로젝트를 이야기한다. 에필로그는 '직시하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인데 공병호가 생각하는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대한민국의 현재를 점검해보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민낯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답답하고 불편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내 모습이고 우리나라의 모습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불편해도 꼭 알아야 할 현실이다. 현실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미래를 논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읽게 되는 현실은 위기이고, 지금이 바로 변화를 추구해야할 때이다.

평화 시에는 무난한 것도 괜찮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해는 할 만하다. 그러나 위기 시에 무난함은 죄악이다. 그것도 큰 죄악이다. 나라가 변신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고 상황을 악화시킨 죄는 뇌물을 받은 죄만큼이나 큰 죄로 간주할 수 있다. (142쪽)

   

"먼저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더 정직해져야 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문제를 문제로 깊이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우리의 실제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 문제를 직시하면 절실함이 생기고, 절실함이 있어야 어떤 문제든 해결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318쪽)" 모든 것은 우리 현실의 문제를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해야할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덮을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인기를 위해 막아버릴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협조를 구하며 변화를 시작해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우리의 현주소와 수입창출 능력의 문제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기 바란다. 그럭저럭 작동해왔던 한국호를 구성하는 여러 시스템이 시대 흐름에서 뒤처져가고 있다는 현실과 이로 인해 누적되는 적폐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319쪽)"

 

이 책은 불편한 책이다. 의견차가 있으니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핑크빛 미래는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숫자가 말해주는 결과와 저자의 이야기에 어느덧 고개를 끄덕이며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게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고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외견상 잘나가는 나라처럼 외부에 포장되어 있다. 당분간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허술한 포장은 언젠가는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게다가 계속 안으로 곪아가고 있는 실체라면 더더욱 포장만으로 감싸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244쪽)

 

대한민국의 민낯을 스스럼없이 파헤친 책이며, 이대로 가다가는 감당하지 못할 위기에 허우적거릴 걱정에 이 책을 썼다고 생각된다. 프롤로그의 제목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라는 문장이 가슴에 파고든다.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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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rich 2016-02-06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빅쇼트를 보고다시한번 한국사회와 세계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