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문학 -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캠페인
구효서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인문학’ 
뭔가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학창시절에는 어떻게든 접하게 되었는데,
졸업을 하고 나니 
일부러 찾지 않으면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인문학’에 갑작스런 관심을 갖고 읽어보게 되었다.

너무도 오랫동안 방치해놓은 듯한 느낌,
내가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 
너무도 아득한 기억 속에서 
이 책을 읽으며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나보다.
인문학에 좀더 관심을 가지며 말이다.

먼저 이 책의 프롤로그가 시선을 끈다.

대중들은 좀 더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피부에 와 닿는 인문학을 요구한다.
문화유산과 역사 인물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가 서로 교감하고,
일상의 삶에서 ‘재미와 유익’, ‘감동과 느낌’, ‘여유와 관조’를 얻으려 한다. (8p)

맞는 말이다.
일상과 동떨어진 인문학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문학을 원한다.
때로는 ‘저 글을 쓴 사람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까?’하는 의문을 남기게 되는
그런 난해한 글 말고,
온 마음을 다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읽고 싶었다.

이 책은 나와같은 독자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이해하기 쉽게 대중들에게 다가오는 책을 쓰려는 인문학자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책이다.
1부, 사람의 자취를 따라 떠나는 길 위의 인문학, 2부, 역사의 흔적을 따라 떠나는 길 위의 인문학, 그 주제가 마음에 든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가 있고 미래도 있으니,
사람과 역사의 자취와 흔적을 따라 떠나는 길 위의 인문학을 보며,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이곳을 상상해본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어렴풋이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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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홍차에 빠지다
이유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 30분, 한 잔의 홍차로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잠깐의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6p)

‘홍차는 써서 싫어!’라는 편견을 깨게 해준 책이다.
홍차를 마시겠다며 구입했다가도
씁쓸한 맛에 눌려 결국에 다시 커피 애호가로 변해버린 시간이 수도 없다.
나의 경우, 맛의 세세한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게을러서 그런지,
세세하고 어렵게 방법을 찾아가며 맛있는 것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서 홍차도 주로 티백으로 마셨고, 
그저 티백이기 때문에 씁쓸함이 강하다는 생각을 했었나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내가 홍차 티백을 먼저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쓰고 떫은 맛이 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 속에 적힌 대로 뜨거운 물을 먼저 붓고 티백을 살짝 옆으로 넣고 1분 정도만 우려내보았더니,
홍차의 향이 다르게 느껴진다.
아주 간단한 변화에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
이제부터 새롭게 홍차 마니아가 될 듯하다.

홍차 한 잔 하면서 책을 보는 시간이 정말 여유롭고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밀크티의 맛을 다시 한 번 내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해도 인도에서 마셨던 짜이의 맛이나, 영국에서 맛본 밀크티의 느낌을 살릴 수가 없었는데, 이 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도 홍차의 세계가 다양하고 풍부했다는 것을 알게 되다니!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쓰다는 편견에 멀리했던 홍차에 지대한 관심이 생기도록 나를 유혹한다.
눈으로 마시고, 빠져들 수 있도록,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준다.

홍차에 빠져들 것같은 오후 4시,
얼그레이 한 잔을 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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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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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인터뷰 [김제동의 똑똑똑] 들을 모아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 우연히 경향신문에서 연재한 인터뷰 중 고현정 편을 보았다.
상당히 긴 내용이었지만, 충분히 공감하게 된 이야기여서 
그당시 바쁜 와중에도 오랜 시간 천천히 읽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인터뷰까지 일부러 찾아서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의 출간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한 권의 책으로 엮인 이야기를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언제 나올까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고,
이제야 다 읽어보게 되었다.

나에게 이 책을 읽는 것은 편안한 휴식이 되었다.
긴장하며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휴식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마치 친한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의 느낌이랄까!
부담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들에 조용히 귀기울이고 있었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이야기를 김제동이 대리인으로 인터뷰의 장을 펼쳐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속의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보며,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점,
그들의 소신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점,
그 소신있는 이야기들에 공감할 수 있는 점,
그런 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이었다.
겉모습만 보게 되는 사람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듣게 되어서 좀더 관심이 가게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나뿐이 아니었나보다.
어느새 내 책상 위에 놓아둔 이 책을 어머니께서 읽고 계신다.
최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로 심기가 불편하셔서 버럭 목소리를 높여 다음 문장을 읽으신다.

지난달 있었던 국방부 장관의 말실수도 떠올랐다. 
장관은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도민을 만난 자리에서 “훌륭한 관광지는 인공조형물이 필요하다”면서 “아프리카 밀림은 관광지가 아닌 무식한 흑인들만 뛰어다니는 곳일 뿐”이라고 말했다. 
‘좌파 스님’ ‘살인자 만든 좌파 교육’ ‘4대강 어항론’ 등 막말을 내뱉는 ‘높으신’ 분들이 차례로 떠올랐다. (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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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 - 한 시골교사의 희망을 읽어내는 불편한 진실
황주환 지음 / 생각의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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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순종해야했던 학창 시절에
나만의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대학에 가는 것 자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학문을 계속하고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더라면,
나의 미래는 조금 더 달라졌을까?

그때는 그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으면 훌륭한 사람이 그냥 거저 되는 줄 알았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그저 열심히만 살면 성공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훌륭한 사람’에 대한 환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생은 어느 목표의 달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을 읽는 내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하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학창 시절, 그때의 현실이 그저 못마땅해도 마땅히 저항할 수 없는, 그저 그렇게 커가며 졸업하고 어른이 되었다.
이제야 그때의 불합리함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어쩌면 이미 부모가 된 내 또래의 사람들은
그 당시의 기억들을 잊고 
더 심한 경쟁 속으로 아이들을 몰아넣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것들 다 필요없으니 공부나 하라고 하면서~
나 또한 똑같은 상황에 처하면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도 깨달으면서~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별 다를 것 없는 불합리한 현실에 순응하면서 말이다.

“나를 바꿔준 책들에 대하여”와 “세상을 비춰 보게 했던 책들에 대하여”를 읽으며
독서의 시야를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나는 불편한 진실을 대하는 것이 서툴다.
어쩌면 나를 송두리째 바꿀 지도 모를 진실을 알게 될 독서일지라도
나는 애써 진실을 외면하며 현실과 타협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 작은 발걸음을 어쩌면 나는 이 책으로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저자가 인용한 노신의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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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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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다.
구병모 작가는 <위저드 베이커리>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장했다.
그 당시에 아무리 소설이 재미있어도 잠을 자야할 시간이 되면 멈추고 잠에 들었지만,
그 소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흡인력으로 밤늦게까지 푹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인간의 욕심과 인생을 담은 내용을 보며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설을 이렇게 몰두해서 볼 수도 있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그 후, 2년이 흐르고,
구병모 작가의 새로운 소설 <아가미>가 나왔다.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택하여 읽게 된 소설이다.
이 책은 아가미를 갖게 된 남자 ‘곤’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비밀스러우면서도 가슴 저린 운명을 담은 작품이다.
독특한 상상력과 기막힌 소재로 일단 시선을 끈다.
그리고 이번 작품도 손에 잡고 놓지 않으며 마지막 장까지 넘겼다.
하지만 ‘역시 구병모!’라고 하기엔 무언가 아쉬움을 느꼈다.
그것은 어쩌면 전작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느낀 엄청난 파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려진 차기작에 대한 생각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일까?
하지만 글의 소재 자체의 참신함에는 감탄을 마지 않는다.
나는 왜 어렸을 적, 아가미 달린 인어공주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왜 다른 작품에서도 그런 소재를 못 봤던 것일까?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었을 소재인데......

소설은 그렇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소재를 먼저 끄집어 내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이 있나보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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