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꿈꾸는 황소
션 케니프 지음, 최재천.이선아 옮김 / 살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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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덥다.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늘어지는 한여름 오후,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우울해진다. 피곤하다. '감동우화'라는 단어를 보고 따뜻한 감동을 받겠다며 읽은 책이다. <꿈꾸는 황소>라는 제목, '꿈꾸는'이라는 단어도 뭔가 꿈을 주는 행복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현실을 본다. 늘 애써 외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책 표지에 보면 '제인 구달과 이효리가 극찬한 감동 우화'라는 글과 함께 그 두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사진을 찍은 모습이 보인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극찬한 이야기라니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 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사랑스런 황소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책의 주인공은 황소다. 황소 에트르. 사람이 아니라 소가 주인공이다. 소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나에게는 그저 잔인하고 우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인간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인것일까?

 

 이 책이 어떤 점을 부각시키려는지 잘 모르겠다. 이것이 정말 소의 시선인지 그저 사람의 시선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내가 육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내 일은 아니라고 넘겨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먹는 생선 또한 그런 시선으로보면 인간이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잔혹한 느낌이 들며 나는 괜히 불편한 마음만 갖게 된다. 인도가 소들의 이상향인가? 그러면 인도에서 육식을 위해 도살되는 닭,양,물소 등은 동물이 아니던가? 그 동물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또 어떻게 달라질까?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에 죄의식을 가져야하는 것인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기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주어진 삶에 익숙해지는 것, 그보다 잔인한 운명은 없다!" 그 말을 음미하며, 아무래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어쩌면 내가 보지 못한 이 책의 가치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깨달을지도 모른다. 그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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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In the Blue 6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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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지는 곳' 시리즈가 좋다. 사진과 그림으로 여행을 이야기하는 책이 마음에 들었다. 재잘재잘 이야기가 많은 것보다 조용히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을 더 좋아해서일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듯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느낌이 와닿았다. 예전에 폴란드, 크로아티아, 벨기에 편을 읽었다.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되면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책을 보고 마음에 담아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여행책자로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니까! 여행에 대한 생각이 없는 때에 읽어도 마음이 들뜨면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니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다.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다. 베네치아는 최근 유럽 여행에서 다녀온 곳이기 때문이다. 다녀온 곳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잠자던 나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다녀온 곳이 담긴 책, 이 책을 읽으며 베네치아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본다.

 

 이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사진과 그림이다. 사진과 그림에 눈이 가면서 여행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지도가 복잡한 건지 이상하게도 지도를 보고 걸었다가 길을 잃어버렸던 그 당시가 떠오른다. 그냥 베네치아의 길에 몸을 맡기면 벽에 그려진 화살표가 보이고, 그렇게 따라가다보면 못갈 곳도 없었던 그곳이다. 골목을 막연하게 걷고있다고 생각될 무렵,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 건물, 사람들......'낭만이 번지는 곳'이라는 표현이 새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베네치아 여행에서 인상깊었던 것이 무라노,부라노 섬 여행이었는데, 이 책에도 그곳이 나온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내 눈으로 바라본 그곳과 그 시간 내가 찍었던 사진, 이 책에 담긴 사진과 그림은 내가 본 그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대충 보고 흘려넘겼던 풍경들이 깊이 각인되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더 낭만적일 수 있었는데!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가끔 나에게 주어진 행복에 인색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가게 되면 그곳을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자신감이 생긴다.

 

 이 책을 보며 1년 반 전, 유럽 골목여행을 하던 시간을 떠올렸다. 추운 겨울이었던 점이 아쉬웠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뜨거운 와인 한 잔 사서 마시고 힘을 내서 길을 찾던 그 시간, 나에겐 행복이었다. 우리는 결국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저자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당신이 이 책의 어느 페이지에서 본 사진 한 장으로 인해, 한 줄의 글로 인해 '그곳'에 대한 꿈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어느 날, 당신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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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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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제주이민자다. 당연히 이 책이 궁금했다. 읽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일단 이 책을 읽어보고 비슷한 생각에는 공감을, 다른 생각에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느끼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의 제주이주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여행처럼 1년만 살다가 다시 고향인 서울로 가려고 했다. 이곳 생활에 대해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신감을 뚝뚝 떨어지게 하긴 했다. 정 안되겠으면 바로 접고 다시 서울로 가겠다고 했다. 애쓰며 버티는 삶, 더이상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이곳에 와 살다보니, 살수록 내 마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아직도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즐거운 시간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던 것인지 지난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나의 고향은 원래 여기였던 듯 너무도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처음엔 나처럼 무모한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내가 제주도에 내려오던 그 무렵, 육지 이곳저곳에서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언어도 다르고 생소한 문화로 가득한 이곳, 사람들은 제주이주라고 하기보다는 제주'이민'이라고들 한다. 이곳에 내려와서 생활한지 벌써 1년도 넘었다. 초기에 이곳 실상을 잘 몰라서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어쨌든 생각보다 많은 '제주이민자'에 대한 책들이 출간되기 시작한다. 나같은 제주이민자에게는 공감을, 제주이민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정보제공과 안도감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사람들은 이런 류의 책을 보며 구체적으로 꿈을 실현할 준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그들이 왜 제주에 내려와서 살게 된 것인지, 정말 공감이 많이 갔다. '나도 그래!', '더 그곳에 살았으면 숨이 막혔을 거야.' 등등 생각을 하기도 했다. 또한 제주 '재이민자'라고 소개된 사람들을 보니, 나도 만약 제주를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산다고 해도 결국 이곳이 그리워 다시 돌아오게 될지도 모르겠군. 생각하게 되었다. 이곳 제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고, 사람을 잡아끄는 힘이 있는 곳이니 말이다.

 

 앞으로 다양한 시선으로 제주 이민자를 다룬 책이 많이 출간되면 좋겠다. 사실 붐처럼 일어나는 일에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제주에서 관광객만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에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등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책을 읽고 환상에 젖어 덜퍼덕 사업부터 구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곳에 살다보니 외지에서 와서 음식점부터 차리거나 집이나 땅부터 덥썩 구입해서 고생 꽤나 하신 분들의 이야기가 솔솔 들려온다. 삶이 여행처럼 흘러가면 좋겠지만, 감상보다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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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적 같은 일 - 바닷가 새 터를 만나고 사람의 마음으로 집을 짓고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송성영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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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전작 <촌놈, 쉼표를 찍다>를 읽어보았다.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내려가 생활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적게 벌어 적게 먹고 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소소한 삶, 현실적인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 <모두가 기적 같은 일>은 그 뒷이야기로 볼 수 있다. 글쓰는 농부인 저자는 가족과 함께 고흥 바닷가로 이주한다. 집 뒤쪽으로 호남고속철도가 개발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주를 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쉽지 않은 일! 이들 부부가 티격태격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이야기가 솔직담백하게 전개된다.

 

 이 책은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이야기들을 묶어서 책으로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이야기들은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던 이야기였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읽어보았던 것이리라. 저자의 이야기는 솔직했다. 때로는 '이렇게 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읽기도 했고,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까지 책에 밝힐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나의 기준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촌놈, 쉼표를 찍다>를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진이 흑백이라는 점이었다. 이왕이면 좀더 크고 예쁘게, 화면 가득, 컬러사진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것이 좀더 현장감있고 느낌이 좋을 것 같은데, 흑백으로 조그맣게 담겨있으니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사진을 보려면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의 눈으로 봐야한다. 흑백 사진에 크기까지 작아서 솔직히 잘 안보였다. 그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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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앤디 워홀을 너무 빨리 팔았다 - 예술가, 컬렉터, 딜러, 경매회사, 갤러리의 은밀한 속사정
리처드 폴스키 지음, 배은경 옮김 / 아트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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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신선했다. '나는 앤디 워홀을 너무 빨리 팔았다.'라니......저자의 아쉬움이 몸소 느껴지는 그런 제목이었다. 제목을 보면 미술품 경매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술품을 사고 파는 이야기, 호기심이 일어났다. 지금껏 미술 작품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와 작품의 해석만 알고 있었지, 작품을 사고파는 이야기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이다.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새로운 세상을 엿보게 된 기분이었다.

 

 이 책은 일단 지금껏 접하지 못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새롭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했다. 표지에서 볼 수 있듯, '은밀한 속사정'을 솔직하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런 면이 놀랍기도 하고 은근 걱정되기도 한다. 같은 직종의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게 되는 건 아닌지. 어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솔직한 고백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같은 직종의 사람들 전체를 폄하할 수도 있는 문제이니 말이다.

 

 그래도 일반 독자로서는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해서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작품이 얼마의 가격을 받고 넘어가게 될 지, 제대로 넘어갈 수는 있을 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작품을 사고 파는 과정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너무 솔직하고 적나라했다. 이럴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너무 순진하게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일까? 사실 세상 일이 다 그런 것일텐데, 세상을 너무 모르고 살고 있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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