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건가?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에 아쉬움이 많았다.
예전에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진짜 재미있게 보았다.
정말 재미있어서 
‘글을 이렇게도 쓰는구나!’ 감탄했었다.
<맛있는 문장들>도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만큼은 아니었지만,
글의 ‘맛’을 느끼는 색다른 체험을 했던 책이었다.
맛있는 글이 이런 것이구나!
맛깔스런 느낌의 글을 읽는다는 것, 
글을 쓴다는 사람들은 이렇게 곱씹어봐도 맛이 우러나는 글을 쓴다는 것!
이런 것이구나!
감탄을 했던 기억이 쏠쏠하다.
맛있는 글들을 잘 뽑아낸 성석제의 안목에 한 번 더 감탄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니었다.

내가 많이 공감할 수 없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미안한 생각이 든다.
<농담하는 카메라>라는 제목에 대한 느낌도 미안할 지경이다.
농담을 했는데, 나는 이게 뭐냐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꼴이다.
‘뭐야 이거?’라는 이상한 느낌은 도대체 뭘까?
자꾸 미안해지기만 한다.
웃자고 농담했는데, 죽자고 덤비게 되는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우중충하게 안개 가득하거나 비가 잔뜩오는 날씨때문인가?
어쩌면 나는 이 책을 읽지 말았어야했다.
‘농담’과 ‘카메라’ 때문에 기대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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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얼마 전 읽었던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에 나온 서평 때문이었다.
이 책의 제목 <사람 풍경>을 적어두고 언젠가 꼭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 시간이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었다. 드디어~!


저자의 전작은 <천 개의 공감>과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2>를 읽어보았다.
하지만 그 책들은 친구의 선물, 동생이 읽어보라고 권유한 책이었지,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읽은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도 어찌 보면 마찬가지다.
어쩌면 나는 스스로 이 작가의 책을 선택해서 읽지는 않았을 것인데,
어쨌든 나는 김형경 작가의 책을 다른 사람의 서평을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김형경 작가의 책은 이상하게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마음을 후벼파서 정화시키는 느낌이다.
틀린 말이 아니라 맞기 때문에,
너무 공감하기 때문에, 
그것도 과거의 상처를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는 묘미가 있는데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 시간에 대한 적확한 파악이 
책을 읽으면서 뒤늦게 너무도 공감하게 되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공감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해진다.
지나간 과거의 불편한 상처들까지 긁어내며 휘집어놓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은 김형경 작가의 ‘심리 여행 에세이’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와 사람 심리가 적절하게 버무려져 담겨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나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
무엇이 내 마음을 이리도 불편하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들춰내기를 거부하는 내 마음의 상처 때문인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답답하면서도 후련한 기분이 동시에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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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제목이 너무 도발적이다.
‘그런 말을 이렇게 대놓고 해도 되나?’
남자들의 불만을 표출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 책을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얼마 전 모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저자가 출연한 것을 보았다.

책의 제목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로 했다고 하자, 
아내가 묻는다.
“당신, 진짜로 나와 결혼할 걸 후회해?”

나는 약간 주저하다 대답했다.

“응, 가끔...”

아내는 잠시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바로 몸을 내 쪽으로 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만족하는데...”

내가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쭈뼛거리는데, 아내의 나지막한 한 마디가 내 가슴을 깔끔하고도 깊숙하게 찌른다.

“아주 가끔...” 

이렇게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가 함께 사는 집이 우리만은 아닐 것이다. (프롤로그 中)


방송 중에도 그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내분의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그런 부부이기 때문에 
이런 제목의 책을 낸다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예상되는 투덜투덜 불만투성이 남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볍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일상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이 책을 볼 수 있었다.

흔히, 나도 그렇지만,
거창한 이론과 우리 일상과 잘 연결시키지 못한다.
심리학적 이론으로 거창하게 설명하는 글을 보면서
이해할 듯 말듯 갸우뚱거린다.
그래도 문화도 심리도 사람이 근본이고, 우리 자체가 소재 제공을 하는 것인데,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을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잡다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 주변에서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거기에 대한 문화심리학적인 해석이 곁들여지니,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그리고 사회적 권위와 지위가 있는 저자의 위치가 설득력을 더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거창하고 엄숙한 것을 집어던지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삶의 재미를 찾고, 소소한 것에 감탄하고,
잃어가고 있던 ‘나’의 존재를 나부터 인식하고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너를 바꾸라’는 어설픈 성공처세서를 사서 줄치며 읽는 어리석은 일은 이제 그만하라.
대신 내 삶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 (1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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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문학동네 청소년 9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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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소설이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딱딱한 에세이를 읽고 싶지는 않았다.
‘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우리들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어쩌면 이 책이 적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청소년 소설은 나에게 소설의 어렵고 복잡함보다
한걸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소설이다.
얼마 전에 읽은 <잉여인간 안나>도
<위저드 베이커리>도
읽으면서 쏙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

이 책 <날짜변경선>
여기에는 백일장에 열심히 출전하는 ‘백일장 키드’ 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의 말에 보면 작가 역시 ‘백일장 키드’였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런 것 같다.
밖에서 보면 대단한 일인 것 같아도
그 안에서 조금만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보면 
그리 아름답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것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
막연하게 멀리서 바라보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좀더 어린 시절에 문학 소녀, 혹은 문학 소년의 호칭을 들으며
백일장에 나가 상도 받고, 
재능을 맘껏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게도 느껴지고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보니,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이 ‘일’이 되면 그렇지만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짜 변경선>의 주인공인 현수, 우진, 윤희의 모습에서
작가가 담은 현실이 보이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퍽퍽한 현실이 보여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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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심야 치유 식당 1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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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만화를 정말 재미있게 본 나로서는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야식당의 아류작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서던 나를 잡아끌던 한 문장이 있었으니,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열심히 사는 것을 당연히 추구해야하는 사회인데,
’주마가편’하는 마음으로 계속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그게 문제일 수 있다니?
궁금한 마음이 들고, 그 문장에 매료되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들도 알고 있다.
답답하고 길이 안 보인다는 것을.
그러나 가기 싫은 길은 가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 섞인 시선,
“요즘 뭐하고 지내?” 라고 물어보는 주변의 시선과 압력이 부담스럽다. (7p)

나도 마찬가지였다.
가기 싫은 길을 가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가까운 가족친지의 경우에 
더 부담없이 이야기하고, 더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행복해질거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내가 그 당시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일거란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줄지도 모르겠구나!
어쩌면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줄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심야 치유 식당>은 심리 에세이다. 
이 책에는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노사이드’ 카페에 들른 
여덟 명의 손님들과 엮어가는 여덟 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소설처럼 전개되는 이들의 이야기는 딱딱하게 심리학에 대해 논하는 책보다
책장이 빨리 넘어가는 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들을 좀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손님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며 글을 읽었더니
어느새 책장은 술술~ 잘도 넘어간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다음과 같다.

“버나드 쇼가 이렇게 말했죠. 
세상이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이기적인 병이다. 
왜 행복을 소비하려고만 들고 생산할 생각은 하지 않는가.
멋진 말이라 가끔 써먹죠.
세상에는 행복을 생산할 줄 모르고 누가 갖다 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죠.“ (249p) 

지금껏 행복을 소비하려고 들었다면, 이제야 조금씩 행복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말이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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