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국제거지 맨몸노숙여행
박승철 지음 / 금토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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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존재는 몇 개월 전에 알게 되었다. 우연히 만난 여행자에게 이런 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제거지’라는 단어나 ‘노숙여행’이라는 것은 딱히 탐탁지 않았지만, 괜히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언제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했는데, 문득 떠오른 이 책의 제목,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의 소개를 읽다보니, ‘동남아 배낭여행의 베이스캠프라는 방콕 카오산 로드에 ‘만남의 광장’이라는 여행자 쉼터를 만들고 한국 배낭여행자들에게 무료로 여행정보와 휴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 그곳 나 아는데......‘ 반가운 느낌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의 이력은 해외여행을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맞다. 해외여행은 잘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이 부족해도, 언어가 부족해도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행에 대한 자신감은 책을 읽을수록 점점 꺾여만 간다. 세상이 너무 무섭고, 여행의 두려움을 몸소 느끼게 된다. 나는 지금껏 정말 소심한 여행을 했던 것일까?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다른 부분은 그럭저럭 참으면서 봤는데, ‘빈대’ 부분에서는 결국 괜히 온몸을 벅벅 긁으며 읽게 되었다. 내가 그렇게 깔끔 떠는 성향이 아닌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 ‘국제거지 노숙여행’은 확실히 체험한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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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스 살인사건 미식가 미스터리 2
피터 킹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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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절대미각 식탐정> 만화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음식 만화에 탐정이라는 직업의 결합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너무도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굳이 아주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최근에 <프랑스요리 살인사건>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범인을 유추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특히 식재료를 찾아내는 부분에서 감탄을 하며 읽은 책이다. 미각과 후각을 자극시키는 멋진 소설이었다. 그런데 그 책은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미식가 미스터리 제2탄!’이라는 <스파이스 살인사건>이 나왔다. 당연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스파이스 살인사건>은 500년 전에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전설의 최고급 스파이스 ‘코펭’이 발견되었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최고급 스파이스 코펭의 발견으로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감정하기 위해 미식가 탐정과 친구 돈 렌쇼는 뉴욕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 '진짜'로 감정이 된 후 갑자기 사라져버린 코펭, 그리고 돈의 의문의 죽음,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나 유사한 점이 많은 5년 전 제비집 도난 사건과의 연관성 등 사건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책을 읽는 나는 궁금한 마음에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다들 범인 같은 느낌인데 아닌 것도 같고, 아리송한 느낌으로 그 중에 누군지 예측하며 이 책을 읽어보았다.


 

 나도 다양한 스파이스에 관심이 있어서 예전에 여행을 다녀오며 한 묶음 구입해오기도 했지만, 사실 비싸고 고급스러운 스파이스는 당연히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스파이스의 종류는 그냥 보기에도 다양한데 나름 강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후추부터 엄청 비싸다고 알려진 사프란, 요리로도 약재로도 다양한 맛과 효능을 지닌 스파이스를 이 책에서 보게 되니 반가웠고, 특유의 향과 모양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코펭’이라는 스파이스가 매혹적이라고 느꼈고, 전설 속의 향신료라지만, 있다고 해도 비싸서 구입할 엄두도 못낼거면서, ‘코펭’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향신료를 가진다고 해도 잘 써먹을 수도 잘 놔둘 수도 없으면서 궁금해지는 느낌이다. 애써 검색을 해보았지만 이 책에 대한 소개글 이외에는 ‘코펭’을 볼 수 없었다. 전설 속의 스파이스, 혹시 이것이 지구 어딘가에 있다면, 그리고 코펭 말고 다른 것이 모나리자 그림같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면, 정말 추리소설 이상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사실 범인을 유추하는 것보다는 이 책에 나오는 방대한 식재료, 스파이스와 음식을 보며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추리소설’이라는 점 이외에 ‘미식가 탐정’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더해졌기 때문에 이 책의 매력이 한껏 높아졌다. 미식가 미스터리는 나처럼 추리 소설에 별다른 흥미가 없어도 쉽게 손이 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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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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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나’, ‘우리’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지만, 정작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한다. 우리 전통 음악보다는 서양음악의 음계를 익히며 커갔고, 우리 역사보다는 <삼국지>를 읽으며 세상을 알고 사람의 삶을 배우며 어른이 되어갔다. 나도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고, 그럴만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우리 나라 역사를 그렇게 여러 번 읽으며 음미할 만한 책이 없음을 안타깝게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당연한 것으로만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어찌보면 꽤나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것을, 나 자신을 모르며 다른 것을 먼저 배우게 되는 문화 말이다. 그래서 작가가 많이 준비하고 책을 발간했다는 이야기에 반가웠다. 어쩌면 나도 이런 소설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천년을 기다려 온 소설, 백년 후면 역사가 된다’

‘17년간의 사료 검토와 해석을 통해 당시의 고구려 상황은 물론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까지 아우르는 [고구려]는 대한민국 역사소설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책소개를 읽고 매료되어 이 책 <고구려>를 읽기 시작했다. 역사 소설은 지루하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읽다가 영 마음에 안들면 그만두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금세 다 읽게 되었다. 눈을 뗄 수 없는 소설이었다. 적당한 길이, 을불의 성장과정을 담은 흥미로운 이야기, 재색을 겸비한 아리따운 주아영의 자태를 상상하며 읽는 시간도 흥미로웠다. 왠만한 사극보다 흥미로운 전개에 눈을 뗄 수 없었다.


 

 1권에서 3권까지는 미천왕 시대의 이야기라고 한다. 미천왕 때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까지 여섯 왕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십 여 권의 방대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어쩌면 스스로 이 책을 찾아 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읽어보면 그 다음 권을 찾게 되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는 고구려 역사의 기틀을 마련한 미천왕의 어려서부터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신의 신분을 속이며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을불,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자태에 아무리 숨겨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고, 도움을 준다. 그렇게 성장하게 된 을불,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쉬지 않고 2권을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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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스케이프 - 일상 속 근대 풍경을 걷다
박성진 지음, 강상훈, 김상길, 김영경, 이주형 사진 / 이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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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서울’이라는 곳은 나의 고향이자 생활 터전이었다. 당연한 듯 그곳에서 어릴 적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살아왔지만, 항상 바쁘고 변화하고 스스로를 아낌없이 버리는 ‘서울’이라는 곳에 염증이 난지 몇 년 째, 결국 그곳을 떠나게 되었다. 지금이야 서울에 가더라도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겠지만, 1년, 2년, 5년, 10년, 시간이 흐르면 그곳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낯선 곳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상 속 근대 풍경을 걷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한 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현재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래서 결국 벗어났지만, 꽤나 오랜 시간동안 나와 함께한 공간들에 대한 추억,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모습이다.

이 책에는 낯설지 않은 익숙한 곳들이 있어서 먼저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동대문 운동장, 무엇이 그리도 바빴다고 그곳이 사라지기 전에 왜 한 번 더 가지 못했는지, 이제는 볼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곳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세운 상가와 회현동도 어떻게 변할 지 궁금해지는 서울 속의 모습이다. 정동 길은 또 어떤지......낯설지 않은 곳들을 반갑게 보다가도 이곳들이 시간의 흐름에 흔적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라질까봐 아쉬워진다.

 2년 6개월에 걸쳐 30여 곳을 답사하면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쩌면 시간이 좀 더 흐른 다음 이 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2005년의 모습이 10년 전, 또 시간이 흐른 뒤에 100년 전의 모습이 된다면 역사적 가치가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장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과거의 시간으로 떠나보는 상상 속 여행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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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는 여자 2030 취향공감 프로젝트 3
박정호 글 그림 / 나무수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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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여자들이 잘 못한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한 책이 시리즈별로 나왔나보다. <축구 아는 여자>, <야구 아는 여자> 그리고 내가 읽은 책 <여행 아는 여자>. 여자들에게 여행이란 것은 80%의 설렘과 함께 20% 정도의 ‘두려움’을 주는 것 같다. 물론 여행 직전이 되면 두려움이 80%로 증가하기도 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 혼자 괜찮을까?’ 등등 여행의 시작 전에는 은근히 두려움에 휩싸여 어떨 때에는 차라리 여행을 취소할까 고민하게 될 때도 있다.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낯선 환경에서 두려움에 떨며 지낼 생각에 그만 소심해진다. 사실 두려움 게이지는 여행 시작과 함께 다시 떨어지지만......


 

 여행을 발목 잡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은행 잔고도 문제지만, 흔히들 ‘여자라서......’ 괜찮을까? 두려움을 느낀다.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그렇게 두려움이 가득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에 자신감을 얻는다.

세상에 여자라서 가지 못할 곳은 남탕뿐이다. 이제 당신이 여행의 주인공이 될 차례다. (18p)

물론 세상에는 한국인으로서 가지 못할 여행지도 있고, 위험한 곳도 있다. 하지만 일단 난데없이 생소한 여행지가 아니라면 ‘여자라서’라는 이유로 발목잡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자신감을 얻고 구체적인 여행을 알아보자! 난 여행 아는 여자니까!


 

 이 책을 보며 ‘여기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어요’ 코너가 인상적이었다. 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곳, 이렇게 정리되어 있으니 재미있다. 그 중 파키스탄의 훈자에 가보고 싶었는데, 복사꽃 피는 계절이 오면 언젠가 가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걷고 싶은 세계의 거리’를 보며 중국 리장 고성 뒷골목부터 한 군데 씩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본다. 세상은 넓고 여행할 곳은 정말 많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남성으로 추정된다. (확실한 증거는 없으니 이름만으로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이왕 <여행 아는 여자>라는 제목을 달 것이었으면, 여행 많이 하고 여행 잘 아는 왕언니뻘 되는 분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 책에서 글의 느낌에서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 책을 읽다 중간에 저자 이름을 살펴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여자인 나도 여자를 잘 모르겠는데, 하물며 남자가 여자를?' 그런 느낌이 잠시 들었다.


 

 여행 책자를 보며 가끔은 나와 취향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책도 있고, 가끔은 나는 별로 원하지 않는 정보를 듬뿍 담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 책의 매력은 적당함에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래도 나는 여행을 좀 아는 여자라서 그런지 초짜 여행자들을 위한 정보는 불필요했다. 하지만 이것이 이 책의 단점은 아니다. 초보 여행자들에게는 필수 정보이니 말이다. 그래서 <여행 좀 더 아는 여자>라든지 <여행 잘 알고 싶은 여자> 같은 책이 등급별로 나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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