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클래식 보물창고 5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보물창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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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는다는 것은 휴식이다. 절제된 언어의 미학. 세상에는 넘쳐나는 것 투성이다. 거리의 소음은 높아져만 가고, 사람들은 말이 많아지고, 간판도 글도 빛도 많아지다못해 넘쳐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시를 읽고 음미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휴식이 되었다.

 

 학창시절, 억지로라도 외우던 시, '서시'라든가 '별헤는 밤'은 나에게 아주 익숙한 시다. '쉽게 씌여진 시', '자화상'도 입시를 위해 공부했던 작품이다. 그 당시에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감상을 외우고 정답을 강요받으면서 풀어댔는데, 그런 목표없이 작품만을 접하고 감상하니 감회가 새롭다. 눈을 감고 외워보니 외워지기도 하니, 학창시절에 외웠던 시편들이 기억 한 구석에 남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지금봐도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정말 시를 잘 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언어들이 나열된 요즘 시를 보면서 내가 시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인가, 그런 생각만 했는데, 명시라는 작품들을 찾아보니 그렇지만도 않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만 골라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미래의 어느 날, 다시 이 책을 꺼내들고 작품 감상을 해야겠다. 그때에도 여전히 나에게는 감탄을 자아내는 시가 될 것이고, 편안한 휴식의 시간이 될 것이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내 마음에 주는 멋진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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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예술 산책 - 작품으로 읽는 7가지 도시 이야기
박삼철 지음 / 나름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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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롭다. 이 책을 대하는 나의 시선은 반짝반짝 집중되었다. 무심히 지나쳐갔던 도시 속 예술작품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예술에 관심이 더 생기고, 도시를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 도시에도 예술가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의 작품이 곳곳에 있었다. 그저 나에게 예술을 보는 눈이 없었을 뿐. 바쁘게 쓰윽 스쳐갔던 작품들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각박한 도시에 살면서 그래도 도시가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비행기로 이착륙할 때였다. 가까이서 보면 삭막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이지만, 멀리서보면 아름답구나. 생각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모습은 야경도 멋지고, 성냥갑같은 아파트들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그런 생각을 되살려보게 된 문장이 이 책 속에 있었다.

도시를 아름답게 보는 법 세 가지. 새의 눈으로 본다, 조감도. 어둡게 본다, 야경, 멀리서 몽롱하게 본다, 원경. 유명 도시 관광사진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146p)

왜 나는 아름답게 볼 수 없는 포인트에서 도시는 무미건조하고, 삭막하고, 상처투성이였다고만 보았을까.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내 마음의 중심을 조금만 바꿨으면, 그렇게까지 힘든 곳은 아니었을텐데. 생각해본다.

 

 이 책은 도시 속에 숨겨진 예술 작품에 대해 짚어준다. 일일이 설명해준다. 사실 숨겨진 것도 아니다. 눈에 띄게 있는데 그저 스쳐지나갔던 것은 나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꼭 집어서 설명을 해주니 알 것도 같다. 그냥 흘려봤던 작품들이 새롭게 보인다.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흥미 유발은 기본이고.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 정말 괜찮다. 똑같은 건물, 간판, 거리, 획일화된 모습에 숨이 막혔고, 무언가 작품이 설치 되어도 나에게 어떤 의미도 없었다. 삭막한 도시 속의 비슷비슷한 공간에 지쳐버려 탈출했다. 탈출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이상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지쳐버린 도시인의 마음을 잡아끌어준다. 도시이지만 이런면도 있었다고, 삭막하지만은 않다고, 세세히 알려준다. 엉엉 울고 있는 어린 아이에게 쥐어주는 사탕같은 책이다. 어쩌면 지금 내가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새로운 의미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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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처럼 떠나다 - 청색시대를 찾아서
박정욱 지음 / 에르디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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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여행에세이다. 여행에는 여러 테마가 있는데, 예술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예술가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그 작품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의문이 들 경우에 그 여행은 만족감이 배가될 것이다. <피카소처럼 떠나다> 피카소처럼 떠난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았다.

 

 여행에 대한 여러 이야기 중 저자의 여행에 대한 생각에 공감을 해본다. "여행은 내 마음을 새장에서 풀어주는 것과 같다. 그 마음이 가고 싶은 곳으로 놓아주는 것이다.(53p)" 정말 멋진 표현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가고 싶은 곳으로 놓아주니 그리로 향한 것이겠지. 지금은 이곳에 머물고 있지만 떠나고 싶을 때 내 마음은 어디로 가고 싶어할까? 여행을 할 때 잠깐씩 이름만 들어본 피카소, 이름이 너무 유명해서 실상 그의 작품을 잘 알지 못하는 현실.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었고, 피카소에 관심이 생긴다. 작품 뿐만 아니라 피카소라는 인간에 관해서도 말이다. 이 책은 나에게 피카소에 대한 촉매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순간의 흔적들, 사람들은 아름다운 순간의 흔적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남긴다. 시, 글, 사진, 그림 등의 다양한 도구로 말이다. 피카소도 아름다움에 대한 반사적인 동작으로 흔적을 남긴 것이겠지! 사람들의 다양한 능력, 자신만의 시선, 표현. 그런 것들의 위대함을 느낀다. 이 책에 담긴 사진들을 보며, 실제로 보면 더 감동적인 풍경이라는 생각에 떨림을 느낀다. 글과 사진으로 아마 나에게는 감동이 절반 정도밖에 전해진 것이 아닌지. 아무래도 좋다. 책에 담긴 그곳들에 대한 호기심이 샘솟는다. 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은 기본이고.

 

 이 책을 읽기 전에 <피카소처럼 떠나다>라는 제목에서 '피카소'라는 단어를 더 강조하여 본 나의 경우에는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이 책에서 피카소의 작품이 나오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제목만 듣고 피카소의 어떤 작품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사진 자료로 함께 첨부되었다면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여행 이야기를 읽어나갈텐데, '나중에 한 번 찾아봐야지.'라며 기약없는 기약을 하게 되었다. 그 점이 심히 유감이다. 약간 더 친절해도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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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전성철 지음 /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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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나는 말이야..." 청춘에게 들려주는 어르신들의 '왕년에'이야기는 자칫하면 고리타분하고 무의미할 수 있다. 그 시절에는 그럴만 했겠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수기 형식의 책은 자칫하면 자기 자랑에 그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다. 선입견을 깬 책이다.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법서에 나오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말투로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깨고, 예상 외로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읽는 맛이 좋은 책이었고, 후루룩 읽어나갈 수 있다는 면에서 칼국수같은 책이었다. 날씨가 우중충하고 비가 보슬보슬 뿌리는 날에 한 그릇 뚝딱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불끈 솟는 그런 책 말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으며 도전할 생각이 없는 나에게조차 도전하고 싶은 의지가 불끈 솟아오르니, 하물며 무언가 목표를 세운 사람들에게는 오죽할까. 원래 잘난 사람이니 그랬겠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나의 꿈은 뭐였지? 나도 꿈을 위해 도전을 해보고 싶은 걸,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너도 찾아보면 잘 하는 일이 있을 거야."라는 와이키키의 지배인인 마이크의 말에, '나도 잘 하는 일을 찾아봐야겠군.' 생각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요즘 청춘들 정말 살기 힘들다. 하지만 힘들지 않았던 청춘이 어디 있겠는가. 살아가는 것이 힘에 부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은 내 손가락에 박힌 가시때문에 아픈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에 더 아프고 덜 아픈 일은 없다. 그냥 아픈 것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힘들다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고, 힘든 상황을 박차고 일어설 수 있게 힘을 북돋워주는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다. 선택은 힘든 사람의 몫이다. 나에게도 힘과 의지가 샘솟는 시간이 필요했고, 이 책은 적절한 시기에 나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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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 류시화 제3시집
류시화 지음 / 문학의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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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전히 류시화 시인이라는 이름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5년 만의 시집 출간이라잖은가. 벌써 15년이나 지난 것인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후에 정말 없었나보다. 15년 만의 글이 어색하지 않았다. 반가웠다. 오랜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 15년 만에 봐도 어제 봤다 만난 듯한 느낌이다. 15년 만의 출간인데, 어색하지 않은 것은 내 책장에 류시화의 저서가 꽂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를 읽는 즐거움은 함축된 표현 속에서 마음을 울리는 데에 있다. 시인이 아닌 나는 시인이 부럽다. 내가 길게 설명해야 뜻을 전달하게 되는 무언가를 한 문장으로, 한 편의 시로 표현해내니 말이다. 서평은 써도 시는 못쓰니 부러울 만도 할 것이다. 시집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시를 발견해내는 것도 기쁨이다. 같은 사물을 봐도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보고 시로 써내는 것, 정말 부럽다.

 

 시집은 얇은 것 같지만 읽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음미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냥 흘려보던 것을 다시 되돌아봐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 마음에 와닿은 시, '돌 속의 별'이었다.

 

돌 속의 별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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