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을 열다
송인갑 지음 / 청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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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의 기억, 여행지 속의 기억, 때때로 선명하게 기억이 나다가도 가물가물 아련해지기도 한다. 그 기억 속에 향기가 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냄새는 나만의 것이다. (22쪽)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도 힘들고, 내가 다시 기억해내기도 힘들다. 그 냄새를 다시 맡게되면, '아~!'하고 기억은 아련한 과거 속으로 들어간다. 그것이 내 기억 속의 냄새다.

 

 이번에 읽은 책 <후각을 열다>는 인문교양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후각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 1부 '후각을 열다'를 시작으로 향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었다니. 그런 이야기들이 후각이라는 주제로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 것이 재미있었다. 전체가 긴 호흡으로 적혀 있다면 약간 지루했을 수도 있는데, 짧게 끊어져 있어서 부담없이 읽기 좋았다. 조금더 재미있게 구성되기를 바랐던 개인적인 희망사항은 뒤로하고, 이 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프롤로그 순간의 미학이 있다. 사진과 글이 인상적이었다. 그전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내가 여행한 곳들은 시각적인 이미지만 있는 것이 아니었지. 어쩌면 그 후각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여행의 기억도 아련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과 글을 보며 후각에 대한 생각을 마무리해본다. 내 기억 속 최고의 냄새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앞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면, 일부러라도 그곳을 냄새로도 기억하고 싶어진다. 많이 배우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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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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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책 제목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아직 젊은 때에 왜 그런 결심을 했다는거지? 하지만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해보면 나도 갑갑했다. 스물아홉이라는 숫자가 주는 강압감에 제일 고민이 많던 때였다. 청춘은 다 지나간 것만 같고, 그래도 서른이라는 숫자가 다가온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했던 그런 때였다.

 

 일단 왜 그런 결심을 했다는 건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 의외로  재미있었다. 어쩌면 한 때 나의 삶도 그녀의 생각과 다를 바 없었으니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다. 나란 인간...... 끝끝내 이도 저도 아니구나.' 한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그만큼의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이 무기력하게 일상을 지내본 사람들은 그 심정을 알 것이다. 나는 그런 무기력한 상황에서 끝까지 감정의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세를 탔지만, 사람마다 회복의 기회는 다른 것이다.

 

 주인공은 우연히 라스베이거스가 나오는 여행프로그램을 보고 결심한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좋다. 단 한 번이라도 저 꿈같은 세상에서 손톱만큼의 미련도 남김없이 남은 생을 호화롭게 살아보고 싶다. 단 하루라도!' 그렇게 1년을 멋지게 살아보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은 죽기로 결심한 것이 아니라 삶의 의욕을 찾았다고 생각된다. 어쨌든 죽지 못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한부로 정해놓고 삶의 목표를 세우고 열정을 되찾은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이 책에서 나의 마음에 쏙 들어오는 부분은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라는 글귀였다.

고향에 있을 때 나한테 요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168쪽) 30대가 되면 안정을 꿈꾸며 점차 안정적인 삶으로 접어들거라 생각했는데, '안정'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열정'을 잠재우는 것이기도 하다. 막연하고 무모한 꿈을 꾸다가도 돌연 시들해지는 것은 안정에 대한 기대감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죽음과 삶은 양날의 칼이다. 언제나 함께 하는 친구같은 것. 시한부 1년 동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어떤 부분에서는 살짝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좋다. 무기력하게 평생 살아가느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을 되찾는 것.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 책을 읽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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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부법 - 통찰력을 길러주는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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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책은 정말 많지만, 나를 일깨워주는 책을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인문학을 읽어보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행동으로 옮기기 힘들다. 어떤 책을 읽어야할 지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어떻게 읽어야할지 인문학 초보는 난감하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나는 선택과 포기를 밥먹듯 해왔다.

 

 일단은 인문학 공부법에 관한 책을 읽으며 가이드라인을 잡기로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필요한 부분만 먼저 읽어보는 식으로 활용했다. 귀에 쏙쏙 들어오게, 눈에 쏙쏙 들어오게,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최근에 <사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방대한 분량과 다양한 출판 서적에 적절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미루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사기>를 읽는 세 가지 방법'이 나에게는 정말 유용했다. 그냥 순서대로 죽 읽기만 했다면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는 자기만족적 독서 이외에는 남는 것이 없었을텐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세 가지 방법을 염두에 두고 책을 선택해서 잘 읽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기>를 읽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추천할 만한 <사기>번역서가 함께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된다.

 

 그밖의 다른 부분도 방법과 읽을만한 책들을 함께 가르쳐주어서 도움이 된다. 방법을 생각하고, 책 속에 소개된 책을 읽는 식으로 넓혀나가면 인문학 공부에 물꼬를 트게 될 것이다. 당장 시작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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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철학에 미치다 - 생각하는 힘, ‘수학’으로 키워라!, 개정판
장우석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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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철학에 미치다>라는 특이한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선택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수학과 철학, 단순히 생각하면 둘다 골치아픈 학문이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런 두 가지를 조합해서 책을 냈다니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단어를 어렵게 생각했지만, 이 책은 "철학은 학문이라기보다는 사유하는 삶의 자세이다."라고 표현했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이 책의 말대로 '삶을 새롭게 이끌어나가는 사유의 본질'이 철학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우리가 수학을 통하여 인간 사유의 역동적인 역사를 살펴보고 이해하려는 이유가 궁극적으로 보다 자유롭고,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사유의 기쁨을 맛보자.

 

 전체적으로 이 책은 짤막하게 끊어져서 호흡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수학이나 철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 때문에 그런 류의 책은 한 번 손에 잡았다가 놓으면 다시 잡기가 힘든데, 이 책은 짤막짤막한 글들이 모여있어서 틈틈이 읽게 되었다. 한꺼번에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고, 앞의 내용을 잊어버려서 연결이 안된다는 생각도 버릴 수 있었다. 편안하게 읽었고, 읽는 동안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이 책이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청소년 도서인데, 과연 청소년들이 쉽게 손에 잡을지는 미지수다. 지긋지긋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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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마케터 - 지름신을 불러내는
조승연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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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에 호소하면 계산기를 꺼내고, 마법을 보여주면 지갑을 꺼낸다!

표지에 있는 이 말이 공감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같은 물건이어도 가격이 쌀 때에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마케팅의 마법을 한 꺼풀 쓰고 나오면 불티나게 팔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피리 부는 마케터라! 마케팅은 어찌 보면 마법같은 것, 사람들을 홀려야 소비를 이끄는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럴 것이다. 자기는 필요한 것만 사는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남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런 것을 돈을 주고 살까? 이 책 속의 말처럼 비싼 스포츠카 살 돈으로 차라리 집 사는 데에 쓰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부부싸움도 그런 이유에서도 많이 한다고들 한다. 남편은 아내가 옷 사고 머리 하는 데에 돈을 쓰는 것을 당최 이해할 수 없고, 아내는 남편이 술 마시는 데에 쓰는 돈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로 상대방의 소비에는 낭비라 생각하고, 자신의 소비는 필요한 데에 합당하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우리의 삶인가보다.

 

 어쨌든 이 책은 마케팅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보니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같은 물건도 어떻게 하면 이 소비사회에서 더 각광을 받을 수 있을지, 글을 읽다보니 마법같은 마케팅을 엿보게 된다. 모르던 이야기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전개되어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끔씩 내리는 지름신, 정신을 아무리 똑바로 차리려고 해도 그 마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순간, 사람들의 그런 순간을 노리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해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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