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읽은 책들입니다.

이 책 중 나만의 베스트 5를 선정해보겠습니다.

 

 

 

먼저 5위입니다. <빌랄의 거짓말>

 

 

 

 

 이 책은 1947년 실제 발생했던 인도-파키스탄 분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세 살 소년의 눈으로 기술되는 이야기는 감정이 한 번 더 걸러진 상태에서 전해져서 그런지 고통이 덜하다. 그래서 무거운 역사적 배경에서 이야기되는 소설은 일단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이 책은 마지막의 여운이 정말 강했다.1947년 8월 14일에 아버지가 빌랄에게 써놓은 편지를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에 접하게 된 부분에서였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그 편지를 보고 가슴 뭉클한 전율을 느껴본다.

 

 

 

 

 

4위, <엄마, 사라지지 마>

 

 

 

69세 사진작가 딸이 찍고 쓴
93세 엄마의 ‘마지막 사진첩’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같은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그 사람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었다.”


 이 책의 소개글만으로도 감동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책에는 노모의 사진과 함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보면 사진은 멋진 풍광을 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중한 대상을 진정 마음으로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 느껴지고, 그 느낌 그대로 감동이 되어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심금을 울리는 좋은 책은 책 자체의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든 독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이 바로 그랬다.

 

 

 

 

3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책을 읽으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차기 대표작으로 손꼽힐 최신작!이라는 띠지의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깨닫는다. 지금까지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에 단연 최고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기분 좋게 읽고 감동 받은 이 소설이 오래 뇌리에 남을 것이다.

 

 

 

 

 

 

 

 

 

2위, <우주가 사라지다>

 

 

이 책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었다.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신, 시간, 존재, 세상, 마음의 평화 등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들과 적절하게 버무려졌다. 각기 다른 식재료가 하나의 음식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을 갖던 차에 기가막힌 조화로운 음식이 되어있음을 깨닫게 되는 형국이다.

 

 

 

 

 

 

 

1위, <십팔사략 올컬러 완전판 1~10세트>

 

 

 책으로 읽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서 보게 되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접근성을 좋게 하고, 누구나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휙 훑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보고 나니 머릿 속에 흩어져있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필요없는 걸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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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 126편 다시 읽기
권영민 지음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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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해에는 한 달에 한 권은 시집을 읽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내 언어에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좀더 다양한 표현을 보고 싶고, 알고 싶고, 느끼고 싶었다. 2월에는 정지용의 시를 읽어보리라 결심했다. 학창시절에 배운 유리창이나 노래로도 잘 알려진 향수를 제외하고는 정지용의 시를 잘 모르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시를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언어의 폭을 넓고 깊게 하고 싶은 욕심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얼마 전 읽은 <나의 고전 읽기>라는 책에서 정지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증이 더했던 것이 이 책을 바로 지금 읽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사실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책도 많이 있지만, 다른 사람의 서평을 보고나서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이렇게 책 속의 책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 나 스스로라면 존재조차 몰랐거나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겠지만, 어디선가 보아서 알게 되고 찾아볼 생각을 했던 책을 읽고 났을 때에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 든다면, 정말 "심봤다", "노다지"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이 책을 읽은 나의 심정이 바로 그랬다. 어떻게 이런 시를 쓸 수 있을까, 표현에 감탄하고, 생각에 놀랄 따름이다.

 

 이 책의 첫 인상은 두껍고 빽빽한 느낌에 '아차~'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하지만 일단 책을 열어보니 언어의 마력에 빨려들고 말았다. 처음의 생소한 느낌은 뒤로하고,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감탄하게 되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인지, 같은 언어를 이렇게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다니 부럽기만 하다. 다양하고 생소한 표현들에 할 말을 잃는다.

 

 이 책에 담긴 작품해설은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아 좋았다.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시를 읽을 때에 시에 대한 설명이 너무 과해 난도질을 한다는 느낌이 들면 감상할 때 힘들지만, 너무 아무 설명이 없으면 밋밋한 느낌이다. 적당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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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묘묘 이야기 - 「어서와」 고아라 작가의 따뜻한 감성 만화
고아라 글 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다.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인가보다.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겨울이라고 생각되는 날, 곧 눈앞에 봄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 들뜨게 되는 날, 곰곰묘묘의 현실적인 러브스토리를 이 책 <곰곰묘묘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되었다.

 

 핑크빛 표지에 곰과 고양이가 그려있다. 이들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띠지의 말처럼 이 책은 우직한 곰곰과 까칠한 묘묘, 교집합이라곤 전혀 없는 두 세계가 교차하는 마법같은 러브 스토리다. 사실 사람들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만 살펴보면 교집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세계의 만남이다. 그런 점들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였다.

 

 웹툰을 책으로 볼 때 읽을수록 빠져들고 생각에 잠기는 경우가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공감할 이야기가 펼쳐있으면 더 그렇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그랬다. 나에게 웃음을 주고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묘한 선물같은 책이다.

 

 이 책은 봄,여름,가을,겨울로 흘러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야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고 생각된다. 어떤 사랑은 첫 눈에 반해 불타오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랑은 은근한 불로 천천히 데워지기도 한다. 지나고 보면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알게 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지난 시간들이 영상처럼 떠오르며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곰곰묘묘의 사랑이 그랬다. 그냥 무의미한 일상이 한참 후에서야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 마음에 여운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의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환상적으로 연출된 드라마틱한 사랑만 보다가 현실적인 사랑을 보게되는 듯해서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일상 속에서 디테일한 감정을 잡아내는 능력이 부럽다. 은은하게 다가와 은근한 감동과 많은 생각을 남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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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속으로 걷다
브라이언 토머스 스윔 외 지음, 조상호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름달이 떴는데, 달이 구름 사이를 가르며 퉁~퉁~ 튕겨 하늘로 빠르게 올라가는 것이다. 달이 그렇게 빠르게 하늘로 올라가기도 하는구나. 생각해보니 하늘은 마음먹고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가. 꽤나 오래전이었나보다. 뭐가 그리 바쁜지 자꾸만 잊고 산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 말이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도, 화창한 날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자연에 감동하는 것도, 큰 맘 먹고 해야하는 거창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상 속에서 쉼표를 찍으며 억지로 인식해야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인간은 항상 우주 속에서 살고 있고, 우주 속의 한 존재인데, 자꾸 잊고 산다.

 

 좀더 거시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 복닥복닥 복잡하고 너도나도 바쁘게만 살아가는 경쟁 사회에서 그런 시간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숨막히게 힘든 일상이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은 용서할 만했다. 아름답게 보인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때야 비로소 어느 정도 거리에 떨어져서 바라보았을 때 세상이 아름답게 보임을 깨닫게 되었다. 좀더 멀리 '우주'라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렇게 이 책의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00% 제목과 표지만으로 선택한 책이다.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우주 속으로 걷다> 그 얼마나 멋진 제목인가.

 

이 책은 우주의 탄생 이후부터 현재까지 흘러온 시간의 역사를 쉽게 설명한 책이다. 또한, 이 책은 거대한 우주에서 시작하여 지구의 생명체와 인간에 이르기까지 공간의 흐름을 쉽게 설명한 책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의 관점이 절묘하게 연결되어 우주의 공간과 시간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우주 속으로 걷다. 옮긴이의 글 165쪽)

 

 이 책은 표지가 화려하다. 제목도 근사하다. 거기에 대한 기대심리가 너무 컸나보다. 원하던 것에 못미치는 속내용이었다. 표지를 양장본으로 하는 대신 중간중간 환상적인 우주의 사진이나 지구별의 모습이 들어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표지가 화려해서 내 눈길을 끌었던 것처럼, 책 속에서도 내 눈길을 끌 화려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았으리라. 그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독자의 폭을 넓혀 이 지구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읽고 생각해볼만하다.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우주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생각에 잠기는 것은 각자의 몫. 새로운 화두처럼 나에게 던져진 질문같은 책이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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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쾌인쾌사
이수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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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 우리 선조의 풍자와 해학이 낭자한 이 책을 내는 것은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드리기 위해서다. (조선사 쾌인쾌사 들어가는 글 5쪽)

 

 웃자. 마음껏 웃자. 소문만복래라고 하지 않았나. 웃다보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진지하게 독서하기도 하지만,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책도 필요하다. 몸과 마음이 황폐해져 힘들 때 코미디 프로그램을 찾아보거나 웃기다는 영화를 검색해서 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뭐가 웃기다는 걸까 공감도 못하겠고, 웃기다는 것을 틀어놓고 한 번 웃지 않는 분위기가 더 민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웃음을 찾으며 건강도 찾고, 기분도 좋아진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가다 웃을 수 있는 꺼리를 찾게 된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읽기로 했다.

 

 '쾌'란 무엇인가? 쾌는 즐겁고, 시원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다.(5쪽) 유쾌,상쾌,통쾌해지는 책이라니 어디 한 번 볼까.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다는 느낌에 아쉬움을 느꼈다. 기대하고 봤다면 정말 대실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점은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한참 망설여지는 것이 어떻게 비유할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유행 지난 유머에 썰렁해지는 느낌? 엄숙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들려온 음담패설에 어떻게 반응할지 난감해지는 상황? 그럼에도 이 책은 읽을만 했다. 묘하게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느낌으로 바라보게 된다. 조선 시대에도 사람이 살았고, 그들도 '쾌'하게 기분 전환을 한다는 것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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