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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D - 기계치도 사랑한 디지털 노트
김정철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블루투스가 뽀빠이에 나오는 부루투스야?"라고 물어도 웃어줄 너그러운 애인이 있다면 이 책을 덮어도 상관없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로 했다.
블루투스
마치 리모컨이나 휴대폰의 적외선 통신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데이터를 옮기기 위한 무선 규격이다. 장애물이 있어도 10m 이내에서는 자유롭게 데이터 이동이 가능하다. 1994년 스웨덴의 에릭슨사에서 개발했고, 최근에는 2.1 버전까지 출시되어 있다.
나도 한 때는 ’X 세대’라는 명칭에 포함되는 젊은이였다.
수업 시간에 삐삐를 받으면 교수님께서도 전화하고 오시라고 배려를 해주시던 그 시절,
삐삐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듯 드문드문 몇몇 "있는 집" 자제들만 소유했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는 물건이 되었다.
나도 유행에 뒤지는 것 없이 삐삐도 이용하고, 시티폰을 이용하는 친구도 곁에 있었다.
그리고 몇 년 후, 휴대폰이 유행을 하고, 그 모든 것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디지털 문화의 변화 속도에 뒤처져 나는 그저 기계치로 밀려나고 말았다.
"집에서 무슨 인터넷이냐?"
집에 컴퓨터를 두고 인터넷을 하던 동생에게 뭐 그런게 필요하겠냐고 질문했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기계치인 내가 매일매일 컴퓨터를 이용하게 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은 급속도로 흘러갔다.
워크맨 정도는 좋은 것으로 가지고 다니며 음악이나 녹음된 테이프를 듣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아직도 적응되지 않는) MP3 플레이어를 듣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그냥 난 기계를 손에서 놓아버렸다.
그러던 나!
기계치가 되어버린 나!
잠시 멈춰서서 바라본 세상은 디지털 강국이 되어있다.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디지털 흐름을 이 책을 통해 뒤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과외 공부라도 하듯 진도를 쫓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볼 때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수도 있었을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현재에는 모든 이들이 이용하는 최고 수준인 것이 미래에는 사장될 수도 있다는 것!!!
신세대, X 세대, N 세대, P 세대......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주변인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기계치에서 벗어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 읽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기계들의 뒷 얘기를 들으면서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디지털 문화가 이렇게 흘러왔다는 것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경이로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