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 완결 편
이케다 가요코 지음,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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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흥미로운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세계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켜본다는 글이었다.
그렇게 축소해서 살펴본 세상은 독특하고 흥미로웠다.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나의 삶이 힘겹지만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다시 인터넷을 뒤져 글을 찾아보았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당신은 오늘 하루가 설레었나요?
오늘 밤, 눈을 감으며 당신은 괜찮은 하루였다고 느낄 것 같나요?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 그 어디 보다도 소중하다고 생각되나요?

선뜻, "네, 물론이죠"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주변이 조금 달라져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세계에는 63억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세계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킨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은 남자입니다.
30명은 아이들이고, 70명은 어른입니다. 어른들 중 7명은 노인입니다.
.........."

세계를 100명의 마을로 축소해본다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었고, 
그렇게 축소해보면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완결편이다.
지구촌이라고 불리는 시대, 세계를 작은 마을로 보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내 생각과 달랐고, 
여성이 토지를 가져서는 안 되는 나라도 있다는 부분은 의아하기도 했다.
숲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숫자로 보게 되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세상에서 공평하지만은 않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면,
나중에는 점점 바뀌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흐르게 될 지 예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그리고 인류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의 맨 뒤에 있는 <통계자료>의 출전과 주석 부분도 유용했다.
이 책의 글은 그저 대충 추측성 글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료에 근거했다는 점이 
이 글에 더 힘을 실어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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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 권지예 소설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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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알록달록 색감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제목에 맞춰 고양이를 퍼즐 모양으로 나눠 놓은 것도 독특하게 다가왔다. 
보통 책 표지를 보며 내용을 상상해 보는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글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상상이 깨진 건 첫 번째 단편 소설부터였다. 
정말 표지의 그림과 색감이 무색하게 공포스러운 내용이다.
도시기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단어가 바로 이것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도시를 떠도는 괴이한 이야기들...

물론 장소가 도시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확히 어디서 들은 것인지 알아낼 수 없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일곱가지 이야기들이 각자의 색깔을 들이대며 번쩍인다.
 

<BED> 첫 번째 단편 소설의 묘미는 마지막 반전이다. 
침대를 둘러싼 B와 E, 그리고 다른 D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정말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사랑이 식고 난후, 온기조차 느낄 수 없어지는 남녀의 그 싸늘한 뒷이야기가 그랬다.


<퍼즐> 또한 공포스럽다. 
‘ 남편은 퍼즐을 맞추는 내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에서 ‘ 퍼즐 맞추는 여자가 아름답다고 했던 남편은 퍼즐 맞추는 여자의 집요함에 치를 떨게 됐다. ’ 로 바뀌기가 얼마나 빠르던지......

그 때문에 우울증을 겪게 되는 그녀. 
가족들 누구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집 밖에는 그녀가 무너지기만을 기다리는 검은 고양이가 가소롭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외로움이 한 여자를 어떻게 만드는지, 지켜보는 내내 괴롭기까지 했다.

<네비야, 청산가자> 사고로 14세 소년에서 정신이 성장하지 않는 동생을 결혼시키기 위해 중국에 방문하는 누나 미수. 
4박 5일 안에 여자를 만나고, 결혼까지 마쳐야 하는 국제 결혼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런 세상이 있구나, 싶어진다. 
<나의 결혼 원정기> 라는 영화를 통해 조금은 코믹하게 다가왔던 농촌 총각들의 국제결혼이 이 소설 안에서는 현실로 변신하여, 불안함을 전한다. 
 

각각의 소설 속에 나오는 그녀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불안하다.

새하얀 얼굴에 빨간 입술을 하고 불안한 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손톱을 물어 뜯고 있는 불안정한 여성상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만다.

한 여름 밤 덥고 찌는 날씨를 위한 납량 특집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현실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버림받고, 상처 받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그 위태위태함이 그대로 내게 전해졌다.


그녀들은 언제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해 질 가능성이 있기는 할까?

이미 선택을 한 그녀들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자의 일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가슴 아프고,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인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갇혀버린 양, 여러가지 떠오르는 생각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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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 - 옛 음악인 이야기, 문화의 창 12
송지원 지음 / 태학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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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있는 편이다.
하지만 비교해볼 때 우리 나라의 옛 음악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생소한 편이다.
사실 초등학교에 들어가도 서양음계에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먼저 배우는 분위기에서,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커가면서 접하는 것도 서양 음악, 결혼식도 웨딩드레스에 서양 악기......
복식도 음악도 건물도 우리 것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그동안 잘 알지 못하던 우리 나라의 옛 음악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기회를 마련했다.
이 책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에서 옛 사람들의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펼쳐보았을 때, 사실 알고 있는 음악가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그동안 나또한 우리 나라의 옛 음악가에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몰래 꺼내보는 묘미가 있었다.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나 익숙한 옛 음악인들의 이야기들인듯 그들의 이름이 생소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열정 등을 살펴보는 시간은 흥미로웠다.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묘미, 그래서 책을 읽게 되나보다.
책 마지막의 참고자료와 찾아보기로 원하는 부분을 읽어볼 수 있고,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이어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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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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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지 여행 전문가 한비야 님이 지도 속 세계 일주 지구 오지 여행을 마치고,
세계 속에 더 약자들이 있는 곳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하며 경험하거나 느낀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그건 사랑이었네> 를 먼저 읽었다.
가볍게 집어든 그 책에 완전 몰입되어 단숨에 읽게 되었다.
확실히 예전의 글보다 훨씬 성숙한 문체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아직 읽지 못하고 책장에 두었던 이 책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휴일을 맞아 이 책도 읽어볼 수밖에 없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지 여행 전문가로 여행을 하던 모습도,
우리 나라 땅을 밟으며 이야기를 풀어나간 모습도,
중국어를 배우며 자신의 발걸음으로 인생을 채워가는 모습도,
한걸음씩 자신의 걸음으로 인생을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배우고 싶은 삶의 자세로 느껴졌다.
특히 긴급 구호 현장에서의 이야기는 내가 현장에서 들어볼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라는 제목처럼, 
지도 속의 여행 이야기에서 더 시야를 넓혀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야기가 한층 더 깊이 있게 다뤄진 느낌이 들었다.
글에서 예전보다 성숙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가끔은 돈도 더 있었으면 좋겠고,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물질적으로 더 풍족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푼돈으로 날려버릴 돈이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나는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조금씩 서로 도우면서 어려운 이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다.
그러면 조금씩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책에서는 "우리 나라에도 힘든 사람이 많은 데 왜 굳이 해외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담겨있었다.
나 자신도 자주 접해본 질문이기 때문인지, 이 책에서 읽은 내용은 더 깊이 느껴졌다.
1990년까지 지원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전환되었다는 점,
우리 나라는 한국 전쟁 이후 암담한 상황에서 희망이란 없는 처절한 곳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고 
이제 조금씩 남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하고 있다.
다들 넉넉해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용돈을 아끼고 밥값을 아끼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조금씩 모아 도움을 주는 것이다.
우리도 1990년까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그런 돈을 도움 받았던 것이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좀 더 넓어짐을 느낀다.
그리고 돈만 후원하고 마음을 잊고 있었던 나의 후원 아동을 생각해본다.
그동안 잊고 지내던 후원아동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담아 편지 한 통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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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이혜영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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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제주도 올레 길을 걷고 왔다.
정말 오랜만에 걷기 여행을 하게 되었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 한없이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어서 특별히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조용히 있는 때가 많다.
그 때도 갑작스레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여전히 시작도 못해봤을 것이다.
물론 제주 올레길의 모든 코스를 다 걸어볼 시간과 여력은 없었지만,
내가 낼 수 있는 시간을 모두 투자해서 걸어 본 그 길은 내 몸과 마음이 감당할 만했고,
이왕이면 자주 그런 시간을 내서 걷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 추석 연휴에 또다시 제주 올레길을 걸을 계획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지난 달부터 차례를 기다리며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그 다음에나 읽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잠깐 손을 댄다는 것이 끝까지 읽고 말았다.

나에게 지리산 여행이라는 것은 하고 싶지만 하기 힘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 기억은 대학 졸업여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벼운 산행이라는 가이드분의 말만 믿고 지리산에 오른 우리 과 사람들은
다녀와서 점심을 먹겠다는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저녁 때를 훌쩍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내려와 주린 배를 채웠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는 힐을 신은 친구도 있었다.
나도 산행은 안한다는 말에 속아 미끄러운 신발로 꽤나 고생을 했다.
물론 그때 본 자연 경관은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또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로 경이로웠다.
하지만 그 때의 힘든 시간을 떠올리니 그 다음에는 쉽게 발걸음이 닿지 않았다.
지리산은 산행이고, 산행은 고행이라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고,
너무 준비없이 올라간 산길이 생각보다 험해서 힘들었던 기억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이라......!!
이 정도라면 해볼만 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직접 가보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 코스를 하루, 이틀, 나누고, 또 나눠서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본다면,
그러면서 자연경관을 둘러보고 에너지를 받아서 온다면,
나에게는 소중한 휴식의 시간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충분히 도시의 삶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이 될 것이다.

사람살이 땅살이 보듬은 산채 비빔밥 같은 길

조만간 이 길도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맛깔스런 문장에 내 마음이 동요한다.
미루면 뭐하겠는가.
일단 기회가 닿을 때 실행해보고 싶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여행 계획을 세워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적절한 사진과 감상이 어우러진 글에 지리산 둘레길 정도는 갈 수 있을거란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부록에 담긴 지리산 길 걷기 길잡이가 많이 도움이 될거란 생각이 든다.
지리산 둘레길을 갈 때에는 부록만 떼서 가지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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