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 서른 살 오핸로 혼자 걷는 1,400km
김지영 지음 / 책세상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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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걷는 여행!
온전히 자신만의 힘으로 한걸음씩 걸어나가야 하는 걷기 여행은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다른 도움을 받지 않고 내 두 발로 땅을 딛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하고, 
나만의 속도로 조절을 하며 일정 기간을 버텨야 하는 것,
나름 힘든 것도 많지만, 힘든 만큼 얻는 것도 많은 것,
그러면서 내 안의 나를 만나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걷기 여행에서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이다.

그것이 걷는 여행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바쁘게 관광지를 눈도장찍고 돌아다니는 여행보다, 
삶의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하나더!
이 책을 통해 걷기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 하나를 더 알게 되었다.
바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의 바쁜 생활 속에서 그저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사람들이 내 곁으로 서슴없이 다가와 도움을 주기도, 받기도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관심을 보인다.
도시에서는 어렵기까지 한 그런 사람과의 관계를 길을 걸으며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요즘  걷는 길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온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그리고 해외 걷기 여행지로는 산티아고 길이나 시코쿠 길에 관련된 책들을 읽었다.
얼마 전 시코쿠 순례여행 <일생에 한 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라는 제목의 책을 재미있게 읽은터라
시코쿠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사실 일본의 산티아고 길이라는 시코쿠 길은 아직 많이 알려져있지는 않다.
그래서 이 책이 시코쿠 길을 알려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라는 책의 제목을 보니, 
역시 우리 사회에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은 여행을 떠나기 위해 무언가 심각한 계기가 있어야 일상에서 변화를 줄 수 있나보다.
하지만 일단 떠나면 시야를 넓히고 세상을 보는 마음이 깊어질 수 있는데..그 시작이 참 어렵기만 하다.

이 책을 보다보니 아무래도 조만간 그곳으로 향하게 될거라는 예감이 든다.
그래서 특히 이 책의 부록에 담긴 오핸로상이 되기 위한 정보에 눈길이 갔다. 아무래도 시코쿠 순례길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보니,  숙박이나 길을 걷기 위한 정보가 담긴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시코쿠 순례길에 대한 책을 계속 접하게 되다보니,
자꾸 이제는 나도 한 번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도 언젠가는 순례길을 걷게 될 것이고, 
내가 걷게 될 시코쿠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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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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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쿠다 히데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문장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오쿠다 히데오 문장의 묘미를 <공중그네>에서 처음으로 느꼈다.
그래서 그의 이름만으로 선택했던 다른 책들 <인더풀> <마돈나> <남쪽으로 튀어> <한밤중에 행진> 등등이 나름 재미있기는 했지만, 사실 처음의 그 느낌만 못해서 내심 아쉬웠던 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역시 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이름 만으로 이 책을 선택했고,
<공중그네>를 읽으며 느꼈던 참신한 느낌을 이번 책에서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가을비가 내리는 약간은 우울하고 무거워지는 감정을 밝게 띄워주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쌓여 있어서 이 책은 나중에 읽으려고 미뤄두었는데,
호기심도 생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가, 그냥 끝까지 읽어버렸다.

이 책에는 6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섯 가정 속으로 들어가 그 가정의 속 모습을 살펴보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여섯 편의 이야기를 모두 읽어버렸다.
아주 일반적인 가정의 일상적인 모습......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삶 속에서의 특별함이 이렇게 소설로 엮이는 모습을 보니
소설가의 안목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이해하지 못할 난해한 소설도 아니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는 듯한 느낌도 아니며,
동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몇몇을 클로즈업해서 자세히 살펴보는 느낌을 받는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남편이든 아내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내 모습도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동네 아저씨 아줌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어딘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맞아! 맞아!"하고 공감하게 될거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묘미가 있었다.
나름대로 내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소설 속의 캐릭터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그 평범한 일상에서 그 이후의 일이 어떨 지 궁금해져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바빠졌다.

어찌보면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릴 일들을 웃어가며 읽게 되는 시간이 즐겁다.
비오는 주말에 읽기로 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오쿠다 히데오의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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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시 치유 에세이
전미정 지음 / 예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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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 속 깊은 곳을 울리며 깊이 공감하게 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라는 제목의 이 책은 시 한 편이 그림처럼 담겨있고,
거기에 따른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담겨 있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 치유  에세이’ 라는 부제를 보고,
사람의 마음을 좀더 이해하기위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은 그 이상의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다.
꼭꼭 눌러버렸던 내 안의 상처들, 고름을 내어 터뜨리지 않고 그저 외면하며 사그라들게 만들었던 내 삶 속의 상처를,
나 조차도 잊고 있었던 내 마음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역할을 했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그런 행동 속에 그런 마음이 있었을거라는 상황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사람을 더 이해하고 싶다는 나의 오만한 마음에 앞서,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
지나온 나의 시간들, 내가 선택한 것들, 나의 마음 등등 모든 것이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었다면, 알게 모르게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을 것이고,
지금은 낯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결정이 그 때에는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경험하고 겪고 상처입은 기억들 때문에 지금이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일이라도
어쩌면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똑같이 반복될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각박해지는 생활 속에서 감정의 표출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애써 외면하고 덮어버리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나는 내 안의 상처들을 어루만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아끼고 보살펴야 할  ’나 자신’에게 너무 홀대했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이렇게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인간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졌다는 생각을 해본다.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가끔은 힘들고 버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책으로도 마음을 치유받고, 위안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라는 제목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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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도쿄 - ¥1000으로 즐기는 스타일 도쿄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정기범.김한나 지음 / 시공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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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 서적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은 공간의 제약을 받고 이곳에 묶여있지만, 여행기를 읽다보면 세계각지를 떠돌아다니는 듯한 묘미를 느끼게 된다.
여행지를 선택하기 전에는, (혹은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일 때에는),  그 곳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읽게 된다.
다양한 시각으로 여행지를 담은 모습에 감동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궁금증을 더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매료된 여행기 속에서 일단 여행을 결심하고 여행지를 결정하고 나면,
여행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 데에 중점을 두게된다.
일단은 그 때에는 주관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는 여행에 방해가 된다.
내가 직접 보고 파악하는 것이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낯선 곳으로 가면서 기본적인 것은 알고 가야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여행을 결정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보게 되는 책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려고 하는 도시의 ’가이드북’ 이다. 

잘 모르는 곳이었다가 가이드북을 보면서 그 도시와 무언가 교감을 시작하고, 여행의 기분을 고조시킬 수 있다.

유명 맛집이나 주요 볼거리, 돌아다니기위한 교통 정보 등을 알고 있어야 헤매지 않고 여행을 잘 다녀올 수 있고, 
정해진 시간 동안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이드북은 여행을 하는 동안 나의 동반자이자, 여행친구가 되고, 낯선 곳에서 내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보디가드도 되어준다.
그런 가이드북이 나에게 또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건 바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가이드북의 역할에 충실한 책이다. 
도쿄의 세부 지역을 정말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부야나 신주쿠, 하라주쿠, 오다이바와 같이 ’도쿄!’ 하면 ’딱’ 떠오르는 곳부터 
나카메구로, 시모키타자와, 기치조지, 다이칸야마와 같이 새로 떠오른 도쿄의 명소도 소개되어 있다. 
한국을 떠나 도쿄의 공항에 갈 때까지 필요한 출입국 방법, 교통편 등과 같은 기본적인 내용도 물론이요, 
여행 일정을 세울 때 도움되는 다양한 여행법 또한 참고할만하다.

지도에는 일본어도 같이 써 놓아서 들고 다니며 길을 물을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도쿄에 가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와 소설을 추천한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영화나 소설에 관심이 많아서이기도 하다.
‘도쿄 타워’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추천 목록을 보면서 내가 본 것이 있는지 체크해 보기도 했다. 
보고 싶은 것은 따로 적어놓았다.
도쿄는 이렇게 이야기가 많은 곳이었나보다.

도쿄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내가 기억하고 있던 도쿄와 비교해보았다. 
서울이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도쿄도 비슷할거란 생각도 해보았다.


도쿄를 여행하는 방법은 이렇게 여러 가지 색을 띠며 다양함을 가졌다.
지금 당장 도쿄로 떠날 수 없음이 많이 아쉬워지지만 책으로나마 그 아쉬움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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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망친 10권의 책 - 그리고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5권의 책
벤저민 와이커 지음, 김근용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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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내가 모르고 있던 사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적 호기심이라고 해도 좋고, 단순히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생각에서이기도 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일관되게 공부하던 사실들이 다 진실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느꼈던 충격,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내용에 대해서 몰랐던 폭로,
당연한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에 대해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후 느낀 공허함,
또다시 모르던 사실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 책도 나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 자극적인 제목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세상을 망친 10권의 책> 이라는 제목의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독서를 하는 것이 좋은 습관이고, 새로운 정보나 지식의 습득에 좋은 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책을 읽어도 읽는 사람마다 그에 따른 느낌도 다르고, 그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책 속에 진리만이 들어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맹목적으로 어떤 책에 비판없이 완전히 생각을 빼앗기는 것은 커다란 실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그런 책들을 이용해서 군중들을 휘어잡는 지도자들이 위험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세상을 망친 책이라......망쳤다는 표현까지 쓰기에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도움 되지 않은 책이라는 표현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책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책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그에 따른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들 좋은 세상을 만들어간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신의 이익을 채워가는 사람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이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존재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하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좀 힘들었다.
게다가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책들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저자의 생각에 무조건적으로 거부하거나 동의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그 책들을 한 번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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