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비 Young Author Series 2
크리스 클리브 지음, 오수원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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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여자아이가 아니라 1파운드 짜리 영국 동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9p)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문장이다.
그래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 책의 이야기를 따라 읽어나가게 되었다.

니콜 키드먼 주연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도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었다.
영화를 보고 원작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도 있지만,
이 책의 경우는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화 개봉 전에 꼭 책을 먼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지리아 소녀인 리틀비, 그리고 새라와 앤드루의 만남은 단순히 우연한 만남이 아니었다.
단 하루에, 잠깐의 시간에, 그들의 인생을 뒤바꿀 만한 엄청난 사건이었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나는 과연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생각만으로 소름이 끼치는 그런 장면이었다.
과연 나는 어떻게 했을까?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괜한 죄책감도 들고, 속상하기도 하고......
이런 것을 '감동'이라고 표현하는 지 모르겠지만, 
나는 뒷골이 당기고 가슴이 먹먹하니 뭔가 무거운 돌멩이를 얹은 듯한 느낌이 들었고,
속이 상해 한숨이 나왔다.
이 세상의 불합리한 현실이라니......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한줄기 희망이 보인다.

"우리의 문제는 말이야. 네 이야기밖에 모른다는 거야. 
이야기가 하나뿐이면 넌 약해질 수밖에 없어. 
하지만 수백개의 이야기를 모으게 되면 넌 강해지는거야." (393p)


리틀비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현실에 수많은 리틀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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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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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저자는 길을 정말 잘 잃어버리는 길치겠구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뜻밖에 발견한 곳들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가 가득하겠구나!

여행 이야기가 가득하겠구나!

나의 기대는 정말 강했나보다.
일단 그렇게 생각한 것은 ’땡~!!!’
책의 제목과 저자만으로 책을 선택하기도 하는 나같은 사람을 낚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행에 대한 매력보다는 여행의 힘든 점을 떠올리며 짜증을 느끼게 된 솔직한 글이었다.
나중에는 영화이야기, 사회이야기, 미술이야기, 다른 문인 이야기 등등 이미 ’여행’은 사라져버린 산문집이었다.

내가 저자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유명한 시 제목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목이 너무 슬퍼서 그랬는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는지, 
지금 나의 기억에는 그 시가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책을 냈다는 선전을 보고 반가운 마음도 들고 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여행 이야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제목에 불만이 생긴다.
표지에 여행 사진이 첨부되지 않았어도, 제목에 ’여행’이라는 단어가 없었어도,
나는 이렇게 낚였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왠지 씁쓸해지는 일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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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방랑
후지와라 신야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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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나에게도 나만의 기억으로 인도가 내 마음 속에 담겨있다.
어떨 때는 주체할 수 없는 방랑기가 꿈틀대다가 튀어나온다.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스스로 옭아매놓은 제한적인 조건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에 일단 나의 마음을 잠재워줄 수 있는 것은 책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인도라는 공간은 나에게 한없이 환상적이거나 그리운 곳만은 아니었으니,
책을 읽다보면 들뜨는 내 마음을 잠재울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책을 볼 때 먼저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출판일이다.
그에 따라 언제의 이야기를 보게 되는지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약간 두툼한 이 책의 이름이나 표지는 일단 궁금증을 자아냈다.
인도를 여행한 사람의 이름이 일본인이니, 일본인의 눈으로 바라본 인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은 초판 1쇄 발행이 2009년 7월이었다.
<인도방랑> (후지와라 신야, 1993. 아사히신문사) 문고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삼 년간의 인도 여행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출간 직후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을 세상 밖으로 이끌었고,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쇄를 거듭하며 그 생명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 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참 전의 이야기여서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이 담겨있을거란 기대도 되었다.
들뜨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중간 중간 인도 사진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느낌이 있는 사진들 덕분에 꽤나 두껍지만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다음 사진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진만 넘겨보고 나서 책을 읽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글을 읽는 중간중간에 사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순서대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인도는 정말 다양한 곳이다.
인도를 여행하고 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정말 다양하다.
후지와라 신야의 글은 인도에 다녀온 사람의 한 기록이지만, 꽤나 다양한 인도를 매력적으로 담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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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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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을 읽게 되었다.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일본 작가의 이름 중 아는 이름이어서 반갑기도 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었고 나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도쿄 타워>도 읽어보게 되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소설이 아니라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두껍지 않은 책자에 간단하게 담긴 개인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의 원제는 <하찮은 것들>이라고 한다.
처음엔 제목이 와닿지가 않았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이란 이름을 봤을 때에는 하찮은 것들이 아니라 대단한 것들이 채워져 있을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싫어하게 되는 것도, 결혼을 하게 되는 것도, 이혼을 하게 되는 것도,
언제나 커다란 명분 때문이 아니라 아주 소소하고 보잘것 없는 작은 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작은 일상적인 취향의 차이, 그에 따른 기분 차이......!!!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소소한 이야기가 나온다. 
고무줄이라든지 초록 신호에 대한 이야기, 책받침, 운동화, 완두콩밥 등등 너무도 사소해서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문득 내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을 생각하며, 에쿠니 가오리와의 생각이 어떤 면에서 같고 다른지 비교해가며 읽게 되었다.
공감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이해했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왜 그럴까?'하며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취향의 차이가 있게 되고, 성격차이로 헤어지게 되나보다.
생각과 환경이 다른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나만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책과 향수,목욕할 때 머리를 묶는 핀은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활을 이런 사소한 것에 의존하고 있구나, 하고 절실하게 생각한다. (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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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인 베이징
박혜정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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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정으로 중국을 뒤흔들 가슴 벅찬 20가지 이야기,
20가지 인터뷰에 20가지 인생을 담은 책을 읽었다.
<20인 베이징> 은 유학기간도, 공부하는 분야도, 하는 일도 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의 중국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놓은 책이다.

각양각색의 그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그들의 '열정'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기어이 하는 추진력이라 할 수 있다.
국적도 다양하고, 생각도 다양한 그들의 중국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읽게 되었다.

중국과 수교가 되지 않았을 때,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특히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왜 중국어를 하는지......
하지만 나에게 중국어는 매력적인 언어였다.
중국도 매력적인 나라였다.
언젠가는 그 곳에 가서 더 깊이 공부해보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껏 그럴 기회는 나에게 오지 않았다.
기껏해야 배낭 여행 잠깐, 어학 연수 잠깐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저렇게 중국이 희미해져가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고, 다시 열정에 불을 붙이게 되었다.
스스로 묻어버린 나의 꿈, 누구도 이제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데, 왜 나는 포기해버린 것일까?

"제가 지금 되돌아보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중국에 와서 적응하고, 사람들 만나고 이런 것이 아니라
바로 한국에서 결심하고 비행기 타고 떠날 때까지 였어요." (185p)

이 말에 참 많은 위안을 받았다.
어쩌면 나도 결심 이전의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를 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에 대한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한다.
그 길을 갔고, 자신의 열정을 내뿜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보며 위안 삼기로 한다.

새로운 꿈과 열정을 찾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그리고 일단은 열정 가득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서 그런지
그들의 에너지를 얻어온 느낌이 든다.
다시 열정이 꿈틀대는 느낌이 든다.

아자!!! 자이요~ 加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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