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ㅣ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 요네하라 마리의 글에 매료되다.
요네하라 마리의 글에 매료된 것은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미식견문록>에서였다. 그냥 음식 이야기 몇 가지 나열되었을 것이란 생각에 가볍게 책을 집어들었다가, 탁월한 말솜씨에 빨려 들어가 단숨에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책의 '서곡'이 그저 그런 음식 이야기였다면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책을 통해 처음 요네하라 마리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나는 새로운 세계를 만난 듯 단숨에 매료되고 말았다.
저자 요네하라 마리가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였고, 2006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 많은 책을 냈다는 것 등등...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너무 늦게 그녀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아쉽기만 했다.
# 요네하라 마리의 매력을 느낀 책 <발명마니아>
이 책은 참 두껍다.
‘설마 이 책 전부, 그녀가 고안한 발명품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은 아니겠지?’
당연히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기엔 책이 정말 두꺼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이 책을 넘기면서 알게 되었다.
이 두꺼운 책 전부에 그녀가 일생에 걸쳐 고안한 다양한 발명품이 담겨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야기, 장거리 여행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책에 푹 빠져 읽게 되었다. 낄낄거리며 웃는 소리에 옆 사람이 쳐다볼 정도로,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웃을 정도로, 몰입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한참을 깔깔 웃다가 다음 발명품으로 넘어갔을 정도로 나에게는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책이었다.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그녀의 속마음을 보게 되기도 했고, 일본 사회부터 세계 전체로 이어지는 그녀의 다양한 식견에 고개가 숙여지기도 했다. 나같으면 사사롭게 넘겨버릴 상황도 글과 발명품으로 재탄생되니,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무엇보다 나의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림이었다.
처음에는 ‘아라이 야요’라는 이름의 다른 사람, 일러스트를 전문적으로 그리는 사람이 그린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에 담긴 요네하라 마리의 동생 이야기를 보다가 “일러스트를 그린 아라이 야요도 실은 언니였습니다.”라는 말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그녀의 다양한 발명품 그림 중 가장 나의 마음에 든 것은 “쓰다듬기 천수관음”

바쁘다고 외면하다가 나에게서 멀어진 고양이 토토에게 진작 사용했다면,
나를 그렇게 회피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발명마니아와 함께 한 놀라운 발상에 웃고 공감하다보니 어느덧 두꺼운 책을 한 권 다 읽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