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41
서정민 지음 / 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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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일도 종교의 이름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이해하기 힘들고, 답답함. 그 속에서 종교는 특히 한국의 기독교는 무엇인지 나의 근원적 물음에 속 시원히 대답해주는 종교인들은 없었다.
그저 의문을 갖지 말고 믿어야한다는 대답밖에 들은 적이 없다.
그래서 한 때 교회에 발을 디뎌봤지만, 하나님께 그런 사소한 것까지 해달라고 떼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궁금한 것이다.
나 스스로 그 궁금증을 풀어야했다.
그래서 그들이 있게 된 역사를 알고 싶었다.
이 책은 별로 읽고 싶지 않았던 나에게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그냥 이 책으로 한국 교회의 역사,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싶었고, 딱 그만큼의 용도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먼저 살펴본 ‘한국 기독교의 수용과 갈등’으로 우리나라에 어떻게 가톨릭교가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한국 프로테스탄트 기독교의 정착 과정을 살펴보게 되었다.

특히 중국 상해에서 활동하던 미북장로회 의료선교사 알렌이 내한하였다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미공사관 부속의사의 신분으로 입국하였는데, 당시 금교상황의 한국현실에서는 불가피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제중원이 한국에 직접 세워진 최초의 프로테스탄트 선교기관이었다는 글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곳을 기점으로 한국에 도착하는 미국선교사들이 활동하게 되었고, 제중원에서 한국선교의 적응훈련을 받았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나라의 선교사들이 똑같은 행동을 다른 종교의 지역에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북한 교회에 대한 이야기도 새로웠다.

평양은 일찍이 한국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어졌다.
8.15당시, 즉 분단 시기의 단면만을 두고 보더라도 한국기독교의 교세,비중,영향력의 정도를 따질 때 북이 7 남이 3의 비율, 만일 서울이 지닌 모든 면에서의 중심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한 숫자적 구성비로 보면 8대 2까지 그 영향력의 편재를 논하는 학자들도 있다. (59p)

그리고 장로교단 수만 얼핏 160개, 혹은 200개에 가깝다는 통계, 다양한 교파에서 또 분열된 상태의 교단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개신교는 몇 개의 분파로 나뉘었을거라고 막연히 짐작했었는데, 생각하던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분열된 교단이다. 교회라고 다 같은 교회가 아닌가보다.

서평을 쓰고보니, 기독교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보게 된다면 답답해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저 나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었고, 그 정도의 역할을 이 책이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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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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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의 글에 매혹된 것은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미식견문록>에서였다.
그냥 음식 이야기 몇 가지 나열된 것일거란 생각에 가볍게 책을 집어들었다가
탁월한 말솜씨에 빨려들어가 단숨에 책을 다 읽게 되었다.
그 이후 <문화편력기> <발명마니아>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미녀냐 추녀냐> <대단한 책> 등을 읽으며, 여전히 나의 감탄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글들을 이제야 알았다는 아쉬움과 함께 말이다.

그러던 중, 요네하라 마리의 어린 시절이 문득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 책의 존재도 이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일단 이 책이 논픽션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나의 눈길을 끌었다.
책 앞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 시절의 요네하라 마리를 담은 사진과 추억의 노트를 찍은 사진이 있다.
이 책은 일본에 돌아갈 날이 잡힌 한 달 전부터 추억의 노트를 만들어 반에 돌렸고, 반 친구들이 거기에 각자의 메시지를 남겨줬는데, 1995년에 추억의 노트를 들고 프라하 시절 친구들을 찾아나선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스의 파란 하늘을 그리워한 몽상가 리차, 새빨간 진실과 함께 미워할 수 없었던 거짓말쟁이 아냐, 베오그라드라는 하얀 도시의 매력을 알게 해준 지적이고 침착한 야스나.
그 친구들과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흥미로워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국적이 다른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오랜 시간이 흘러 찾게 되는 것,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다른 나라에서 각자의 생활에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가다가 그 옛날 친구들을 찾는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픽션이어서 더욱 대단한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도 마음만 먹고 찾아본다면 픽션보다 더 재미있는 어린 시절 친구들의 이야기를 엮어볼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요네하라 마리이기 때문에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맛깔스러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요네하라 마리의 글세상 여행은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이번 달에는 유난히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몰아 읽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잡은 이 책도 나에게 인상적이었다.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 중 베스트 3권을 뽑아본다면 이 책도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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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신화의 계보 살림지식총서 13
류경희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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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많은 신이 존재한다.
이 책에도 보면 ‘힌두 경전에 따르면 신의 수가 3억 3천이 넘는다고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확히 신의 수가 얼마나 될 지 파악하기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말이 3억 3천이지, 상상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이다.
그 많은 신들의 이름이 어떻게 되고, 각각 어떤 신화가 있는지 등을 하나씩 살펴보자면, 
이 얇은 책 한 권으로는 당연히 모자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 지 궁금해지는 차에, 또 하나의 혼란스러움을 던져준다.

이러한 혼돈스러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이와 같이 많은 신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힌두교도들이 궁극적으로 신은 하나이며 모든 존재에 내재해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힌두교는 다신교인가? 아니면 유일신교인가? 아니면 일원론인가?

그들의 대답은 모두 다라는 것이다. (11p)

복잡하다.

하지만 복잡하고 세세한 잔가지들은 놔두고, 일단 굵직한 뼈대를 짚어보는 작업, 
이 책을 읽으며 그렇게 인도 신화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신화 이야기는 어떤 것을 보든 재미있다.
그런데 그것이 인도인들의 종교와 삶에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더욱 흥미로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인도 신화의 기본적인 부분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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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냐 추녀냐 -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 지식여행자 3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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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은 나의 취향 상 제목만으로는 절대 선택하지 않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특히 <마녀의 한 다스>라든지 <미녀냐 추녀냐> 등의 제목은 내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책도 ‘요네하라 마리’의 저서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선택을 했고,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제목 때문에 읽지 않았으면 참으로 아쉬움이 가득 했을 것이다.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읽다보면, 그 책의 역자가 요네하라 마리의 <헤픈 미녀냐, 정숙한 추녀냐>를 보며 통역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담은 그 책을 인상적으로 보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책이 <미녀냐 추녀냐>라고 번역된 이 책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제목보다도 일단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데다가,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라는 부수적인 설명이 붙어있는 이 책을 보니,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내가 궁금증을 가지고 읽게 되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녀냐 추녀냐’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도대체 무슨 의도로 그런 제목을 지었는지는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이야기에 대해 나온다.
‘부정한 미녀인가 정숙한 추녀인가’
“상당히 이상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번 장에서는 좋은 통역과 번역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라며 운을 뗀다.
원문에 충실한지 아닌지, 원 발언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지 아닌지 하는 좌표축으로 정숙함을 측정하고, 원문을 잘못 전달하고 있거나 원문에 어긋난 경우에는 부정하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역문의 좋은 정도, 역문이 얼마나 정돈되어 있는지, 편안하게 들리는지를 여자의 용모에 비유하여, 정돈된 경우에는 미녀, 아무리 봐도 번역한 티가 나면서 어색한 역문일 경우에는 추녀라고 분류하면 네 가지 조합이 생기는데 다음과 같다. 

정숙한 미녀, 부정한 미녀, 정숙한 추녀, 부정한 추녀. (143p)

역문이 여자의 용모나 남자에 대한 충성도에 비유되는 것이 유럽의 전통이지만 다소 거슬린다면서, 남자로 바꾸어서 표현해보는 부분에서는 귀여운 반항처럼 느껴져 웃음이 난다.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처럼 다른 언어를 접하기 힘든 환경에 있으면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실수담이나 통번역을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더 눈길이 갔다.
연사에게 문장별로 발언을 끊어달라고 부탁해도 한 시간을 그냥 강연해버려 노트테이킹을 수십장 하며 당황한 어느 통역사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자신이 적은 노트테이킹을 알아보지 못해 식은땀을 흘린 경험이 열 손가락 발가락으로도 다 셋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요네하라 마리의 솔직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순간의 기억력’을 최대한 발휘해야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보면, 정말 순간 스트레스 최대일 듯한 직업이 맞나보다. 
어학을 하는 사람들, 통번역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 통번역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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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책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지식여행자 2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언숙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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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어볼 수는 없다.
그리고 세상에 있는 책이 모두 의미있고 감동적이지는 않다.
읽는 사람의 취향과 내용의 경중에 따라 그 책이 주는 의미도 다르고, 책을 읽는 시점에 따라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되기도 하고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되기도 한다. 

책을 다 볼 수 없을 때, 다른 사람이 추천해주는 책을 보게 되기도 하고, 서평을 보며 고르다가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특히 요즘에 재미들린 일 중 하나가 책 속에서 책을 찾는 것이다. 광고 등의 방법으로 나에게 알려진 것 말고 숨어있는 책들을 찾는 재미, 책을 읽다가 수첩을 꺼내들어 읽고 싶어지는 책의 제목을 적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대단한 책>은 정말 대단하다.
일단 책두께부터 대단하다.
680페이지에 이르는 두께에 일단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정말 대단히 두꺼운 책이라는 인상 때문에, 망설이긴 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요네하라 마리라는 사람에 대한 중독 때문이다. 
맛깔스러운 글, 박식함 등이 어우러진 책들을 한 권, 두 권 읽다보니, 자연스레 마리 여사에게 영향을 주는 책들을 알고 싶어졌다. 어떤 책들을 읽었고, 어떤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은, 정말 아쉬운 점은, 언어의 한계로 만날 수 없는 책들이다.
특히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 베스트 7’이라고 뽑아놓은 책들이 단 한 권도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내가 접하게 되는 책들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아쉬운 적은 없었다.
요네하라 마리가 읽은 책 중에 나는 절대로 읽을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다.
내가 일본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러시아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그나마 번역되어 출판되어있는 책들을 따로 뽑아 읽어보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요네하라 마리의 책도 이렇게 번역되어 읽어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대한 책의 세계로 초대받은 느낌, 
다양하게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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