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꿩 우는 소리 우리글시선 74
이생진 지음 / 우리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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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생진 시인의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감명 깊게 보았다.
그 시집을 성산포에 가기 전에 읽어보고, 
성산포에서 읽어보고,
성산포에 다녀와서 읽어보았다.
그때마다 시의 맛이 그렇게 다르다는 것이 새로웠다.

가장 최근에 읽은 이생진 시인의 시집 <서귀포 칠십리길>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귀포를 잘 모르던 때 읽어본 것과
서귀포에 여행 와서 읽어본 것,
서귀포에 매료되어서 이곳에 둥지를 틀고 다시 읽어본 것,
그때 그때 다른 느낌이었고,
같은 시집이 다양한 느낌으로 나를 사로잡는다.

이생진 시인이 그동안 시집을 많이 냈지만,
이번에는 가장 최근에 나온 시집을 읽게 되었다.
영화 <실미도>로 ‘실미도’라는 섬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불편한 진실을 담은 역사 이야기가 내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섬이다.
이 책의 첫 느낌은 그 영화를 볼 때와 마찬가지였다.
내내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고,
그런 역사를 간직한 채, 유유히 시간을 담고 있는 실미도라는 섬에 관심이 가고,
언젠가 한 번 그곳에 가서 이 책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 책에는 실미도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섬과 바다와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시집은
왠지 바다 앞에서 읽어야 그 맛이 더해질 것 같다.
이왕이면 실미도 앞에서 펼쳐보아야 그 의미가 더 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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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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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우리가 상식처럼 당연히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책도 그러한 질문을 나에게 던져 주었다.
이 책에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승자들의 음모, 여덟 가지가 담겨있다.

한국 경제는 수출로 먹고살아야 한다.

박정희 시대 개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대기업 재벌이 없으면 성장은 불가능하다

노동시간 단축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토건 사업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든다

부동산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다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성적순이다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



머리말에 보면 
‘만약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승자의 음모에 속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는 
저자의 말이 있다.
나는 이 중 두 가지는 물론 여덟 가지 모두 그동안 들어왔고 어느 정도 동의하던 것이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세상의 어떤 일들이든 그렇다.
어쩌면 커가면서 창의적인 사고, 또는 비판적인 시선을 잃어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렇다더라.’ 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그렇구나!’ 동의하고 만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상식처럼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아니라니까,
‘그렇구나!’ 생각한다.
정치,경제 분야는 너무 생소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지 못하면서......
그래도 그전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같은 경제학자의 실명을 마구 거론하면서 반대의 논리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비판이 아닌 비난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자신과 다른 논리를 반박하고 딛고 일어나는 것이 상대방을 깔아뭉개는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짚어가며 이야기하지 않았어도 이 책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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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찍어라 -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사진강좌
조선희 글.사진 / 황금가지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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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진에 대한 책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예전에 사진을 너무 모르고 찍었기 때문에
알고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알아가며, 
느끼게 되는 것은
내 사진이 정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사체가 어디에 와야 하며, 어떤 구도로 찍어야 하며 등등
사진을 찍으면서 느낌을 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구도만 생각하고 있는 순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사진에 대한 생각이었다.
사진을 찍는 이유, 느낌이 있는 사진을 찍는 법 등을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포토그래퍼 조선희
그녀가 낸 책을 읽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원하던 이야기를 이 책에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찍기만 하지 마라.
단지 셔터만 누른 채 컴퓨터 한 귀퉁이에 데이터로만 처박혀 있을 사진을 찍지 마라.
‘나만의 톤’이 깃든 사진을 찍어라.
자신만의 사진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난 그걸 도울 뿐이다.
(네 멋대로 찍어라 中)

그동안 사진에 관한 책을 그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게 공감하며 읽은 사진 관련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나의 똑딱이 카메라 예찬’을 보면 
장비에 집착하지 말고 손에 잘 맞는 카메라가 좋다며 
‘내 손에 잘 맞는 나의 똑딱이 카메라’ 사진을 보여준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갔다가
무게에 짓눌리던 경험을 생각해보면 공감하게 되는 말이다.
사진은 무엇을 담을까보다 무엇을 뺄까를 생각하라는 ‘사진은 뺄셈이다’,
사진은 순간이기 때문에 오래 고민하지 말라는 ‘찰나의 순간’,
우리 주변에 사소한 것에서 발견하는 특별함을 담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대단한 것을 잘 찍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사진을 오히려 망치고 있는 주범일 것이다.
무엇을 찍을까 고민을 했는데,
지금 있는 바로 그 장소에서 찍으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내가 사진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무엇을 찍어야할지, 어떻게 찍어야할지, 어떻게 하면 잘 찍을지,
사진에 대한 집착과 고민이 늘어났는지도 모른다.
그런 욕심들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가짐을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그리고 피사체에 자신감을 가지고 한 발짝 다가가 과감하게 찍어봐야겠다.
이 책에서의 말대로 카메라를 든 나는 창조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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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걷고 싶은 길 - 길은 그리움으로 열린다
진동선 지음 / 예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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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한 사람,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
아마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무엇을 찍어야할까?”
사진을 찍을 때면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할지 모르겠는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처럼, 
‘길’이라는 한 가지 테마를 가지고 다양하게 찍어보는 것도 
정말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이 책에는 ‘길’이라는 테마로 사진과 에세이, 싯귀처럼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행을 많이 다닌 작가는 프랑스, 독일, 쿠바 등 다양한 곳의 길 사진과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길을 생각하며 사람을 생각하고 인생을 생각해본다.
괜찮다.
느낌 괜찮다.
교과서적으로 사진을 배우는 것보다
한 가지 테마를 정하고 거기에 대해 꾸준히 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생각을 함께 담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마음에 든다.
그냥 단순하게 눈앞에 보이는 것만 찍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테마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찍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의욕이 샘솟는 시간이다.

하지만 책 두께도 얇고, 사진 크기도 작고, 글도 조금 있어서
그 가격의 책값을 지불하고 보기에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글 많고 두꺼운 책이 더 비싸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사진은 좀더 컸으면,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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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 김별아 치유의 산행
김별아 지음 / 에코의서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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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형 인간이었던 그녀,
뭣 하러 산에 올라요? 결국 내려올 것을.’이라고 생각하던 그녀는
‘뭣 하러 사랑을 해요? 결국 헤어질 것을.
뭣 하러 살아요? 결국 죽을 것을.‘이라는 질문과 함께
결국 산을 오르는 일에 대해 가졌던 냉소와 무지가 실로 삶에 대한 태도와 다를 바 없었음을 깨달았다.
그래도 사랑을 하고,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산에 오른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
산에 자주 가고 힘을 얻어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나는 조금 다른 부류인가보다.
일단 가면 좋은 것은 알겠는데, 자주 발걸음하게 되지는 않는다.
전형적인 평지형 인간,
그래서 어쩌면 더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산에 대한 정보만 담긴 책보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내면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여행도 그렇고, 산행도 그렇고,
어쩌면 너무도 익숙해진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새로운 환경에 놓아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 익숙한 주변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장치인지도 모른다.
여행 서적을 좋아하는 나는 정보가 더 많은 책도 읽어보았고, 
개인적인 생각이 더 많은 책도 읽어보았는데,
생각을 나열한 책들은 공감할 만한 요소가 별로 없을 때 
읽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몰입도가 뛰어났던 것은 
작가의 생각에 내가 많이 공감하게 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서 그랬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좋았다.
산을 오르내리는 것도 인생길이라는 생각이 들며,
결국 평지형 인간인 나에게도 산에 한 번 올라보겠다는 충동을 일으킨다.
등산을 하는 중이든, 내려온 이후에든
익숙해져버린 나의 일상을 바라보며
내 인생을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때로는 이렇게 책 한 권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이 책은 산행기이기도 하고 마음을 따라가는 에세이이기도 하고
오래 묵었던 상처에 대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남들은 기억조차 못할 일에 잠 못 들고 뒤척이는,
이 또한 지나갈 순간에 사로잡힌, 
해묵은 상처에 홀로 숨죽여 울고 있는,
나를 닮은 당신께 이 산행의 기록을 바칩니다.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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