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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만큼 성공한다 - 김정운교수가 제안하는 주5일시대 일과 놀이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승승장구에서 우연히 김정운 교수의 출연을 보고 그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분의 저서를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을 읽어 보았다.
그 책을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잡다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 주변에서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거기에 대한 문화심리학적인 해석이 곁들여지니,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김정운 교수의 이전 책도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는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 지 궁금해져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나는 나 자신에게 안식년이라는 휴식의 시간을 선물했다.
1년 동안 평생 기억에 남을 휴식의 시간을 나에게 주고, 그 다음 기간 동안 이 행복했던 시간의 기억으로 버틸 작정이었다.
칼을 잘 휘두르기 위해서는 칼 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휴식의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나와 같지는 않았다.
이제는 뭔가 해야하지 않겠냐는 주변 어른들의 걱정, 남들 다 하는 결혼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간섭 등등 벌써 내 귀는 주변 분들의 걱정어린 충고로 시끌시끌하다.
어쩌면 중간중간 나 자신도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은
제대로 노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고, 그동안 무엇을 해야 내가 행복한지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는 책을 더 읽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성공이라는 개념이 어떤 것인지,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지는 모르지만,
일단 ‘휴식’을 중요시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이 점점 각박하게 느껴진다.
예전 우리 어렸을 때에도 그랬고, 지금은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정말 답답한 현실에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지 신기할 따름이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되고, 논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걱정만 잔뜩하고 있더라도, 할 일들을 미룬 채 신나게 노는 것은 큰 잘못을 하는 것처럼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보며 생각해보니 우리 사회에서 ‘노는’ 것을 얼마나 죄악시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기만 재촉하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서장을 보면 ‘한국 놀줄 몰라 망할지도 모른다’는 제목의 글이 있다.
너무 비약하는 것 같다고?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를 전개하는 저자의 글을 보고 있자면,
타당한 느낌이 든다.
삶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내가 행복해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평생 주어진 의무를 다하며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견디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61p)
이 책을 보다보면 번아웃 burn-out 측정 설문이 있다.
번아웃이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예전의 심리 상태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보니 5점 이상이다.
매우 심각한 위기, 번아웃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된다고 한다.
과감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삶의 태도를 기초부터 바꿔야한다고 조언한다.
어쩌면 나는 본능적으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모든 것을 바꿨는지도 모른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의 마음이 많이 치유되어서 더욱 다행이다.
앞으로 매일매일 더 행복하게! 신나는 ‘지금’을 누리겠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나중에도 절대 행복하지 않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도 행복한 법이다.
성공해서 나중에 행복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나중에 성공한다. (27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