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진짜와 가짜의 틈새에서 - 화가 이중섭 생각 - 화가 이중섭 생각
김광림 지음 / 도서출판 다시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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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이중섭은 ‘소’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나도 이중섭은 화가라는 사실, 제주도에서 지냈다는 사실, 소와 아이들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 등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는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중섭 거주지도 보고 미술관도 보면서 예전에는 그저 흘려보던 이중섭 작품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중섭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이 책 <진짜와 가짜의 틈새에서>를 읽게 되었다.

 몇 년 전 SBS 스페셜에서 이중섭 화가의 작품 위작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위작 논란은 여전히 의문을 남긴 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살아있을 때에는 고독과 싸우며 힘든 생활을 했을텐데, 이제와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위작이니 아니니 논란이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중섭 화백의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다. 겨우 마흔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나, 정신병원 이야기, 삼일 동안이나 무연고로 시신이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 등은 유명세에 밀려서 미처 알 수 없었던 이야기였고, 그 고독에 몸서리치며 내 마음도 무거워졌다. 일본으로 가버린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여비 마련을 위해 두 차례의 전람회도 했지만, 무산된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러나 그의 일본행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림만 가져가고 값을 치루지 않은 사람의 잘못도, 가고 싶어도 갈 방도를 모르는 자신의 잘못도, 가족한테서 온 돈을 중간에서 가로채 먹은 사람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는 아무도 탓하지 않았으니까!(20p)” 라고 적었다. 왠지 이 문장에 마음이 아파서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그동안 명성에 가려져서 인간적인 부분에 시선이 가지 않았다면, 이제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책에 담긴 이중섭의 작품과 인생에 흘려넘길 수 없는 고독이 느껴진다.

로댕은 생전에 그의 명성이 높아질수록 더 고독해졌다지만 중섭은 죽어서 날로 더해가는 명성 때문에 생전의 고독은 거의 빛을 잃어가고 있다. 고독의 그림자가 엷어진다는 것은 너무 대중화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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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쉼표 - 도종환 산방엽서,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습니까
도종환 지음, 손문상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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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의 이름을 떠올리면 <접시꽃 당신>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도 떠오른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 종 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님의 시는 내 마음을 잔잔하게 해주는 휴식같은 글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종환’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선택한 에세이, <마음의 쉼표>를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휴식같은 시간을 보냈다. 꽃 한 송이 더 바라보게 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주제에 대한 깊은 생각과 휴식, 마음에 쉼표를 찍고, 생각을 정리해본다. 책을 읽을 때에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급하게 달려가는 책과 쉼표를 찍는 책이 어우러지며 완급조절을 해줘야 책읽는 시간이 더욱 의미있다. 즐겁게 계속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시를 ‘졸시’이라고 표현한 것이었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유명인들의 망언이 있다. 잘 생긴 얼굴 때문에 힘들었다는 장동건 망언, 내 얼굴은 평범하다던 현빈 망언을 뒤이어 시 잘 쓰시는 도종환 시인이 자신의 시를 ‘졸시’이라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망언 아닐까? 어쩌면 단순한 개인적인 차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오늘따라 지극한 겸양이 이 책의 별점을 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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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유배된 사람들 - 문화마당 4-015 (구) 문지 스펙트럼 15
양진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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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라는 곳의 풍경에 매혹되어 이곳에 이사와버렸는데, 이곳으로 온다니 외할머니께서는 “죄인들 유배가던 곳인데......”하시며 걱정을 하신다. 그렇다. 옛날에는 이곳은 그런 곳이었다. 저자도 책머리에 ‘최고의 휴양 관광지인 제주도가 감금의 최적지였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아이러니다.’라는 말을 했다. “오늘날 자연 경관이 수려한 휴양 관광지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제주도가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고독과 빈궁의 유배지로서 자괴와 신음으로 뒤범벅이던 절망과 죽음의 땅이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5p)” 그 말처럼 나또한 이곳이 죄인들이 유배오던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유배왔는지, 유배라는 것이 그 당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내가 모르던 사실들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얇은 두께의 책에 부담감이 덜했고, ‘2010 서귀포 시민의 책 선정도서’라는 표시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살기 위해서 이들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모습 또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두껍고 난해한 책들은 입문서로서 부담이 많이 느껴졌다. 시작 전부터 한숨이 절로 나오는 무게감에 고민스러웠지만, 얇고 쉬운 느낌의 책은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다. 그래서 손쉽게 손이 갔던 책이다.

 이미 알고 있었던 추사 김정희라든가 우암 송시열 선생을 제외하고, 여러 시대 다양한 사람들이 유배를 왔던 곳이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특히 최익현 선생은 유배와서 한라산이 특히 좋았던 곳이라고 강조하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시작으로 이곳의 유배 문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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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여행사진가 김원섭의 사진 잘 찍는 법
김원섭 지음 / 소울메이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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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이책 저책 기웃거릴 때에는 책 속에 담긴 내용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이 반 이상은 되었다. 하지만 요즘에 읽는 책은 쏙쏙 이해되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 생각해보니, 사진을 잘 찍는 기술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 삶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보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지구별여행사진가 김원섭의 사진 잘 찍는 법>에서 나는 또다른 세상을 배운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셔터를 눌러댔기 때문에 내 사진에 감동이 없었나보다. 사진은 시각언어이고, 진솔한 마음을 담아야 좋은 사진이란다. 세상에 나쁜 사진은 없지만 좋은 사진은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이 잘 담긴 사진이라고 한다. 내 감정이 담기고 내가 먼저 피사체에 감동해야 사진도 기억에 남는 좋은 사진을 남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무 생각없이 셔터를 눌렀다가 얻어걸리는 사진도 있지만 말이다.

 이 책, 두께가 상당히 두껍다. 장장 552 페이지의 분량이다. 하지만 어쩌면 몇 달에 걸쳐서 배워야하는 사진 강좌의 노하우가 다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알차다. 하지만 역시 사진은 글로 배우기에 어려운 면이 있나보다. 알듯 모를 듯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나는 그냥 저런 사진은 안찍을래.’ 포기해버린다. 지금은 그래도 상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좀더 흐르고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지금 이해못했던 것들을 그때는 좀더 이해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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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In the Blue 4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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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두 권의 책은 사진과 그림으로 여행을 이야기하는 그 책이 마음에 들었다. 재잘재잘 이야기가 많은 것보다 조용히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을 더 좋아해서일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듯 그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느낌이 와닿았다.

 

 이 책 <선율이 흐르는 곳, 폴란드>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쇼팽’ 말고는 폴란드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도시는 폴란드의 수도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도시의 85%가 ‘완파’되었던 곳이다.

죽어나간 인구는 6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0%에 달한다.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게 생긴 이곳을, 사람들은 지켜냈다.

수도를 옮기지 않는 대신, ‘재건’을 선택하였다.

그리하여 현재는, 폭격당하기 전 과거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다.

시민들의 땀과 눈물과 애정이 서려있는 곳.

이 도시는 어디일까?

 

 

이곳은 바르샤바.   <선율이 흐르는 곳, 폴란드 中>

 

 

 그렇게 재건한 곳이라는데 과거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재현되었다니 그것이 매력이다. 알록달록 오밀조밀 풍경 속으로 나도 가고 싶어진다. 특색없이 싹 갈아 엎어버리는 것이 아니어서 마음에 드나보다. 이 책을 보며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도시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며 인어상도 보고 사람들도 구경하는 상상을 해본다. 걷다 지치면 폴란드 전통음식 ‘피에로기’도 먹어볼거야!

 

 여행 서적에 대한 나의 별점은 ’그 곳에 가고싶게 하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예전에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를 읽었을 때처럼, 별 네개와 다섯 개를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다섯 개로 기울게 되었다.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책이라고 할까?! 쇼팽의 선율이 흐르는 그곳에 가고 싶다. 저자처럼 무계획 여행으로 느낌에 따라 불성실한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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