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예보
차인표 지음 / 해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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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인표의 소설이 출간되었다. 연예인이 쓴 소설이라는 점에 선입견이 있었다는 것이 일단 솔직한 심정이었다. 기억을 되살려보니 이미 예전의 작품 <잘가요, 언덕>을 읽으며 의외성에 감탄했으면서 잊고 있었다. 이번에 장편소설 <오늘 예보>를 혹시나 실망할까봐, 실망만 하지 않기로 하고 봤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다. 킥킥 큭큭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읽었다. 공허한 웃음이 아니라 풍자적인 웃음이라서 더 마음에 들었다. 분명 힘든 현실에서 괴롭기만 할 수도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적절하게 웃음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지나온 우리의 현실 문제가 담겨있어서 되짚어보는 시간도 되었다.

 <오늘 예보>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흔히 말하는 ‘루저’인지도 모르겠다. 나고단, 이보출, 박대수! 그들의 이야기는 각각 전개된 듯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인생의 바닥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그들의 이야기가 절대 암울하게만 그려지지는 않았다. 어이없이 웃음이 나오다가도 심각한 현실이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을 보니 차인표는 소설을 또 출간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 작품은 꼭 기억하고 있다가 출간 되자마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담긴 작가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의 삶은 휴식은 할 수 있어도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결국 부대끼며, 의지하고, 서로 토닥거리며 끝까지 살아야 하기에. 휴식은 할 수 있지만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 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다. (249p -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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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 - 먹고 싶은 충동을 끊지 못하는 여자들의 심리학
윤대현.유은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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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20대는 다이어트와의 전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식한 방법이라고 느껴지는 방법들이 난무했고, ‘누가 일주일에 몇 킬로 뺐다더라.’ 그런 이야기에 현혹되어 사람들은 열광하며 무조건 다이어트를 했다. 다이어트와 요요의 반복, 지긋지긋한 굴레다. 물론 지금이라고 이런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지면 심해졌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지금보다 날씬하면 모든 것이 다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비하한다.

 이 책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는 여성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다이어트’와 ‘심리’에 관한 것을 따로 생각했었고, 서적도 대부분 따로 담아왔기 때문에 흔히 우리는 분리해서 생각해왔다. 하지만 사람은 신체와 심리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존재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생각하면 평소에 먹지도 않았던 기름진 음식들이 마구 떠오른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못먹으니 일단 먹고 시작한다고 한다. 결국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다. 차라리 다이어트를 한다고 결심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드라마에서든 현실에서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여주인공이 매운 비빔밥을 쓱쓱 비벼 양푼채로 먹거나, 새벽녘에 폭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은 절대 배가 고파서가 아니다. 마음이 허해서 그런 것이다. 여성들에게 초콜릿도 그런 경우일 것이다. 어쩌다가 하나 먹고 행복한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두 개 세 개 먹으면서 죄책감과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그런 것이 초콜릿이다. 먹고 싶은 충동을 끊지 못하는 여자들의 심리학을 담은 이 책은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라는 제목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에게 초콜릿은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끼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원푸드 다이어트의 함정’ 도 공감을 하며 읽었다.

박탈당한 ‘먹는 즐거움’이 스트레스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이어트의 가장 큰 어려움은 ‘먹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이다. (71p)

무리하게 한 가지 음식만을 고집해서 다이어트를 하거나 “이 음식은 다이어트 기간 동안 절대 안 돼.” 하면서 절식이나 편식을 하면 영양소 부족뿐 아니라 음식에 대한 심리적인 허기까지 더해져 폭식의 위험성까지 높아진다. (75p)

 특히 Part3의 ‘다이어트가 당신을 공격하고 있다’를 보며 주기적인 다이어트가 유행처럼 되어있는 현실을 본다. ‘현재 다이어트 중독은 한국 전체 여대생의 5분의 1 정도가 앓고 있다고 한다. (129p)’는 이야기만 봐도 흔한 현상이고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다이어트와 심리적인 문제를 따로 생각했다면, 이 책은 그것을 같이 생각하게 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갑작스레 살이 찌거나 건강에 안 좋을 정도로 불편하다면 살을 빼는 것이 좋겠지만, 꼭 살을 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열심히 뺐는데 주변에서 예전이 나았다느니, 없어보인다느니 하는 등의 평가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름다운 당신, 살이 찌든 빠졌든 지금 그대로가 아름다우니 스스로를 아름답게 바라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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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찰스 핸디 지음, 손정숙 옮김, 엘리자베스 핸디 사진 / 뮤진트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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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는 60대다. 가끔 “나이가 들어서......” “이 나이에 무슨......”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듣기가 싫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 나이가 뭐 어때서 그래요? 연륜과 경험이 쌓여서 더 세상을 깊고 넓게 볼 수 있는 나이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찜찜했다. 일단 나는 그 나이가 되어보지 못했으니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찰스 핸디가 친구의 예순 번째 생일 파티에 갔다가 문득 느낀 바가 있어 기획한 책이라고 한다. 60이 넘으면 할머니의 모습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에 책을 쓰게 되었나보다.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아~!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느낌이 와 닿았다. 열심히 읽고 어머니께 이야기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60세, 웰에이징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담겨있을지 궁금했고, 잘 읽고 핵심을 콕 찝어서 ‘나이’에 대한 이야기로 김이 샐 때 책을 무기삼아 당당하고 씩씩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암암리에 나이에 영향을 받는 일들이 많이 있다. 솔직히 나도 가끔은 ‘나이’라는 것 때문에 좌절하게 되기도 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지금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몇 년만 젊었어도......’ 등등 나도 나이를 의식하게 된다.

 이 책을 보며 특히 ‘전무후무한 지금의 60대를 주목하라’를 인상적으로 보았다.

이제 인간의 수명이 더 길어졌다는 걸 모두 알고 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인생의 몇몇 단계를 미뤄도 되겠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노화도 지체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얄궂게도 이런 보너스 인생의 유형은 다음 세대의 여성들에겐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었기 때문에 지금 60대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자유를 얻게 된다. 그들은 가외의 10년을 젊은 날에 미리 끌어다 쓰고 있다. (11p)

 책을 읽는 시작은 60대인 어머니를 위해서였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나의 미래를 위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도 되었다. 하루하루 눈앞만 보며 달려갔는데, 멀리 바라보며 인생을 알차게 채워보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담긴 스물 아홉 분의 이야기는 정말 멋졌다. 외국의 웰에이징 이야기 이외에도 수많은 웰에이징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너무 늦은 것은 없다. 나이 드신 분들이 당당하게 자신을 찾았으면 좋겠다. 움츠러든 마음이 쫙 펴지는 느낌을 받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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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을 훔치다
몽우 조셉킴(Joseph Kim)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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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도 상관없고, 느껴지는 만큼 보면 되는 것이 예술의 세계일 것이다. 그동안 미술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것과 기초지식이 너무 없다는 열등감이 미술 작품과 더 멀어지게 했지만, 나만의 느낌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접근하면 된다는 아주 기초적인 생각으로 조금씩 미술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제일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이중섭의 작품 세계다.

 

 서귀포에는 이중섭 미술관이 있다. 너무 유명한 화가라 '소'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정도의 작품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유명세에 밀려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책으로 먼저 이중섭과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 <진짜와 가짜의 틈새에서-화가 이중섭 생각>을 읽으니 내가 그동안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이중섭을 훔치다>라는 책을 읽고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화가의 그림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그가 그려낸 완성된 그림만을 보아서는 안 되고, 그가 왜 그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화풍의 진행 과정 속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48p)

몽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에 이중섭의 삶과 그림이 잘 담겼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내가 읽어본 어느 책보다도 이중섭의 이야기가 잘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40세에 요절한 미술가여서 그런지 그에 대한 책은 다른 이의 눈으로 보여지는 그의 예술세계다. 이 책을 보며 이중섭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었고, 열정을 가지고 이중섭을 알아 본 몽우의 그림과 이야기도 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열정과 힘을 느꼈다. 글에서, 그림에서, 힘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어쩌면 미술가가 미술가를 알아본 것이고, 그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에 진심이 담겨있어서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지도 모르겠다. 책에 담긴 이중섭의 그림도, 몽우의 그림도, 감동이었다.

 

 이번 기회에 이중섭 미술관도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라 발걸음을 하고 싶은 멋진 곳이 될 것 같다. 다시보면 예전의 느낌이 아닌 새로운 기분이 들 것 같다. 조만간 이중섭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해야겠다. 또한 몽우 화가의 작품도 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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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고독한 예술혼 이삭문고 2
엄광용 지음 / 산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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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서귀포에는 이중섭 거주지가 있다. 물론 이중섭이 실제 거주했을 때와는 다른 각도로 새로 지어진 곳이지만, 그곳에 가면 과거의 시간을 상상하게 된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집, 신나게 노는 아이들, 그곳에서의 시간이 길든 짧든 평생을 추억할 수 있는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그곳이 아닌 그 당시의 그곳 말이다.

 

 처음에는 별 감흥 없이 그의 작품을 대했지만, 점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그렇게 표현했는지 기막히게 감탄하게 된다.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은 그림에 관심이 없던 나에게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의 작품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가 이중섭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에 그에 대한 책을 찾아 읽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이중섭 50주기에 맞춰 펴낸 소설의 기법을 활용한 평전이라고 한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고, 쉽게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되어 편안하게 읽기 쉽다. 이중섭 50주기에 때맞추어 펴내는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의 일부 내용은 제7차 교육과정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화가 이중섭’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고 한다. 소설처럼 이 책을 따라 읽어가다보니 한 사람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안타까운 마음에 속이 상하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였던 것일까? 이중섭의 작품을 좀더 세세히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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