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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의 행복론 - 끊고斷, 버리고捨, 떠나라離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전열 옮김 / 행복한책장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정리를 잘 못한다. 이사를 거의 하지 않아서 어릴적 모아둔 잡동사니들을 이제와서 차마 버리지도 못한다. 한 때 열정적으로 푹 빠져 공부하던 책들을 지금은 쳐다도 안보지만 막상 버리자니 아깝다. 살아가는 날이 많아질수록 쌓여가는 물건들은 많아지고 있다. 사실 이런 내가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한술 더 뜨신다. 내가 큰맘 먹고 버리려고 내놓은 물건들이 어느 순간 몰래 집안 어디엔가 들어와 있다. 좀처럼 정리가 안된다.
이 책을 그래서 읽게 되었다. 좀처럼 정리를 못하는 나에게 어떤 지침이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 사실 쌓아놓고 한 번이라도 눈길을 준 적이 있었던가!’ 생각하면서도 막상 버리려고 하면 아까워서 다시 제자리에 놓아두고 외면하곤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의 표지를 보면서 못 버리는 세 종류의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못 버리는 사람의 세 종류,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1. 집에 있고 싶지 않은 ‘현실 도피형’ : 바쁘다는 핑계로 정리하지 못하는 어수선한 집에 들어가기 싫어 집을 더욱 필요없는 물건으로 채우는 유형
2. 추억을 먹고 사는 ‘과거 집착형’ : 과거의 추억에 얽매여 더 이상 쓸 수 없는 과거의 유물을 껴안고 과감히 정리하지 못하는 유형
3.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미래 불안형’ :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모든 것을 보관하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유형
나는 세 가지 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더욱 빠르게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정리를 잘 못했던 것은 물건 위주로 생각했던 것 때문이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알겠다. ‘나 자신’에 대해서 너무 소홀히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문장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주인공은 물건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사용할지 버릴지를 내가 결정합니다. ‘아깝다. 그러므로 놓아둔다’라는 생각은 물건을 주인공으로 여기는 발상입니다. (35p)
이 책의 핵심은 ‘단사리’를 아는 것이다. 단사리란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 속의 혼돈을 정리함으로써 인생을 쾌적하게 하는 행동 기술’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집 안의 잡동사니를 정리함으로써 마음의 쓰레기도 같이 정리하고 인생을 기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방법’이라고 한다.
단사리는 물질의 홍수 속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차단하고(斷行),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둔 물건들을 버려 정리하며(捨行),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나 집착에서 한 걸음 물러났을(離行) 때 자신의 본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10p)
이 책을 보고나니 정리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동안 너무 방치해두어서 막연했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나와 맞는 물건들을 골라내야겠다. 단사리를 실천하며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다보면 습관처럼 내 몸에 익숙하게 될 것이다. 얼른 정리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정리혼'을 활활 불태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