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공부, 사람공부 - 옛 그림에서 인생의 오랜 해답을 얻다
조정육 지음 / 앨리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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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그림에 관심없이 살다가 관심이 생긴 요즘, 그림에 관한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림 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보는 것이 재미있다. 나에게 먼저 관심이 간 그림은 동양화다. 먹 색깔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은 마법과 같다. 세상이 창조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에게 그림은 누군가 설명해주면 더 이해가 가고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알게 되는 그런 것이다. 누가 이야기해주기 전에 작품이 이야기하는 많은 부분을 보는 정도까지의 능력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야기와 그림이 어우러져 있는 이 책 속으로 푹 빠져드는 시간을 보냈다. 옛그림이 옛날의 이야기만을 담은 것이 아니고, 지금의 사소한 이야기로 시작하다가 옛그림을 보게 되는 시간이 즐겁다.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시간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미 유명해서 잘 아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속에 담겨진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책을 읽을 때의 즐거움이다.

 

 

 몰랐던 작품들을 보게 되고,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보게 되고, 그림들을 비교하며 보게 되는 시간은 나의 그림 보는 능력을 한껏 성장시켜주는 시간이 되었다. 재미와 학습의 효과가 톡톡했던 책이다.

 

 

 스스로 그림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기초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손색이 없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가 담겨있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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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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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한 책은 어떻게든 읽고 싶다. 이왕 쓰는 글, 잘 쓰고 싶기 때문이다. 탁월한 이야기꾼, 김탁환이 글쓰기에 관한 책을 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이라면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며 샤를 보들레르의 말이 먼저 눈에 띄었다.

배운다는 것은 자신이 한 말을 뒤집는 것이다. - 샤를 보들레르

책으로 보게되는 세상은 항상 진실만은 아니다.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이다. 작가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면이다. 하지만 작가가 예전에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뒤집을 수 있는 논리가 있다면 그 작가는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이야기하려면 그만큼 많이 생각하고 배우고 깨달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그 말에 깊은 인상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꾼이 되겠다고, 스토리텔링을 배워보겠다고 찾아오는 분들을 더러 만납니다. 그때마다 저는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야기로 영혼을 흔드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습니까?” (10p)

이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초반부터 주눅이 들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읽는 사람의 영혼을 흔드는 것은 둘째치고, 나 자신도 흔들리지 않는 무미건조한 이야기들을 나열했던 것이 지금껏 내가 글쓰기를 했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긴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 관련 책을 읽겠다고 나섰고,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 방법을 배우고 정비해보겠다고 생각했으니 그나마 나은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에서 안내해주는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배울 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두려움을 뒤로한 채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은 봄 꽃동산 코스, 여름 사막 코스, 가을 바다 코스, 겨울 설산 코스로 나뉘어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게스트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명상의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천천히 읽으며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옮겨볼 수 있도록 한다. 김탁환이라는 작가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느낌이다. 책의 초반에 ‘푸른 화살표가 보이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제주 올레길에 화살표를 따라가는 느낌으로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막연한 두려움은 점점 희미해지고 안심이 된다. 안내해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할 일이 많아보인다. 생각보다 힘든 과정일 것이다. 소설 쓰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소재로 왜 그것밖에 쓰지 못했냐고, 보는 입장에서는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사실 나보고 직접 쓰라고 하면 그것보다 훨씬 못쓸지도 모른다. 기나긴 시간이 필요한 장기적인 작업이니 말이다. 오랫동안 작업실에 앉아서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하는 작업, 그래서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있나보다.


 

 사실 나에게 이 책이 확 끌리는 매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어떤 부분은 나에게 별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은 내가 소설을 쓸 의욕이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무조건 많이 쓰라는 것보다 힘을 얻게 되는 책이고, 꾸준히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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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유럽 - 유럽 스타일 여행 바이블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정기범 지음 / 시공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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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해외여행’ 하면 으레 ‘배낭여행’을 이야기했고, 어떻게 하면 싸게 아껴서 여행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듣게 되었다. 하지만 여행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끼다가도 때로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도 누려야 하고, 가끔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분위기를 잡으며 식사를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평소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한 물건을 그곳이기 때문에 내 평생 한 번 쯤 누릴 호사처럼 생각하고 구입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여행이 어떤 기억으로 채워질지는 사람 수 만큼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 가이드 북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구미에 다 맞게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다지 시간은 없지만 돈은 어느 정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 가는 유럽에서 스타일도 찾고, 다른 곳에서 접하지 못했던 정보도 얻고 싶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될 것이다. 형편에 맞게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간단하게 여행지에 대한 추천 루트를 소개해주고, 가볼 만한 곳의 정보도 제공해주며, 특별한 맛집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숙소 소개 부분에서는 이코노미 숙소, 스탠더드 호텔, 딜럭스급 호텔 등 급을 구분해서 소개해준다. 숙박비를 아껴서 쇼핑에 쓸 것인지, 뚜벅이 여행 위주로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하는 여행을 할 것인지, 여행 스타일에 따라서 결정하되 스타일리시한 명소를 미리 체크해서 알고 가면 여행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여행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번에 유럽에 가게 되면 들르고 싶은 카페나 명소 등을 따로 체크해두었다. 지금 눈여겨 본 곳들이 나중에는 어떻게 생각될 지 궁금하고, 직접 여행을 해보았을 때 어떤 곳으로 기억될 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은 기억이 희미해질 즈음 다시 이 책을 펼쳐들고, 체크해 둔 곳에 대한 정보를 다시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이미 가 본 유럽여행이지만, 이 책을 보니 아직 못가본 새로운 곳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가보고 싶은 곳도 정말 많다. 다음 여행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진다. 여행을 생각하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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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들기 전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
S. 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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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10대, 20대에는 ‘일기’라는 것을 썼다. 지금은 켜켜묵은 먼지 속에 쌓여있지만, 가끔 정리한답시고 열어보았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한다. ‘내가 정말 이런 생각을 했다구?’ 분명 내 글씨고 내 일기장인데 낯설 때가 있다. 그래도 그 시절의 일기를 보며 ‘그때 나의 생각은 이랬구나!’,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사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도 있다.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지금은 다른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일반인에게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기억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들마다 기억이 다를 수도 있고, 조작된 기억이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가장 유치한 전개가 괜히 차사고가 나거나 기억상실증에 걸려 모든 것을 낯설어하며 “누구세요?”를 외치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그 전개가 막장드라마보다는 신선하다. 나는 소설을 그다지 즐겨 읽는 편이 아니지만, 사람의 기억을 다룬 이야기에는 관심이 간다. 어떻게 심리 묘사를 하고 있을지, 어떤 전개를 할 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두께에 압도되어 약간 고민했지만, 일단 이 책을 손에 잡으니 4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전혀 지루함없이 단숨에 읽어가게 되었다.


 

 이 책의 소개를 보고 <리멤버 미>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3년 정도의 기억이 통째로 사라진 주인공 렉시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기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 책을 읽으며 사람의 기억이 충분히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일기라는 것은 100% 진실만 담겨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 믿을 수밖에 없는 나의 기록! 알츠하이머에 의해 기억을 점점 잃어가던 주인공 앨리스의 이야기가 담긴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도 생각난다.

 

 <리멤버 미>,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내가 잠들기 전에> 이 세 권 각각 독특한 색깔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집중해서 읽은 소설들이었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반전은 생각보다 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릴러를 즐겨 읽지 않는 나도 뻔히 예상이 되는 결말이었는데,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는 좀 시시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기록과 기억,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 누구를 믿고 믿지 않을지,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주인공 크리스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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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도 떠나는 세계 일주 전략서
이토 하루카 지음, 김윤희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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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로 기분이 다운되는 요즘, 열정적인 책을 읽으면 바닥을 달리는 기분이 상승될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했다. 저자의 열정이 나에게도 전이되길 바라면서!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소재는 나의 열정을 되살리는 데에 기여했다. 나의 20대, 여행을 좀 더 많이 하고 싶었지만, 시간은 많고 돈이 없다는 점이 청춘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하지만 돈이 부족하면 열심히 벌어서 모아야한다는 생각만 했을 뿐, 저자처럼 제공받아서 해볼 만큼의 기획력은 없었다.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추진력, 정말 부러운 열정이다. 당연히 남자이려니 생각했던 저자가 여자였고, 남들처럼 하는 여행이 아닌 남들과 다른 여행을 기획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하지만 아무래도 여러 가지 제공받고 블로그 활동을 해야하는 여행은 한계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온전히 책에 집중하며 책을 집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 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약간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나는 공짜로 세계여행을 했다는 그 과정보다는 세계여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좀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었는데, 이 책에 담긴 것은 그런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런 아쉬움은 그저 나의 아쉬움일 뿐이고, 20대의 젊은 청춘들이 보다 공격적이고 다양한 여행을 시도해보기 위해 저자의 기록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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