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신들이 섬에 내려오시니 - 코스믹 호러 × 제주설화 앤솔로지
전건우 외 지음 / 들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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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공포'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감 때문이랄까. 하지만 그 단어 때문에 읽지 말자니 '제주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읽을까 말까 고민될 때에는 일단 읽는 걸로 한다. 고민된다는 것 자체가 궁금하다는 것이니 말이다. 읽고 싶지 않을 때에는 그냥 단칼에 '아니다' 생각하게 마련이니, 결국 그냥 읽는 걸로 결정했다. 그리고 읽어보니 이거 정말 새로운 느낌이다. 안 읽었으면 후회할 뻔했다. 읽기를 잘 했다. 지금껏 제주설화를 전래동화처럼 오래된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다면, 이건 그렇게만 생각되던 이야기들이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살아 숨 쉬는 듯했다.

이 책 『오래된 신들이 섬에 내려오시니』를 읽으며 제주 설화를 소설 속에 녹여낸 이야기에 집중해 본다.




이 책은 전건우, 전혜진, 정명섭, 황모과, 김선민, 사마란 공동 저서이다. 이들은 괴이학회 회원인데, 괴이학회는 괴담, 호러 전문 출판 레이블로서 괴담과 호러 콘텐츠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창작그룹이다. 전설과 신화, 민담을 포함한 괴담을 바탕으로 기괴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현재 50여 명의 창작자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어 다양한 창작 및 제작, 출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먼저 '괴이학회'라는 모임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리라 생각되는데, 나는 아마 이들의 이야기를 한쪽 눈만 실눈 뜨고 바들바들 떨면서도 읽어나갈 듯하다. 전설과 신화, 민담이 사실 무서운 이야기가 많으면서도 따로따로 생각되는 장르였는데,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소설 속 이야기에 녹여서 활발하게 창작되는 모습이 정말 좋다.



이 책에는 전건우 「광기의 정원」, 전혜진 「단지」, 정명섭 「수산진의 비밀」, 황모과 「딱 한 번의 삶」, 김선민 「뱀무덤」, 사마란 「영등」 등 총 여섯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여섯 편의 소설은 '장르소설 대가들이 그리는 6편의 우주적 공포!'라는 설명에 부합한다. 첫 이야기부터 뇌리를 강타하는 공포감을 선사한다. 가장 먼저 읽고 가장 충격을 받았던 전건우의 「광기의 정원」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해보아야겠다. 이 소설을 읽는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충격받은 장면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나는 '내 다리 내놔~'보다 이런 식의 이야기가 더 충격적이었다. 정말 우주적 공포다.

1.전화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는 받지 마.

어머니는 늘 그런 말씀을 하셨다. 그것도 치매에 걸린 이후로 줄곧. 한 번은 왜 그렇게 말씀하시느냐고 물었더니 새벽 전화는 귀신이 건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셨다. 귀신이 꼬드겨서 데려가려는 거야. 그러니 받지 마! (9쪽)

전건우의 「광기의 정원」은 이렇게 시작된다. 워밍업이나 주위 환기 등의 불 지피는 시간 없이 바로 훅 치고 들어온다. 한평생 교회를 다니셨던 분이 귀신 운운하다니 무슨 일일까. 여기에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서천꽃밭으로 가는 길을 발견했네."

동료 교수 김동호가 5년 만에 최진만에게 전화해서 한 말이었다.

소설은 있을 법한 현실을 보여주는 도구인데, 이 말에서도 나는 정말 참신함을 느꼈다. 그동안 제주설화를 접하며 서천꽃밭에 대한 이야기를 전설처럼 듣기만 했을 뿐인데, 소설가는 제주 설화에 나오는 가상의 세계를 실제 장소로 끌어오다니, 정말 상상력이 대단하지 않은가!

서천꽃밭.

그곳은 제주도 설화에 내려오는 가상의 세계였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펼쳐진 광대무변한 정원. 그곳에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꽃, 폭탄처럼 폭발해 적을 섬멸하는 꽃 등 그야말로 전설 속에나 등장할 만한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무척 흥미로운 장소고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그렇기에 실존할 수 없는 장소, 그것이 바로 서천꽃밭이었다.

"선뜻 믿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네. 그렇다면 그저 여행삼아 오는 건 어떤가? 오랜만에 회포도 풀 겸 말이야. 내 이야기를 들어본 후에 아니다 싶으면 바로 돌아가는 걸세." (15쪽)

아, 나 같아도 그 말에 흔들릴 만하겠다. 최진만 역시 그 제안에 따라 바로 다음 날 제주도로 향했다. 그 이후에 제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휘몰아치듯이 격동적으로 다가와서 나를 뒤흔들었다.

'어어어~?!'하면서 읽어나갔다. 순식간이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이 되는 듯도 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후기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코스믹 호러의 매력, 즉 코스믹 호러라는 이 생경한 장르가 독자에게 공포를 선사하는 방식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기꺼이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란 단순히 상대가 크고, 무섭고, 혹은 해결해야 할 게 많은 조금 골치 아픈 일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이라는 미약한 존재로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는 거대한 괴물이나 신의 출현, 자연재해 등이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90쪽)

이번에 코스믹 호러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본다.



이 책 속에는 특이한 이야기가 많았다. 우리나라가 아닌 새로운 나라에 다녀온 듯하다. 신들의 나라 특집이라고 할까. 제주 신화를 코스믹 호러로 재해석하니 매력적인 소설이 탄생했다. 제주는 가는 곳마다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마을마다 신도 다르고 이야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증폭시켜서 코스믹 호러로 탄생시키니 이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신선한 충격이다. 전설의 고향,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무서워서 못 읽을 공포가 아니라, 현실에서 정말 있을 법해서 공포스러운 이야기다. 책 속에만 있었던, 그래서 당연히 현실이 아니라 신화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일들이 모티브가 되어 눈앞에 펼쳐지는 공포로 탄생했다.



아마 '제주설화 자료집'만 보았다면 그냥 설화를 학술적으로 읽어보는 듯한 느낌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숨결을 불어넣고 구체적인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니 이렇게 소설로 탄생한 것이다. 이 매력적인 여섯 편의 소설들이 한동안 나에게 잔상처럼 남아있다가 문득 불쑥 어느 순간에 강렬하게 떠오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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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이효석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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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담출판사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메밀꽃 필 무렵』이다.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목록을 살펴보면 익숙한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라든가 김유정의 「동백꽃」, 황순원의 「소나기」 등의 단편소설을 비롯하여, 김소월의 「진달래꽃」,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등의 시집도 있으니, 시리즈별로 소장해두고 꺼내들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이번에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효석(1907~1942).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태어난 이효석은 경성 제일고등 보통학교와 경성 제대 법문학부를 졸업하였다. 1928년 「도시와 유령」, 「기우」, 「행진곡」 등 빈곤하고 불행한 하층민의 삶의 문제들을 작품화하였다. 1931년 함경도 경성 농업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면서 「노령근해」, 「약령기」 등 현실 문제를 주요한 소설적 주제로 다루었다. 일련의 근원적인 생명력으로써의 성의 문제를 서정적 필치로 그려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작품집으로 『효석 전집』이 있다. (책날개 중에서)





사실 이 책을 읽고자 한 가장 큰 이유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였다. 학창시절 시험을 위해 공부하던 때여서 대부분의 작품에 무덤덤한 느낌이었지만, 「메밀꽃 필 무렵」만큼은 달랐다. 달밤에 소금을 뿌린 듯 메밀꽃이 가득 피어있는 메밀밭이 상상되면서 나 또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이번에 이 책을 계기로 다시 접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에는 이효석의 소설이 담겨있다. 「메밀꽃 필 무렵」을 시작으로, 「화분」, 「약령기」, 「수탉」, 「분녀」, 「산」, 「들」, 「장미 병들다」가 수록되어 있다. 작품해설 '이효석 소설의 서정성'과 작가연보로 마무리된다.

일러두기에 보면 선정된 작품은 1920~1970년 한국 현대 소설사의 대표적 작품들로서 현행 고등학교 검인정 문학 8종 교과서에 실린 작품 외 개별 작가의 대표적 작품을 중심으로 엮었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은 대입수능시험은 물론 중고교생의 문학적 소양 및 교양의 함양을 위해 참고서식 발췌 수록이 아닌 모든 작품의 전문을 수록하였다고 하니, 이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왕이면 작품의 전문을 두고두고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시리즈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맨 앞에는 '이효석'하면 떠오르는 「메밀꽃 필 무렵」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전문을 다시 다 읽어본 적은 졸업 이후에 없었던 듯한데, 역시 다시 읽어도 그 장면 그 분위기가 상상이 되어서 마음이 설렌다. 역시 달밤에는 그런 이야기가 격에 맞나 보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 섰다. 방울 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 생원의 이야깃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14쪽)


 

이효석의 문학은 순결한 자연의 생명력과 융합된 자성의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자연의 순수한 가치에 인간을 비추어 그 왜곡된 사실을 반성하고 순결한 자연과 가치 동일화를 이룩하여 원래의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려는 미적 기능을 지니고 있다.

_<작품해설> 중에서

학생이라면 시험에 안 나온다고 관심을 끄지 말고, 학생이 아니라면 시험 볼 일 없다며 관심을 끄지 말 것이다. 오랜만에 이효석의 문학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니 글 읽는 맛이 느껴져서 좋다. 잊고 있던 분위기, 가물가물한 감성 등등 살살 끄집어내어 문학적 감수성을 살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마지막에 작품 해설을 보면서 작가와 작품에 관한 인식의 폭을 넓혀본다. 옛 감성을 살려 문학의 세계에 발을 담그며 감성에 젖어보는 시간을 갖기에 좋으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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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 왜 야생동물은 비만과 질병이 없는가?, 재개정판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1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강신원 외 옮김 / 사이몬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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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예전에 읽었다. 한동안 실천하다가 또 한참을 잊고 살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다시 재개정판이 출간되고 내가 이 시점에서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말이다.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생활 속에서 실천을 하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사실 무언가 불쾌한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요 며칠 아침에 자연상태의 채소와 과일을 먹으며 몸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사실 예전에도 이 책을 읽고 한동안 아침에 과일과 채소를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속이 편하고 든든했다. 다시 시작이다. 이 정도는 실천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특히 '봄여름가을겨울'의 리더 김종진 씨가 오전에 과일과 채소를 먹는 건강 다이어트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주려고 서점에서 책을 100권 샀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효과를 본 방법이기에 함께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 세계 1,200만 부 돌파, 재개정판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다시 한번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하비 다이아몬드. 그의 몸은 '종합병원'이었다. 어릴 때부터 병을 달고 살았다. 베트남전에 공군으로 참전했고, 고엽제 후유증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그가 '자연위생학'을 실천하여 음식으로 병을 고쳤다. 20대, 178cm에 90kg이 넘던 그가 25kg을 감량했다. 그 이후로 그는 한 번도 살이 찐 적이 없고 병에 걸린 적이 없다. 이에 고무되어 건강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현재 전 세계인의 건강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저자의 핵심 주장은 이렇다. "수분이 많은 자연 상태의 채소와 과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먹어라. 그리고 에너지의 대부분은 자연 상태의 탄수화물 식품을 통해서 섭취하라. 원한다면 소량의 단백질 음식을 섭취할 수 있지만,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쓰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필요 이상 먹을 경우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해서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적게 섭취하라. 탄수화물 음식을 먹을 때는 단백질 음식을 먹지 말고, 단백질 음식을 먹을 때는 탄수화물 음식을 먹지 마라. 그리고 낮 12시 이전엔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먹는다면 과일과 채소만 먹어라." 이 원칙만 지킨다면, 체중이 감소하고 건강이 회복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7쪽, 이의철 직업환경전문의,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저자, 베지닥터 사무국장 추천사 중에서 )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추천사 '건강과 식이에 대한 놀라운 통찰, 당신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와 저자서문 '한국의 독자들에게'를 시작으로, 1장 '지금 당장 다이어트를 멈춰라', 2장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라', 3장 '섞어 먹을수록 살이 찐다', 4장 '살아있는 음식을 먹어라', 5장 '단백질 강박증을 버려라', 6장 '끌고 가면 운동이고 끌려가면 노동이다', 7장 '다이어트할 때 궁금한 질문들', 8장 '단기간의 실천법(모노 다이어트)'로 이어지며, 맺는말 '영국 해군은 어떻게 세계 최강이 되었나'와 번역자의 말 '비만과 질병의 치료는 모두 하비 다이아몬드에게서 나왔다', 참고자료 등으로 마무리된다.




당신은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어도 좋다. 그러나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쏟아 넣거나 그것들을 모두 동시에 먹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이 '한 번에 한 가지' 방법은 부패도 되지 않고 발효도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에 있는 영양분을 최대한도로 추출할 수 있다. 고통스러운 소화불량을 끝내고 에너지가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배합의 원리를 어기면 부정적 결과들이 나온다. 이 원리를 충실히 따르기만 하면 긍정적인 결과들이 나온다. (92쪽)

돌이켜 생각해 보니 건강을 위해 잘 챙겨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골고루 열심히 먹고는 소화제를 챙겨 먹곤 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일을 어렵게 만드는 유일한 것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쌓아온 잘못된 신념(95쪽)'이라고 말이다. 정말 깨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잘 챙겨 먹지 못한다는 것에 결국은 불안해지며 컨디션이 안 좋아져도 그렇게 노력해야 한다고만 생각해왔던 것이다.

저자는 억지로 이렇게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결국 하고 싶도록 만든다. 웃으라고 한 이야기인 줄은 모르겠으나 동물들 이야기를 섞어가며 비유를 잘 해주어서 눈에 쏙쏙 들어왔다.

여러분은 이제서야 내가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을 짐작했을 것이다. 나는 식탁 위에 과일과 채소를 올려놓는 것이 '골고루 음식'에 비해 훨씬 간편하다는 사실을 오래전에 터득했다. 요리를 하느라 법석을 떨 필요가 없다. 설거지 당번을 정하느라 다툴 필요도 없다. 당신이 미니멀리스트로 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음식을 바꾸어보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에 흥미 없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160쪽)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생각해 보았다. 아침에 과일을 먹는 것, 이건 자신 있다. 밥 먹고 후식으로 먹거나 다른 것과 섞어먹는 것은 안 된다. 이 또한 조심할 자신이 있다. 이런 식으로 실제 식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짚어가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단순히 읽는 것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해 내고 싶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아마 '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식생활은 어느 하나 정답이라 생각하기 힘들다. 하지만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은 분명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나에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이렇게 하면 괜찮을 것 같고,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정보들을 모아본다. 이미 예전의 내가 한동안 해서 효과를 느꼈고, 한참을 잊고 있었지만 다시 시작한 요즘 또다시 그 효과를 느끼고 있다. 비록 이 세상의 맛있는 음식들에 설득당해 한동안 잊게 된다고 해도 다시 기억해 내고 실천해 주면 그것으로 또다시 디톡스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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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이 사랑한 시, 나즘 히크메트 - 나즘 히크메트 시선집
나즘 히크메트 지음, 백석 옮김, 이난아 해설 / 태학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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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이름이 다소 생소하다면, 이 시는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이 시를 쓴 시인이 터키 혁명시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 시 말고는 다른 시를 접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책을 보고 말았다. 그것도 백석이 옮긴 나즘 히크메트의 시선집이라고 해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결국 들여놓게 되었다. 터키 로맨티스트 혁명시인 나즘 히크메트의 국내 첫 시집 『백석이 사랑한 시, 나즘 히크메트』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나즘 히크메트(1902~1963). 본명은 나즘 히크메트 란으로, 터키를 대표하는 혁명적 서정시인이다. 그는 몰락하는 오스만 제국의 영토였던 현 그리스 땅 셀라니크에서 태어나 이스탄불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프랑스혁명 이후 전 세계에 전파된 자유, 정의, 평등, 인권 등 새로운 사상의 영향 아래서, 나즘 히크메트는 1921년 터키 독립 전쟁에 동참하기 위해 아나톨리아의 이네볼루로 가던 중 헐벗고 굶주린 민중의 현실과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목격하게 된다. 이어서 독일에서 온 스파르타키스트 터키 청년들을 만나 러시아 10월 혁명 등의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을 바꾸어 러시아로 떠난다. 러시아 '동양 근로자 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창작했고, 러시아 시인 마야콥스키와 같은 무대에서 시 낭독을 한 것을 계기로 시인으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터키에서 체포와 구금이 반복되는 삶을 살았고, 1938년 '군대 반란 조장죄'로 28년 4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로써 일생 동안 총 55년의 형을 언도받고 실제로는 17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1944년 국내외에서 나즘 히크메트 석방 운동이 시작되었고, 이에 힘입어 1950년 7월 일반 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되었다. 같은 해 11월 그는 파블로 피카소, 폴 로브슨, 반다 야쿠보프스카, 파블로 네루다와 함께 세계평화위원회가 수여하는 '국제평화상'을 수상했다. 1963년 긴 투옥 생활로 얻은 지병으로 모스크바에서 숨을 거두었다. 생전에 그의 시집은 34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으나 정작 터키에서는 출판이 금지되었다가 사후에 출판되기 시작했다. 1951년 박탈되었던 그의 국적은 2009년 회복되었다. (책날개 중에서)

백석(1912~1996).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가장 토속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모더니스트로 평가받는 백석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오산학교와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 학원 영어사범과를 졸업했다.1945년 해방을 맞아 고향 정주로 돌아왔고, 147년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 외국문학분과 위원이 되어 이때부터 러시아 문학 번역에 매진했다. 1959년 양강도 삼수군 관평리의 국영협동조합 축산반에서 양을 치는 일을 맡으면서 청소년들에게 시 창작을 지도하고 농촌 체험을 담은 시들을 발표했으나, 1962년 북한 문화계에 복고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창작 활동을 접었다. 1996년 삼수군 관평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북한에서 나즘 히크메트의 시 외에도 푸슈킨, 레르몬토프, 이사콥스키, 니콜라이 티호노프, 드미트리 굴리아 등의 시를 옮겼다.

이 책에는 2부에 걸쳐 나즘 히크메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맨 앞에는 옮긴이의 말 '나즘 히크메트에 대하여/ 백석'으로 시작하며, 1부 '해를 마시는 사람들의 노래', 2부 '나의 감금 열두 번째 해가 감이여'로 이어지고, 해설 '민중을 사랑한, 반전과 평화를 외친 로맨티스트 혁명가 나즘 히크메트/이난아'로 마무리된다.

일러두기에 보면 이 시집은 1956년 평양 국립출판사에서 출판된 『나즴 히크메트 시선집』(백석·전창식·김병욱·허준 옮김) 중 백석이 옮긴 37편을 묶은 것으로, 편집자가 이를 2부로 나누고 부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이 책은 나즘 히크메트의 시만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훑어보고 나서 시를 읽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즉 이 책을 읽으며 나즘 히크메트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도 나에게는 경이롭다.






시가 수록되어 있고, 그다음에는 발표 연대, 간단한 해설이 이어진다. 그 작품이 어디에서 씌어지고 어떤 의미인지를 짚어주니 큰 틀에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실 대부분의 시가 난해하지만 어떤 시는 한 번에 뇌리에 남아있기도 한다. 옥중 서한 제19신 같은 경우 말이다.

옥중 서한

제19신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바다는 -

아직 지나가지 않은 바다.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아이는 -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세월은 -

아직 오지 않은 세월.

그대에게 내 말하고 싶은

아름다운 중에서도 아름다운 말은 -

아직 입 밖에 내지 않은 말.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했다면, 우리 모두는 나즘의 호흡에서 나왔다. 나즘 히크메트의 시를 반대하는 사람도, 모방하는 사람도, 그의 영향 아래 있는 사람들 모두 나즘의 호흡을 취하고, 그를 호흡하면서 등장했다."

-아지즈 네신(터키 풍자 작가)

비록 이 책이 백석의 번역시가 다수 실려 있는 『나즴 히크메트 시선집』(1956, 평양 국립출판사)이 터키어에서 러시아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긴 중역시집이라는 점은 태생적 한계에 있는 것일 테다. 게다가 그 책을 또한 한글 맞춤법에 따라 수정하고 북한어는 현대 남한의 말로 바꾸었으니 나즘 히크메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나에게까지 잘 전해졌는지는 의문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그의 시의 세계도 난해하지만 이번 기회에 정독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특히 그의 생을 함께 들려주어서 단순히 시의 언어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을 큰 틀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종종 꺼내들어 감상의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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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쇼크 치매 혁명 - KBS <생로병사의 비밀>제작팀이 전하는 치매 걱정 없이 사는 비밀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지음, 최성혜 감수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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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의 '한 권으로 알아보는 치매의 모든 것'을 담은 『치매 쇼크 치매 혁명』이다. 사실 이 책의 소제목 중 '제주도 인구보다 많은, 대한민국 치매 인구 84만 명'이라는 데에서 적잖이 놀랐다. 추상적인 숫자가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거기에 잠재적 치매 인구와 치매 환자 가족까지 더하면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을 챙겨보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렇게 책으로 출간된 것이 고맙게 느껴졌다. 구체적으로 치매에 관해 어떤 정보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치매 쇼크 치매 혁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인터뷰 도중 듣게 된 치매에 대한 현실은 '쇼크'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웠던 건 대한민국의 치매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늘어만 가는 노인 인구수를 감안할 때, 진정한 치매 쇼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8쪽)

이 책은 총 5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치매 쇼크', 챕터 2 '치매, 누구냐 넌?', 챕터 3 '치매, 아직 희망은 있다: 호전된 치매 환자들의 비밀', 챕터 4 '전 세계는 지금 치매와 전쟁 중', 챕터 5 '치매 혁명: 죽을 때까지 치매에 걸리지 않는 5가지 비밀'로 나뉜다. 부록으로 '슬기로운 치매 생활 안내서', '치매 관련 시설 이용 Q&A', '치매 관련 주요 기관 정리'가 수록되어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제주도 인구가 674,484명인데 비해 2021년 65세 이상 국내 치매 환자 인구가 840,191명이라고 한다. 84만 명이라는 숫자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면 제주도 전체 인구가 70만 명이 안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얼마나 크고 많은 숫자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제는 누구나 치매 환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치매 환자 가족이 될 수 있기에 치매는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젠가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우리는 치매에 대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26쪽)

하나하나 놀라운 사실을 알아가며 이 책을 누구나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치매 환자의 보호자는 누구 한 명이 희생하며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며,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마련되어 있으니 파견된 요양사의 도음을 받거나 관련 시설을 이용하는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안타깝게도 치매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까지 없지만, 그래도 희망이 없지는 않다. 이 책에 의하면 치매 치료에는 분명 골든 타임이 있다는 것이다. 치매를 일찍 발견하면 발견할수록 치매의 증세를 지연시킬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빠른 발견과 치료 시작으로 악화되는 속도를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실질적인 정보도 함께 알려주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가족의 경제능력이 낮다면 치료에 드는 자부담까지 치매안심센터의 치매 진료비 지원신청을 거쳐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치매가 중증이거나 돌보기 까다로운 유형일 때는 국민건강보험의 산정 특례 서비스로 병원치료비의 자부담을 10%까지 낮추는 것도 가능(76쪽)하다는 것이다. 즉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면서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핀란드, 덴마크, 일본 등의 치매 마을과 다양한 케어프로그램을 살펴볼 수 있어서 유용했고, 식단, 움직임, 어울림, 취미, 반려동물 등 치매 예방을 위한 방법까지 살펴보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전문가들의 제언도 도움이 되는데 뇌과학자 서유현 박사는 건강한 뇌를 통한 치매 예방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요약하면 '배운다음 줄이자'다.

배: 배움

운: 운동

다: 마음 다스림

음: 적절한 영양 섭취

줄: 술담배 줄이기. 스마트폰 줄이기. 뇌손상 줄이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도 생활 습관을 교정해 수치 낮추는 데 노력하기.

이: 치아 건강

자: 잠을 잘 자자. (188~190쪽)


에필로그에 보면 우리 사회에서 치매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치매를 호칭하는 단어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고 언급한다. 사실 치매 말고 인지증으로 바꾸자는 이야기를 여러 번 책을 통해 혹은 방송을 통해 예전부터 보긴 했지만, 너무나 익숙한 데다가 쉽게 바뀌지 않을 호칭이면서 여전히 우리 사회는 치매 환자에 대해 관심 갖지 않고 있으니 지금에라도 조금씩 인식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은 우리나라 대표 건강 프로그램으로 익히 알고 있지만 시간 맞춰서 시청하는 것이 쉽지 않으니 이렇게 한 권에 핵심이 담겨 있는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현실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두었으니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다가가리라 생각한다. 치매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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