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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 - 지붕을 찾아 떠난 유럽 여행 이야기 ㅣ In the Blue 5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고 두 번 감탄했다.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이라는 제목을 보고 한 번, 유럽의 지붕들을 찍은 사진을 보고 한 번,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리는 흔히 여행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대로 여행을 진행하게 된다. 유명 관광지 찍기 여행, 무엇을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서 머물렀는지, 그런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이제는 누구나 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다. 흔한 여행기는 이제 그만! 책을 읽을 수록 색다른 여행 이야기를 접하고 싶어진다. 이 책을 보며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 표지
유럽여행을 하며 집이 아기자기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지붕을 소재로 여행 이야기를 엮어갈 수 있다는 것이 색다른 느낌이었다.
저자의 책은 예전에도 읽어보았다.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라든가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읽으며, 사진과 그림이 함께 있는 여행 감상기라는 생각을 했다. 수다스럽지 않고 사진으로 그림으로 많은 느낌이 전해지는 것, 그 점이 맘에 들어 작가의 책을 찾아보곤 했다. 사진과 그림으로 여행을 이야기하는 그 책이 마음에 들었다. 재잘재잘 이야기가 많은 것보다 조용히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을 더 좋아해서일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듯 그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느낌이 와닿았다.
이번에는 유럽의 지붕이라니,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유럽 여행을 하며 정말 '그림같은 집'이라는 생각을 한 집들을 많이 보았다. 그러면서도 나에게는 특별히 사진을 남기거나 큰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사소한 풍경이다. 그런 사소한 것을 테마로 책을 엮을 수 있는 시선이 감탄스럽기만하다. 일반인이 아닌 작가의 역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이 책은 사진만 쭉 넘겨봐도 아름다운 느낌이었다.

손에 잡히는 책, 유럽의 지붕을 몇 번이나 훑어보았는지 모르겠다.

" 집은 사람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그 지붕 아래에 사는 사람이 궁금해졌다.(291p)
사람은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마음 속에 담는다. 누가 여행을 하든 그 장소는 그 사람이라는 필터에 걸러져 새롭게 구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직접 여행하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에 잠기는 것도 즐겁다. 여행을 하는 작가의 시선, 그의 눈에 들어온 그곳, 사진에 담긴 그 마음, 읽어보며 상상에 잠긴다. 나의 여행과 오버랩된다. 추운 겨울, 뜨거운 핫와인을 홀짝홀짝 마시며 유럽골목여행을 하던 그 시간이 나에게는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는 따뜻한 계절에 와야지!' 결심하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뼛속까지 스미는 추위에 잠깐만 걸어도 온몸이 서늘하던 기억, 아득한 추억으로 기억 저편에 잠자고 있었다. 이 책 속의 사진과 그 기억들이 교차되며 '설렘'으로 바뀐다. 여행의 시간을 떠오르게 한 시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행복하다. '추억이 번지는'이라는 제목에 걸맞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