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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채소 - 비료도 농약도 쓰지 않는 먹거리 혁명, 자연재배
송광일 지음 / 청림Life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자연재배에 관한 책을 읽은 기억을 떠올린다. <진짜 채소는 그렇게 푸르지 않다>라는 책이었는데, 일본인 가와나 히데오의 서적을 번역한 책이었다. 시들기는 하지만 썩지는 않는 채소의 본모습을 그 책을 보며 알게 되었고, 자연재배에 대한 호감을 느꼈다. 작은 텃밭 하나 가꾸며 무비료, 무농약으로 자연재배를 시도했다가 대흉작의 결과를 냈던 나의 자연재배는 단지 1년이라는 기간이 땅의 정화를 이루어내지 못한 당연한 결과라는 것을 알았다. 그제서야 너무 쉽게 1년만의 결과로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대안이 없었다. 비료나 농약의 영향을 받지 않는 땅이 없고, 땅이 정화되기까지 기다릴 느긋함도 내겐 없었다. 그렇게 그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던 차에 이 책 <기적의 채소>를 읽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인이다. 우리 땅에서 비료도 농약도 퇴비도 쓰지 않는 먹거리 혁명인 자연재배를 이루어낸 것이다. 약 70년 남짓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 자연재배에 비해서도 하우스 자연재배를 이루어낸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한다. 일단 우리 땅에서 이뤄낸 일들이니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주의점, 도움말 등 도움이 되는 정보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 책은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대책없는 문제점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실행 방법을 생각해보게 되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직접적으로 자연재배를 할 수 없는 환경이니 주기적으로 자연재배 채소를 사먹고, 운동법이라든지, 음식 종류라든지, 현실 속에서 약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단 이 책에서 말하는 자연재배란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자연재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정의하는 자연재배란 '자연'과 '재배'의 합성어이다. '자연'은 식물이 자신의 생육 환경에 유리하도록 스스로 만들어 놓은 토양환경을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개념을 의미한다. '재배'는 그 토양 위에 작물을 심은 후, 축적된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정성껏 가꾸고 기르는 적극적 개념을 말한다.
자연재배는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퇴비포함) 농법이다. 농약, 제초제, 비료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퇴비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땅속의 비료를 다 뽑아낼까 고민한다. 먼저 농사를 계속 지어왔던 땅 속에 오랫동안 쌓인 비료 성분을 없애는 것이 기초공사이다.
자연재배를 하기 위해 기다려야할 시간은 5~7년, 저자의 말처럼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인고의 세월이 지나고 나면 작물들은 알찬 열매를 만들어낸다. 자연재배 채소는 열매 수확량도 많고 해충도 없으니까. 맛과 향도 뛰어나다는 것이 이 책의 앞에 사진으로 실려있다. 직접 먹어봐야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긴 하겠지만, 글과 사진으로 봤을 때 솔깃한 느낌이 든다. 건강을 위해 채소를 위주로 먹지만, 어떻게 보면 자연재배의 상태가 아닌 이 음식들도 패스트푸드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중장년층이 옛날 어머니 손맛을 그리워하는 것이 어쩌면 식재료가 많이 오염되어서 그렇다는 생각도 이 책을 보며 동의한다.
2008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농약 사용량 1위, 비료 사용량 4위라고 한다. 지속되면 토양의 오염은 더욱더 돌이키기 힘들 것이다. 지금 현재 상태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고, 후손들에게 더이상 오염된 자연을 물려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모든 사람이 농사 방법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미심쩍은 느낌은 있지만 그 생각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힘을 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불가능하다고 포기했던 생각에 희망 하나를 심어주는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