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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생활자 -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
유성용 지음 / 사흘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은 '수미산'을 검색하면서 시작되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며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그 안에서 이 책 <여행생활자>를 알게 된 것이다.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벼르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수미산 [ 須彌山 ]
불교의 세계관에 나오는 상상의 산이다.
세상은 아홉 산과 여덟 바다가 겹쳐져 있는데 가장 높은 산이 바로 수미산이다.
세계의 중앙에 있는 이 거대한 산의 중턱에는 사천왕이 있고 그 꼭대기에는 제석천(帝釋天)이 사는 곳이라고 한다.
수미산은 4보(寶), 즉 황금·백은(白銀)·유리(瑠璃)·파리(璃)로 이루어졌고, 해와 달은 수미산의 허리를 돈다고 한다.
한편 여덟 바다 중 가장 바깥쪽 바다의 사방에 섬(四洲)이 있는데, 그 중 남쪽에 있는 섬, 즉 남염부제(南閻浮提)에 인간이 살고 있다고 한다.
수미산은 상상 속의 산이기도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카일라스 산을 수미산이라고 한다.
산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일생 동안 지은 죄를 씻을 수 있고, 열 번을 돌면 500년 윤회 중에 지은 죄를 면할 수 있고, 백 번을 돌면 성불하여 하늘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순례자들은 쉬지 않고 산을 도는데, 한 번 도는 데 2~3일이 걸린다. 주민들이 이곳을 신성한 곳으로 여겨 침범을 허락하지 않는 까닭에, 과거부터 산에 오르려는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그래서 이곳 수미산은 티베트에서 유일하게 정복되지 않은 유명한 산이다. 이 산은 유명한 만큼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이름은 카일라스산이며, 신산, 캉린포체산이라고도 불리나, 현지인들은 그저 카리라고 부른다. <여행생활자 78~79쪽>
여행 서적을 찾아보다보면 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 여행 서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대한 여행 정보도 얻고,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느낌을 알 수 있어서 유용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곳에 대한 체험과 느낌을 책을 통해서 보는 것은 간접경험의 최고봉이다. 그래서 이 책을 한 장 한 장 아끼면서 읽게 되었다.
내가 직접 가본 곳이 아니라, 차마 갈 수 없었던 곳, 앞으로도 갈 엄두를 못내는 그런 곳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도 괜찮다고 지상천국이라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도 위험지대인 스리나가르에는 발길을 디딜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배낭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파키스탄의 훈자도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언젠가'라는 것이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안다. 그밖에 이름조차 생소한 낯선 곳들, 저자의 힘든 여정을 보며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가보고 싶지는 않은 곳들. 그런 곳들을 이 책 한 권으로 만나게 되었다.
저자의 이름이 왠지 익숙해서 곰곰 생각을 해보니 예전에 읽은 <다방기행문>의 저자다. 그때에는 제목과 소재가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그 책을 읽는 내내 밋밋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딱히 공감이 되거나 솔깃한 무언가가 없어서 아쉬움이 많았다. 어쩌면 그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 똑똑히 기억이 났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 생각에는 정말 다행이다. 같은 작가의 다른 느낌이 나는 이 책은 읽지 않았으면 아쉬웠을테니 말이다.
사진이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글은 사진을 적당히 돋보이게 하는 내용이었고, 이 책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직접 가보지 못하는 곳들에 대한 환상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그곳을 바라보는 일이었다. 상상 속의 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추위에 떨며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
그건 마치 다음 생에서가 아니라 이생에서. 다른 생을 살아보는 일. (2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