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전 읽기 - 이 시대 대표 지성인 10인이 말하는 나의 인생과 고전
공지영 외 지음 / 북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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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 한 해, 되도록 고전에 눈을 두고 읽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나는 왜 고전을 읽으려고 했는지, 내 마음의 자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좋다니까, 좋을 것 같으니까 읽기로 한 것이다. 너무나 단순하게.

 

 이 책 <나의 고전 읽기>를 선택한 것은 공지영, 김두식, 노회찬, 배병삼, 변영주, 신경림, 이주향, 표정훈, 현기영, 홍세화의 고전읽기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어서였다. 그들의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나 자신의 고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고,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책이었다. 부담없이 읽으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고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바라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먼저 김두식의 "원래 고전이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을 뜨사는 말 아닙니까."에서 살짝 웃으면서 공감했다. 유명세에 비해 그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에 깜짝 놀랄만큼 당황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고전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별 탈 없는 공자님 말씀'이 아니라, 인생을 항해하며 봉착하는 삶의 위기를 버텨 이겨낼 힘의 근원인 것이다.

(나의 고전읽기 89쪽 배병삼)

 

 

 

고전은 옛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가장 첨예했던 문제들을 예술가들이 자신의 세계관 속에 풀어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읽지 않으니 뱉어 놓을 것이 없다. 고전이란 사랑하거나 좋아해야 하는 것이지, 존경하거나 흠모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나의 고전읽기 129쪽 변영주)

 

 

 

고전의 매력 혹은 위력들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바로 그것을 읽는 시기나 읽는 사람의 현재 처지에 따라 늘 새롭게 해석된다는 점이다. 한 권의 고전을 평생에 걸쳐 여러 번 읽다 보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고전읽기 194쪽 표정훈)

 

 그동안 고전에 대해 너무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에 접근 자체를 힘겨워했던 것을 생각해본다. 이제야 큰맘 먹고 읽어보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연하고 막막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일단 고전은 옛날에 쓰여진 글이고 지금껏 살아남은 글이니, 그렇게 두려울 것도 없다. 지루해서 못읽겠으면 내가 선택한 책이 잘못되었거나, 그 시기의 내가 읽을만한 상태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다음 책으로 넘기면 그뿐이다.

 

 책을 읽으며 책 속의 책을 찾아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공지영이 말한 '톨스토이의 <부활>'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노회찬이 말한 <조선왕조실록>도 검색해서 궁금한 주제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특히 오랫동안 '언제 한 번 읽어야지'라고 생각하기만 했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이번 기회에 꼭 읽어야겠다. 이 책은 고전에 대한 궁금한 마음을 살짝 건드려서 고전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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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십팔사략 박스세트 (올컬러 완전판)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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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에는 인문고전과 역사서에 관심을 더 두겠다고 결심했다. 역사를 아는 것은 세상을 보는 지혜를 좀더 깊고 넓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서를 읽으려면 무언가 거창한 각오를 하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지루하다는 편견에 가볍게 손에 잡을 수 없다. 부담스럽다.

 

 그러던 차에 오래전 읽었던 고우영 만화 십팔사략이 떠올랐고, 2012년에 올컬러 완전판 세트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그 당시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그 책을 정말 흥미롭게 읽은 기억만 남아있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기억을 되살리자는 의미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1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컬러판이다. 예전에 흑백으로 보던 것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보는 것과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작가의 유머를 이 책에서 볼 수 있었다. 채색 작업은 故 고우영 작가의 아들이 했다고 하니, 2대에 걸친 멋진 역작이 나온 셈이다.

 

 책으로 읽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서 보게 되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접근성을 좋게 하고, 누구나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휙 훑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보고 나니 머릿 속에 흩어져있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필요없는 걸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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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2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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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비롯한 현실적인 문제들로 발목을 잡히곤 한다. 여행을 가겠다고 생각하며 짐을 꾸리다가도 이리저리 계산기를 두드리며 기회비용을 따져보다가 그냥 접어두기도 여러 번이다. 일단 떠나면 기분전환은 물론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마법같은 것이 여행이지만, 일단 떠나기까지가 온갖 고민걱정 투성이다.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부터 비행기가 뜨는 순간까지, 나의 결정이 옳았는지에 대한 수많은 생각이 오간다.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글, 아니 아직 못가봤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아직 못 가본 곳들에 대해서는 호기심 가득해진다. 그들이 정말로 그렇게 살고 있는지 직접 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일단 먼저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게 된다. 나는 세상 곳곳의 여행지, 궁금한 곳에 대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 책자를 읽으며 에피소드에 공감을 하기도 하고, 눈을 감고 떠올리면 시공을 초월한 기분 좋은 상상을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이다. 여행작가 오소희의 남미 여행기 2부가 담긴 책이다. 오소희 남미 여행 시리즈는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되었는데,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이렇게 두 권이다.

 

 작가의 소개를 보며 부러운 마음 가득했다. 아들과 단둘이 해마다 여행을 떠나다니! 이런 삶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일단 부러웠다. '그 어린 나이에 세상 곳곳을 누비며 경험을 쌓을 수 있다니 정말 좋겠다.', '나도 좀더 늦게 태어날 걸 그랬나보다.' 등등 부러움 가득한 감탄사를 내뱉으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콜롬비아,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칠레로의 여행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이고, 쉽게 여행가겠다고 생각하지 못하던 곳이어서 신비감이 더한다. 게다가 아들과의 여행이라는 것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때론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도 하고, 때로는 깔깔 웃기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중간중간 곁들여진 사진을 보며 그곳을 상상하기도 하고, 강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서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그들의 독특한 에피소드가 다른 이의 여행기를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특히 JB, 선생님이 되다를 보니 중빈 군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여행작가 오소희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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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 지음, 임호경 옮김 / 까치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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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에 관심이 간 것은 순전히 대리만족을 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바이칼 호수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지 벌써 몇 년이 흘렀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굳이 추운 곳으로 가고 싶지는 않아진다. 추위를 정말 싫어하는 나에게 이런 체험은 순전히 간접경험으로나 맛볼 수 있는 일이다. 궁금하긴 하지만 직접 체험하고 싶지는 않은 일들, 이 책을 통해 그 심정을 접해본다.

 

 이 책은 2011년 메디치상 에세이 부문 수상작이라고 한다. 수상작이라는 것이 특별히 더 큰 의미를 두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시베리아의 숲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게 될지 궁금한 생각은 들었다. 저자의 발상 자체도 마음에 들었다. 한 걸음 옆으로 벗어나기 라는 말이 특별히 와닿는다. 저자는 마흔 살이 되기 전에 숲속 깊은 곳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했고, 바이칼 호숫가, 북쪽 삼나무 숲의 곶 끄트머리에 위치한 시베리아식 오두막에서 6개월 동안 지냈다. 그리고 이 책은 일기처럼 그 당시의 생각을 적어놓은 것이다.

 

 저자가 아무 것도 없이 그곳에 간 것은 아니었다. 6개월동안 먹을 식량, 보드카와 시가, 읽을 책도 가져갔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가져간 책을 읽은 독서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 멘트가 있다. 저자가 다른 곳을 여행한 것이라면 자칫 밋밋할 수도 있겠지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곳에서의 일상이니 정독을 하게 된다. 6개월간의 숲속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장비를 체크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에 공감한다.

참 우습다. 오두막에 살기로 결심하고, 시가를 피우면서 하늘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 나의 모습을 상상해왔는데, 또다시 이렇게 관리장부의 식량목록을 체크하고 있는 것이다. 삶이란 결국 이런 구멍가게 사업에 불과한 것일까?

(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25쪽)

 

 시베리아 숲에서의 6개월간의 체류에 대비하여 파리에서 공들여 작성한 이상적인 독서목록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행을 하거나 좀더 긴 체류를 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계획을 세워서 돌아다니면서, 그냥 일상이라는 생각을 하면 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일까? 올해 독서목록도 아직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올 한해 읽어야할 책들을 좀더 공들여 작성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일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렇듯,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그 물건들에 휘둘리며 살고 있다. 그래서 나 자신이 시베리아 오두막에 자발적으로 가있는 것처럼 상상하며 읽었다. 저자가 상세하고 솔직하게 글을 써내려갔기 때문에 좀더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점이 수상작으로 결정된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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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1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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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이라고 하면 괜히 어렵거나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긴다. 그래도 늘 '인문학 공부를 좀 해볼까?' 생각을 하게 된다. 새해 들어서 결심도 한다. 그런 생각을 부담없이 실천하기 위해서는 일단 쉽게 쓰여진 글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금 시작하는'이라는 수식어에 안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절대 만만치 않은 인문학,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이 책에서는 '한 권의 책으로 인문의 기초 여섯 분야를 꿰뚫는다'라는 말로 인문학에 접근할 길을 제공해준다. 이 책을 통해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현재 이전의 철학, 현대의 철학, 글로벌 이슈 등 7장으로 인문학을 접해본다.

 

 이 책은 1판 1쇄를 2012년 10월 20일에 발행하였는데, 2012년 11월 5일에 벌써 13쇄를 찍어냈다. 그만큼 대중들의 인기를 빠르게, 많이 받은 책인가보다. 사람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의욕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일단 이 책은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마음으로 전체적인 것을 훑어보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중간 첨부된 사진이나 그림은 책을 읽는 데에 몰두하기 좋도록 좋은 매체가 되었다. 집중해서 읽다보니 금방 한 분야가 뚝딱 지나갔다. '지금 시작하는'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심은 있지만 지금껏 부분적으로만 접근했던 것을 좀더 크고 넓게 바라보는 데에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꼈다. 회화나 신화는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부분을 좀더 세심하게 찾아서 공부를 할지 가이드라인을 세우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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