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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
주성철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평점 :
4월 1일, 만우절이다. 하지만 10년 전부터는 만우절과 함께 장국영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안타까운 사건이 함께 떠오른다. 만우절의 심한 거짓말처럼 느껴지던 그의 죽음에 당황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믿을 수 없는 일, 거짓말 같은 그 일이 일어난지 1년, 1년,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10년 세월, 모든 것을 추억으로 만들어버리기 충분한 시간이다.

깔끔한 표지에는 다시 볼 수 없는 장국영을 떠올리게 하는 애틋함이 있다.
이 책은 현재 주간 영화지 <씨네21> 취재팀장으로 있는 주성철 기자가 썼다. 주성철 기자가 쓴 책은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을 보았다. 그 책을 보며 홍콩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색다른 매력에 푹 빠져서 책을 읽었다. 나의 기억 속에 있던 홍콩 영화의 흔적을 끌어내는 책이었다.
이 책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을 읽으며 그동안 장국영의 부재를 외면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믿기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영화 속 장면들이 내 기억 속에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데, 외면해버리고 싶은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이 흘렀으니 현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주성철 기자의 말에 동의하며 공감하게 된다.
그의 죽음은 갑작스럽다는 느낌보다 왠지 이미 예정돼 있던 2003년 4월 1일에 맞춰 운명적 행로를 천천히 밟아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 中 288쪽 저자 주성철의 말)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몇 번이나 가슴뭉클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지나간 90년대가 떠오르기도 했고, 그 당시 내가 보았던 홍콩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했으며,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장국영이 마냥 아쉬워졌기 때문이다. 그 시절 홍콩영화배우들에게 열광했던 나와 주변 사람들을 기억한다. 텔레비전에 나오던 CF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제는 그들도 나도 나이가 들어감을 인식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어느덧 그 시절이 추억이 되어버렸다.
비디오를 처음 들여놓았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본 영화는 <영웅본색>이었다. <천녀유혼>을 보며 왕조현과 장국영이 한 줄씩 시를 써내려가는 모습에 애잔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홍콩 영화를 보고, 홍콩 영화배우들의 인기를 실감하며, 그렇게 나도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냈다.

천녀유혼에 나왔던 장국영의 모습. 그 시절 그 영화를 보던 나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 이후 오랜 시간을 잊고 지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시간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시간이 되었다. 그 시절이 주르륵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보며 그 시절을 되살려 보기도 하고, 그 시절을 거시적으로 정리해보기도 한다. 장국영이 정말 많은 영화에 출연했었고, 그 영화 속 장면은 같은 시대를 살아간 우리들 마음 속에 각각의 색깔로 녹아들어갔구나, 생각된다. 그는 우리의 마음 속에 그 시절 추억으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