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축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더그 팻 지음, 김현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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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하다니까 여행 중에 건축물을 보러 간 경우는 많았다. 인도나 유럽 여행을 하며 수많은 건축물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건축물에 대한 감흥이 새로웠던 곳은 이탈리아 비첸차였다. 비첸차는 유명한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건축물들이 있는 도시이다.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매력적인 꿈의 도시라 생각되었다. 자신이 건축한 건물이 하나 둘 세워지며 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일테다.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그 안에 들어가서 보는 것이 훨씬 매력적인 곳, 비첸차 여행 후에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렇다. 나는 건축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예전에는 그저 무미건조한 마음으로 건축물을 바라보았다면, 이제는 세세한 부분까지 상세히 바라보고 예전에 이 건축물이 지어지던 때의 분위기를 상상하며 복합적으로 건축물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정말 내 마음에 드는 건축물 하나 지어서 그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예전에는 이것 저것 복잡하게 고려해서 집을 지으면서 신경을 많이 쓸 바에는 이미 지어진 집을 잘 골라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이 책은 나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막연히 건축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전문서적을 읽기에는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 건축을 향한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이 책에는 건축에 대한 질문을 A에서 Z까지 각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들로 풀어간다. 약간은 얇은 듯한 책이지만 넓은 숲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폭넓게 바라보게 된다. A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풀어나간다. 마지막에는 You와 Zeal로 마무리된다.

 

 건축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초보자에게 적합한 책이라 생각된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건축가를 꿈꾼다!"라는 말이 이 책의 띠지에 있다. 그런 꿈을 꿀 그 시점, 이 책을 읽어볼 때이다. 건축에 대한 열정이 막 샘솟는 초보자가 읽어본다면 새롭게 다가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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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카페 - 여유를 만나는 제주 힐링 여행
이승아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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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하면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숙식이 특히 중요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지친 몸을 쉬고, 맛있는 것을 먹고, 따뜻한 차 한 잔 분위기와 함께 마시는 시간이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사실 나에게 제주 여행에서 카페는 그리 큰 비중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기억에 남을 만한 카페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실 여유가 쉽게 나지 않았던 이유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제주에 이렇게 예쁘고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카페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제주에 어떤 카페가 좋은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지나가다가 책 속에 있던 특색있는 카페를 발견하게 되면 그곳에 잠깐 들러 차를 마시고 싶었다. 커피 값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분위기도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은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책이었다. 어떤 곳에 가고 싶고, 어떤 메뉴를 먹고 싶은지, 이 책을 보며 생각해본다. 정말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커피와 케익이 내 마음을 달달하게 해준다.

 

 이 책에는 제주 속의 인상적인 카페를 이곳 저곳 담아놓았다. 카페 자체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그곳을 채우는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제주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카페를 하고 있는지 직접 가보지 않더라도 그들의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저곳 발품 팔아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엮어낸 저자를 떠올려본다. 사람 친화적이고 좋다는 곳에는 다 다녀보는 활동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고 가보고 싶은 카페가 많아진다. 제주 카페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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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작은 집 인테리어 - 빈티지 스타일과 심플한 수납을 동시에
다키우라 데쓰 지음, 맹보용 옮김 / 앨리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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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를 하고자 결심하면 정말 막연하다. 지저분해 보인다고 다 없앨 수도 없고, 적재적소에 물건들이 놓여있는 듯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책 속의 인테리어는 조금씩 삶의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활력소가 된다.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나오면 정말 톡톡히 도움을 받는다. 기분도 좋고, 뿌듯해진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집을 예쁘고 실용적으로 꾸밀 아이디어를 얻고자 함이었다. 올해 들어 정리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고, 그 책들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방 안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한데, 나만의 개성 넘치는 공간을 만들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책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변화시키다보면 집에 있는 시간이 기분 업! 충전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파리에는 작은 집이 많다. 작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한 생각도 들어 얼른 이 책을 펼쳐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일본인의 눈으로 본 파리의 개성 넘치는 집 인테리어를 담아서일까? 내가 원하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취향의 문제일까? 내 타입은 아니었다. 알록달록 빈티지 제품이 빡빡하게 들어선 것이 내가 생각하던 개성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물건도 많고 널려있나보다.'라며 좋게 생각하다가도, 작은 공간을 넓고 개성 있게!라는 표지의 글에서 '넓게'는 빼줘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되도록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담았기에 따라해보고 싶은 집안 인테리어도 눈에 들어오고, 오랜 세월이 흐른 집에 세월을 담은 물건을 간직한 것이 좋아보였다. 그런 점에서 개성넘치는 부러움을 느꼈다. 집자체가 오래된 것이 많은 것도 놀라웠다. 18세기 건물이라든지 110년 된 집이라든지 그런 수식어에서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아우라를 느낀다.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색상을 쓰는 데에 있어서 개성 넘치는 것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비슷한 공간에서 실용적으로만 꾸밀 생각을 했지, 좀더 예술적이고 다양한 색상을 삶의 공간에 넣어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은 이렇게 나의 공간을 바꾼다는 것은 괴리감을 느끼지만, 좀더 다양한 색상을 접하고 여러 가지 책을 통해 조금씩 내 공간을 변화시키다보면, 언젠가는 이 책 속의 인테리어에도 도움을 받을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테리어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책, 집안 인테리어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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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사물들
장석주 지음 / 동녘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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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를 둘러본다. 내가 애착을 가지고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로부터 언제 그곳에 있었는지 그 존재조차 알 수 없는 물건들까지!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물건들은 수두룩하다. 꼭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부터 있으면 약간 편리한 정도의 물건들도 있다. 지금껏 나는 그 물건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던가. 솔직히 아무 생각없이 그 물건들을 소유하고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린다.

 

 이 책 <철학자의 사물들>을 보며 그 의미를 재발견한다. "모든 사물에서 모호성이 확실성을 대체한다."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보며, 사물의 실재성이 그 표면의 생생함에서 나온다는 말을 새겨본다. 사물이 표면으로 이야기하는 것들에 귀를 기울여본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듣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면서 말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것도 철학자의 시선으로 다양하게 그 물건들을 파악해본다. 그저 생각없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좀더 섬세하고 자세하게 바라보게 된다. 갑자기 예민해진 시선으로 주변 물건을 바라보게 되는 느낌이 든다.

 

 이 책 속에 담긴 물건들은 다양하다. 신용카드,휴대전화,세탁기,진공청소기,비누,욕조 등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물건들을 이 책은 다룬다. 관계,취향,일상,기쁨,이동 그렇게 다섯 부로 나뉘어 그 물건들에 대해 담았다.

 

 이 책을 읽는 기쁨은 저자 장석주에 대한 재발견이었다. 독서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는 시인이자 비평가, 이제야 그를 이 책에서 만나게 되었다. 독서광이라는 것을 모르고 읽더라도 그의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느끼고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엄청나게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을.

 

 그의 생각에 공감을 하든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다. 그 물건에 어떤 철학자의 생각을 이야기해준 것에 대해 '그런 생각도 할 수 있겠구나.' 공감하며 읽는 시간이 좋았다. 생생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내 곁에 존재하는 사물에 대해 이 책을 보며 깊이 생각해본다. 약간은 감상에 젖어보는 시간, 조금은 예민해지는 시간이 나에게도 필요했다. 철학자의 눈으로 사물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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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 고은 선禪시집
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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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시인 고은의 선시집이다. 이 책을 읽는 나의 마음은 처음에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조금 읽다가는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다." 다 읽고 나서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가 되었다. 물론 처음의 산과 마지막의 산은 다르다.

 

 선문답에 대해 조금씩 들어본 이야기와 잘 버무려져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 책은 고은 시인이 그렇게 썼기에 느낌이 더 와닿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그렇게 쓴다고 그런 의미로 와닿지는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언어의 홍수와 미사여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언어의 가지치기는 오히려 신선했다. 깔끔하게 정제된 느낌, 정리하는 느낌을 받았다. 가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뭐냐?"라는 단어는 이 책의 제목. 그런 점을 잘 파악하고 지은 책 제목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페이지 중간중간 붓으로 그린 그림이 나온다. 그냥 아무렇게나 생긴 붓 자국에 제목을 붙여놓은 것인지, 처음부터 그렇게 할 생각으로 그린 것인지, 무엇인지는 모르나, 제목과 그림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해보겠다는 욕심이 덜어지고 그렇게 나온 책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창의적인 작품이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느낌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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