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권에 이어 <정글만리> 2권을 읽게 되었다. 보통 소설을 읽을 때에 중간에 지루하거나 읽기 싫어지면 딴 생각을 하느라 진도가 안 나가거나 읽기를 멈춰버리곤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소설 속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계속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2권에서는 그들의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의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중국에서의 생활 특성을 핵심적으로 잘 짚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땅이 넓다. 그 넓은 땅을 골고루 개발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정부가 서부대개발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든다. 특히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제주도 난개발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진행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 장면이 오버랩되며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다.

 

중국 정부가 그 지역을 대상으로 서부대개발을 시작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어요. 이미 심각하게 노출된 극심한 지역 격차는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이어지고, 극심한 빈부 격차는 극심한 사회 불안 요인이 되고, 극심한 사회불안은 극심한 정권 위협으로 작용하게 되니까 정부가 그 해결책으로 내놓은 게 서부대개발 프로젝트 아닙니까?

 

-60쪽 

 

 1권에서 보다 큰 틀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살짝 보여주었다면, 2권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갔다. 중국에 대해 평소 들었던 이야기나 얼핏 알고 있던 사실들이 중간중간 나와서 그 이야기들이 얼버무려져 종합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였다. "그렇다더라~"라고 흘려 들었던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알듯 말듯 그곳 현실을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알아가는 것이 좋은 시간이 되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새로운 사실들로 가득찬 수천 페이지짜리 백과사전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는 기분이었다. 살아갈수록 끝도 없이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나라, 그래서 살아갈수록 그 실체가 알쏭달쏭 모호해지는 대상. 그래서 중국 생활 6개월이면 중국 전체에 대해서 아는 척하고, 1년이면 자기 분야에 대해서만 아는 척하고, 10년이 넘으면 아무 말도 안 한다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302쪽

 

 3권을 향해 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글만리>라는 제목도 작가도,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유는 생각할 필요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미 나에게는 <태백산맥>, <아리랑>을 통해 '무조건 조정래'라는 인식이 심어졌으니, 더 말이 필요없다. 그냥 저절로 이 책을 염두에 두었고, 안 읽고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근질근질함을 느꼈다. 나에게 이 책은 올해 어떻게든 꼭 읽게 될 필독서였고,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소설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알면 알수록 그 속을 알 수 없는 나라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내가 알게 되는 중국 사람이 그들의 일반적인 모습인 것인지, 그 사람만 유별난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 보면 사람 좋기만 한데, 중국이라는 국가에서 보여주는 행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다. 중국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며 우리와 부단히 관계를 맺어온 나라다. 이 책을 통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소설이다. 어디까지 현실을 담은 소설인지 궁금해지는 그런 소설이었다. 1권에서는 전대광, 서하원, 샹신원, 송재형, 전유숙, 이토 히데오, 쑹칭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볼 수 있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비즈니스 맨들의 입장과 그들의 행동은 나라마다 다른 점이 있는데, 중국 특유의 꽌시 중심적인 인간관계가 어떻게 일상에서 펼쳐지는지 잘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책에서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현재를 보여준다. '꽌시'와 '몐쯔'를 중시하고, 이익이 없을 때에는 만만디이지만 이익 앞에서는 콰이콰이, 개발지상주의로 흘러가는 현실 등을 이 책을 보며 알 수 있다. 당연하게 펼쳐지는 현재이지만, 뭔가 씁쓸한 느낌이 드는 문장들이 마음 속에 콕 박혀온다.

 

- 돈에는 깨끗한 돈, 더러운 돈이 없다. (49쪽)

 

-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 삼으니까 문제가 된다. (100쪽)

 

- 중국인들이 돈 다음으로 중하게 여기는 것이 "몐쯔"라고 했다. 체면, 위신, 체통, 이런 것은 유교의 덕목이었다. 공자는 죽었으되 다 죽은 것이 아니었다. (223쪽)

 

- 만만디의 중국사람들은 자기 이익 앞에서 이다지도 속전속결로 콰이콰이였던 것이다. (292쪽)

 

- 친구로 대하면 친구고, 적으로 대하면 적이다. (325쪽)

 

 

 관심이 있던 중국의 현재 경제 모습과 작가의 글솜씨가 잘 어우러져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박진감 넘치는 글 속에 빠져드는 시간이 되었다. 2권을 향하는 손길이 빨라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계약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4
선자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소는 빈집이다. 홍알음은 친구 소희와 함께 을씨년스러운 빈집으로 향했다. 오래전에 누군가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 집이다.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집, 으스스하다. 그런 배경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좋은 곳이다. 귀신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는 친구 소희와 함께 알음이는 베프라는 이유로 마지못해 그곳에 갔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같이 서있기만 하는 건데 못도와줄 이유도 없긴 하다. "끼이익~"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고,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책은 <팬더가 우는 밤>과 <제2 우주>의 작가 선자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계약자>라는 제목 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없고 별다른 무게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는 소설이어서 부담스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시작부터 뭔가 으스스한 분위기에 휩싸이지만, 내용 진행은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책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걷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나오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귀신이 나올 듯한 분위기라고 했던가? 다른 사람들의 욕망을 보며 혀를 내둘러도 내 안에 꿈틀대는 욕망을 보았을 때 더 어이없는 기분, 그런 기분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무언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끝나버린 듯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좀더 계속 되어도 좋을 듯했는데, 급마무리된 느낌에 멍한 기분이었다. 멍한 기분을 가라앉히고 작가의 말을 읽어나갔다.

 

나의 계약자는 밤마다 자꾸 나타나 무엇인가를 쓰라고 한다. 졸린데 잠을 못 자게 머리를 어지럽힌다. 지독한 계약자다. - 222쪽 작가의 말 中

 

무언가 계속 써나갈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의 계약자는 무슨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 안의 욕망을 직시하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망현 內望顯 - 의사와 기자 두 개의 눈으로 바라본 김철중의 메디컬 소시올로지
김철중 지음 / Mid(엠아이디)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많은 질병이 사회 구조와 삶의 파생물이다. 아프도록 해놨기에, 아플 짓을 했기에, 우리는 아프다. 한국처럼 사회 변화가 빠르면, 그 속의 몸도 지치고, 정신도 어지럽다. 삶과 사회의 부조리, 부조화, 부적절이 질병이라는 형태로 우리 몸에 흔적을 남기고 생채기를 낸다. 이 책을 계기로 이런 질병 생산 시대에서 '사회가 건강해져야 개인이 건강해진다'는 메디컬 소시올로지 철학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작은 바람이다.

 

내망현 303쪽/에필로그/의사에서 기자로

 

 먼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인 '내망현'이라는 글자는 각각 내시경, 망원경, 현미경을 의미한다. 각 파트의 제목이기도 하다. Part 1 내시경 마음을 들여다보다, Part 2 망원경 멀리 내다보다, Part 3 현미경 삶을 살펴보다, 이렇게 세 주제로 나뉘어 건강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 책은 먼저 각 파트의 소제목이 눈길을 끈다. '아버지에게 줄 간이식 수술 앞두고 야반도주한 아들, 냉장고를 열면 암이 보이고, 구두를 보면 치매가 보인다, "당신, 암 걸렸다"는 소식 잘 전하기, 피부과, 성형외과의 경쟁상대는 갤러리아 백화점, 연극성 인격장애가 낳은 공주병 과도한 칭찬 혹은 무관심이 왕비병으로 키운다' 등 제목만 보아도 호기심이 생겨 내용을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는 의학전문기자이다. 신문에 꾸준히 칼럼을 써왔다지만 신문을 잘 읽지 않는 관계로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지은이 소개를 보면 10년간 의사생활을 하다가 기자로 변신했다는 부분이 있다. 변신한지 10년이 지났으니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글을 꾸준히 모아 이렇게 엮어서 책을 출간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인 독자가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이 술술 읽혀지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을 읽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공감도 많이 하게 되고, 현재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책을 선택해서 읽을 때에 제목과 표지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는 나의 경우, 이 책의 제목은 그 끌림이 살짝 약했다. 하지만 포장은 허술해도 내용은 알찬 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포장만 화려하고 내용은 빈약한 것보다는 아주 유익하고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현대인의 어쩔 수 없는 일상과 의료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적절하게 조합되어 무궁무진한 이야깃 거리를 방출해낸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출판 24시
김화영 외 지음 / 새움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을 쓰고자 이 책을 검색하고 나서야 제목이 <소설 출판 24시>로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사실 나는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을 모르고 선택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해서 읽게 된 것은 출판 업계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그냥 출판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인터뷰가 실려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은 것이다. 어쨌든 나로서는 그쪽 관련 아는 사람도 없고, 그들의 일상이 어떨지 전혀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처음에는 소설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읽게 되었는데, 소설이어서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가볍게 집어든 이 책에서 나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고, 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충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소설이든 에세이든 그 어떤 다른 분야의 책이든 상관 없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조금은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책을 읽기 좋아하는 독자다. 세상에 나온 많은 책들 중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게 될 지는 그들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노출되고, 무언가 이벤트를 해서 관심을 끌고, 출판 전 교정교열을 거치고 표지 디자인까지! 정말 신경써야할 것이 많다. 소설 형식을 빌려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시간이 의미있었다.

 

 출판사에 일하기 전까지만 해도 소설책은 소설가 혼자만 잘하면 독자와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해윤은 이제는 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내용뿐만 아니라 표지 및 본문 디자인, 어떤 마케팅으로 독자에게 다가갈 것인지 등 독자를 만나기 위해서 책은 여러 사람의 손길 속에서 태어나는 것이라는 걸.

 

- 301쪽

 

 출판사에서 일한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멀리서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출판 업계의 일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현실을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고, 좀더 사실적인 그들의 일상을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 <출판 24시>를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