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별을 먹자 - 일본 세계숨은시인선 4
나나오 사카키 지음, 한성례 옮김 / 문학의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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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나오 사카키, 처음보는 시인과 그의 시였다. 제목이 독특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면 쳐다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별을 먹자'라는 제목이 마음에 파고드는 느낌이 들었다. 쏙 와닿는다. 별이 되어 콕콕 박히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들어 이 책을 집어들어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보며 이따금 보물을 발견하는 느낌은 이런 때에 있다. 모르는 세계를 발견하는 듯한 느낌에 들뜬다. 시를 즐겨읽지 않지만, 이 책을 보며 새로운 세계를 보는 시선을 느낀다.

 

 

 

 이 책은 '세계숨은시인선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이 책에 담긴 시를 지은 사람은 '나나오 사카키'라는 일본 시인이다. 저자의 소개를 보면 불교와 에콜로지의 시적 사상으로 무장한 실천자이며 비트 세대의 전설적 시인이라고 한다. 그는 일본 국적을 가진 시인이었지만, 그 어느 일본 시인과도 닮지 않은 이방인이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시공을 초월하는 그의 언어에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와 우주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시의 언어가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자유인, 방랑자의 면모를 느끼게 되는 시였다. 시 자체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표현해내는 도구일 것이다. '다섯 번째 사슴', '별을 먹자', '왜 산에 오르는가', '우주 일주 여행 옷' 등의 시는 제목도 인상적이고 내용도 곱씹어볼수록 맛이 우러나는 시였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와닿는 시를 읽으면 정화되는 느낌이 들고, 기분이 산뜻해진다. 많은 시를 읽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한 편의 시가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감흥을 준다. 그래서 시를 읽는 시간이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숨은시인선 시리즈'는 총 8권이 출간되어 있다. 다른 시집들도 찾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이 나에게 시 읽는 맛을 깊게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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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야기 2013.겨울 - 23호
한살림 엮음 / 한살림(월간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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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림이야기> 잡지 겨울호를 읽게 되었다. 표지에 2013년 겨울호라는 글씨 위에 옅게 '눈이 많이 내릴 무렵부터 이천십사 년 꽃샘추위 즈음까지'라고 적혀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왠지 낭만적이다. 사무적이고 뻔한 느낌이 아니어서 좋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은 각지에 매장이 있다.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가족이나 친구가 한살림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한살림에서 잡지도 발행하고 있었다니 잘 모르던 사실이었고, 이번 기회에 알게 되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에 있는 그림은 동백에 관한 것이었다. 동백꽃에 동박새가 나란히 앉아있는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동박새가 동백꽃의 꽃꿀을 먹는 동안 꽃가루받이가 일어나 열매를 맺는다'는 설명을 보고 나서야 겨울에 빨갛게 피어있는 동백꽃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이번 호에는 '응답하라 쓰레기'가 특집으로 담겨있다. 쓰레기배출과 재활용에 대해 제대로 일러주는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에 아주 유용한 기사였다고 생각된다. 이왕이면 쓰레기로 버리기보다 재활용을 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재활용 만능주의에 빠지지 말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재활용(분리배출)은 우리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지만 만능은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재활용하는 것보다 휴대전화를 지나치게 자주 바꾸는 소비행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46쪽, 홍수열 님의 글)

 

 우리가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는 37만 톤이라는 점도 충격적이었다. 2014년에는 40만 톤에 달할 거라고 이야기한다니 정말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필요없는 데 충동구매하게 되는 물건들을 경각심을 가지고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겠다.

 

 그다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본 기사는 '냉장고 없이 음식 보관하기'. 잡지를 통해 '앎선반'에 대한 정보를 얻어본다. 장을 보고 오면 무심결에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생활화 되었는데, 사실 냉장보관이 필요없는 것들도 많다. 류지현 씨는 '냉장고없이 음식을 보관하는 법'을 연구하면서, 실제로 효과가 있는 선반을 제작해서 보급하고 있다. 이 선반에는 음식 재료 각각을 이해하고 음식 재료들끼리 미치는 영향을 아는 지식, 그리고 되도록 전기를 덜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의지와 지식이 바탕이 되어 만든 선반, 그래서 이름이 '앎'선반이다. (115쪽) 이 기사를 통해 각기 다른 채소를 어떻게 보관해야할지 구체적인 조언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혜로운 살림 비법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살림이야기>잡지는 기대이상이었다. 모르던 정보도 얻고 글도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기사를 읽기 전에 관심을 가졌던 '앎선반'이나 '응답하라 쓰레기' 특집 정도만 기대했는데, 다른 부분도 버릴 글이 없었고, 유용한 잡지라 생각된다. 탄탄하고 알찬 잡지를 보게 되었다. 꽃샘추위 즈음 2014년 봄에는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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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미술여행 -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
최상운 지음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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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벨기에'에 관심이 많아진다. 벨기에에 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의외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새록새록 느낀다. 이번에 읽은 책은 <플랑드르 미술여행>. 표지에서 볼 수 있는 글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처럼, 이 책을 읽으며 미술여행을 떠나본다.

 

 

 이 책에는 그림이 아주 잘 담겨있다. 이 책에 '미술여행'이라는 단어가 있는 만큼, 그림을 보여주는 데에 있어서 화질은 중요하다. 아무리 이야기가 재미있어도 흑백으로 담는다면 감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화질이 좋은 책을 볼 때 그림을 좀더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그림이 책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점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먼저 그림 사진과 제목만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직접 미술관을 방문한 듯 흥미로웠다.

 

 미술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나의 반응은 두 가지이다. 별로 감흥이 없이 자꾸 딴 생각에 잠기게 되거나, 흥미로운 느낌에 그림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 이 책을 읽은 나의 반응은 후자였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아껴 읽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조금씩 꺼내들어 읽어나갔다. 한꺼번에 급히 여행을 서둘러 다니면 나중에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 것처럼, 이 책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여독을 느끼지 않게 천천히 음미하며, 조금씩 나의 기억에 담아보는 시간이었다.

 

 이쯤 보고나니 미술에 무지했던 예전 시간이 떠올라 안타깝다. 유럽여행 길에서 미술관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실행한 나의 무식한 용감함에 아쉬움이 커진다. 물론 그 때의 나는 미술작품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특히 미술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고, 미술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서니, 이 작품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내가 직접 가보는 수고를 겪지 않아도 방 안에서 세세히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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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야간매점
KBS <해피투게더> 제작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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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요리책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은 요리에 취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되도록이면 요리 시간을 줄이면서도 만족감은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어서 요리책을 눈여겨 보게 된다.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 코너는 우연히 몇 번 보았을 때 감탄을 자아냈던 코너다. 일부러 챙겨서 보게 되지는 않지만, 직접 해먹으면 의외로 시간도 별로 안걸리고 맛있을 것이라 짐작되기 때문이다. 굳이 야식으로 하지 않아도 가볍게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고, 간식이 땡기지 않으면 반찬으로 살짝 얹어도 부담없을 것이다.

 

 나에게 반가운 책이 나왔다. 일일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챙겨보지 못했지만 야간매점에 나오는 간단 야식의 레시피를 알고 싶었다. 특별한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으니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 <해피투게더 야간매점>을 읽어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직접 방송을 보고 한 번 해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미루고 있는 '명란운동회'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각각의 레시피는 이렇게 음식 제목과 출연자, 간단한 조리법으로 구성된다.

 

 

 그 다음 장에는 매점 스토리맛 심사단의 평이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재미있는 응용요리를 소개해준다.

 

 

 두 장에 소개되는 각각의 레시피는 방송 당시의 분위기가 연상되기도 하고, 초딩입맛이라는 유재석의 입맛에 영향을 크게 받기에 직접 해먹어보지 않는 한 맛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는 없다.

 

 얇은 책 한 권에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맛을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졌지만 직접 해먹어보기는 살짝 겁이 난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야간매점 메뉴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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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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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이 책을 선물받아 읽어보았다. 그 때는 바쁘고 정신이 없을 때여서 그런지 강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지는 않았다. 한꺼번에 집중해서 읽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2013년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에 들어간 소설'이라기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특히 2013년 1월 1일 영화로도 개봉했다고 하니 책을 먼저 읽고 다음 기회에 영화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영화라는 매체로 이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일단 책으로 <파이 이야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 그는 자신의 이름이 수영장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님이 물을 좋아하지 않은 걸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학교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러 칠판으로 나가 분필로 적어내려갔다. '내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입니다. 간단히 부르면 파이 파텔.' 인심을 쓰는 셈 치고, 이렇게 덧붙였다. 'π = 3.14'

 

 이 이야기는 인도 남부의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하며 지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소설 속의 이야기임에도 폰디체리에 정말 동물원이 있었나?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속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파이가 동물원의 동물들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세례도 받고 싶고, 기도 카펫도 갖고 싶어하는 소년, 파이는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고싶어한다. 어째서 힌두교도 겸 기독교도 겸 이슬람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한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동물들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에 몰입할 때 즈음, 예측할 수 없는 바닷 속 표류기가 펼쳐진다.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캐나다로 향하는 배가 침몰한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차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담이다.

 

 나에게 반전처럼 느껴진 것은 결말이었다. 세상 일은 믿는 만큼 보이고,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 것인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결말이었다. 집중해서 읽게 되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음에 영화로도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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