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싶은 의욕이 가장 샘솟는 때가 언제일까?
나의 경우는 '택배를 받아서 포장을 뜯자마자'이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 앉은 자리에서 푹 빠져들어 책을 읽어나간 경험, 정말 기분 좋은 기억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다시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을 다시 읽을 계기를 마련해주는 때가 언제일까?
나에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개정판 출간'이다.
다시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새로 출간되는 책들에 밀리고 현생에 바쁘다 보면 당최 기회를 얻기 힘들다.
하지만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면, '아, 그 책 다시 읽고 싶었는데 이번에 꼭 읽어야겠다.'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이 두 가지가 어우러져 현재의 나에게 감흥을 준 책이 있으니, 바로 에밀 쿠에 『자기암시』이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미치는 자기암시의 힘을 이전 책을 읽으며 진작에 알아차렸으면서도 그냥 책장에 꽂아두고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개정판 출간으로 그 마음을 되살렸다.
개정판 책을 택배로 받자마자 뜯어보며, 예전에 읽은 기억과 함께 나를 다시 자기암시의 세계로 불러들였으니, 그 세계, 깊고 넓도다.
에밀 쿠에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결정적인 문구로 대표되는 에밀 쿠에.
프랑스의 약사이자 심리치료사로 무의식과 암시의 본성을 탐구함으로써 응용심리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 쿠에의 이 책이 발간된 해는 1922년이었다. 그 뒤 이 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비웃음의 익살스런 비평으로 프랑스의 의학계로부터 외면당해 왔지만, 전세계에서 무의식의 본성을 일깨운 수많은 지지자들과 실험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가 만든 암시 요법은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전문가들과 비전문가들에 의해 이용되고 있으며,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 우연히 이른바 '위약효과'라 불리는 '플라시보 효과'를 확인한 경험과 시골 의사인 리에보의 암시에 대한 연구에 감응을 받아 평생을 이웃의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하는 열망 속에서 소박하고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그는, 1926년 66세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오로지 환자 개개인의 치료와 발전을 위한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들을 돕기 위해 힘썼다. 쿠에의 자기 암시 요법은 그의 부인에 의해 1954년까지 계속 전파되었으며, 지금까지 유럽 각지와 미국 등지에서 여러 형태로 정리되어 실천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저자 소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