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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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 아니다. 정신없이 일에 치여도 휴식으로 책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휴식을 취하며 음악을 듣는 것은 꽤나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더욱 요즘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는 헷갈리기 십상이고, 노래와 가수 이름이 각각 따로 기억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X세대라는 유행의 선두주자에서 점점 밀려나 이제는 변두리에서 서성이는 관심밖의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에 대중 가요라든가 대중적인 유행은 자연스레 멀어지고 있다. 주류문화에서 소외되고 있는 느낌, 그래서 멀어지는 관심... 자존심때문에 더더욱 멀어져 가는 어쩔 수 없는 현실.....반복되는 소외감.

이런 때에 접하게 된 책이 <호란의 다카포>라는 책이다. 대중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는 가수이지만, 같은 70년대에 태어났다는 공감대와 개인적인 감성이 충분히 호기심을 자아냈다.

책표지에 써있는것처럼 한마리의 요요한 나비라는 호란은 먼저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호접몽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으면 호란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을 것인데, 클래지콰이, 호란이라는 이름이 강하게 기억 속에 있는 것을 보면 인상깊은 이름을 짓는 것이 꽤나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런 공감을 느낄 수 있기에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접하게 되어 호란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가까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호란과 음악, 호란과 책, 호란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음악하는 가수로 알고 있었던 호란이 전부였다면, 생각하고 느끼고 글을 쓰는 호란을 새로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음악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꽤나 예민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대한 생각을 말할 때 ’아, 나도 그랬었는데...’하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나도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관심을 끌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호란도 대중들에게 보이는 가수라는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시되는 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며  호란과 같이 공감하고, 걱정은 함께 나누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호란이 음악하는 예술인이라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아닌 가까운 동네에 사는 친한 동생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감성의 깊이가 더욱 깊이 느껴질 수 있게, 좀더 시간이 지난 후에 책을 냈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내가 이 책을 만난 시점은 적절한 타이밍은 아니었던 것 같다. 좀더 날개를 펴고 훨훨 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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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할까? (보급판 문고본)
셰리 야곱 지음, 노진선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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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할까?"

이 책의 제목만 보아도 충분히 호기심이 생겼다. 예전에 ’헌신하는 사람은 헌신짝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낌없이 잘해주고 자신을 희생해야 된다고 교육받고 자란 탓에 좀 의아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실 남녀관계에서 무조건 착하고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나자신도 교육으로 세뇌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좀더 효과적인 인간관계를 만들고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여우라기 보다는 곰과에 속하기 때문에 휴가동안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두 권으로 나뉘어있다. 잘 모르던 남자 심리에 대해 나름 분석하고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의 속을 한 걸음 다가가 들여다봤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볍고 쉽게 적혀 있어서 휴가 중에 읽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평소 내가 결혼 제도에 대해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이 있다면 남자는 무거운 짐에 허덕이며 2인분 이상의 일을 해야하고, 즉 부인과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고, 여자는 남자만을 기다리며 이것 저것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하든 남자의 스케줄에 자신을 맞추고 결국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삶이 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 일도 해야하고,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남자에게 내 모든 것을 할애할 수 없다. 그것을 평소에는 미안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떳떳하게 내 할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어쩌면 내 자의적인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여자들이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고 남자를 질리게 하는 면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을 잊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조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만이 좋은 인간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적인 어머니 상은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없게 느껴질 것이다. 적당한 여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이것은 굳이 남녀간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누구나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삶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것을 나에게 맞춰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강도가 약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밀고 당기고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가득한 내용이어서인지 피곤해진다. 사람과의 관계는 그것이 이성이 되었든 동료가 되었든 편안하기만 한 것은 아닌 듯하다. 가볍게 읽어보려고 했으나 그 끝은 복잡해지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남자몰래 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남자에게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리지 말고, 몰래 여우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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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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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 >라는 책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저자가 아멜리 노통브라는 이유때문이었다. 아멜리 노통브의 첫소설인 <살인자의 건강법>이라는 책을 참 인상깊게 봤었다. 그래서 일단 저자의 이름만 보고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아멜리 노통브는 독특하고 특이한 문체로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작가다. 그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얇은 책의 두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책을 선택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책 <오후 네시>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한 일상적인 삶에서 소재를 잡으면서도 독특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에 내내 공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서도 일어날 듯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소설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예상이 될만큼 일반적인 일상이라고 느낄 무렵, 갑자기 독특한 상상력으로 허를 찔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접하고 약간 놀라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면서 이 책을 덮었다.

짧은 휴가의 마무리를 이 책으로 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더운 날씨에 잠깐의 긴장과 상상, 그리고 독특한 상상과 너무 무겁지 않은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다. 또한 좋은 책과 여유로운 타이밍의 만남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 책은 휴가를 마무리하기에 정말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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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워커홀릭 - Walk-O-Holic
채지형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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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뛰놀던 야생동물을 줄에 묶어 길들이고 있다면?

20대의 나는 돈은 별로 없지만 여행은 참 좋아했고, 많이 돌아다녔다. 하지만 더이상 돈없이 찌질하게 자유로운 것에 지쳐갈 때쯤 정착을 꿈꿨고, 지금은 마음껏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매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야생동물이었던 나는 자유를 꿈꾸고 여행을 꿈꾸게 된다. 아직 나는 정착할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은가보다.

<지구별 워커홀릭>이라는 책은 저자가 360일간 세계여행을 하며 자신의 느낀 점과 여행한 곳의 풍경 등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려놓았다.

1년, 어쩌면...그다지 긴 시간도 아니다...

팔십 평생을 산다고 치면 1년은 겨우 240페이지 소설 중 3페이지에 불과하고 평생을 24시간으로 환산하면 겨우 18분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중 18분이다.

그 첫페이지의 말이 내 가슴을 울렸다.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는데, 나는 나 자신을 옭아매고 있었고, 정착과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강하게 꿈꾸면 추진할 수 있는데, 30대의 나는 무언가 주저하고 고민하고 스스로를 안정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와 함께 세계 곳곳을 누비는 느낌이 들어서 즐거웠다. 항상 즐겁기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항상 힘들지만은 않았었을 여행! 여행지에서의 돌발 상황과 외로움, 고단함, 나른함 등도 다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여행이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좋은 일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의 시간! 360일 동안의 시간의 흔적들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 되었다.

세상은 다양한 색깔과 향기를 내뿜으며 여행의 시간을 풍요롭게 해주고, 나는 나만의 색깔과 향기로 내 삶의 시간을 채우게 될 것이다.

처음에 나온 세계여행의 일정은 나의 일정을 짜는 데 도움을 받고, 중간의 여행기는 사진과 설명으로 흥미롭게 따라갔으며, 마지막에 나온 지구별 베스트는 저자 나름의 색깔있는 여행지 추천 모음으로 볼거리를 더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여행에 함께 동참했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여행 일기를 만들고 말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행은 실컷 했다고, 이제 이정도면 되었으니 정착하고 조용히 살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할수록 여행을 해야할 이유가 늘어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떠나기 전에는 온갖 두려운 것들과 떠남을 방해하는 갖가지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일단 떠나고 나면 그런 걱정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이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현실이 느껴져서 책장을 다 덮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여행을 꿈꿀 수 있는 지금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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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기술 - 21세기 생활의 신 패러다임 제시!
다츠미 나기사 지음, 김대환 옮김 / 이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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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참 바쁘게 살았다. 바쁘게 살면서 가끔 정리를 했지만, 아까운 마음에 다시 넣어두곤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3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이사를 가지 않고 한 집에 살았기 때문에 굳이 과감하게 버리는 일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몇 십년을 구석에서 버텨온 물건을 지금 굳이 버리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어떤 날은 물건들을 쫙 꺼내놓고 추억에만 잠기다가 그대로 고스란히 다시 모아서 넣어 놓기도 했다. 정리를 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하다보면 깔끔하게 정리될 수가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한 지금, 속이 참 후련하다. 그리고 방 정리를 하고 싶어진다. 누가 "아깝게 왜 버리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많아질 것이다. 복잡한 내 마음을 정리하듯 복잡한 내 방을 정리하면 정말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이 책을 지금 만난 건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까워서 못버리고, 언젠가는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뭇거릴 까닭은 없다. 그 ’언젠가는’은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 물건은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시간을 위해 먼지 쌓인 공간에서 기의 소통을 방해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나는 나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보긴 했어도, 거기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까지 해 놓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는 것이 사람 인생인데, 적어도 남 보기엔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지금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다고 했을 때, 내 방이나 내 주변은 남에게 보이기 좀 창피하다.

"그러나 당신이 죽으면 그런 것들은 모두 쓰레기가 될 뿐이다. 당신이 지금 당장 교통사고로 죽는다면 그렇게 소중히 생각하던 앨범은 버려질 것이고, 책은 뭉텅이로 헌책방에 넘겨질 것이다. 그렇다면 죽기 전에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해놓는 게 훨씬 기분 좋지 않을까." 82P

바로 이 문장이 오늘 나를 결심하게 했다. 이 글을 다 쓰고 바로 정리를 시작할 것이다.

정리의 법칙은 간단하다. ’언젠가는’ 이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쌓아두지 말고, 있는 물건은 열심히 사용하며, 3년 동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은 필요 없는 것’이다.

정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것처럼 버리는 기술이 정리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버리기 위한 테크닉 10개조가 정말 유익했다. 이제 걸레와 쓰레기통을 옆에 두고 정리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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