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묘심화 지음 / 찬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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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憑依란 ’기댈 빙憑’, ’의지할 의依’ 두 자로 이루어진 단어로, 영적인 힘이나 기氣에 씌어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현상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지은이는 여러 사례들을 들어가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신神과 운명 그리고 인간에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는 데에 만족하며 이 책을 닫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황당하다고 느껴지면서도 삶의 애착과 업으로인해 고통받는 현실을 반성해보았습니다. 또한 첨단의학으로도 병명이 규명되지 않고 약효도 듣지 않을때는 일단 오행귀五行鬼가 유착된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도 한 번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오행귀란 목귀, 화귀, 수귀, 토귀, 금귀 다섯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그에따른 병을 유발한다는 논리이지요. 한의학에서 오행으로 병의 원인을 풀어간다면, 작가는 그 이전의 원인을 귀신의 작용이라고 생각한 것이겠지요.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약해지면 마음이 약해지고, 마음이 약해지면 빙의되기 쉽기때문에 그에따라 병마도 나타나기 쉽다는 것이겠지요.
마지막의 예언은 거의 실현 불가능한 현실로 느껴졌지만,(누가 스님말 하나 믿고 수도를 전주로 옮기겠습니까, 그리고 청와대 터를 옮기지 않으려거든 팔자의 일진과 시진에 호랑이가 든 여자가 대통령을 하면 그나마 나을거라고 했는데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냥 그런 의견도 있구나...하는 생각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맨 마지막장에 나온 ’보왕삼매론’정도가 생각해볼 만했습니다.



<보왕삼매론>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하셨느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수행하는데 마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 주는 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아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園林을 삼으라"하셨느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하셨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하셨느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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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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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의 첫 작품인 ’살인자의 건강법’은 나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이 글은 순전히 허구이므로 등장인물들은 실존 인물들과 어떤 연관도 없다고 밝혔지만,

허구가 과연 정말로 허구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처음에는 수많은 책들 속에 평범한 하나의 책에 불과했지만,

일단 책을 열고나니 순식간에 그 비밀을 파헤치게 되었다.

소설이라는 것을 읽을 때면 작가가 만들어 낸 허상을 인정하고
그 스토리에 따라가야 했었기 때문에, 사실 소설에 대한 매력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맘에 드는 소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고,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소설의 마지막을 덮으면 그 여운이 한참을 가게 되었다.



이 소설도 그런 것이었다.

이 소설을 읽을 때에는 소설을 읽는다는 생각이 든 것이 아니라, 꼭꼭 숨겨놓은 진실을 몰래 들춰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사실인 어떤 일이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던 엄청난 진실을 찾아가는 느낌.

그것은 참 신선했다.!!

이 소설의 처음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저명한 작가의 인터뷰로 시작해서 그 작가의 독설에 기자들이 어쩔 줄 모르는 장면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다른 기자와 다른 한 기자에 의해 작가는 무참히 짓밟히며 소설속에 숨겨놓은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게 된다.

그 과정이 더욱 흥미롭다.

책장 마지막을 덮으면서 모처럼 특이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아멜리 노통의 다른 소설도 읽어볼 기회가 되었지만, 첫작품의 빨려드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첫작품의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참신하다.
그래서 사람은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신선함이 조금씩 사라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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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8-11-22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멜리 노통 정말 좋아요. 전 오후네시를 최고로 생각해요.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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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아니라 중국어가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때문에 중국행을 선택하게 된 한비야.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점점 발전해가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눈에 보여서 매우 흥미롭다.

세계 오지를 헤매며 돌때보다는 "중국어 공부"에 대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떠난 여행이었다.

뭔가 완벽하고 몽환적인 여행기가 아닌 동네 언니가 겪은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나도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선택하고 읽게 되는 여행기이다.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충분히 하면서도, 내가 해도 그것 만큼은 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일이라도 당장 떠날 수 있지만 지금 내가 없으면 일이 안될거라는 생각으로 미루게 되는 여행이며, 온갖 이유를 대며 망설이게 되는 여행이다.

하지만 그녀는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자신의 걸음 만큼 해낸다.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자신의 걸음으로 어제의 자신보다 나은 모습을 발견한다.

그런 그녀를 보면 나이가 들면서도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하고 행동하는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진다.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한비야의 생각은 나의 방랑기에 다시 불을 지펴주는 역할을 한다.


요즘 중국 여행을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너무 훤히 보이는 삶은 싫다. 나이도 있고, 사회적 지위도 있고...

그런거에 얽매이는거 싫다.


떠나고 싶을때 훌쩍 떠날 수있는,

그리고 완벽하게 계획 세우고 떠나지 않아도 일단 떠남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오늘도 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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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 - 전4권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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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뻔하면서도 눈물을 흘리게 되는 소재.

너무 소설같으면서도 현실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

너무 슬픈이야기여서 나에게는 안 일어났으면 하면서도 그런 사랑 한번 해봤으면 하는 느낌.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뻔한 사랑과 결혼 이야기도 지겹고,
뻔하지 않은 사랑과 결혼 이야기도 지겹고...
아직 목숨바쳐 사랑할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해두겠지만,
만약 나에게 그런 사랑이 온다면 그것도 정말 말이 안된다.
너무 슬프잖아...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소설은 그것 때문이라도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식과 눈물을 안겨주게 된다.
그래서 소설이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한,
그래서 현실이기도 하지만, 내가 직접 체험하지 않은 이상 소설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겠다.




그 대신 정말 와닿았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한마디 남기고 싶다.


"30대는 여자에게 포기와 편안한 안주가 같은 말임을 터득하게 해준다.
꿈의 날개를 적당히 꺾으면 그만큼 생활이 편해질 수 있다는 타협의 기술을 누구나 자연스레 체득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했다."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다...
적당히 삶과 타협하는 법을 깨닫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편안함에 길들어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1. 무모한 모험을 하지 않는다...
2. 새로운 추구를 꺼려한다...
3. 목숨보다 소중한 누군가를 만들지 않는다..
4. 무슨 일을 하든 내 열정을 모두 쏟아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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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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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나니, 한차례의 생각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책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앞둔 한 스승을 소재로 한 돈벌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모리선생님 자신이 그런 방송이라는 매체에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자신도 그 매체를 이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고 여기는 태도에 제 마음이 돌아섰습니다.

그래서 단번에 끝까지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자기연민으로 슬퍼하며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어두운 상황에서

모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냈고, 그런 태도가 나에겐 죽음과 삶에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답니다.


죽음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던 어린시절, 죽음이라는 것을 접하고 어쩔 줄을 몰라했던 학창시절...

아직까지도 나에게 죽음이란 것은 생소한 것이고 막상 죽음이 닥치면 침착하게 대처할 정신도 없을거라 생각되지만,

내 인생의 마지막 어느 시점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생각은 많지만 글로 옮기려니 말문이 막히고 멍해지네요...


이제 커피라도 한 잔 하며 나 자신과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화초들도 한 번 쳐다봐주고요...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마음의 여유로 명상에 잠길 시간이 생길 것입니다.






P.S; 종교적 혼란을 느끼고 있는 요즘에, 이책에서 재미있고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미치가 성서 '욥기'에 대해 묻자, 슬며시 웃으며 하신 말,

"내 생각에는 하나님이 심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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