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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통증 완전치료법 - 어깨 통증 치료와 재활 종합 가이드
박성진 지음 / 바이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참 열심히 살았다. 스트레스를 참아가며 힘든 일도 해내고 틈틈이 책도 읽고 리뷰도 쓰면서, 남들보다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믿었는데… 어느 날부터 어깨가 아팠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넘기다가 병원 한 번 가볼까 생각하던 중 만나게 된 책이 바로 박성진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쓴 『어깨통증 완전치료법』이다.
이 책은 어깨에 관한 백과사전 같았다. 단순히 통증의 원인만 짚는 책이 아니었다.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과 함께 치료 순서, 병원 이용법, 약물과 물리치료의 차이까지 실전 중심으로 매우 구체적이다. 환자와 의사의 소통을 돕는 완전 가이드라는 부제가 무색하지 않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어깨 통증, 병원에 가야 할 때 vs 안 가도 될 때'를 명확히 짚어준 대목이었다. 막연히 병원을 망설이고 있던 내게, 이 기준은 그 자체로 나를 안도하게 해주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성 건염 등 어깨 질환에 대한 설명이 무척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전근개 부근 힘줄이 파열됐을 때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어떤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한지, 그 경계선이 명쾌하게 나와 있다. 더불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재활운동법도 빠짐없이 소개된다. 스트레칭 하나에도 의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며, 사진 자료까지 함께 있어 동작을 따라 하기가 수월했다.
책에서는 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오십견 치료법 6가지도 소개한다.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 재활 도수치료까지 각각의 장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 무턱대고 주사 맞고 물리치료 반복하던 과거의 치료 방식이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또한 근막통증 증후군 같은 혼동하기 쉬운 질환들도 사례별로 비교 정리돼 있어, 내 증상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치료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 어깨가 아픈 이유를 삶의 자세에서 찾는다. 반복된 과사용, 바르지 못한 자세, 일상 속 잘못된 습관이 결국 어깨라는 관절에 얼마나 깊은 흔적을 남기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박성진 전문의는 단호히 말한다. 어깨는 구조적으로 약한 부위이며, 과사용하면 반드시 탈이 난다고. 그래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예방이다. 책 후반부에서는 어깨 통증을 피하기 위한 사전 점검 리스트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을 풍성하게 다루고 있다. 사후처방뿐 아니라 사전예방까지 책임지는 구성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환자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이 많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이 말을 꼭 기억하라', '의사와 이런 식으로 대화하라'는 팁은 단순한 건강정보를 넘어 실제 진료실 안에서 겪는 혼란을 줄여주는 장치였다. 병원을 어떻게 이용해야 가장 효율적인지를 알려주는 책은 흔치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빈틈을 정확히 꿰뚫고 들어온다.
어깨가 아프다는 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다. 삶의 중심이 기울고 있다는 신호다. 『어깨통증 완전치료법』은 단지 통증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다시 나를 돌볼 수 있게 만든다. 나를 지탱하는 근육 하나하나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 책이다. 살아온 시간만큼 무거워진 어깨를 이제는 가볍게 해주고 싶다면, 이 책은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