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김치 & 달콤 짭짜름한 장아찌 - 반찬이 더 필요 없는 최고의 반찬
박종임 지음 / 지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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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가 놓으니 마음이 든든해 좋다."

어제 마트에 갔을 적에 친정엄마께서 하신 말씀이다. 결혼 7년차에 접어들도록, 여태 주방일이 야무지게 손에 익지 못하고 요리책 들춰가며 요리하는 나와 달리 손끝이 야무지고 요리 솜씨가 뛰어나기로 소문난 엄마는 김치도 종류별로 무척 맛있게 잘 담그신다. 김치 만드는 일이 사실 젊은 우리에게만 어려운 일일까. 재료 손질에서부터 (몇년전부터는 심지어 거의 모든 재료를 텃밭 농사로 다 가꿔내시기까지했다.) 김치를 담아 완성하기까지. 김장도 우리랑 오빠네랑 주시겠다고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고추 등으로 100포기 넘게 하시고. 어디 그뿐이랴. 각종 김치들을 수시로 담가 김장 김치 담근걸 무색할만큼 다양한 김치반찬과 장아찌 반찬 등으로 밑반찬을 마련하고 계신다. 부모님 두분이 잠깐 중국여행 가실 적에 며칠간 막내가 먹을 반찬으로 김치만 담고 가야지 하셨다는데.. 알고보니 여행 직전날 김치만 세종 이상 담고 가시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셨다.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밑반찬 하나도 간신히 만들고 갈 것 같은데..하나 담기도 힘든 김치를 세 종류나 가뿐히 담고 가시다니. 

친정 뿐 아니라 시댁에서도 김치를 무척 맛있게 잘 담그시기에, 늘 양가에서 갖다 먹는 김치 반찬이 풍성하다 못해 넘쳐날 정도였다.

김장도 매년 두 통씩 가득가득 양가에서 (도합 네통) 갖다 먹다보니 세식구 제때 다 먹지 못해 늘상 묵은지가 되기 마련이었다. 그래선지 올해부터 시댁에서는 김장은 안 담그시고 겉절이나 김치로 그때그때 담가먹겠다 하셔서 올해는 친정 김장김치만 가져왔다.

 

김치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앞서 늘어놓았지만.

지금은 사실 양가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늘상 각종 맛있는 김치를 얻어먹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가 만들어야할때가 오겠지. (사실 염치가 없긴 없다. 솜씨좋은 사람들은 나보다 젊은 주부도 진작에 담가먹고 있을테니 말이다.) 싶은 불안한 마음에 김치 담그는 방법은 좀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책이 나오면 다른 요리책보다 좀더 눈을 크게 뜨고, 교과서 정독하는 심정으로 읽어보게 된다. 김치 레시피는 사실 요리 레시피에 비해 그다지 까다롭지 않아보이는데.. 사실 놀랍게도 각 가정마다의 김치 맛이 다 다를 정도로, 김치란 참 오묘한 요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맛있는 김치는 그냥 먹어도 맛있고 뭘 해먹어도 맛있는데 맛 없는 김치는 익은 후에 볶아먹어도 그다지 맛이 없을 정도로, 김치의 기본 맛은 참 중요하다.

 

신랑이나 나나 할줄모르면서 입맛만 높아져있어서, 나중에 정말 김치를 사먹게 되거나 할 상황이 되면, 재료의 신뢰도는 물론이고 감당하기 힘든 김치값에 (직접 담그는 것에 비해 사먹는 김치가 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막상 사먹으려면 제법 비싸단 생각이 든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이 김치를 믿고 우리 아이에게 먹여도 될런지에 대한 의문까지. 암튼 여러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지금의 상황으로 봐선 사먹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신랑의 고집스러운 식성을 보면, 내가 힘들어도 만들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마음은 참 여러모로 복잡하다. 그러니 김치 레시피를 꿰뚫고 있는것은 꼭 필요한 일이 될 것같다.

 

 

 

우리집처럼 단촐한 세식구. 게다가 우리 아들은 아직 김치 맛을 몰라서, 매운 김치를 아주 조금씩만 먹어보려 하지. 김치없이 밥을 못 먹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제 아이도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둘 나이가 되었으니 조금씩 매운 맛에 익숙해지게 먹여보려 하는데.. 그러려면 어른이 먹는 김치보다 백김치서부터 시작해 덜 매운 김치로 조금씩 도전하게 해줘야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김치에서부터, 이렇게 많은 종류의 김치와 장아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다양한 김치 장아찌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도 좋다는 여름 쌈배추로 만든 쌈배추김치서부터. 나같은 초보자가 쉽게 도전하기 좋은, 배추를 절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막김치 (겉절이만 알았는데 막김치라고 썰어서 버무리는게 있는지 몰랐다.), 물컹한 가지의 변신-가지로 만든 가지 소박이 (생김새는 정말 오이 소박이처럼 생겼다.), 물김치에 소금만 간해 맑게 만든다는 편견(?)을 깨주는 장 물김치의 존재- 몰랐는데 궁중요리라 하였다. 맛도 의외로 깔끔하다고. 다양한 김치의 세계를 사진으로 미리 맛 볼수 있었다.

 

사실 레시피북보다도 김치는 직접 담가주시는 엄마의 손맛을 이어받는게 정말 중요한데..

아직은 엄마 말씀으로 손대중, 눈대중 등으로 요리를 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 보니 내가 먼저 담가보고, 조금씩 노하우를 쌓아 엄마의 비법을 전수받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말만 이렇게 하지 말고 김치 좀 담가보고, 엄마 김장 담그실때 제대로 좀 도와드려보고 그래야하는데. 아이가 어리다고 아이 보라고 오지 말라 배려해주시고 하는 통에 제대로 양념에서부터 따라해보질 않고 눈으로만 봐서, 과연 내가혼자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걱정만이 앞선다. (사실 김장 담기는 여자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는데.. )

 

김치 하면 김장을 생각해 엄청난 일이라고 지레 겁먹는 나같은 초짜들을 위해 이 책은 적은 양의 김치도 맛깔나게 담가서, 세 식구 단촐하게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김치 레시피이기에 겁없이 도전해봐도, 마치 요리인듯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우선은 초보 주부를 위해 계량이 확실하게 되어있고, 세부 요리 상세 사진도 실려 있어서 참고하기에 더 유익한 책이었다. 김치의 보관 역시 중요한데, 양파나 배, 사과 등이 들어간 경우 오래 묵히기 어렵고 쉽게 시어버리는 김치기에 미리 참고해두면 좋을 것이다. 또 김치마다의 보관과 먹기 좋은 시기 등에 대해서도 레시피 끝에 간단하게 덧붙여 참고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김치 양념과 재료 등에 대한 설명 역시 레시피 전에 빼곡하고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어떤 재료가 어떤 맛을 내고, 김치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등에 대해 미리 자세히 배워둘 수 있었다.

 

김치에 대한 책이다보니, 주로 김치와 장아찌 레시피를 풍성히 담는데 주안점을 두었고, 김치로 응용할 수 있는 요리 역시 센스있게 첨부해두었지만 김치 요리가 메인이 되어 김치 자체의 레시피가 축약된 다른 김치 책과는 차별화를 두었다. 배우고 싶은 것은 김치를 응용한 레시피보다는 맛있는 김치, 쉽게 만들기가 초점이었으니 말이다.

 

아직 내게는 미지의 세계인 김치 담그기, 너무 겁먹지 말고 경험을 해보고 나면 이런 예기불안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럴때 초보자를 위한 김치 레시피북으로 이 책 참 유용하게 도움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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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 - 서울대 교수 서승우의 불꽃 청춘 프로젝트
서승우 지음 / 이지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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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에 부임한 서승우 교수가 이 책의 저자이다.

2011년 10월 세계 최초의 무인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를 기획하여 운영위원장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고 또 직접 서울대 팀의 지도교수로 참가하여 2등상을 받았다. 2013년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정부에서 주최한 무인자율 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 서울대 팀을 이끌고 출전하여 suv를 개조한 무인자동차로 본선 최단 시간의 기록을 세우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성공은 도전하지 않는자, 개척하지 않는 자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성공을 바라기만 할뿐, 어려운 길을 스스로 개척해보고, 도전해보려할 엄두를내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 보수적이라는 울타리를 치고, 도전정신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에 비해 서교수의 행적과 진취적인 도전정신은 나같은 사람이 보기엔 다소 무모해보일 정도로 과감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에, 그의 말 마따나 오늘의 그가 있을 수 있을 것이었다.

남들이 닦아놓은 길은 아무래도 더 가기가 쉽다. 그리고, 빛이 나기도 그만큼 힘이 든다. 하지만 가지 않은 길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식에 대해서는 창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도전을 하고, 그 도전이 성과를 거둘 즈음에야 비로서 대중이 인정을 하고,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기에 이르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으로 안주시키고, 자꾸만 테두리를 치고 있었다.

 

서교수의 책을 읽고 나니, 나의 문제점이 무언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가 말하는 요즘의 자기계발서들이 대부분 힐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서교수는 자신있게 '용기''노력''열정''도전'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한다. 한물가보이는 것이라 해도 그것들이 갖고 있는 유통기한 없는 만고 불변의 진리를 다시금 희망을 부여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스스로 해낸 무인태양광자동차 경주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계기로 이 책을 쓰게 되었고, 그 절차와 과정, 그리고 결과를 이야기하며 그가 경험했던, 책에서 읽었던 다양한 직간접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멘토로써의 조언을 가득 담아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다양한 자기 계발서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은 에세이처럼 쉽고 재미나게 읽힌다. 글이 따닥따닥 눈아프게 붙어있지도 않고, 오히려 소설보다 더 쉽게 읽힐 정도로 활자도 시원시원하고 인용구문과 그의 경험들조차 재치있게 배치되어 재미를 더해준다. 서울대 교수라는 타이틀과 새로운 시도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그 이후는 서교수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몰두해도 괜찮을 거라 말해주고 싶다.

 

할 수 없어. 하고 미리 포기해 버리는 것은 로또가 될리 없다며 아예 사지도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을 한다.

로또에 당첨되기 무척이나 희박하지만 되려면 우선 사기부터 해야한다.

확률이 제로와 제로가 아닌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흔히 착각하기 쉬운 것이 제로가 아닌것을 제로라고 지레 짐작하고 미리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로또를 사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될리가 없어 하고 포기하기 보다, 진정 원하는게 있다면 불가능할거라 미리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인지 염두에 두고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면 해보라 말해주고 싶다는 것.

정말 맞는일이라 말하고 싶었다.

나 스스로에게도 말이다.

 

책을 읽으며 불쑥불쑥,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도전정신이 샘솟았다.

안된다 미리 겁먹지 말고,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축 처진 젊은이들의 어깨가 안쓰러웠을 서교수의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이 가득한, 읽기 편안한 그런 멘토 서적이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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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로
롭 리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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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들은 책에 관한 방송에서 미국인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우리의 상식 그 이상의 것이 문화로 이어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그냥 야구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야구의 역사와 거의 함께 하는 것이 그들의 인생인 것이다. 그렇게 설명을 해주니 그야말로 딱 와닿았다. 정말 그랬다. 미국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이나 야구에 대한 기억력 등은 공감하기엔 좀 거리가 먼 그런 것이었다. 이 책의 느낌도 조금 비슷하달까?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사실 음악을 이토록 중심에 놓고 이야기하기는 힘들텐데.

저자가 미국인의 감성, 그것도 본인이 리슨닷컴의 설립자로 음악과 저작권 등에 꽤 민감한 느낌을 가졌을 사람인지라 자신의 감정과 미국인의 취향에 백분 공감하는 그런 글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외계인 역시 지구의 음악에 최대한 공감했다 이런 소재로 말이다.

 

한때는 인류가 우주에서 꽤 발달한 문명 축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 적도 있겠지만 여러 sf 영화 등을 보면, 사실 외계인에 비해 우리가 월등히 문명화된 사회라고 단정지을만한 상황은 아닌 듯 하다. 외계에서 보냈을 UFO등의 비행접시 등은 꽤나 빈번하게 출몰하는데 반해, 정작 지구인들은 외계인이 어느 행성에 사는지 짐작조차 하고 있지 못하는 정도의 문명 수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외계의 고등한 생명체에 비해 하나 나을 것 없어보이는 지구인들일지라도, 딱 하나 그들을 매료시킬만한게 있다? 그게 바로 그들을 죽음의 희열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 바로 지구의 음악이다!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요 골자였다.

이어제로라 함은 1977년, 그들이 지구의 음악을 한 시트콤 드라마 엔딩 컷에서 처음 접해서, 너무나 큰 문화적 충격에 빠지게 된 해를 말하며, 지구의 음악을 들은 해부터를 원년으로 삼고, 마치 그 이후의 문명만이 존재하는 듯, 구분을 지을 정도로 지구의 음악을 지나치게 허황될 정도로 대단한 것으로 묘사를 해두었다.

 

공감하기는 조금 힘들지만, 아뭏든 저자의 이런 논리가 맞다고 치고.

문제는 외계인들이 이토록 지구의 음악에 열광하게 된 것은 그렇다 쳐도, 그들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생활을 하다보니 그들이 불법 다운로드 받은 지구의 음악들이 대부분 저작권법에 걸려서, 우주의 전 생명체가 불법 다운로드받은 금액이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르러, 그들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차라리 지구를 없애버리자~ 자멸이라는 방식으로 없애, 빚을 청산하자라는 세력이 생겨났다는게 결정적인 문제점이 되었다. 이런 황당하고도 이기적인 발상이 있나? 싶은데 지극히 미국적인 발상이다 싶었다.

 

사실 페이지는 휙휙 잘 넘어간다.

더군다나 중간중간 한국과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 눈을 똥그랗게 만들게 하기도 하였다. 아니, 여기서 왜 한국인이 등장하지? 미국의 정 반대편에 있는 나라로 꼽자면 일본도 있고 중국도 있고. 우리나라를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했나? 하고 여기기에는 어쩐지 좀 비꼬는 듯한 말투라 곱게 들리지가 않았다. 워크래프트에서 만나는 한국인이라 함은 대부분 외계인이라 생각하면 된단다. 한국인은 메이플 스토리라는 것을 하지 워크래프트에서 활동하지도 않고, 그 증거로 대통령을 물어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할거라나. 음.

게다가 미국의 적은 이제 북한만 남아있는지. 음악 저작권에 대한 문제와 빚 청산 등에도 북한은 늘 제외국가로 남아있다.

지구의 자멸을 막는 논리로, 3차대전을 일으킬뻔한 이라크를 침공한 부시 대통령의 혜안에 감사해야한다는 것도 어리둥절하게 만든 면이었다.

 

미국식 블랙 코미디라고 해야할까. 그들의 유머감각에 공감하기에 나의 감성과 맞지 않아 조금 그러했던 소설이었는데..

기발한 발상이라는 점만 높이 사고 싶은, 조금 아쉬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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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맛이 그립다 - 사시사철 따스한 정성 담아 차려주던
김경남.김상영 지음 / 스타일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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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친정엄마의 손맛이 담긴 밥 한끼이다.

워낙 요리솜씨가 좋은 친정엄마의 정성어린 밥상을 받고 자랐음에도, 배가 불렀는지 파스타나 피자 등의 양식이 좋다며 외식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철부지였다. (지금도 큰 변함은 없지만) 그런데 객지 생활이 10여년쯤 이어지다 보니, 사먹는 밥도 물리기 시작했고, 더군다나 한식을 밖에서 사먹어보고 마음에 든 적은 거의 없었다. 퇴근 무렵 집집마다 풍겨나오는 저녁 짓는 냄새, 특히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등의 평범한 엄마 밥상 냄새에 사무치게 집밥이 그리워 눈시울이 붉어진 적도 많았다. 대학때는 기숙사와 하숙, 그리고 직장 다닐때는 자취 생활을 하였는데 말이 자취지, 거의 아침, 점심, 저녁을 밖에서 사먹고 들어오는 날이 많았다. 집에 와서도 간신히 지어보기 시작한 밥은 그렇다쳐도 반찬도 할 줄 아는게 없고, 사먹는 반찬은 입에 맞지 않아 고역이었던 것이다. 그런 시절을 보내고, 결혼하면서 다시 친정 근처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집에서 내가 요리책 보고 화려하게 만든 그 어떤 메뉴보다도 엄마가 베테랑 솜씨로 평범하게 차려내신 그 밥상이 너무나 맛있어 늘 친정 밥상을 갈구하는 중이다. 물론~ 이젠 나도 한 아이의 엄마니 늘상 가서 얻어먹기만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예전 직장에선 사실 선배님 한분이 시집을 가셔서 할 수 있는 요리가 없으시다고, 친정 집에서 갖다가 끓이기만 하면 되는 찌개 상태로 갖다 끓여드신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었다. 결혼 후 나도 그러지 않을까. (싱글일때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요리책 보고 시늉하는건 어지간히 할 수 있어서, 제멋대로 요리보다는 요리책에 충실한 레시피로 나름 그럭저럭 맛을 내며 신혼 1년을 무사히 보냈다. 지금도 요리책을 보고 참고할 때가 많지만 사실 엄마처럼 책 없이 바로바로 뚝딱 만들어보고 싶고, 뭘 먹어보고 어떤 재료가 들어갔나 바로 맛을 따라낼 수 있는 그런 솜씨가 참 부럽기는 하다. 그래서 엄마께 그 맛있는 된장찌개나 해물탕 등의 레시피를 여쭤보면.. 물양이나 재료 분량 등이 사실 엄마 손대중, 눈대중인게 많아서. 아직 초보인 내가 따라잡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듯 하다. 계량화된 레시피에 익숙해서일수도 있고 말이다.




이 책은 <노다 상영의 손님상 차리기>라는 책으로 처음 만났던 김상영님과 그 친정어머니께서 같이 내신 책이다.

어릴 적부터 요리를 즐겨 만들던 엄마 밑에서 자라서인지 유독 입맛이 예민하고 또 엄마를 닮아 손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엄마한테 요리를 진득하게 배운 적은 없었습니다. 요리를 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만 급한 마음에 전화기로 손이 먼저 가고, 내가 물어볼 말만 후다닥 묵어본 뒤 딱 끊어버리는 매정한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엄마의 요리를 진득하게 배워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prologue



요리책이라도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는 책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책은 레시피북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어중간한 선을 띠고 마는 안타까운 면도 있다. 이 책은 전자에 해당되었다. 레시피북으로써의 원 요리책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마치 우리 엄마에게 바로 전수받는것처럼,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라거나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과의 추억 등을 같이 곁들여 들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충실하게 멋지게 수록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가서 끝까지 읽어내리게 된 그런 책이었다.




수제비를 처음 끓여먹으려는데, 막막해서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거니, 엄마가 양파를 꼭 넣으라 하셨단다.

게다가 엄마와 나의 육수 색깔이 달라 왜 다르냐 여쭤보니 엄마는 멸치 육수에 말린 양파 껍질을 넣어서 그렇다고.

말린 대파 뿌리 등을 넣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양파껍질은 처음 봤다. 늘 흙이 잔뜩 묻은 양파 껍질은 서둘러 벗겨 버리기 일쑤였는데..

그 양파껍질에 혈압도 낮추고 당도 낮추며, 항암 작용까지 하는 퀘세틴이라는 식이 섬유가 풍부하고 토마토에 많아 몸에 좋은 플라보노이드까지 들어있어서 심혈괌 질환과 위장병, 결장암, 당뇨, 비만 등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양파 껍질은 깨끗이 씻어 말린 후 냉동 보관을 했다 사용하면 된다 하였다. 음,양파껍질의 효능은 우리 엄마께도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다.




기본 멸치 국물 외에 맛을 드높이기 위한 고수들의 비법인, 집안 비법 육수와 양념장 만들기가 먼저 소개가 되었다.

엄마표 멸칫국물에는 파뿌리 외에 요 양파껍질, 무, 말린 표고, 보리새우, 멸치,다시마 등이 푸짐하게 들어갔다. 비율은 책에 소개되어 있다. 맛간장, 집된장, 초고추장 등도 시판 재료를 사지 말고 집에서 몸에 좋은 재료로 우려 만들수 있는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었다.



지금은 많이들 사먹는 양념 김이지만 어릴 적에는 엄마가 직접 구워서 기름 바르고 소금 발라주신 양념김이 최고였다. 김 하나만 새로 구워도 밥맛이 좋아져서, 김 하나만으로 밥 한그릇 뚝딱하기도 하였는데 요즘은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기계로 구워 파는 김 등이 나오고, 공장 기계 김도 나오는등 다양한 양념김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대신 예전의 그 맛은 추억으로만 남아 아쉬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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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다양한 밑반찬들서부터 멸치 육수 하나로 모든 맛을 내는 국과 찌개, 그리고 일요일에는 햄버그 스테이크 등의 별식을 만들어주고, 간식으로도 길거리 음식이 아닌 집에서 직접 튀긴 도넛과 크로켓 등을 만들어주신 어머니. 정말 내 어릴적 우리 엄마의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정작, 난 왜 하나뿐인 내 아들에게 간식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주고 떡 사주고, 빵 사주고 그러고 있는겐지..

자식을 여럿씩 키워내도 먹거리 하나하나 만들어가며 정성을 다하신 우리 친정엄마들을 돌아보며 참 지금 나의 게으름이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그런가 하면 늘상 불고기 재울때마다 책을 찾아보곤 했는데 고기 양념의 비율이 100g에 간장 1스푼이라는 비결도 접할 수 있었다. 아, 그렇게 기억해두면 정말 편리하겠네. 이런 대목은 정말 귀에 쏙쏙 들어왔다.




친정엄마가 직접 쑤어주신 도토리 묵을 보며, 오늘은 도토리묵 무침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임신했을 적에 엄마가 교통사고로 몇 개월을 입원하시면서, 도토리묵 무침(엄마표로)도 먹고 싶고, 옥수수 찜도 괜시리 먹고 싶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 찡해진다. 내가 해먹으면 되는데, 입덧할때 내가 손댄 요리는 맛이 없게 느껴지고,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들이 참 먹고 싶었는데 입원 중이시니 먹을 수 없고.

마침 엄마 병실에 갔다가 어느 분이 집에 가시며, "도토리 묵이나 무쳐 먹어야지" 하신 한마디에 도토리묵 무침이 그렇게나 먹고 싶어졌는데.. 어디 가 말도 못하고 집에서 낑낑대니.. 신랑이 무심하게 그런건 관광지에서 팔텐데..그런덴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잖아. (애초에 사줄 생각이 없었다. 관광지가 비싸건 맛 없건. 좀 임산부 사줘보고 그러지 ㅠ.ㅠ) 했던게 생각나 이후로도 도토리묵 무침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엄마는 더 짠해하시면서 이후로 나만 보면 도토리묵 무침 해놨다. 와서 먹고 가라 하시게 되었고 말이다.


음.. 암튼 이 책에도 그 도토리묵 묵밥, 무침, 그리고 감자찜, 옥수수찜 (쉬워보이지만 엄마표의 비결이 있는 법이다.)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임신했을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나 혼자서라도 해먹을 수 있었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한 책. 엄마 손 맛이 그립다.

나도 우리 아들에게 우리 엄마 집밥이 가장 맛있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게 집밥을 좀더 맛있게 잘 해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다짐해본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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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1-2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잘보고 갑니다~
 
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리카와 히로의 책은 몇권 갖고 있는데,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아리카와 히로의 책을 먼저 읽어본 이들의 칭찬을 들어왔기에 믿고 읽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 자체를 먼저 읽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니 올해 읽은 최고의 책으로 꼽는 이들도 있었고, 너도나도 추천하는 통에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몰랐던 고양이들에 대한 상식(?)같은 것들을 몇 편 접할 수 있었다.

고양이의 사랑의 계절이 봄과 가을인데, 봄에 태어난 길고양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지만 가을에 태어난 길고양이새끼의 경우, 대개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는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또 고양이는 자기 꼬리를 누가 만지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기에, 정말 친한 주인이 아니고서는 꼬리를 만지게 허하는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고양이의 시선에서, 또 각자의 시선에서..

유독 주인공 남자의 시선에서만 소개되지 않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그 남자 주인공과 그가 키우는, 아니 그의 가족인 고양이 나나와의 이야기, 주인공 남자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5년동안 사랑으로 키워온 고양이 나나를 지인에게 맡기기 위해 찾아다니는 여행을 담은 그런 이야기였다. 고양이와 남자와의 여행이라 고양이 여행 리포트

 

참 멋없이 내가 적어놓았지만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나고 그리고 사랑스럽다. 고양이의 시선이나 말투도 사랑스럽지만, 고양이 나나를 거둬들이고 키운 주인공 사토루라는 이 남자, 어찌나 착하고 밝은지..세상에 이런 법 없이도 살 사람이 다 있을까 싶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시 눈물이 나려 하지만.

이야기인데도 왜 이리 몰두가 되고, 결국 눈물을 뚝뚝 떨구게 만드는것인지..

과연 스토리 텔링의 여왕이라는 아리카와 히로다왔다.

 

 

 

 

길고양이였던 나나는 다른 차들과 달리 은색 왜건 위에서만은 마음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 그것을 인연으로 은색 왜건의 주인인 사토루를 알게 되었고, 이후로 사토루는 길고양이 나나를 위해 (나나란 이름은 나중에 사토루가 키우게 되면서 붙여준 이름이다.)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식사를 챙겨주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나가 교통사고를 당해 너무나 큰 고통에 빠지게 되면서, 자신이 기댈 유일한 힘인, 은색 왜건의 주인공을 찾아 구슬프게 울부짖고, 그 목소리를 알아들은 남자가 정신없이 잠에서 깨어 나나가 불러준 것에 감사하며, 드디어 함께 동고동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이 행복했던 5년의 세월에 대해선 언급이 없고,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인해 나나를 지인에게 부탁하러 다니는 여행기가 시작되었다. 남자의, 그러니까 사토루의 실직으로 인해서라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개인사는 그보다 더한 이유가 있어서임이 밝혀진다.

 

 

 

가족과도 같았던 나나를 키워달라 부탁하려는 곳들은 하나같이 사토루의 너무나 절친한 그런 친구들이었다. 초등학교때 친구, 중학교때 친구 그리고 고등학교때 친구까지 .. 그들 모두 사토루에겐 더할나위없이 좋은 친구들이었고, 나나를 기꺼이 맡아준다 하였으나, 나나가 있을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하여, 결국은 아무 곳에도 나나를 맡기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마도 친구들도 그리고 그렇게 찾아다닌 사토루도 잘 알고 있을... 끝까지 나나랑 함께 하고 싶었던.. 어디에도 나나를 두고 싶지 않았던 사토루의 마음이 나나를 통해 잘 드러난다. 나나도 그냥 그렇게 사토루와의 여행을 즐겼을 뿐이었다. 나나는 사토루 외엔, 그 누구의 고양이가 될 수도, 되고 싶지도 않았다.

글을 쓰면서 또다시 코끝이 찡해온다.

 

 

 

 

 

누구보다 힘겨운 처지로 태어났음에도, 누군가에게 세상 누구에 뒤지지 않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 사랑을 신이 시기한 것일까. 한 순간에 그 사랑을 모두 잃어버리고.. 세상 누구보다 힘든 처지가 되었음에도 결코 비뚫어지거나 외로워하지 않았다. 밝고 낙천적이었지만 어린 아이의 속이 얼마나 힘들고 상처 투성이었을까. 그럼에도 오히려 친구들을 더 챙기고 보살필 정도로 살뜰한 그런 아이였다. 그 속은..그 깊은 마음은 나나 뿐 아니라 친구들, 그리고 이모인 노리코 등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전해졌으리라.

 

사토루는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나를 껴안았다. 사토루와 같은 눈높이에서 먼 지평선을 볼 수 있도록.

 

사토루가 자랐던 마을. 파란 모종이 살랑대는 전원.

무섭게 묵직한 소리를 내는 바다.

이쪽으로 막 다가설 것 같은 후지산

안정감 최고였던 상자 텔레비전.

멋진 아주머니 고양이 모모.

건방지고 고집스러운 호랑이 털 무늬 도라마루.

배에 몇대나 되는 차를 삼키는 커다랗고 하얀 페리.

애완동물 방에서 사토루에게 꼬리를 흔들어주던 개들.

굿럭이라고 인사해준 친칠라.

끝없이 펼쳐진 홋카이도의 넓디넓은 땅.

길가에 핀 보라색과 노란색의 씩씩한 꽃들.

바다 같은 억새밭.

풀을 먹는 말.

새빨간 마가목 열매.

사토루가 가르쳐준 마가목 붉은 색의 농담.

섬세한 자작나무 가로수.

활짝 트인 분위기의 묘지.

그 곳에 꽂은 무지개색 꽃다발.

사슴의 하얀 하트 무늬 엉덩이.

...지면에서 자란 크고 크고 크고 쌍무지개.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웃는 얼굴.

나의 리포트는 이제 곧 끝난다.

이것은 절대 슬픈 일이 아니다.

우리는 여행의 추억을 세면서 다음 여행을 떠난다. 317.3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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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3-12-1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그림이 참 정겹습니다.특히 고양이의 눈.표지만 봐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군요.

러브캣 2013-12-19 23:31   좋아요 0 | URL
^^ 감사드립니다 참 만족한 소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