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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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작품에서 대중에게 너무도 친숙한, 이른바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그냥 엔터테인먼트 가 아니라 그야말로 하드코어한, 아주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의미에서.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본색은 리얼리즘의 대극에 서서 동시대 대중의 즉물적인 환상, 예를 들어 절세미녀, 절세 미남, 절세 신공, 무제한의 권력, 금력, 금단의 정보에의 접근 등에 호소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면, 바로 이 소설이 그런 작품이며, 바로 거기에 이 소설이 제공하는 재미의 본질이 있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

 

요시다 슈이치의 유명한 전작인 <악인><퍼레이드> <원숭이와 게의 전쟁>은 읽겠다 책장에 꽂아두고 아직 못 읽었고, 그의 작품 중 읽은 책이라곤 <도시여행자><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등의 여행 에세이 같은 책이 전부였다. 책을 읽다보면 먼저 책을 읽어본 이들의 평을 보고 기대감에 작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요시다 슈이치의 경우도 그러했다. 그래서 늘상 기대를 안고 책을 읽었는데 내가 읽은 책들이 그의 소설을 대변해주기엔 좀 무관한 책들이어서, 새로운 요시다 슈이치는 어떨까 하고 기대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하드보일드한 액션 소설이다. 그의 전작들과는 좀 많이 다른 분위기라 하니 이 책을 읽고 만난 요시다 슈이치의 첫인상이 그의 모든 것이라 정의하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전작을 읽은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마당에 나는 우선 처음 만나본 그의 소설인, 이 액션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노라 말하고 싶다.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액션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었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베트남 병원에 들어간 어느 아시아인 남자.그리고 곧이어 그가 찾아간 일본인 남성이 살해되고, 병원은 발칵 뒤집어진다. 등장인물들에 대해 파악도 하기 전에 살인사건부터 접하기 시작하니 다소 허겁지겁, 사건에 긴급하게 투입된 초보 형사처럼, 어리둥절해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신 놓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얼른 집중하라구" 하는 식의 쪼임을 받는 느낌이었다.

 

AN통신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는 다카노는 그 아시아 남성이 데이비드 김임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와 데이비드 김은 처음부터 서로에 대한 대립구도로 등장한다. 한일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일본인 저자의 시선에서 한국을 일방적으로 깎아내리거나 하는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다카노도, 그의 라이벌인 데이비드 김도 심지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AYAKO조차도 모두가 애정이 가는 인물이랄까.

각 나라를 대표한다기에는 각국의 정보 스파이같은 이 인물들은 돈을 좇아 활동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다카노, 다오카 등의 AN 통신 정보원들은 참으로 비참한 신세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부하인 다오카가 납치되었을때 다카노는 상부에 제대로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하기는 커녕, 어떻게든 자기 혼자 해결해보려고 고군분투한다. 왜 저렇게 답답하게 행동할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들에게는 하루살이와 같은 비참한 족쇄가 달려있었다. 평범한 행복같은건 꿈꾸지도 못한채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그런 느낌. 그래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완벽에 가깝게 일을 해결해나가려는 그들의 근성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사람에게 그런 족쇄를 채운다는 가정은, 할복 문화가 내려앉아있는 일본이기에 가능했던 잔인한 설정이 아니었나도 싶었다.

 

처음에는 베트남 유전 개발 사업으로 시작되었던 이야기가 그보다 더한 '돈' 냄새를 강력히 풍기는 사업으로 초점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와는 비교도 안될 가치가 있다는 사업, 바로 우주 태양광 에너지 발전 사업이었다. 이에 관심을 보이는 건 일본 뿐 아니라 중국 cnox기업도 마찬가지였다. 발로 뛰는 인물들 외에도 정치권이나 여러 각국의 실제 행동대원이라고 해야할지, 워낙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니 처음엔 좀 헷갈릴 수도 있었지만, 읽다보면 금새 흐름이 잡히는 소설이었다.  정보가 곧 돈이 되는 사회, 제대로 된 정보를 물고 있다면, 어제의 동료가 내일의 적이 될 수도 있다. 동반자도 쉽게 경계하고, 언제든 버릴 패라는 것을 가슴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다. 버려질 수 있는 말로 활동하는 실제 발로 뛰는 정보원= 스파이들.

그들이 바로 다카노, 데이비드 김, AYAKO 등이었다.

 

어쩐지 그들의 마지막을 보니, 다음 편에서 또 만나게 될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마무리였달까.

해피엔딩 같기는 한데, 끝 장면의 느낌이 To be continued 자막이라도 올라갈 것 같은 액션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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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3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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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라는 이름이 있었기에 기대하고 읽었던 책인데, 알고보니 미스터리 더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기도 하였다.

미스터리 더는 보다 품격있는 미스터리 소설을 골라 소개하겠다는 레드박스의 야심찬 시리즈로 1권인 귀동냥과 2권인 종착역 살인사건 모두 재미나게 읽었던 책들이었다. 이번 미나토 가나에의 망향 역시 마음에 들었다.

 

단편집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단편이 주는 짧고 굵은 울림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장난처럼 시작된 동생의 말에 선선히 응답한 언니.

늘 자신이 희생자라 생각했던 동생에게 언니는 그리 길지 않은 답변으로 이야기를 끝맺음하고 나중에서야 동생은 언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편견이 모두 잘못되었던 것임을 깨닫게 된다.<귤꽃>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라는 책에 대해 누누히 들어왔지만 마음이 너무 쓰일 것 같다는 핑계로 미처 펼쳐들지 못했었는데..

그간 읽었던 모성, 왕복 서간, 야행 관람차 등만으로도 미나토 가나에의 최고봉까지 다다르진 못하더라도 그녀의 잔잔한듯 깊게 울리는 필력에는 감동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시라쓰나지마라는 섬. 그 섬에서 나고 자란 젊은이들이 섬을 떠났다 다시 되돌아온 이야기들이 다양한 사연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아직 섬에 남아있던 동생의 시선에서 그려진 언니의 25년만의 짧은 귀향을 그린 귤꽃에서부터 실종된 아버지를 평생 기다리고 살아간 엄마와 외동아들의 아빠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든 어느 아저씨와의 인연을 그린 <바다별>, 너무나 먼 미지의 꿈처럼 느껴진 도쿄 드림랜드, 그 꿈나라라는 공간에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너무 멀어서도 아닌, 다만 할머니의 반대때문에 가보지 못하고 늘 꿈을 접어야했던 어느 소녀의 수십년에 걸친 오래된 꿈이 실현되는 이야기를 다룬 <꿈나라>, 아빠를 살해한 엄마의 주홍글씨를 평생 낙인처럼 달고 살아야했던 소년의 벗어던지고 싶었던 고향의 기억을 그린, 그리고 그꿈을 이룬 자신을 끌어내리려(?)했던 고향에 대한 강한 원망이 그려졌던 <구름 줄>, 도시에서 시골로 전학와 친구들의 오해로 왕따를 당하게 되면서 착하지만 수줍은 친구를 사귀게 된 이야기가 담긴 <돌 십자가> , 왕따 사건이 저자의 소설 속에서는 꽤 중요한 소재로 계속 자리매김을 하는데, 그 왕따 사건에 대처하는 선생님들의 대를 이은 이야기를 다룬 < 빛의 항로>에 이르는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다. 하나하나의 제목이 마치 동시처럼 참 아름다운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런데 고향 하면 참 즐거운 일, 그리운 일만 있을 법 한데, 의외로 살인, 자살? 등의 죽음에 관련된 무거운 주제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나밖에 쓸수 없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나라는 인간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세계, 그것이 망향이다. -미나토 가나에

 

33년이라는 세월을 섬에서 살아온 저자였기에 자신만이 쓸수 있는 소설을 써내고 싶었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 망향이라 하였다.

고백이라는 대작이 늘 그녀의 이름 앞에 걸려 있어서, 고백을 넘을 새로운 책을 쓰고 싶었고, 이 책은 심사위원들의 극찬 속에 65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분 수상을 하며 미나토 가나에 2기의 서막을 만방에 알렸다 (작가 소개 중).

 

<고백>을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고백과 비교를 할 순 없겠지만, 망향의 독특함은 인정하고 싶다.

섬을 떠난 이가 되돌아와 그 사연을 , 오해를 풀어주지 않는한, 혹은 그와 반대로 오해만 가득 안고 섬을 떠난 사람에게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다시 그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 들려주지 않는 한, 평생을 잘못 알고 살았을지 모를 그 많은 이야기들.

뭍혀있던 누군가의 과거가 수면에 떠오르고 그리고 그 순간 숨죽여 울게 될, 또 누군가의 혹은 내 안의 새로운 그 무언가가 샘솟게 되는게 아닌가 싶었다.

 

미나토 가나에는 그렇게 툭. 마음을 울리는 소설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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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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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 가보지 못했고, 그에 얽힌 이야기도 몰랐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며 길상사 창건에 대한 비화를 접할 수 있었다.

삼각산 자락에 지어진 한식당이 제3공화국 시절 국내 3대 요정 중 하나인 대원각이 되었다 한다. 노년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은 김영한님이 시가 1천억원도 넘는 대원각을 스님께 시주하며 절로 만들어달라 청하여 절이 된 곳이 바로 길상사라 하였다.

법정스님에게 감화를 받은 이들의 이야기는 길상사 외에 매실마을을 만들게 된 계기로도 이어진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에 대해 들어만 보고, 사실 종교도 다르고, 제대로 읽어볼 기회조차 없었지만, 워낙 유명한 분이시고, 책이었던 지라 귀에는 익은 그런 내용이었다.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법정스님은 생전에 본인이 말씀하신 바를 직접 실천하시고, 이름을 널리 알린 스님이었음에도 욕심을 버리고 죽비 하나, 불화 한점 그리고 방석 몇점만 소유하셨다 한다.




사람들이 존경하는 수많은 종교인들의 표상이 되는 모습이 아닐수 없었다. 사실 종교에 귀의했다고 해도 욕심을 다 버리고, 청빈하게만 살아가는 분은 극히 드문 것 같다.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모습을 강조하면서 본인 스스로는 사리사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봐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법정스님의 몸소 실천하신 그 진리가 사람들에게 더욱 인상깊게 남아있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의 모습은 인연이 안되어 못 찍고, 길상사에서의 법정스님과의 인연으로 법정스님의 일상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는 일여님.

법정스님을 그리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는 생전의 법정 스님의 못다뵌 모습을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간직할 수 있는 책이 나온 것이 정말 반가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다른 종교라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한장이라도 더 간직하고픈 마음은 미루어 짐작이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길상사를 담아내었다라는 이야기 속에는 무릇 법정 스님의 사진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생전의 모습이기에, 흑백으로 담아내고, 이후의 길상사의 다른 스님들이나 일반 사람들의 모습은 컬러로 담아내어 구분을 지었다.

여러 종교가 첨예하게 대립을 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둥글게 어울리고 화합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도 참으로 아름답게 비춰진다.

길상사는 우리나라 가톨릭의 성지랄 수있는 곳에 위치해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신부님, 수녀님들이 길상사를 산책삼아 나오는 사진도 간간히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각기 다른 종교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 독자의 시선에서는 참으로 아름다워보였다.




법당으로 가시기전에 행전을 고쳐매시던 스님의 '작은 일에도 충실하신 모습', 간간히 보여주시던 미소와 달리 드물지만 파안의 미소로 눈까지 모두 감기게 웃어주시던 미소, 사진 찍히시는 분은 사실 좀 불편하셨을지 몰라도, 옆에서 밀착 취재를 하다시피한 작가의 노력 덕분에 법정스님의 가까운 모습들, 대화에 집중할때의 버릇이라던지. 길을 가면서 손가락을 튕기던 버릇이라던지. 그분을 소중히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추억하고 기리기 위해 기억하고 싶었을 그런 여러 모습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사진집이었다.




맑고 향기롭게, 마음을 세상을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라는 실천덕목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민활동을 펼치도록 길상사 사무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스님이 발족하신 시민 모임. 길상사의 시작 자체가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감화된 ,욕심을 버린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듯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향기로운 마음의 연꽃을 피우고자 했던 법정스님의 마음은 이제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에 남은 사람들로 인해 은은하게 지속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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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 도시 여자의 촌집 개조 프로젝트
오미숙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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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살아 본 사람도 아니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여자가 시골 생활을 꿈꾸기란 참 어려운 일이건만. 저자는 그렇게 자신이 꿈꾸는 바를 추구하고 실천해냈다. 시골 생활이란 집안 살림을 하는 여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입식 생활, 서구식 생활에 익숙한 도시 여자들이 시골로의 귀농을 꿈꾸기보다는 대개 남자들이 나이 들어 귀농을 꿈꾸는 일이 더 많았고 여자는 대개 반대를 무릅쓰다가 마지못한 경우에만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 저자의 예는 그와 반대라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도시 속 삭막한 생활에 지쳐, 시골의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다.

사실 머릿속으로만 구상하면 여유있고 행복해보이지만 집안 살림서부터 불편한 것이 이만저만한게 아니고, 각종 편의시설 마트며, 병원 등도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놀려야한다는 것이 부지런하게 집을 갈고닦은 시골 아낙들의 삶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저자분은 그런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소 시골 생활에 피상적인 로망만 갖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 자신의 꿈을 위해 묵묵히 전국을 돌며 부지를 물색하고 원하는 한옥을 찾아 다녔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부터 시작해 찾아다니다가, 한옥이 잘지어져있다는 경상도(한옥 값이 정말 십억 얼마를 할 정도로 엄청난고가에 갖고 있는 금액과 맞지 않아, 경상도쪽도 포기), 그리고 또 돌고 돌아 결국 지금의 집, 서천의 어느 폐가를 사게 되었다 한다.

책 제목에 나온대로 집 값은 2천만원이었지만 그걸로 끝은 아니었다. 이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그녀가 나설 때가 되었다. 대청마루에 앉아 할머니댁에서의 여유를 느끼고 싶었던 그녀였지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집을 꾸며내어야했다.

100여평 남짓한 땅에 도시는 빼곡히 건물을 올릴 수 있었지만 시골에서는 20평 정도의 건평을 유지해 지어야한다는 차이가 있었다. 되도록 뼈대는 남기고 거의 다 뜯어낸 후, 정화조도 묻고, 밖에서만 쓰던 수도도 안으로 연결하기도 하였다. 입식 화장실과 욕실을 만들기 위해 창고를 개조하는가 하면 아궁이를 그대로 살려, 무쇠솥을 걸어서 시골의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내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신구의 조화랄까. 감각이 있는 전문가라 그런지, 오래되고 낡은 것들도 앤틱한 멋을 살려 자기만의 것으로 되살려내었다. 오래된 농도 그래서 예전 주인이 두고 간 것을 그대로 씻고 말려 재활용하였고 (앤틱 가게에서 구입한 것보다 더 마음에 든단다.) 얼마되지 않은 서까래는 그대로 되살려, 나무의 느낌을 반질반질하게 닦아내기만 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집은 밖에서 볼 적엔 평범해보이지만, 안에 들어가서 보니 더욱 색달라보였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들어낸다는 것. 아예 싹 뜯어고치지 않는다는 것에 마을 어른들이 와서 참견을 하기도 하고, 시골 생활이 불편하다고 지청구를 놓아도, 강한 소신으로 자신의 희망대로 집을 지어가다보니 완성된 집 어느 구석에서나 마음에 드는 느낌으로 생활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마련되었단다.



아파트 생활이 익숙해서, 시골 생활을 미처 생각지 못해봤는데..

몸만 좀 부지런한 성격이라면, 쓸고 닦는데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스타일을 살려 이상향에 가까운 집을 지어 살아봄도 좋을 것 같았다. 나의 꿈은 시골 살이보다는 좀더 편안한 삶, 보다 더 그림같은 집이긴 한데..

저자의 집도 밖에서의 모습보다 안에서의 실용적인 모습들, 사실 익숙한 가전제품 들을 갖다 놓을 공간은 없고, 그저 내 몸 하나 안락히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임에도 저자와 지인들이 대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그 자체로 참 행복해보였다.



분내나는 방이라 그가 이름붙인 단칸살이 신혼살림방같은 느낌의 방은 레이스 촘촘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침대 등으로 다녀가는 여성 지인들마다 모두 묵고 싶어하는 게스트룸이 되었고, 아궁이가 따로 딸린 세를 주었을 것 같은 방은 그녀의 어머니가 하루 묵어보고, 이 방 내 나오. 하고 반해버렸을 정도로 엄마의 마음에 쏙 든 엄마만의 방이 되었다 한다.

창고를 개조해 큼직하게 만들어낸 욕실과 화장실.

아파트에서처럼 밖에 나가지 않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그녀 스스로 "조금 불편한 삶"을 감수해서라도 살고 싶었던 시골의 느림 미학을 생각해본다면 그 또한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다.

부엌은 또 어떠한가. 커다란 솥이 걸린 아궁이가 있는 가하면, 작은 크기의 씽크대와 서양식 앤틱 식탁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에서의 정말 복닥복닥하게 많았던 살림살이들을 많이 포기하고 내려와야했던 공간이지만 (난 시골집은 창고 등이 넓어서 더 짐 놓을 공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각각의 창고들마저도 욕실, 방 등으로 모두 개조를 하고 나니, 작은 방 네 개가 되고, 물건 둘 공간은 부족해졌을 것 같다. ) 꼭 필요한 물건만 갖고 사는 이 삶이 그저 행복한 삶이오 하는 그녀의 표정은 무척 편안해 보였다.


내가 가지 못한 길이지만 그녀의 선택은 멋져보인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자신이 선택한 꿈을 실천하고, 행복해보이는 모습이 선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삶을 미처 실천해볼 엄두도 못냈지만.

친정엄마와의 추억은 내게도 갖고 싶은 그런 부러운 일례가 되었다.

우리 엄마도 이런 시골집, 아늑한 공간에 엄마만의 방을 꾸며드리면 참 좋아하실텐데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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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12-2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으로 숨은 돈이 5천만 원이 넘는군요.
그러면 이 계산서에 들지 않은 돈이 더 있을 터이니,
1억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네요.

900만 원짜리 시골집을 사서 이사비용 빼고
1500만 원쯤 들여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저 사진 모습들은 1억을 들인 집이 맞구나 싶군요... @.@

러브캣 2013-12-21 03:37   좋아요 0 | URL
우와 시골에서 진짜 생활을 하고계신 분의 덧글이로군요~

꿀꿀페파 2013-12-2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만이 방을 꾸며드리면 참 좋아하실텐데라는 말에 뭉클해지네요.
전 제생각만 했는데 말이죠.
반성하며 좋은 리뷰 잘 보고갑니다.

러브캣 2013-12-23 04:42   좋아요 0 | URL
^^ 부모님이 시골에서 나고 자라셔서 (음 사실 뭐 저도 시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아무래도 도시생활에 더 익숙하다보니) 전원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계실것같아서요. ^^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리더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29
질리 헌트 지음, 이현정 옮김, 최진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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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북한에서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 숙청이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독재자로 군림하기엔 다소 어려 보이는 김정은이었지만 과감한 숙청은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에 못지 않은 무시무시한 결행이었단 생각이 들었지요. 이로 인해 장성택이 후원을 하였던 김정남과 그의 아들의 거취에도 더욱 많은 관심이 몰리지 않았나 싶어요. 대대적으로 보도된 이 사건은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는데도 섬뜩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독재자, 왕권으로 이어지는 세습, 그리고 민주주의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 이 시대에 공존하는 리더는 예전의 모습에서 많이 탈피된 모습이기도 하지만 또 이어지는 비슷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을 초등학생 친구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될 리더란, 뉴스에서 보는 대통령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피부에 와닿는건 본인들이 직접 출마하고, 투표로 뽑는 반장 등의 임원 선거가 아닐까 싶어요. 민주적으로 뽑히는 리더인 반장과 비슷하게 오늘날의 민주주의의 대통령이나 국무 총리등이 투표에 의해 선출되지만 아직도 공산권 국가에서는 독재의 세습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지요.

 

세더잘 시리즈를 워낙 귀에 익을 정도로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직접 읽어본 건 처음인 듯 합니다.

많은 친구들이 궁금해하지만, 정작 그 위치에서 제대로 리더로써의 자질을 보여주는 예는 많지 않기에 리더라는 지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기 위해 많은 선례들이 제시되고 있는 책이랍니다.

 

훌륭한 리더로써의 예, 그리고 나라를 패망에 이르게 한 윤리적으로나 사회적 모두 지탄받아 마땅한 나쁜 리더로써의 예 등이 실려 있었지요.

히틀러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재주는 무척 뛰어났으나 그의 그 언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예의 하나였습니다.

그의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을 선동해 오직 자기 자신만을 추앙하도록 하였으며, 나치 사상을 강조하고, 그에 위배된다 생각되는 사람들은 가차없이 처형했습니다. 게르만 부흥을 막는다 생각된 유태인, 장애인, 동성애자, 집시 그 모든 사람들을 처형하고 특히 경제권이 막강했던 유대인들의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유대인 탄압에 가장 박차를 가했습니다. 잘못된 리더로써의 가장 보기 좋은 예로 들어진 것이 바로 히틀러였죠.

 

그런가하면 민주주의를 표방한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두 옳은 일을 했다라고만 나와있지도 않습니다.

세계대전의 빠른 종식을 위해 일본에 원자 폭탄을 투하하라 명령했던 트루먼. 사실 원자폭탄을 굳이 투하하지 않았어도 이미 열세에 몰렸던 일본은 질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데 소련이 전쟁에 개입해서 패권을 장악하게 될 것을 두려워했던 트루먼의 결정으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고 그 결과 아직까지도 원폭 방사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음을 생각해볼 적에 트루먼의 결정이 가히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만은 들지 않았답니다.

 

전쟁의 종결과 함께 냉전 시대가 되었고, 각 세계 열강들의 첨예한 대립은 전쟁은 아니었으나 그보다 더 살벌한 체제로 이루어지게 되었답니다. 소련과 미국의 첨예한 대립과 현상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주었는데, 단순히 리더에 대한 자질 문제만 파악하게 한 것이 아니라, 당대 역사적 상황을 보기쉽게 설명해줌으로써 역사 속 리더들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게 설명된 점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미국과 소련이 각자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각 나라들의 정부의 도덕성 등은 문제삼지 않고 무분별하게 지원함으로써, 각국 국민들이 고통을 겪은 상황 등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짚어주지 않았으면 제대로 알지 못했을 그런 문제들이기도 했지요.

역사 교과서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객관적으로 역사를 들여다볼수있도록 설명이 되어있어서, 좀더 깨인 시야를 갖도록 해주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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