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스위트 뉴욕 - 혀끝에 맴도는 뉴욕의 백만 가지 맛
김지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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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위트 뉴욕을 읽기 전에 처음에는 얼마 전에 읽은 도쿄 관련 책처럼 스위츠, 말 그대로 디저트에 대한 맛집만 수록된 책인 줄 알았다. 읽어보니 디저트 뿐 아니라 뉴욕의 유명한 맛집들을 모두 소개하는 책이다. 17편의 주요 맛집에 얽힌 저자의 에세이와 175개의 레스토랑을 따로 부록에 소개해낸 정성. 그리고 뉴욕 맛집이 수록된 뉴욕의 지도까지..

 

사실 나는 요리도 여행도 몹시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맛집 탐방이다.

용기가 없어 저자처럼 과감히 자신의 전공과 다른 분야로 정말 자기가 하고 싶었던 요리를 전공하기 위해 뉴욕까지 떠날 자신이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있는 선택을 한 그녀를 보며 한없이 부러운 마음은 들었다. 그냥 부러워만 하는 소시민. 그래도 그녀의 요리수업 외에 하루에 5끼를 소화해가며 1년 동안 치열하게 맛집을 찾아다니는 실험 정신과 맛있는 요리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은 앞으로 전공이 아닌 순수한 취미의 여행으로써의 뉴욕을 그리워하게끔 만들어주는데는 충분히 보탬이 되었다.

 

미국에 3년동안 파견근무를 다녀온 친구가 미국의 치즈케익은 너무 달아서 못 먹고, 웬만한 핫도그와 피자도 너무너무 짜서 못먹겠다 불평한 적이 있었다. 그런 친구가 잠시 한국에 다녀오는 사이에 먹은 그 음식들이 이번에는 너무 싱거워서 먹기 힘들었다며, 살다보니 적응되더라 하는 말을 전해준적이 있었다.

 

책속에서도 그런 말이 나온다. 달콤한 컵케이크로 너무너무 유명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에 한참 줄을 서서 컵케이크를 샀더니 한번 베어무니 머리가 띵할정도로 달아서 하나를 다 먹지 못했다는 말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띵할정도로 달콤한 맛이 오히려 그리워지더란 작가의 말에 친구가 떠올랐다.

단 것도 느끼한 것도 잘 먹는 나는 어쩐지 뉴욕에 잠깐 가 살다오더라도 살이 찌면 쪘지, 굶다 오지는 않겠단 생각과 더불어 말이다.

 

생각만 해도 달디단 그 맛, 사실 컵케이크라 하면 내가 알고 있는 머핀만 생각했는데, 그 위에 버터 크림이나 생크림등을 얹어 더 달콤한 맛이 나게 장식한 것이 컵케이크라 하였다. 그렇다면 여태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단 건데, 책을 읽고 나서 무수하게 맛있어 보이는 많은 다른 음식을 제외하고, 바로 그 달콤한 컵케이크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졌는데, 이 근처 제과점에서는 팔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섹스앤더시티의 여주인공들처럼 입주변에 크림을 묻혀 가며 한입 가득 베어물고 싶었는데 말이다.

 

어디를 놀러가든, 항상 가장 중요한 정보로 맛집을 챙기는 나로써는 뉴욕 여행을 위해서는 이 맛집 정보가 아주 꼼꼼히 실려 있는 책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뉴욕  그중에서도 맨해튼에 대부분의 맛집이 모두 모여 있고, 사람들이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 맨해튼. 이 곳에 대한 책들을 자주 읽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뉴욕에 대한 환상을 자꾸 갖게 되는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뉴욕 맛집 가이드 중에 가장 저명하게 알려진 자갓과 미슐랭을 많이 참고한 그녀

50여권에 달하는 한국, 일본, 미국의 뉴욕 레스토랑 관광서와 잡지를 읽고, 300여곳의 레스토랑 및 카페 방문을 통해 뉴욕을 맛보는데에 정신을 쏟았다. 그 소중한 순간이 담겨져 있는 이 책.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내 수첩은 더이상 진열대에 숱하게 진열되어 있던 새것이 아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뉴욕 맛집 여행서이다. 수첩에 빼곡히 적었던 레스토랑 리스트에는 <자갓>과 <미슐랭> 같은 유명한 레스토랑 가이드뿐 아니라 <New York> <Time Out>같은 주간지 정보도 있었다. 74p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대통령도 찾아와 먹은 집,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의 배경이 되기도 한 집, 2006년에는 <미슐랭> 3스타인 다니엘의 직원들이 회식을 했다 하여 더욱 화제가 된 집,  카츠 델리카트슨이라는 핫도그 가게.

 

 자갓의 넘버 1레스토랑인 그래머시 태번에서는 코스 식사에 대한 하나하나의 메뉴 품평이 자세히 나온다. 그냥 어떤 메뉴가 어떻게 나왔더라가 아니라 상세한 설명이 사진에 덧붙여져서 정말 내가 식사라도 하고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끔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었다. 게살은 집게발 부위인데 어떻게 이렇게 잘 벗겨냈나 감탄할 정도로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한입 베어문 게살은 적당히 잘 익어 촉촉하고 쫄깃해 크리미한 순무 퓌레와 석류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통통거렸다. 51P 

 

 수많은 맛집 정보를 많은 서적을 통해 분석하고, 스스로 발품을 최대한 많이 팔아서, 수첩에 그녀만의 기록으로 승화하여 한권, 아니부록까지 두권의 책으로 압축해낸 정성. 그 축약된 정보를 읽고 있자니,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저 내가 여행을 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책 읽기와 인터넷 검색밖에 없는데 객관적인 정보를 이렇게 많이 검색해서 비교해볼 수는 없지 않았을까 싶으니 말이다.

 

뉴욕을 나누고픈 마음이 어우러져 나온 즐거운 마음이 깃들어진 책, 이 책을 통해 만난 뉴욕은 달콤하면서도 새로운 맛이었다. 나도 얼른 뉴욕에 가서 맛보고 싶은 몇집을 골라두고 나니 마음이 급해진다.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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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걷기사전 - 서울에서 제주까지 걷고 싶은 길 200
김병훈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8월
절판


대전 8경, 대전시가 뽑은 관광 명소 8곳 중에서 내가 아직 못 가본 곳은 계족산과 구봉산이었다. 최근 들어 대전의 명소가 계속 바뀌고 있지만, 꾸준히 명소에 들어 있는 곳이 바로 계족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한번도 못 가본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대한민국 걷기사전이라는 이 전국을 아우르는 방대한 걷기 사전의 200여 길 중에 대전을 찾아보니 딱 한 군데, 바로 계족 산성 길만 나와 있었다. 아마도 그 길이 걷기로는 대전에서 가장 멋지다는 이야기 같은데..그래서 더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걷고 싶은 200여가지의 길을 입맛대로 골라 걸을 수 있게 소개하고 있는 책, 대한민국 걷기 사전. 걷기여행을 비롯한 각종 여행계의 다크호스처럼 떠오르고 있는 터치아트의 책이기에 소중한 여행지침서가 되리라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걷기여행 바람에 불을 붙인 격인 제주 올레길은 일주길이라는 테마에 담겨 있었고, 집근처에 있는 소중한 마을길도 테마에 담겨 있었다. 한때 유홍준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유행을 했듯, 역사 문화 답사길에서는 짧게나마 그 지역을 돌아보며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숭고한 걷기 여행을 만들어주었다. 걷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숲속길이 따로 있었고, 숲 만큼이나 아름답게 걸을 수 있는 바닷길과 섬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이 6가지 분류의 맨 처음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산길, 들길, 물길이 담겨 있었다.



사실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지만, 다른 내륙지방들은 차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서, 친구가 살고 있는 지역, 예전에 여행다녀왔던 지역들을 찾아보며 걷기 여행의명소를 만나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말 그대로 사전이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 읽어내려가는 여행기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을 원하는 정보대로 골라 쏙쏙 얻어내는 그런 걷기 사전이었던 것이다.



자박자박 걷기 좋은 등산로라는 경기 군포시 수리산은 보고 싶은 친구가 살고 있는 집 근처였다.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편지와 소포를 보낼때 주소를 적으며 익숙해진 그 곳. 그 곳에는 이런 명소가 있었구나. 친구 부부가 등산을 좋아했던 만큼 시간이 된다면 아마 수리산을 열심히 오르내리고 있겠지만, 우리 아기 못지않은 어린 아기가 있는 터라 아마 지금은 자중하고 있는지도.. 여행정보를 보면서 친구 이야기가 떠오르고,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학창시절의 추억들도 떠올랐다.




조금이라도 인연이 닿았던 아는 곳을 발견하는 기쁨 못지 않게, 모르는 별천지 신세계를 발견하는 재미 또한 컸다. 전남 무안군 회산백련지의 사진과 이야기는 한눈에 나를 사로잡았다. 무안이 자랑하는 최고의 절경, 회산 백련지는 눈을 의심케 하는 어마어마한 넓이의 연밭이 감탄을 자아내는데, 특히 한여름 살짝 비가 내린 후 화사한 꽃이라도 피어나면 저절로 열두 폭 병풍 그림이 된다. 들판에 황금 물경이 출렁이는 10월 초나 회산백련지에 연꽃이 만개하는 8월의 영산강 둑길은 감동의 여정이다. 116p



상상만 해도 멋진 꽃들의 향연, 한송이 한송이 바라만 봐도 예쁠 연꽃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그 광경은 인생을 통틀어 꼭 한번 봐야할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무안! 제일 먼저 찜해두었다.


풍경을 그대로 느끼며 자박자박 걷는것도 좋아하지만, 멋진 풍경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동행이 있으면 더욱 행복한 걷기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을 좋아하는 , 사람을 좋아하는 나의 특성상 걷기 여행 또한 혼자가 아닌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될거라 믿는다. 싱글일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차가 없더라도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혹은 버스를 타고 그 근처까지 가서 열심히 걸을 상상에 부풀었을텐데.. 지금은 가족들의 스케줄도 고려해야하고, 친구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모든 것에 더욱 익숙해지고 있다.




주말 일정으로 가깝게 시작해도 좋을 각종 코스들.

소중한 정보가 가득한 이 책 한권으로 걷기 여행의 한 토대가 마련되는 듯 하다.

200곳이 정말 많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가까운 대전만 예로 들어도 한곳밖에 안나왔다 생각하니, 아마 2권에는 더 많은 명소들이 소개되지 않을까 기대해보면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가고 싶은 명소들을 하나하나 마음의 갈피 속에 저장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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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Eats - 아빠가 들려주는 건강 밥상 이야기
권오중 글.요리, 박소영 요리 / 시드페이퍼 / 2010년 7월
구판절판





가장 잘 먹어야 할 나이의 아이에게 몇 안되는 재료로 레시피 없이 매일 세끼를 직접 요리해 먹이고, 간식과 음료수까지 만드는 과정은 저희 부부에게 전쟁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 덕분인지 혁준이는 건강을 찾아가고 있고 키도 많이 컸습니다.



제가 직접 체험해 효과를 보니 아토피, 과잉행동 증후군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와 부모에게도 저희 집의 식탁 혁명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누굽니까?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부모 아닙니까?

몇 번의 실패를 거치고, 직접 해준 음식 중에 아이가 잘 먹는 음식이 뭔지 조금만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어느새 유명 요리사 못지 않은 실력을 갖게 될 겁니다.

13p





탤런트 권오중님이 남보다 일찍 결혼해서, 벌써 13살이나 된 아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해 발벗고 나설 정도로 멋진 아버지인줄은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았다. 아이가 어디가 아팠던 걸까? 걱정되는 마음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2001년에 4살난 아들이 근육병일지 모른다는 말에 걱정을 하였으나 다행히 근육병은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고, 대신 근육병 아이들을 위한 수익금 모금을 하는 등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고 기사가 실려 있었다.




tv를 통해 익숙한 탤런트지만, 가정에서는 정말 바른 가장이자 멋진 아버지란 사실을 이 책의 에세이와 아들을 위한 진심이 담긴 요리들, 그리고 아들과 짬짬이 찍은 행복한 사진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니, 뭐 멀리 가지 않더라도 나부터가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두돌도 안된 아기에게 시판 쥬스와 시판 음식들을 먹이고 있다. 이유식을 할때만 해도 유기농을 고집해야지, 다양하게 해서 먹여봐야지했는데, 입이 짧은 아기다보니 더 안 먹게 되는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먹는 것을 먹여야지 하면서 편리한 시판 쥬스 (말은 유기농이라고 씌여 있다.) 등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예전엔 안 먹던 수박도 잘 먹고 그러는데도 엄마가 게으른 탓에 수박 쥬스를 해주고 다른 과일 쥬스를 계속 만들어 대체해줄 생각은 못하고, 아기 쥬스, 아기 요구르트 등을 사서 하루에도 몇번씩 아기가 달라는대로 주곤 하였다.


권오중님의 아들 혁준이 또한 어려서 입이 짧은 탓에 인스턴트라도 잘 먹으면 기쁜 마음에 아이가 원하는 대로 사주고 먹였다 한다. 그런 아들이 아픈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식습관에 있었다고 하니 가슴이 철렁했던 부모는 식단을 자연주의 식단으로 바꾸기로 결심하고 정말도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책에는 아빠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실상 가장 노력한 이는 엄마였다고 한다. 아빠는 엄마의 보조 역할로 엄마가 밥을 하지 않는 날 등에 아이를 위한 식단을 짜곤 하였지만, 일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리고 우리 사회의 통념상 엄마가 주방의 메인이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나보다. 그래도 다른 아빠들에 비해 권오중님의 노력은 정말 크면 컸지 작은 비중은 아니었다.



아빠가 요리를 한다는 것은 아이에겐 기쁨일 수 있지만 나름대로 창작의 고통이 따른다. 아이가 기대하는 것은 엄마가 해주는 정석의 요리를 한 단계 뛰어 넘는 것일 테니까. 뭘로 놀라게 해줄까 고민을 하다 보면 늘 엉뚱한 곳에 답이 있었다. 80p


밀가루를 되도록 쓰지 않기 위해 튀김옷 용 빵가루에도 쌀식빵 말려 부순것을 쓰고, 케첩과 설탕도 유기농을 쓴다. 유기농 고춧가루를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라 자식만 먹지 말라 할 수 없어서 부모도 일반 고춧가루가 든 김치를 끊었다. 그 김치가 너무나 먹고 싶어서 아이 몰래 방에 숨어 나눠먹은 적도 있다고 하였다. 고심 끝에 베란다에 고추를 한 그루 심었는데, 그 정성에 감복하신 양가 부모님이 직접 텃밭에 무농약 고추 농사를 지으셔서, 정말 100% 유기농 고춧가루를 마련하게 되었다 하였다. 몇달전에 읽은 노 임팩트 맨이라는 책에서 주인공보다 더 심하게 먹거리로만 유기농을 고집하여 실험한 어느 작가부부가 소금도 100% 순도 천일염을 구하지 못해서, 먼 바다까지 배 타고 나가서 바닷물을 받아 온 후에 그것을 말려서 소금으로 썼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권오중님 가족 이야기도 그에 못지 않은 정성이었다.



자연식만 고집하다 보면 맛이 없을 것 같은데, 아이 입맛을 생각하다 보니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레시피들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아들에게 고기 대신 다른 걸 먹이기 위해 해준다는 감자 게살 크로켓도 정성 가득한 메뉴였고, 내 아이를 닮아 귀여운 두부 강정 역시 매콤해보이는게 어른 입맛까지 돋궈줄 그런 메뉴였다. 무엇보다도 감동한 것은 바로 푸드 스타일. 아이 음식이라고 해서 그냥 밥과 반찬 이렇게 내놓는게 아니라 주먹밥 하나, 반찬 하나도 더욱 맛있어 보이게 데코하는 그 솜씨가 부러웠다. 물론 스타일리스트의 도움도 받았겠지만, 아기라고 해서 식혀준다고 그냥 멋 없게 아기 그릇에 펴 담고, 간을 약하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맛 없게 요리를 해주던 내가 반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 아기를 위한 볶음밥을 만들어주면서 처음으로 유기농 아가베시럽도 써보았고, 어른들처럼 예쁜 그릇에 작은 종지에 담은 볶음밥을 뒤집어 담아 예쁘게 해서 주었더니 아기가 너무너무 잘 먹는다. 자기 밥이라고 좋아라 하며 직접 아기의자까지 들고 가기도 했다.



음식은 사랑과 정성이다.

동생도 이 책을 읽더니,"이야..정말 대단하다." "언니, 언니도 우리 조카한테 이렇게 좀 신경써줘. 과자 같은거 그만 먹이고."라고 한다. 가족을 변화시키는 책, 그리고 아이의 건강에 눈을 돌리게 만드는 책.

아빠의 사랑이 가득 담긴 좋은 먹거리, "굿 잇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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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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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이 무엇이오, 의사선생?"
"꼭 한번 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여자가 있습니다."
"내게는 단 하나뿐인 여자죠.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단 한명의 여자."11p
 
기욤뮈소의 글 속에는 언제나 평생을 통틀어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연인이 (부부가) 있다. 그 사랑이 너무나 숭고하고 아름다워서 읽는 사람이 다 가슴이 시릴 정도다. 아쉬운 것은 그 엄청나게 빛나는 사랑에 걸림돌이 있다는 것. 삶과 죽음 혹은 그에 버금가는 문제로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지곤 한다.
 
현실과 환상 세계를 오가며 사랑을 갈망하는 이야기. 책 한권의 길이가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기욤뮈소의 책은 정말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60세의 의사 엘리엇은 캄보디아 구호활동을 나섰다가 귀환해야할 시점에서 세살도 안된 어린 아기의 입술 기형(윗입술이 세로로 갈라진 기형으로 평생 유동식만 먹어야하고 말도 못할)을 보고, 귀향을 늦추고 아기를 수술해주기로 결심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아이의 얼굴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자, 아이의 할아버지였던 마을의 촌장이 다가와 아주 묘한 말을 걸었다.
 
30년전에 죽은.. 그렇지만, 평생을 잊지 못하는 사랑 일리나.
그녀를 보고 싶다는 마음 속 비밀을 털어놓았던 엘리엇. 그러자 노인은 알약 열개가 든 병을 내주었다.
 
알약을 먹고 잠이 들자, 엘리엇은 30년 전의 자기 자신 앞에 서게 되었다.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사실 앞에 두 엘리엇 모두 놀라게 된다. 과거로 돌아간 엘리엇은 현재의 물건을 가져갈 수도 있고, 과거의 사람과 말을 할 수도 있다. 즉, 과거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두 엘리엇 모두 신중을 기하고나서야 비로소 사실로 인정하게 되었다.
 
현재의 엘리엇은 성공한 외과의사로 일리나가 죽고 난 후 10년이 지나 어느 여의사와의 하룻밤을 통해 딸 앤지를 얻게 되었다. 여자 의사가 자녀양육을 포기해서, 혼자서 앤지를 캐워온 엘리엇은 삶의 방향을 잃고 살아오다가 앤지를 통해 비로소 또 하나의 삶을 얻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평생을 담배를 피워오다보니 그는 현재 폐암 말기. 더이상 손쓸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다시 과거의 엘리엇. 그는 수의사인 사랑하는 연인 일리나와 각자의 일을 위해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진 삶을 선택해 살고 있다. 그리고 가끔 만나는 그 꿀맛같은 행복에 아쉬워하지만, 결혼해 같이 살고 아이를 낳는 일은 두렵다. 병원에서 아픈 아이를 보고 오열하는 부모들을 보며 더욱 그 생각이 굳어지고, 그 밑바탕에는 가정 폭력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그는 사랑하는 일리나와의 아기도 생각하기 힘들었다. 자신 가정의 상처가 있었기에..
 
과거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엘리엇은 나비효과의 파장을 생각하니 과거의 일을 되돌리기가 무서워졌다. 게다가 너무나 사랑하는 일리나를 구하고 같이 살고 싶었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타인과의 사이에서 난 딸 앤지는 미래에 없는 사람이 된다.
 
일리나를 살리려면 앤지를 포기해야만했다. 절대로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175p
 
현재의 엘리엇이 고민하는 사이, 과거의 엘리엇은 보지도 않은 딸 앤지에 대한 애정이 없기에 현재의 엘리엇을 선택한다. 다른 아이를 낳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다른 아이? 자네는 딸을 낳아보지 않아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나에게 다른 아이는 앤지와 같을 수 없어. 나는 오로지 앤지만을 원한다네. 그 아이를 잃고 싶지 않아! 앤지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네." 190p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아들을 낳기 전에는 말이다.
아이란 또 낳을 수 있지만, 부모, 그리고 남편은 단 한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또다른 아이란 있을 수 없다. 지금의 나에게는 안방에서 예쁘게 잠들어있는 우리 아들만이 진정한 의미가 되는 것이다.
오로지 앤지만을 원한다는 엘리엇의 절규를 나는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너무나 사랑하는 두 여인 사이에서 고뇌해야하는 엘리엇의 고민이 너무나 가슴시리게 아팠다.
 
누군가가 나에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알약을 준다면..?
과거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하고 묻는 다면..?
책을 읽으며 잠깐 아주 잠깐 고민해봤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와 남편과의 행복이 있으니, 예전에 생각했던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렇게 해서 나의 현재가 바뀐다면.. 지금의 아이를 만날 수가 없다면.. 이라고 가정해보기도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지금 이대로 행복하게 살겠어요. -러브캣
 
알약 열 알의 과거여행이 가져다준 현재의 놀라운 변화.
일리나와 앤지,30살의 엘리엇과 60살의 엘리엇, 그리고 엘리엇과 일리나의 절친한 친구였던 매트 그들이 그물처럼 촘촘히 엮여 있는 시공간의 실타래를 기욤뮈소님이 어떻게 놀랍게 풀어내는 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만이 얻게 되는 해답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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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심리테스트 세트 - 전5권 마법의 심리테스트
나카지마 마스미 지음, 이희정 외 옮김 / 이젠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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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테스트라..

학창 시절에 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심리테스트를 무척이나 좋아라했다. 대부분은 외워서 할 정도의 아주 간단한 것들이었지만, 미래를 점쳐보거나 간단히 심리를 테스트 하는 것들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쉬는 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심리테스트에 열을 올렸던 때가 있던게 기억난다. 오죽 좋아했으면, 별자리 심리테스트였나? 그런 관련된 책을 산 적도 있었는데, 초등학생들이 좋아할만한 만화 그림이 빼곡한, 마치 만화 잡지의 부록 같은 그런 책이었다. 그때가 중학교때던가 그래서, 유치한 그림이 다소 창피하긴 했지만, 친구들과 맞춰보는 건 여전히 재미난 경험이었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전갈자리에 태어난 사람은 사행심리가 높아서, 잡지를 보아도 별자리 운세를 먼저 살펴보고 친구들과 그런거 맞춰보기를좋아한다더니만,정말 내가 그러는 것 같았다. 사실 내 주위 전갈자리 친구 몇몇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다보니 그 말이 맞는게아닌가 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학창 시절에 이 책이 있었더라면 더 재미났을텐데 하는생각이 드는 그런 책을 만났다. 사실 보다보니, 지금 친구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가족들과 함께 해봐도 재미날 그런 책인 것 같다. 사실 엄마도 어디 모임이나 세미나 등에 다녀오셔서 간단한 심리테스트 이야기를 듣고 오시면 집에 와서 식구들에게 질문해보시면서 재미를 느끼시곤 하시니, 심리테스트를 즐기는데 나이는 따로 상관이 없는 듯도 하다.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드는 핸디북 "마법의 심리테스트"

이 책은 총 다섯권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각각을 독립적으로 읽어도 재미난 그런 책이다. 나는 이중에서 행복에 관련된 책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해피니스 편을 골라들었다.

 

간단한 그림으로 되어 있는 심리테스트도 있고, 잡지에서 보는 볼펜을 들고 적어내려가며 점수를 매겨 결과를 찾는 심리테스트도 있고, 방법도 다양하고 결과도 흥미로웠다.

게다가 재미로만 하는 심리테스트가 아니라 카툰을 통해 저자의 적절한 조언까지 곁들여진다. 성격이 마음에 안든다고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마법의 조언은 행복지수가 팍팍 올라가는 느낌이 드는 마법의 어드바이스였다.

 


 

왜냐하면 열등감은 우월감의 뒷면이기 때문이지.

'나는 이렇게 되고 싶다'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적극적인 마음이 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니까.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열등감을 느끼지는 않는 법이거든.

당신이 열등감을 느낀다는 것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것,

재능과 매력이 당신 안에 깃들었다는 뜻이니까..

 82p


 

 

심리테스트를 할때는 나도 모르게 살짝 긴장이 되면서 초조한 감정도 든다. 정답이라는게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듣고 싶은 혹은 되고 싶은 그런 희망 답안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민끝에 선택한 결정이 정말 나의 성격이나 성향을 보여줄때 흠칫 놀라게 되는 건 심리테스트 연구가들의 고된 노력에 의한 산물이 아닐까도 싶고..나의 숨겨진 이면이나 아니면 알면서도 짐짓 덮어두고 모른체 했던 그런 성격들이 수면위로 떠오를때면, 이럴땐 이렇게 대응해봐야겠구나 하는 유연성도 갖출 수 있게 된다. 장점 뿐 아니라 단점까지 알고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사실 학창시절이든 직장 생활을 할때던 가장 관심이 가는 건 영원한 인생의 벗인 반려자를 만나는 일이었고, 또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영원히 우정을 지속할 친구와의 만남이었다.

이 책에서는 1장 내가 아는 나, 남이 아는 나, 2장 영원한 친구를 찾는 심리테스트, 3장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위하여, 4장 행복한 자아찾기를 위한 심리테스트로 분류되어 있어서 자기에게 맞는 것을 금방 찾아서 시험해보기 좋게 잘 나와 있었다.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겨서 심리테스트가 그 전보다는 덜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았는데..웬걸.

오랜만에 해보는 이 책의 심리테스트들은..내일은 누구에게 테스트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쏠쏠한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친정에 들고 가볼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해봐도 좋겠지.

이야기를 풀어놔야 하는데 갑자기 어색해지는 그런 자리에서 가방에서 쏙 꺼내서 심리테스트를 해본다면..(상대방이 완전히 초면이라 나에 대해 어색하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라도 웃음이 날테고. 그래도 너무 초면에는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 삼가는게 좋겠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한 유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책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그런 책이 바로 이 마법의 심리 테스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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