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체박사의 신나는 몸속 여행 -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몸속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오기까지 명진 어린이책 14
구드룬 슈리 지음, 조국현 옮김, 이형진 그림 / 명진출판사 / 2010년 6월
품절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똥을 누고 변기 물을 내리기 전에 변기 속을 한 번 쳐다보고는

똥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밖으로 나오기까지 수고했어." 라고 말이예요.



우리가 무심코 삼킨 작은 체리씨의 몸속, 몸 밖 여행 이야기는 나아가 자연은 인간의 종속물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준답니다.



6.7 page 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박용하교수님의 추천의 글 중에서..








밥 먹은 후 바로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의 공부를 위해 친절하게 똥까지 설명해주고, 하수관 여행까지 거쳐주는 설명에 약간 비위가 상할 뻔도 했지만, 워낙 강한 비위를 가진 터라 사실 꾹 참고 견딜 수 있었다. 다만, 독서 시간을 좀 선택을 잘 못 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 그만큼 솔직한 책이라는 이야기이다~)



음식이 소화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사실 누차 배웠음에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아, 갑자기 설사를 하거나, 배탈이 나면, 방금 전에 먹은 음식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입안에 들어간 음식이 몸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체리씨는 몸 속에서 긴 여행을 했어요. 3초만에 식도를 통과했지만 위에서는 4시간 넘게 머물렀어요. 이어서 소장에서 5시간 동안 밀려다녔고, 대장을 통과하는 데에는 8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약 7시간이 지나자 직장에 있는 찌꺼기들은 이제 되직한 갈색 덩어리가 되었어요. 체리씨는 그 속에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34page








체리왕자로 자처하는 체리씨의 눈으로 보기에 몸 속 요소요소의 소화효소와 기관들의 작용은 마치 살상 무기마냥 무시무시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기준으로 보기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들이고 말이다. 궁금한 우리 몸속의 소화과정을 여행하는 체리씨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로 함께 모험을 즐기는 여정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되도록 아이들 용어로 쉽게 풀이되어 있는 것도 아이들 눈높이를 충분히 반영한 결과이다.




바나나와 초컬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리기 쉽고, 상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 기름기가 많은 음식물들은 대장에서 수분을 흡수하지 못해 설사를 하게 된다는 점도 알려준다. 똥으로 배출되기를 기다리면서 체리씨가 똥똥똥똥똥똥똥~~응가응가 하고 혼잣말을 하며 피식 웃기도 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도 신이 나 좋아할 것이다. 아이들은 똥 이야기나 방귀 등의 이야기를 하면 왜이리 재미있어 하는 것일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마치 금기어인양 서로 말 조심하고 예의를 차리는 것들이 어렸을 적에는 그저 재미로 하는 순수한 이야기였던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체리씨가 똥과함께 몸 밖으로 나온 이후에는 하수도관을 통해 정화 시설로 가서, 또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정화시설과 그 과정에 대해서도 생각보다 무척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의 욕구를 해결해주는데 무척 도움이 될 책 같았다. 오히려 몸속 장속이 더 좋았어! 하고 외치는 체리씨! 그 여행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아이들은 궁금해하며 마지막장을 향해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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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모 윌렘스의 인지발달 그림책 3
모 윌렘스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7월
절판


모 월렘스 님의 또다른 책, 아기양아 이제 잘 시간이야 (http://melaney.blog.me/50092118990)를 너무나 재미있게 아기와 읽었던 터라, 새로 만나는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또한 무척 기대되는 책이었답니다. 역시나 아기가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선이 분명하고, 마치 만화처럼 캐릭터가 강해서, 아기 눈에도 쏙쏙 잘 들어오나 봅니다. 아기 그림책은 아이의 관심을 잘 이끌고, 내용을 충분히 잘 전달해주는게 가장 목적성이 큰 것 같아요. 많은 아이 그림책들을 읽다보면, 마치 아이 책인데도 예술작품을 표방하듯, 다양한 독창적인 시도가 새로운 책들도 있었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그런 책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예전 책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겉표지와 속표지의 제목은 그대로지만, 그림은 점차점차 달라집니다. 표지의 그림을 통일하거나 생략해서, 아이들이 표지에 관심을 덜 갖게 하는 다른 책들과의 차별화된 전략이 아닌가 싶었어요. 계속 그림이 달라지고,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니까.. 속표지도 놓치지 않고, 그림을 짚어 보고 넘기게 됩니다.


야옹이의 친구 강아지가 오븐에서 과자를 꺼내려던 차에 후다닥 달려온 야옹이의 질문을 받습니다.

"강아지야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그러면, 우리 아기들 자신있게 멍멍~ 이라 외칠 수도 있고 (아무래도 강아지의 멍멍은 쉽게 배우는 말인 것 같아요. 우리 아기 아직 강아지라고는 못해도.. 정말 오래전부터 멍멍~ 은 말했거든요.) 용기를 갖고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아기들이 보편적으로 대부분 좋아하는 동물인 강아지와 야옹이, 그들의 등장이 아이들을 반겨줍니다.



뼈다귀 과자를 꺼내든 강아지는 마치 노래하듯이, 멍멍! 멍멍! 을 외쳐봅니다.


홍차를 우리던 (ㅎㅎ 붉은 티백이라 홍차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병아리에게도 야옹이가 질문을 하지요.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던 젖소에게도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그 우렁찬 대답에 깜짝 놀라지요.



맨 마지막에 야옹이가 질문하러 간 친구는 누구일까요?


바로바로~!! 짜자잔!! 토끼군이랍니다.

아, 토끼! 맞다. 토끼는 어떤 소리를 낼까요? 작가는 우리도 못 내리는 대답에 어떻게 답을 내려 줄까요? 갑자기 엄마인 저도 다음 페이지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기대하는 야옹이, 그리고 토끼 귀가 번쩍! 표정 보이시나요? 아주 인상적인 표정이지요!

토끼의 대답에 모두 모여 화답을 해줍니다. 그 화답이 궁금하신 분들은.. 너무나 친근한 동화책, 강아지야 넌 어떤 소리를 내니? 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동물들의 소리를 전해주는 듯 하면서도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동물 친구들이 너무나 이해심 깊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동화책이랍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 마음까지 찡해지는 것 같았어요.

예쁘고 귀여운 우리 아가들이 재미난 그림책으로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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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밀의 방 - 월화수목금토일 서울 카페 다이어리
이영지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생일날 나를 위한 선물을 사고

월급을 받은 다음날에는 질 좋은 구두를 한 켤레 사는 것처럼

일주일을 무사히 보낸 씩씩한 나에게는 주말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한다.

그것만으로도 다음 일주일을 보낼 힘이 생기니까..

299p

 

브런치란? 비싼 음식을 유행때문에 어쩔수없이 즐긴단 편견을 갖고 있던 저자가 이제는 열렬한 브런치 애호가가 되어 주말마다 즐기는 브런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글귀이다.

생일날 나를 위한 선물을 산 적도, 월급날마다 구두를 산 적도 없었지만, 어쩐지 일주일을 치열하게 산 나를 위해 맛있는 브런치를 대접한다는 그 말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직장상사를 흉보거나 남자친구의 선물만을 바라는 여자친구들과의 소모적인 브런치도 싫다고 하였다. 전통적인 브런치 메뉴를 맛있고 푸짐하게 만드는 곳, 함께 먹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대화가 통화는 즐거운 사람들일 것을.. 즐거운 브런치의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는 소중한 벗들이었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식사를 해야 할때가 있었다. 예전 직장을 다닐때 항상 투덜대던 어떤 직원 하나가 다이어트를 하겠다면서.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모조리 뱉어내어 휴지로 둥글게 말아 옆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것을 보고 같이 먹던 사람들이 모두 비위가 상한 적이 있었다. 비싼 음식을 회식 비용으로 먹으면서 마구 주문하고, 입에 넣었다가 빼내는 처사를 보니 왜 따라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의 경험 이후로는 맛있는 식사를 할때 정말 속 툭 터 놓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식사야 말로 필수 조건이라는 작가의 말에 강력하게 동의를 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온 비밀의 방들은..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와인 전문 기고가이기때문에 늘어지는 집에서보다, 밖의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글이 오히려 더 잘 써진다 하였다. ) 방문한 수많은 카페들 중에서 찾아갈 수록 기분이 나고, 음식도 맛 좋은 그런 맛집 카페들을 찾아 쏙쏙 소개해주는 그런 책들이다. 내가 흔히 가봤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아닌, 정말 소수 정예의 그런 카페. 뭐든 직접 만들고, 좋은 재료로 정성껏 대접하는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그런 곳 말이다.

 

내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때에도 브런치가 한참 유행하던 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제법 비싼 가격에 쉽게 가게 되는 곳은 아니었지만. 딱 한번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찾아간 브런치 카페는..사실 카페는 아니고, 코엑스에 있는 호텔에서 하는 브런치 부페였다. 이왕에 비싸게 주고 먹는거, 부페로 양껏 먹겠다는 계산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호텔이라 분위기가 좋기도 하였지만, 이 책에 나오는 다른 카페들을 보니, 제대로 된 브런치 카페의 브런치 플레이트 한 접시를 소중하게 대접받는 것도 부페에서 수북히 쌓아 먹는것보다 멋진 경험이 될 수 있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압구정 메니땡스의 매콤한 칠리새우 떡볶이를 즐기고 싶었다. 여심을 사로잡는 텐바이텐에서 차린 카페 일공일공의 여행 컨셉 디자인은 여행을 즐기는 나를 더욱 설레게하는 분위기가 되리라. 그 중 플레이 모빌 인형을 끼워주는 토이밀 핫도그는 아이가 아니더라도 어른들도 정말 즐겨 찾는 인기 메뉴라 한다.

 

북까페라 함은 그저 책이 장식된 그런 카페로만 알고 있었는데 (내가 가본 어설픈 북까페들이 그러했다. 읽을만한 책들이 아닌 그냥 장식용 책들..) 이 책에 소개된 북까페들은 정말 테이블마다 스탠드가 놓여있고, 신간, 베스트 셀러 등 사람들이 찾는 그런 책들로 가득히 꽂혀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멋진 카페들이다. 책도 읽고, 배고프면 맛있는 간식도 먹을 수 있는 쉼터 같은 곳. 요즘처럼 책을 좋아할때는 p532같은 북까페에 들러 p532플레이트 하나 시켜 놓고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았다.

 

그런가하면 포이동의 동네북이란 카페는 상냥한 여주인이 정성스레 준비한 맛있는 세트 메뉴를 무척이나 착한 가격에 맛볼수있는 곳이었다. 소시지와 토스트, 샐러드와 커피가 모두 3500원, 토스트와 커피 세트는 2500원, 서울보다 물가가 싼 지방의 저렴한 커피 체인에서도 그만한 가격의 카페는 찾기 힘들 정도이고, 재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하는데, 동네북은 샐러드는 유기농 채소만 사용하고, 좋은 먹거리만 사용하고 있다 한다.

 

전체적으로 브런치 카페들이 많았는데, 일요일의 브런치 카페코너에서는 특별히 그녀가 엄선한 카페들이 추천되었다. 그중 플라잉팬 화이트가 인상적이었는데 푸짐한 호주식 브런치를 소개하는 곳으로, 그 어떤 브런치카페보다 푸짐하고 맛있으니, 가장 무난하면서도 맛있는 곳을 찾는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라 하였다. 315p

 

직장이 서울 도곡동, 그 다음엔 청담동에 있었던 지라 가로수길이나 압구정 등에 갈일이 많았음에도 나는 꼭 가던 곳만 다니고, 주로 가던 곳들은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나 브런치가 되지 않는 카페들이어서..지금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많은 카페 중에 가 본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부암동, 서래마을은 가보지도 못했던 지라..책을 읽으며 나중에라도 꼭 한번 찾아가고픈 마음이 들었다.

 

월화수목금토일 테마별로 다양한 카페를 소개하며, 인기 메뉴와 카페의 분위기등을 간단히 소개해주고 있는 이 책. 정말 분위기 있는 카페에 가보고 싶다던 동생이 생각나 읽기 시작한 이 책을..친정에 와 읽으니 동생이 중간에 뺏어가서 먼저 보기 시작하였다. "언니, 그 책 참 좋더라." 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돌려주어서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방학이니 이제 심심할때 서울에 올라가서 한번쯤 일부러 들러서 다녀와도 좋을 그런 카페인 것 같아서..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곳들이더라도 멋지게 살고싶은 싱글인 여동생에게는 다녀오라고 추천해주고 싶었다. 사실 나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지만 아가 데리고 서울에 가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고 오기가 힘들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동생에게 권해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브런치 메뉴들이 만원 이상의 가격이었지만, 웬만한 레스토랑의 스파게티가 그 정도 가격이 되는 걸 생각해보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프랜차이즈 맛이 아닌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담긴 홈메이드 같은 그 식사를 그 정도 가격에 즐긴다고 생각해보면 한껏 들뜨는 기분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실천해보지 못했던 삶을 저자는 실천하고 있었다. 마냥 부러웠던 앤리씨라는 이름의 블로거, 바로 이 책의 저자였다.

능동적인 공원 놀이를 위해 예쁜 피크닉 매트를 구입하고, 바구니에 카페의 맛있는 샌드위치를 담은 후 책, 잡지 등과 함께 들고 나가 공원에서 제대로 된 피크닉을 즐기고 올줄 아는 그녀.

금요일 저녁에는 작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해, 좋은 님들과 맛있는 식사 한끼를 즐길 줄 아는 그녀

주말 오전에는 일주일동안 힘들었던 자신을 위해 맛있는 브런치를 대접할 줄 아는 그녀.

 

술도, 화려한 밤문화도 싫지만, 인생을 즐긴다면 그녀처럼 즐기고 싶었다.

열심히 살고, 인생을 즐길줄 아는 그녀가 부러운 것은 비단 나 하나뿐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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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잡학 박물관
이문정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6월
절판


초등학교 6학년때였는지 중학교 1학년때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남학생으로부터 선물받은 책 중에 "우리가 모르는 모든 것들이 이 책 속에 있었다."라는 아주 긴 제목의 잡학 상식 책이 있었다. 사실 제목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비슷한 표현이었던 것 같은데.. 표지는 살색에 평범한 표지였지만, 제목만큼은 눈길을 확 끌었다. 그리고, 뭐든 안다고 나서기 좋아하는 그 남학생의 취향에 딱 부합하는 책이란 생각에 받고도 한참 속으로 웃었던 생각이 난다. 그런 책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내용에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친구들과 대화하는 중에도 써먹을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사실 그 내용들을 다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어서 편지에 인용할때 쓴다던지..간단한거 기억해서 말한다던지 했지만 말이다. ) 그 책 뿐만 아니라, 당시에 매일 구독해서 보던 신문에서도 해외토픽 란을 유심히 읽어보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해외토픽 이야기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누구나 귀를 열고 듣는 재미난 기사거리였기 때문이다.


이 책 잡학 박물관의 처음에 등장하는 세계 최고~ 라는 파트는 예전의 해외 토픽을 연상케 한다. 세계 최고라는 것은 언제나 가장 궁금한 일이자, 재미난 소재가 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폭포 하면 나이아가라를 흔히 떠올리는데, 높이만으로 따지자면 베네수엘라의 엔젤 폭포, 스페인어로는 앙헬 폭포가 최고라 한다. 979m로 건기에 수량이 부족할때는 처음에 떨어진 물이 중간에 다 흩어지면서 바닥에 도달하지 못할 때도 많다고 하니, 가히 높긴 높은 모양이다. 22p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 자그마치 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가 하나의 섬을 이루어 하와이 북동부 해상에 떠다니고 있다고 한다. 90% 이상이 플라스틱 폐기물로 이뤄졌고, 1997년에 이르러서야 찰스 무어라는 사람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섬이다. 도대체 그 쓰레기를 어떻게 누가 처리를 하겠느냐가 관건이겠다만은..



워낙 토픽을 좋아하던 나였던 지라, 세계에서 가장 @@한에 시선이 고정되어 한참을 집중해서 보았다. 요즘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크레인을 떠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괴물 트럭 파트를 유심히 보았더니, 1위를 가리기 힘든 캐터필라 797B와 Liebherr T282B가 있는데, 캐터필라 같은 경우는 높이 7.6m, 길기 14.5m 로 한번에 들어가는 기름값만 천만원이 넘는다 한다. 36p


2장의 잘못된 역사, 인물 상식에서는 오호..그리고 키가 작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영웅의 대명사인 나폴레옹.. 그가 사실은 단신이 아니었다는 놀라운 이야기도 새로이 알았다. 당시의 평균 키인 169cm였다. 나폴레옹 사망 직후 당시 부검의가 나폴레옹의 키를 5피트 2인치로 발표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158cm에 해당한다. 영미 피트와 옛 프랑스 피트와는 길이에 차이가 있어서, 옛 프랑스 피트로 잰 5피트 2인치는 영미식으로 환산하면 5피트 6인치 (169cm)에 해당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72p

3장 재미난 스포츠 상식, 4장 첨단, 우주, 생활과학 상식, 5장에서는 재미있는 생활 수학 상식 등이 있었는데 5장에서 내가 기억하고픈 토막 글이 있었는데, 바로 개의 나이를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이 나와 있었다. 개의 수명은 보통 12~15년 정도로 보고 있다. 개의 나이를 인간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21+4(개의 나이-1) 이다. 개의 나이가 7살이라면 21+(4x6)=45 살. 235p

즉 우리 시댁에 살고 있는 진우의 나이는 바로 45살. 아, 중장년층이었구나. 그것도 모르고 신랑은 진우를 동생 취급을 하였으니..-.-;;


이밖에도 꼭 알아야할 경제 상식의 경우에는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한 새로운 경제 용어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파트여서 상식을 보다 넓히는데 효율적인 도움을 받기 좋았다. 그리고, 상식사전의 마지막장인 7장에서는 건강 다이어트에 대한 상식을 총 망라하여 다루고 있었다. 미처 우리가 제대로 짚지 못했던 그런 부분들을 콕콕 집어 주니, 카더라 통신에서 벗어나 좀 정확한 정보를 접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인생을 살다보니, 실제로 잡학 상식을 많이 알고 있으면 서먹한 자리나 심심한 상황을 모면할때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말하면 썰렁해지는 그런 유머로 분위기를 경직시키기 보다 재미난 상식 몇가지로 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을 쓴 저자 이문정님도 실제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말한 얄팍한 상식 하나로 친구들의 놀라움을 받으며,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모임이나 작은 사회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수 있도록 이 책을 내었다고 하니, 읽는 내 마음과 딱 부합하였다. 나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터라 모임에서 재미난 이야기로 관심을 끄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 한권이면 한동안 이야기 소재감이 떨어지지 않을듯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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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엄마 납치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
비키 그랜트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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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나를 확 이끌었다. 사실 그리 모범 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해왔던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이 책을 피해 갈 수가 없었다. 어..어..디.. 얼마나 불량 엄마인가.. 읽어나..볼까? 하는 걱정반 호기심 반의 심정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주인공인 나, 시릴 플로이드 매킨타이어는 열살 때부터 법대에 다니기 시작했다.

가난한 엄마가 베이비시터에 아기를 맡길 여력이 없어서 야간수업에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것이다. 강의 시간에 무조건 숨죽이고 조용히 있어야 했고, 시험 기간에는 엄마의 문제를 읽고 또 읽고.. 기말 리포트 제출시에는 나를 도서관 사서마냥 부려먹었다.

 

나이는 열 네살, 엄마 나이는 스물 아홉살. 10대에 가출해 나를 낳은 엄마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경악케 했으리라. 나는 아빠도 모르는 사생아다. 키는 153cm에 밥 먹고 난 뒤 몸무게는 42kg. 

 

엄마는 늘 굴뚝에서 연기가 나듯이 담배를 피우고, 뱃사람들처럼 욕을 해대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 햄버거와 소스를 잔뜩 얹은 도네어로 매번 끼니를 때우면서도 그렇게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14.15p

 

이 책의 차례를 보면 총 44개의 법률 용어로 챕터별 소제목이 붙어 있다. 폭로, 사생아, 법학사, 정신장애, 희롱, 도청, 소유권, 범인 은닉죄 등등..예전에 마치 소설의 기승전결처럼 소제목이 붙어 있는 어린이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이 책 역시 그런 느낌이었다. 단지 법률 용어로 이렇게 재미난 소설을 쓸 수 있다는게 놀라운 사실일뿐.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이란 민사소송법 시험을 앞둔 엄마의 공부를 돕느라 담배 연기 자욱한 부엌에 앉아 있는 것일까? 11p

 

엄마는 날 키우는데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고마워하라고 악을 쓰고, 난 위에처럼 생각하고 엄마와 다툰다. 글을 읽다보면 아들이 엄마보다 훨씬 성숙하고, 세심한 것을 알 수가 있다. 엄마의 장점이라면 가난한 사람을 도울줄 알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는 것 하나?

그런 엄마도 어느덧 법대를 졸업하고 취직을 한다. 엄마의 기고만장한 성격 탓에 멋드러진 법률회사에는 면접에서부터 떨어지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아툴라의 사무소에 취직을 한다. 그걸 두고서 엄마가 변호사가 되었다는 말이 있는 걸보면 외국에서는 (아마 캐나다, 글쓴이가 캐나다를 배경으로 해서 썼기에) 법대만 졸업해도 변호사 자격이 되나보다. 우리나라처럼 사법고시를 치루지 않아도 되는..

 

"주.주.중3이라고? 난 네가 열한 살쯤 된줄 알았지!"

그렇겠지. 나 역시 당신이 인간인 줄 알았으니까. 고작 몇 분 동안이긴 하지만 말이다.

"세상에. 중3이 이렇게 덩치가 작다니!..

이런, 네 기분을 상하게 할 뜻은 없었는데.. 분명 여자애들은 널 보고 무척 귀엽단 생각을 할거야. 여자애들은 귀여운 남자를 좋아하거든. 걔들 눈에는 네가 토끼나 고양이처럽 귀엽게 보이겠다. 모성 본능을 자극하고도 남겠어."

그럼요. 당신은 내 살인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52p

 

어느날 갑자기 손이 하나 없는 바이런이라는 남자가 나타나 우리집 우편함을 뒤져서 나를 놀래켰다 그리고 우리집에 눌러앉기 시작했다. 그는 사사건건 나와 맞지 않았다. 엄마를 꽥꽥이라 부르고, 엄마도 그와 있는 내내 불편해보이면서도 이상하게 저녁땐 그를 위해 유기농 샐러드를 마련해주었다.

 

그리고..그 일이 발생했다. 엄마가 사라진 것이다.

이상한 음성 메시지만 남겨놓은채..

평소에 하지 않는 허니, 이런 닭살스런 표현과 함께 내가 좋아하지도 않은 도넛(엄마가 좋아하는)을 사먹으라고 하질 않나. 냉장고에 날 위해 음식을 해놓았다고 하질 않나. 무엇보다 수상한 것은 누군가가 엄마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전화가 끊겨버렸다.

그리고 엄마도, 바이런도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면 되지 않냐고?

난 미성년이다. 엄마를 찾기 위해 신고했다가 맡겨질 친척도 없는 나는 어디로 보내질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엄마 따라 법대 다닌지 3년된 내가 직접 엄마를 찾아 수사하기로 하였다.

 

엄마의 지저분한 낙서장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정말 명석하게 추리해가기 시작한다.

정말 말도 안되는 낙서 나부랭이 같은 것도 정말 잘도 해석해낸다.

 

"꼬마야, 인생을 살다보면, 세상사가 언제나 앞뒤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건 아니란다." 117p

 

내가 정말 열심히 추리하여, 나름 처음에 내렸던 결론은..사실이 아니었다.

그리고 알쏭달쏭한 엄마의 약어 표시들. 대부분 모음을 생략해버리는 엄마의 메모를 보고 나는 잘못 추정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추정하다 보니 금반언이라는 법률 용어를 해석하면서 드디어 사건의 실마리를 캐내게 되었다.

 

가출해서 이른 나이에 아기를 낳은 엄마였지만, 나를 잃지 않기 위해 .. 뼈밖에 없는 깡마른 자신의 아기를 정말이나 사랑했기에.. 엄마는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였다. 아이에게 밝히기 싫은 엄마의 과거도 알게 되긴 하였지만 말이다. 엄마는 열네살이나 된 나를 아직도 베이비 시터나 학습 학교 등에 보내려 노력하고, 전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엄마의 욕지거리를 뒷처리하고 다닐만큼 성숙하게 자란 아들은 아툴라등의 엄마 상사에게서도 엄마 이상으로 인정받는 아이가 되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를 해결한 것도 시릴, 나 였고 말이다.

분명히 심각한 납치 사건이 발생하고, 아이는 엄마의 실종에 극도의 불안을 느끼면서도 엄마를 찾기 위해 정말 열심히 추리하고, 분석하고 노력을 한다. 딱딱해질 수 있는 소설을 중간중간 느슨하게 풀어주었던 것은 바로 시릴의 재미난 생각과 표현들이었다. 바이런과의 대화도 그렇고.. 엄마에 대해 그가 VIP (very insane person)등으로 정의한 것도 그렇고..쿡쿡..웃음을 머금으면서 읽을 수 있던 책..

 

사실 요즘같은 험악한 세상에..그래도 이 책에는 나쁜 사람도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 다행이었다.

책의 재미를 위해 많은 부분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형제 자매가 모두 변호사이고, 남편 역시 변호사인 까닭에 시릴 만큼이나 법쪽 먹물을 많이 먹었다는 저자의 이 소설은.. 법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게 할 만큼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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