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재봉사 숲속 재봉사
최향랑 글.그림 / 창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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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그런 상상 한번쯤 해보시지 않으셨나요?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천연의 향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붉은 장미 꽃잎이 그대로 보기에 너무나 아쉬워 곱디고운 옷을 지어입으면 좋겠다라던지...요즘같은 가을에 떨어져있는 낙엽 색깔이 노랑, 빨강 너무나 예뻐서 노랑 은행잎으로 인형 치마옷을 해입히고, 빨강 단풍잎으로 예쁜 우산을 만들어 씌우면 좋겠다라는 그런 생각말입니다. 가끔씩 아이들 미술 시간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스탬프나 종이 사이에 물감 묻혀 찍는 존재가 되곤 하던 예쁜 나뭇잎과 꽃잎들로 숲속 재봉사가 멋진 옷을 지어주기 시작했네요.



창비에서 나온 책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하나하나 직접 지어입힌 옷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를 안고 본 그림책이었지요. 그러다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엄마는 환호성을 지르게 됩니다. 우와..예쁘다. 이렇게 고울 수가.

사실 첫 페이지부터 웃음으로 끄덕거리게 만들었어요.


레이스 뜨는 거미 아줌마가 있구요. 옷 크기재는 자벌레도 열심히 일하구요. 가위질 하는 거위벌레 (거위벌레는 처음 들어봤네요.)도 숲속 재봉사의 멋진 조수랍니다.




달달달달

사각사각

스륵스륵

조물조물



새책에 처음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던 아들이 (지금 25개월입니다.) 재미난 의성어 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자자, 이제 엄마와 같이 멋진 그림책 세계로 빠져들어가보자꾸나.


숲속 재봉사가 쉬지 않고 만든 옷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멋졌답니다.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는 맨 나중에 다시 나오지만요. 신발부터 모자, 옷들까지 공주님들이라면 누구나 입고 싶어하는 그렇게 멋진 최고급 꽃잎으로 만든 화려한 드레스들이 눈에 띄네요. 숲속 재봉사님은 숲속에서만 일을 하지 않았어요. 하늘, 깊은 바다.넓은 들판, 산까지..모든 동물과 곤충들을 위해 옷을 만들어주고, 모두가 꿈꿔왔던 옷을 입고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답니다.


와. 하나같이 너무나 예뻐요. 그리고 평면으로 그림으로 존재했던 동물들이 숲속 재봉사님의 옷을 입고 입체가 되어 나타난 모습은 마치 책 속의 등장인물이 책 밖에 현실로 뛰쳐나온 듯이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 차이를 알 수 있겠지요? 아직은 어렵겠지만,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 정말 똑똑하답니다. 아니,그렇더라구요. 책을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흘려듣는줄알았는데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다른 책 읽어줄때 다시 찾아오고, 그거라고 하는거 보면 우리 아이들 절대 어리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었어요.




책의 맨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장에 무엇으로 만들었을까가 나옵니다. 깊은 바다 얕은 바다 조개껍데기들부터 새가 된 어린 으름열매, 시원한 여름치마 만드는 푸른색 수국 꽃잎 등등. 마치 시와 같은 재료의 이름들이 줄줄이 나오지요. 아이들도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겠지만 엄마들까지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독후활동도 정말 따라하기 쉬울 것 같아요. 하나하나 너무 정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꽃잎과 나뭇잎으로 무언가를 흉내내어 만들 수 있다라는 용기는 주니깐요. 아, 너무나 고운 꽃잎들, 모란 꽃잎과 참나리 꽃잎의 아름다움에 도취되는 듯 합니다. 정말 이게 단줄 알았어요.



작가분인 최향량님에 대해 즐거이 읽다보니 바로 옆에 또 하나의 선물이 붙어 있었네요.

바로 숲속 재봉사의 옷장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재봉사님과 옷들이 놓여져 있었지요. 공주님들이 너무나 좋아할 종이인형으로 탄생되어서 말입니다.


어려서 종이인형을 너무나 좋아해서 구두 상자 가득하게 종이인형을모았던 엄마로서는 아이들의 종이인형 사랑을 백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기는 왕자님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에 뭐 공주, 왕자 따로 있나요. 재미있는 놀이라면 얼마든지 같이 즐기는 거지요.

마음 속 재미난 이야기,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거미처럼 솔솔 뽑아 눈에 보이는 책으로 만드는 일이 참 즐겁다는 최향랑님 덕분에 즐거운 그림책을 만났네요.

하늘색 맑은 표지의 단아함이 책장을 넘길 수록 히야~하는 감탄사로 바뀌게 됨을 ...

엄마와 아이 모두 이 책으로 따스한 감성이 자라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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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지름신 - 수능.토익.회화
트로피컬북스 편집부 지음 / 트로피컬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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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학창시절에 영어는 무척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 좋아하는 과목이었기에 살아가면서 영어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 못했었다., 문제는 당시의 영어 공부가 성문 종합영어, 맨투맨 종합 영어 등의 문법과 독해 위주의 공부였던 지라 시험지를 벗어나 막상 말하고 듣기 등의 회화를 구사해야하는 실용영어에서는 한없이 약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과 특성상 전공 이외에 영어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 (타과 대비 기준) 고등학교때까지 열심이었던 영어를 대학때는 그저 교양수업때 듣고 마는 정도로 그쳐 자발적인 공부를 하지 않아 회화에 대한 자신감은 나날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사회에 나와 대하게되는 외국인과의 대화 앞에서는 먼저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영어를 듣고 한국어로 번역해 해석한후 한국어로 생각한 것을  다시 영작을 해서 영어로 대답하려니 인풋 아웃풋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리고 말았다. 그나마도 회화를 할 필요성이나 횟수가 늘었다면 더 자극을 받고 학원이라도 다니고 공부를 했을텐데 그 기회가 사회에서는 많지는 않았고 여행지에서 느끼는 괴리감 정도로 자리잡아서 자꾸만 회화를 소홀히 하여 지금은 영어 회화를 해야하는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현재 수능이나 회화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말하기가 어려운 내게 새로운 단어암기법을 제안해주는 책이었다.

처음에 책을 펼쳐들고는 본문의 나열, 그러니까 일사분란하게 나열된 표의 집합이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느껴져서..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책에 대한 설명과 단어의 수준등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 책을 전부 다 공부하고 외우고 서평을 쓰는 것은 아니어서 나는 이렇게 효과를 보았다 100% 장담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었다.

 

기존에 외워오던 영단어 하나에 한글해석 여러가지인 단어장에서 벗어나 반대로 한글 해석 하나에 영어단어가 따라오는 구조랄까. 또 비슷한 영어단어들을 한번에 외울 수 있게 유사어로 분류하여 한 한글에 여러 영어를 동시에 머리에 넣도록 고안해냈다는 것이다. 한글이 바로 영어식 사고로 이어지도록  뒷받침되었다는 책.

그리고 중요한 출제 빈도의 단어들은 별표, 수능 등을 언급하고 숫자의 경우에는 1990~2009년도까지의 미국 실용어의 사용빈도를 표시한 것이라 하니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부터 우선순위로 외울 수 있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다.

 

이 책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말하자면, 최근에 나오는 많은 문제집이나 참고서적처럼 화려한 표지, 눈에 띄는 구성 등으로 돋보이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고등학교때 조금은 고루하게 느껴졌던 본고사 문제집이나 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따로 펴낸 문제집 같은 느낌을 준달까? 색색별로 화려하게 포인트를 주어 눈에 확확 들어오는 구성이 아닌점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 외양보다는 내실을 기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쉬운 단어들서부터 간단해보이지만 모르고 넘어갔던 그런 단어들까지 283page의 본문에 나온 단어들을 재미삼아 술술 읽어내려가며 암기를 하다보면 정말 작가가 의도한 대로 나도 한글로 생각한 문장을 영어로 바로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조금이라도 그렇게 바뀔 수만 있다면 정말 하루에 몇장씩이라도 이 책을 야금야금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 당장은 직장에 다시 복귀할 생각이 아니지만, 이렇게 전업주부에만 머무를 생각이 아닌데다, 아이가 자라 영어로 엄마에게 물어보거나 할때 자신감없이 말꼬리를 흐리는 엄마가 되고 싶지도 않다. 술술 넘겨 읽어봐도 머릿속에 어느 정도 남는 듯하면서 재미있게 외워질듯한 이 책. 옆에 끼고 찬찬히 들여다보며 잊혀졌던 어휘력을 보강하는데 도움을 주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저자의 의도대로 책을 완독한 다음 내 입에서 술술 영어가 나온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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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벤 1 : 큐슈 - 철도 도시락 여행기 에키벤 1
하야세 준 지음, 채다인 옮김, 사쿠라이 칸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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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도시락 여행기. 제목만 듣고서는 사진과 글이 담긴 여행에세이인줄 알았는데, 그림과 이야기가 담긴 만화책이어서 깜짝 놀랐다.

역시나 만화를 사랑하는 일본인들답게 철도 도시락여행기까지 만화책으로 내놓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화를 좋아하는, 그것도 일본만화를 특히 좋아하는 신랑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어주는 책이었다.

 

아,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서야 비로소 보게 된 것인데 번역한 분이 바로 채다인님. 도시락과 삼각김밥을 사랑하는 직장인으로 다인의 편의점 이것저것이라는 블로그 리뷰로 유명한 분이 번역을 해준 작품이었다. 오, 반가워라. 검색을 하다가 가끔 다인님 블로그에 들어가 생생한 리뷰들을 즐기곤 하였기에 에키벤의 번역가라하시니 또 새로운 느낌으로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감수와 작화가 나뉘는데, 우리나라 만화의 글과 그림이라는 뜻인지..감수라 하면 보통은 어느 책에 대한 감수를 맡았다라는 의미로 책을 지은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면 글과 그림은 작화하신 분이 모두 하셨다는 건지 갑자기 살짝 혼동이 온다.

 

아뭏든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된 철도 도시락 여행기.

일본에 딱 한번 여행을 다녀왔고 마침 이 여행기처럼 규슈 지방을 여행하였던 거라 아는 지명이 나올적에는 반가움도 들었다. 하지만, 철도 여행은 아니었기에 기차 여행을 하며 에키벤을 즐기는 감흥은 느낀적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우리나라 철도에서도 판매원께서 도시락을 팔곤하셨지만, 일본의 에키벤처럼 전문화된 도시락이거나 화려한 느낌은 아니었기에 그들의 에키벤에 대한 문화가 궁금해졌다. 사실 몇번 일본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마치 맛집 프로를 하듯 에키벤을 먹으며 품평하는 진행자들을 보며 신기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티브이 프로 뿐 아니라 이렇게 만화책으로 나올 정도로 그들의 에키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지대한가 보다 싶었다.

 

실제 사진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사진 못지않게 자세한 도시락 그림과 함께, 상세한 설명들이 뒷받침되어 있는 것은 웃음을 살짝 자아내게도하였다. 도시락에 들어간 쌀이 미야자키 전국 쌀맛 분석감정 콩쿨 종합부문 금상수상쌀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과시하고 있으니 도시락이라도 얕볼 것이 절대로 아니었다. 그들의 설명과 말에 따르면 거의 요리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철도 도시락 여행기 답게 각 역의 명물 도시락 소개 뿐 아니라 기차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경과 운치의 기분을 만화 주인공들을 통해 드러내주는 것도 생생한 묘사 못지않은 느낌을 전달해주었다. 바다 옆을 달리는 기차의 풍경이나 숲 속 위를 달리는 입이 딱 벌어지는 절경 등등이 그림으로 생생히 묘사가 되어 직접 보게 될 사람들의 흥미를 더욱 유발하는 것 같았다.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은 카레이가와 역의 100년의 여행이야기 카레이가와였다. 주인공 아저씨가 가장 기대했던 도시락이라 극찬하니 나 또한 가장 욕심나는 도시락이었던 것. 눈물까지 글썽글썽한 아저씨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일본 철도의 탄생과 함께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현재 2500여종이 넘는 에키벤이 발매중이라고 하니, 기차 여행까지는 못하더라도 전철역에서라도 꼭 한번 구입해서 그 느낌을 전해받고픈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여행가게 되면 먹고 싶은 품목이 이렇게 또 하나가 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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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로맨틱 명소 101
사라 우즈 지음, 조진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0월
절판


아직 유럽에 못 가본 나에게도. 또 이미 유럽을 다녀왔으나 계속 그리워하고 있는 동생에게도 이 책은 표지만 보고서도 가슴을 들뜨게 하는 책이 되었다.
장시간의 비행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꽤나 들기에 쉽게 마음먹기 힘든 유럽여행. 언젠간 꼭 갈 수 있겠지 마음먹고 있으나 아직 어린 아기와 함께 하기엔 장거리 비행이 엄두가 안나니,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 가족이 함께 단란하게 다녀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가보고 싶은 마음에 유럽 여행 가이드책을 꼼꼼이 보고, 또 여행 에세이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했던 터라 가고 싶은 곳에 대한 궁금증은 사진이 많은 책에 대한 갈망으로 더욱 이어졌다. 이 책은 단순 관광 여행 가이드북과는 달리 A4사이즈의 큼직한 책이다. 마치 잡지의 유럽 로맨틱 코스 스페셜 편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큼직한 사진과 시원시원한 글씨가 마음에 든다. 신혼부부나 연인들, 혹은 연인 못지않은 애정을 과시할 부부들을 위한 로맨틱 코스들을 선정해주다보니, 영화에나 나올법한 멋드러진 궁궐과 비경들이 한눈에 보기 좋게 한권의 책으로 집약되어 나온 것이다.


스페인 그라나다에 위치한 알함브라 궁전은 1950년대에 그레이스 켈리가 그녀의 백마탄 왕자님과 함께 허니문을 보내어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었다. 24P 마법같은 로맨스를 꿈꿀 수 있다는 이 곳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영화 속 아니, 동화 속 공주님이 부럽지 않을 호사를 누리는게 아닐까 싶었다. 사실 특이하고 재미있는 그런 로맨틱한 장소부터 알함브라 궁전처럼 호화롭고 아름다워 비용이 꽤 나올 것 같은 그런 코스들까지..


로맨틱한 꿈이라는 이름으로 다소 일생에 몇번 안될 호사를 누리고픈 그런 여행 코스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었다. 그래,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간..아마 일생에 한번이라도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은 ..

그래서 평소처럼 아이가 있어 장거리는 안되고, 직항만 되어야 하고, 숙소는 너무 비싸거나 너무 허름해서도 안되고 등등의 나만의 여행 제한 기준은 묵살한채..그저 마음가는대로 눈이 가는대로 멋진 여행 명소들의 사진과 글을 즐겼다.



프랑스 보졸레의 마차를 개조하여 중세 시기로 되돌아가 유랑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낭만적인 객실, 핀란드 라플란드의 하늘이 보이는 천창을 지닌 이글루에서의 로맨틱한 하룻밤. 프랑스 니스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전망을 지닌 나무집에서 하루.


하늘이 보이는 천창 아래 자쿠지에서 행복한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스위스 그슈타드의 그랑 호텔 벨르부의 호화 호텔 패키지까지..


허니문을 계획하며 처음으로 고급 풀빌라에서 묵을 때를 예상했던 그 기분으로 돌아가, 아 비용 생각 않고 마음껏 유럽의 로맨틱 명소들을 돌아볼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마음껏 솟아나기도 하였다. 마음은 벌써 멋드러진 유럽의 절경과 함께 하고 있는데 몸이 무거워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뿐이었다.



파리에서는 2CV 모델을 타고 투어를 즐길 것을 추천해주고, 로마에서는 로마의 휴일의 그레고리 팩과 오드리 햅번처럼 베스파를 타고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기를 추천해주고 있다. 늘씬한 서구 모델들의 모습에 주눅들어 있던 내게 베스파에 타고 있는 후덕한 여인네의 통통한 다리는 친밀감이 들게 만들어 누구라도 멋진 연인이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영화를 찍을 용기를 내게 해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여행에서는 "지나치게 화려한 옷차림"이라는 단어는 낄 자리가없다는 47P압도적인 평과 함께 정말 영화 속 한장면인듯한 모습으로 등이 시원하게 파진 고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귀걸이를 차며 거울을 보는 모습이 실려 있기도 하였다. 전설적이라 할 정도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롭고 사치스러운 여행이라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나는 그 가격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너무나 낭만적일 것 같기는 했다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그리고 터키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모든 로맨틱 명소들이 총집합되어 있으니 앞으로 어느 지역을 가던, 그 나라의 로맨틱 명소들 중 가고 싶은 곳 한두 곳을 골라 꼭 한번 신랑과 다녀오고픈 마음이 들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주제로 데이트 코스를 골라주듯, 유럽의 명소들을 짚어주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그 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명소들을 알게 된 마음에 행복한 기분까지 드는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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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길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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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째 이야기 대부 고양이 편을 읽으며 어머님 생각이 났다. 진돗개 진우를 기르시는 어머님께서 어느 날 진우 저녁을 챙기고 들어가시려는데 가냘프게 우는 고양이 소리가 들려 대문 밖을 나가시니 작은 길고양이 한마리가 아버님 차 밑에 숨어 배고프다고 울고 있었다 하셨다. 그날 이후로 어머님은 매일 저녁 그 길고양이의 밥까지 똑같이 챙기시기 시작하셨다. 밥먹고 남은 찌꺼기를 모아 주시는게 아니라 되도록이면 따로 밥을 챙겨서 멸치 몇마리라도 얹어서 밥을 맛있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나도 육수내고 남은 멸치를 모아서 얼려두었다가 시댁에 갈때마다 챙겨드리곤 하였다. 그 기간이 몇달은 이어졌던 것 같다. 어머님께서는 길고양이가 새끼들을 낳아 데리고 온다면서 이제는 고양이도 같이 키운다고 내가 사서 고생하는거라고 남들은 이야기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 배고픈 동물을 굶기느냐 걱정하시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께서는 더이상 멸치를 모으지 않아도 된다 하시면서 고양이가 오지 않는다고, 아마 죽은 것 같다고 쓸쓸하게 말씀하셨다.
나 또한 가끔이나마 자동차 밑에 숨었던 작은 고양이의 모습을 보았던 터라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저려왔다. 아기고양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도 되었고 말이다.

행복한 길고양이를 꿈꾸는 종이우산님의 이야기. 길을 집삼아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애환을 같이 가슴아파하고, 고양이들의 로드킬에 상처를 받는 진정한 애묘인 종이우산님은 지금 고양이사진 블로그를 운영중이고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이 길고양이들을 사랑하고 아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길고양이들의 예쁜 모습,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책 속에 나온 길고양이들의 모습은 정말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고 또 유머가 담긴 재치있는 사진까지 섞여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처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때에는 어머님댁을 찾아오던 가냘픈 고양이 가족이 생각나 가슴이 아려왔지만, 길고양이들에게도 인생이 있고, 행복이 있을 수 있음을 .. 그러기에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너그러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으로 귀여운 고양이들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카메라를 들고 고양이 장난감, 간식등을 챙겨들고 길고양이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며 셔터를 누르는 종이우산님의 모습과 그 종이우산님을 대하는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포즈에 같이 미소를 짓기도 하고, 아,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깊이 공감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부분은 박장대소하며 신랑에게 보여주기도 하였다. 직장에서 고된 일을 마치고 축 늘어진 어깨로 지쳐 있던 신랑에게 몇몇 고양이의 재치있는 포즈와 종이우산님의 한방 댓글들을 보여주니 희미하지만 분명한 웃음을 보여주며 힘을 내는 듯 하였다. 길고양이들의 이야기였지만, 우리 일상에도 힘을 내게 해주는 그런 유쾌한 사진들이었던 것이다.

특히나 봉정암 귀넷 고양이네 가장인 선예의 "아빠의 마음" 67p이라는 사진 앞에서 신랑은 가장 큰 웃음을 터뜨렸다. 웬 딸린 가족이 그렇게 많아? 하면서 말이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어쩌면 그리 재치있게 잘 잡아냈는지..얼떨결에 낭만고양이가 된 선예의 모습도 웃음이 났고, 귀넷 고양이가 귀넷이 된 사연과 항상 무서운 눈초리로 앞을 바라보는 그 냉정한 모습 또한 아픔을 겪은 고양이의 마음이 담긴 모습이라 생각되니 인상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었다.무엇보다도 스님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가족을 데리고 사라져버린 부분에서 고양이가 진정으로 똑똑한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눈때문에 손이 시려워 한 발을 엉거주춤 들고 있는 아기고양이는 일본의 마네키네코 고양이를 생각나게 하는 동작이라 인상적이었고

짝퉁 퓨마를 연상케 하는 고양이의 비상 씬은 한눈에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멋드러진 촬영이었다. 길고양이들의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낼 수 있었던 것은 종이우산님의 길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까지 고양이가 어디 있나를 찾아보고, 항상 어디를 다니던 고양이를 찾아내며 촉각을 곤두세우기에 그의 앞에는 우리가 못 본 길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예사로 지나쳤던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렇게 귀여운 동물이었구나. 아기고양이란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로구나. 도시에 인간의 섬 이면에 고양이의 섬도 존재하는 구나 등등 새로운 사실들을 알수있는것이었고..

손주가 생기고 나서는 지구촌 다른 아이들의 비참한 삶에 더욱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나신다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나는 이제는 아기 동물들까지도 내 아기인양 사랑스럽고 가슴아프고 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길고양이들의 귀여운 아기들을 보면서 그런 마음은 더욱 커졌던 것 같다

아기들에게 젖을 물리고 누워있는 고양이의 사진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고, 다 큰 자식임에도 걱정이 되는 양 데리고 다니는 어미 고양이의 사진을 보면서도 그 마음 웬지 다 이해할 것 같은 심정이 들었으니 말이다.

고양이의 인생과 희로애락. 그 속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동 또한 같이 자리하고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만 알아도 충분할' 길고양이에 대한 마음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이제 길고양이 한마리도 예사로 지나치는 일 없이 애정어린 눈길 한번 더 주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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