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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로맨틱 명소 101
사라 우즈 지음, 조진경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0월
절판
아직 유럽에 못 가본 나에게도. 또 이미 유럽을 다녀왔으나 계속 그리워하고 있는 동생에게도 이 책은 표지만 보고서도 가슴을 들뜨게 하는 책이 되었다.
장시간의 비행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꽤나 들기에 쉽게 마음먹기 힘든 유럽여행. 언젠간 꼭 갈 수 있겠지 마음먹고 있으나 아직 어린 아기와 함께 하기엔 장거리 비행이 엄두가 안나니,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 가족이 함께 단란하게 다녀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에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가보고 싶은 마음에 유럽 여행 가이드책을 꼼꼼이 보고, 또 여행 에세이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했던 터라 가고 싶은 곳에 대한 궁금증은 사진이 많은 책에 대한 갈망으로 더욱 이어졌다. 이 책은 단순 관광 여행 가이드북과는 달리 A4사이즈의 큼직한 책이다. 마치 잡지의 유럽 로맨틱 코스 스페셜 편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큼직한 사진과 시원시원한 글씨가 마음에 든다. 신혼부부나 연인들, 혹은 연인 못지않은 애정을 과시할 부부들을 위한 로맨틱 코스들을 선정해주다보니, 영화에나 나올법한 멋드러진 궁궐과 비경들이 한눈에 보기 좋게 한권의 책으로 집약되어 나온 것이다.
스페인 그라나다에 위치한 알함브라 궁전은 1950년대에 그레이스 켈리가 그녀의 백마탄 왕자님과 함께 허니문을 보내어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었다. 24P 마법같은 로맨스를 꿈꿀 수 있다는 이 곳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영화 속 아니, 동화 속 공주님이 부럽지 않을 호사를 누리는게 아닐까 싶었다. 사실 특이하고 재미있는 그런 로맨틱한 장소부터 알함브라 궁전처럼 호화롭고 아름다워 비용이 꽤 나올 것 같은 그런 코스들까지..
로맨틱한 꿈이라는 이름으로 다소 일생에 몇번 안될 호사를 누리고픈 그런 여행 코스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었다. 그래,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간..아마 일생에 한번이라도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은 ..
그래서 평소처럼 아이가 있어 장거리는 안되고, 직항만 되어야 하고, 숙소는 너무 비싸거나 너무 허름해서도 안되고 등등의 나만의 여행 제한 기준은 묵살한채..그저 마음가는대로 눈이 가는대로 멋진 여행 명소들의 사진과 글을 즐겼다.
프랑스 보졸레의 마차를 개조하여 중세 시기로 되돌아가 유랑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낭만적인 객실, 핀란드 라플란드의 하늘이 보이는 천창을 지닌 이글루에서의 로맨틱한 하룻밤. 프랑스 니스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전망을 지닌 나무집에서 하루.
하늘이 보이는 천창 아래 자쿠지에서 행복한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스위스 그슈타드의 그랑 호텔 벨르부의 호화 호텔 패키지까지..
허니문을 계획하며 처음으로 고급 풀빌라에서 묵을 때를 예상했던 그 기분으로 돌아가, 아 비용 생각 않고 마음껏 유럽의 로맨틱 명소들을 돌아볼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마음껏 솟아나기도 하였다. 마음은 벌써 멋드러진 유럽의 절경과 함께 하고 있는데 몸이 무거워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뿐이었다.
파리에서는 2CV 모델을 타고 투어를 즐길 것을 추천해주고, 로마에서는 로마의 휴일의 그레고리 팩과 오드리 햅번처럼 베스파를 타고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기를 추천해주고 있다. 늘씬한 서구 모델들의 모습에 주눅들어 있던 내게 베스파에 타고 있는 후덕한 여인네의 통통한 다리는 친밀감이 들게 만들어 누구라도 멋진 연인이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영화를 찍을 용기를 내게 해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여행에서는 "지나치게 화려한 옷차림"이라는 단어는 낄 자리가없다는 47P압도적인 평과 함께 정말 영화 속 한장면인듯한 모습으로 등이 시원하게 파진 고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귀걸이를 차며 거울을 보는 모습이 실려 있기도 하였다. 전설적이라 할 정도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롭고 사치스러운 여행이라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나는 그 가격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너무나 낭만적일 것 같기는 했다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그리고 터키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모든 로맨틱 명소들이 총집합되어 있으니 앞으로 어느 지역을 가던, 그 나라의 로맨틱 명소들 중 가고 싶은 곳 한두 곳을 골라 꼭 한번 신랑과 다녀오고픈 마음이 들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주제로 데이트 코스를 골라주듯, 유럽의 명소들을 짚어주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그 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명소들을 알게 된 마음에 행복한 기분까지 드는 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