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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비법 노트 - 파워블로거 뽀로롱 꼬마마녀가 들려주는
곽인아 지음, 김우경.최은나 감수 / 이른아침 / 2010년 10월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는 생후 6개월부터, 분유 수유를 하는 아기는 생후 4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라고들 한다. 6개월무렵에 시작한 이유식, 우리 아들은 참 이유식을 안 먹었던 것 같다. 몇입 안먹고 자꾸 거부하는 바람에 이유식 먹이는게 정말 큰 일 중의 하나였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아기 살도 빠지는 것 같았고, 예전엔 평균 아이들에 비해 월등하게 발육상태가 좋았는데, 이유식 시작 이후로 살이 쪽쪽 빠지더니 25개월인 지금은 평균으로 돌아와버렸다. 사실 우량아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살이 빠진게 아닌가 싶어 식구들에게 혼이 나기도 한다. 아이 맛있는 것 좀 해먹이라고들 하는데, 이유식은 그래도 어찌어찌 만들어보겠는데, 돌 지나고, 이유식 완료기 이후의 유아식은 그야말로 난관 그자체였다.
이유식에 대한 자료들은 그래도 책이나 기타 카페, 블로그 등의 정보를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3세 이상 아이들의 식단에 대해서도 책이 나와 있지만, 3세부터 시작하는 식단책을 사보았는데도, 막상 3세를 위한 레시피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좀더 큰 아이들을 위한 레시피가 주로여서 따라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이유식도 아니요, 어른 반찬도 아닌 어중간한 간에 어중간한 요리를 해서 내놓으니 아이도 입맛에 안 맞는지 더 먹으려 들지를 않고, 결국 요즘에 먹이는 건 주로 국에 밥, 혹은 멸치 주먹밥 정도랄까? 생선이나 고기 구워주고, 계란찜해주고, 암튼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먹이고 싶은데 처음의 이유식 시작했을때의 의지는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어중간한 유아식이 남아서 아이와 나와 서로 곤란해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죽하면 이유식 후 친구가 유아식 반찬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먹는다고 하였을때 나도 주문해야 하는건가 심각하게 고려까지 했을까? 어쩌다보니 주문 않고 넘어가기는 하였지만, 지금도 크게 반찬이 나아지지는 않아서 언제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다행히 돌 이후로는 이유식에 간을 시작해서 조금씩 먹기는 시작했는데, 어른 반찬처럼 간을 강하게 할 수도 없고, 아직 어린 아기라 어른 반찬과 똑같은 것을 그대로 먹일 수도 없어서 엄마는 항상 고민이었다. 유아식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기존의 책들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달까?
파워 블로거 뽀로롱 꼬마마녀님은 기존에 웹 탐색을 하면서 요리 레시피를 찾아 종종 들어가던 아주 유명한 블로거님이셨다. 정말 말 그대로 파워 블로거.
그 분의 결혼 소식, 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소식등을 간간히 접해듣기는 하였는데, 그저 팬 입장에서 지켜보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이유식 비법 노트라는 책을 내셨다기에 관심을 갖고 열어보니, 우리 아이를 위한 유아식 레시피와 간식 등의 쏠쏠한 정보까지 갖추어져있어서 식단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아이 이유식을 할 적에는 딱 한권의 어떤 이유식 책을 보고 만들었었다. 사실 여러 권의 이유식을 보고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보면 좋았을텐데, 초기와 중기까지 이어진 의욕은 후기와 완료기에 다가갈수록 게으름으로 이어져서 나중에는 매번 비슷한 메뉴를 만들어 얼려놓고 하루 3끼, 혹은 며칠분까지도 비슷한 메뉴만 먹이는 못된 엄마가 되기도 하였다. 사실 아기 이유식을 적정량만 소량 만든다는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기에 이유식을 대량 만들어 얼려놓고 먹이곤 하였는데, 이유식이 끝나고 나니 이제는 아침에 먹은 반찬 점심에는 안먹겠다 하는 아이를 위해 엄마는 반찬 고민을 하기 시작해야했다.
게다가 이유식을 만들고, 유아식을 만든 후에 아빠 반찬까지 따로 고민해야하는 문제점을 개선해주는 아주 고마운 점이 자투리 재료로 만드는 엄마 아빠용 특별 요리법까지 공개가 되어 있어서 성인용, 아기용 레시피 책을 따로따로 볼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장점 중의 하나이다.
요리 잘하기로 소문난 꼬마마녀님의 딱 떨어지는 깔끔한 솜씨를 바탕으로 아이들 입맛까지 사로잡아줄 간편하고 맛있는 이유식들의 총 집합은 둘째 아이를 낳았을 적에는 좀더 맛있는 이유식으로 입맛을 사로잡아봐야겠다는 욕구를 갖게 하였다.
처음 이유식을 시작하는 엄마들을 배려하는 각종 준비물들. 사실 아기를 낳고 수유하는 동안에는 미처 고민하지 못했던 그런 것들이 이유식 시작과 동시에 시작된다. 아이들만을 위한 주방 기구를 따로 들여야하고, 식기는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하고,
시기 별로 먹일 수 있는 식재료가 다르기에 초보 엄마들이 두려워하는 그 모든 것들은 이 책 한권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모르는게 많아서, 처음에는 거의 이유식 책만 끼고 살았었는데 한 눈에 들어오기 힘든 이유식 책을 봤던 지라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은 요즘의 신세대 엄마들 감각에 맞게 귀엽고 깔끔한 이미지와 글씨체로 우선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눈에 쏙쏙 들어오는 차트 구분으로 찾아보는 재미까지 쏠쏠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요리 팁의 설명도 깜찍하게 눈에 잘 들어온다. 맛과 간편한 조리는 기본이요, 눈에 쏙쏙 잘 들어오는 편집으로 책을 여는 즐거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유아식의 새로운 메뉴들부터 미처 만들어주지 못하고 사주었던 아기 간식인 각종 빵과 과자들. 이제는 두부 과자같이 맛있고 건강해 보이는 메뉴를 직접 집에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불량 엄마를 탈피한 듯한 착각에 으쓱해진다
귀여운 그릇에 담긴 맛있는 이유식 사진들은 가끔 아기 입맛 없을때 밥이 아닌 죽을 먹고 싶어할때 해줘도 좋을 법한 요리들이 많았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는 우리 귀염둥이 아가들.
사실 그 세가지의 어려움을 모두 겪어본 나로써는 정말 아기 잘 먹이는 것이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 새삼 느끼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은 부실한 반찬을 해줘도 잘 먹으려 노력하는 아기에게 감사하며, 되도록 더 영양가 있고 맛있는 메뉴를 다양하게 해줄 수 있도록 이런 책을 참고하여 맛있는 식단을 구성해줄까 한다.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참 멀고도 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유식을 시작했을때의 두 주먹 불끈 쥐었던 그 각오를 다시 새기며 새로운 책으로 맛있는 메뉴에 도전할 기쁨을 누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