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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전설 1 - 올빼미 요새 탈출
캐스린 래스키 지음, 정윤희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 올빼미 소렌의 파란만장한 삶과 모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어느덧 나도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가디언의 전설 1부를 읽었다. 10월 28일에 영화로도 개봉을 한다고 하니, 몇부까지의 이야기가 영화로 소개가 될지 궁금해지기도 하였지만, 아이 엄마로써 극장에 갈 상황이 못되는 터라, 이렇듯 책으로 읽을 수 있음에 행복감을 느끼게 되었다.
원숭이 올빼미종인 소렌네 가족은 심술쟁이형 클러드의 존재만 빼놓으면 모두가 화목한 가정이었다. 귀여운 여동생 에클렌틴이 난치로 부리를 살며시 쪼아 탄생하던 장면의 흥분에서부터 하나하나 성장해나가는 소중한 의식들. 부모가 가르쳐주던 그 정중한 예절과 의식들은 어린 아기 소렌을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부모가 외출한 사이에 형 클러드가 일부러 밀어서 아직 날지도 못하는 어린 소렌을 떨어뜨리고, 소렌은 악의 무리인 올빼미들에게 납치되어 성 애골리우스 학교로 오게 되었다. 그 곳에 가던 도중 같이 납치되는 요정 올빼미 길피를 알게 되어 서로에게 큰 의지와 힘이 되어 주게 된다.
올빼미의 부엉이의 차이도 잘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대충의 외양만 기억하고 있던 올빼미라는 동물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는 소설이었다. 그 작고 여린 난치로 알을 깨고 나오고, 가슴 속 모래주머니의 울림으로부터 (마치 우리의 심장마냥 그들에게는 모래주머니가 있다.) 전해지는 기운을 바탕으로 그들은 머리에 떠오르는 그 이상의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수년간 연구한 다양한 올빼미들의 연구 결과에 더불어 작가의 상상력까지 결합되어 새롭게 환타지로 만들어진 올빼미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가디언의 전설. 우리가 몰랐던 그 세계로 같이 빠져들어가는 것이 이토록 신나는 일일 줄이야
끔찍한 어둠의 협곡이라는 성 애골리우스 학교는 어떤 곳인가?
뻔히 부모가 있는데도 고아로 치부되고, 이름 대신 번호로 호명이 되고, 질문은 절대 금물이었으며, 진실을 왜곡하게 되는 달빛 깜빡임이라는 무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어린 올빼미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성 애골리우스 학교의 목적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게 달빛 깜빡임에 대한 이야기야. 옳고 그른 걸 구별할 수 없게 된대. ..달빛을 너무 많이 쏘이면 그렇대. 68p
계속 이름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아무 의미 없는 소리로 변했다. 결국 특별함과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70p
취침 방법까지 가르치려고 들다니! 웃음 금지! 웃음치료! 성 애골리우스 학교의 설립 목표는 어떤 건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
.금보다 귀중한 부스러기는 또 뭐고? 104p
심지어 자기도 모르게 질문을 하다가 깃털이 뽑혀버리는 끔찍한 형벌을 받기도 한 소렌. 날지못하는 신세가 될까봐 두려움에 떨던 소렌에게 길피는 참으로 힘이되어주는 친구였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먼저 도망칠 수 있는데 왜 나를 기다리겠다는 거야?"
"소렌, 질문 잘했어. 너만 두고 떠날 순 없잖아. 너는 내 친구니까. 우선, 너와 함께 탈출하지 않는다면 내 인생은 펠릿 몇개보다 못한게 될거야. 두번째로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잖아." 108p
도토리 향이 나는 들쥐 고기, 뱀고기 등 인간으로서는 상상만 해도 징그러운 것들이 아기 올빼미의 시선에 동화되어 읽다보니 정말 그들에게는 소중하고 맛있는 양식으로 인정이 되었다.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어둠의 협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린 올빼미 둘이서 힘을 합쳐 버텨내는 과정은 실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끔찍한 형벌과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게다가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아기들의 힘이란..
어른인 나 조차도 소렌과 길피와 같은 용기를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실에 순응하는 법을 너무 일찍 깨우쳐서일까.
부모의 도움과 사랑을 받고 한참 자라야 할 시기의 어린 올빼미들이 끔찍한 운명에 맞서 도전하는 이 모험담 이야기는 진정한 친구와의 깊은 우정, 그리고 자신이 날 수 있다라는 꿈에 대한 강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씩씩하고 강인한 아기 올빼미들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항상 누군가 보살펴줘야만 하는 올빼미로 살게 아니라 운명에 맞서기로 결심했어.
평범한 올빼미로 살지 못할 바에야 고귀한 목적을 이루는 일에 타고난 단점을 활용하는 편이 낫잖아. 157p
게다가 날못운을 지니고 태어난 호르텐스조차 알고보니 진실로 훌륭한 올빼미였음을.. 그들은 가슴 속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인고의 노력 끝에 소중한 친구들을 희생하고 힘찬 날개짓으로 비상하여 탈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용기있는 그들은 어디선가 아기 올빼미와 알들이 또다시 납치되어 그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악의 무리에 맞서야 한다는 새로운 의지로 똘똘 뭉치게 된다. 모험은 이제야 시작된 것. 소렌네 가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길피네 가족은 정말 가디언들이 사는 가홀나무로 간 것인지..
유난히 청력이 발달한 원숭이 올빼미 소렌 , 체구는 작지만 똑똑한 길피, 역시 작지만 무척 빠르게 걸을 수 있는 굴파기 올빼미, 엄청나게 힘이 센 트와일라잇. 이 네 고아 올빼미들의 똘똘 뭉친 의기투합은 그들을 가홀 나무로 이끌 것이고 진정한 모험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한동안 극장에 안가고 잘 버텨왔는데, 책을 읽고 나니 영화에 대한 욕심이 새로이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2, 3권에 이어질 멋진 가디언의 전설을 책으로 먼저 만나는게 급선무다. 나날이 성장하는 소렌과 길피, 그들의 친구가 어떤 모험을 해내고, 1부에서 만난 무서운 세력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모래주머니에 힘이. 아, 나는 모래주머니가 없구나. 아뭏든 불끈 힘이 솟는다. 용기있는 올빼미들의 비상이 시작되니 나 또한 끓어오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