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의 전설 1 - 올빼미 요새 탈출
캐스린 래스키 지음, 정윤희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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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올빼미 소렌의 파란만장한 삶과 모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어느덧 나도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가디언의 전설 1부를 읽었다. 10월 28일에 영화로도 개봉을 한다고 하니, 몇부까지의 이야기가 영화로 소개가 될지 궁금해지기도 하였지만, 아이 엄마로써 극장에 갈 상황이 못되는 터라, 이렇듯 책으로 읽을 수 있음에 행복감을 느끼게 되었다.

 

원숭이 올빼미종인 소렌네 가족은 심술쟁이형 클러드의 존재만 빼놓으면 모두가 화목한 가정이었다. 귀여운 여동생 에클렌틴이 난치로 부리를 살며시 쪼아 탄생하던 장면의 흥분에서부터 하나하나 성장해나가는 소중한 의식들. 부모가 가르쳐주던 그 정중한 예절과 의식들은 어린 아기 소렌을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부모가 외출한 사이에 형 클러드가 일부러 밀어서 아직 날지도 못하는 어린 소렌을 떨어뜨리고, 소렌은 악의 무리인 올빼미들에게 납치되어 성 애골리우스 학교로 오게 되었다. 그 곳에 가던 도중 같이 납치되는 요정 올빼미 길피를 알게 되어 서로에게 큰 의지와 힘이 되어 주게 된다. 

 

올빼미의 부엉이의 차이도 잘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대충의 외양만 기억하고 있던 올빼미라는 동물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는 소설이었다. 그 작고 여린 난치로 알을 깨고 나오고, 가슴 속 모래주머니의 울림으로부터 (마치 우리의 심장마냥 그들에게는 모래주머니가 있다.) 전해지는 기운을 바탕으로 그들은 머리에 떠오르는 그 이상의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수년간 연구한 다양한 올빼미들의 연구 결과에 더불어 작가의 상상력까지 결합되어 새롭게 환타지로 만들어진 올빼미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가디언의 전설. 우리가 몰랐던 그 세계로 같이 빠져들어가는 것이 이토록 신나는 일일 줄이야

 

끔찍한 어둠의 협곡이라는 성 애골리우스 학교는 어떤 곳인가?

뻔히 부모가 있는데도 고아로 치부되고, 이름 대신 번호로 호명이 되고, 질문은 절대 금물이었으며, 진실을 왜곡하게 되는 달빛 깜빡임이라는 무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어린 올빼미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성 애골리우스 학교의 목적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게 달빛 깜빡임에 대한 이야기야. 옳고 그른 걸 구별할 수 없게 된대. ..달빛을 너무 많이 쏘이면 그렇대. 68p

계속 이름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아무 의미 없는 소리로 변했다. 결국 특별함과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70p

 

취침 방법까지 가르치려고 들다니! 웃음 금지! 웃음치료! 성 애골리우스 학교의 설립 목표는 어떤 건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

.금보다 귀중한 부스러기는 또 뭐고? 104p

 

심지어 자기도 모르게 질문을 하다가 깃털이 뽑혀버리는 끔찍한 형벌을 받기도 한 소렌. 날지못하는 신세가 될까봐 두려움에 떨던 소렌에게 길피는 참으로 힘이되어주는 친구였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먼저 도망칠 수 있는데 왜 나를 기다리겠다는 거야?"

"소렌, 질문 잘했어. 너만 두고 떠날 순 없잖아. 너는 내 친구니까. 우선, 너와 함께 탈출하지 않는다면 내 인생은 펠릿 몇개보다 못한게 될거야. 두번째로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잖아." 108p

 

도토리 향이 나는 들쥐 고기, 뱀고기 등 인간으로서는 상상만 해도 징그러운 것들이 아기 올빼미의 시선에 동화되어 읽다보니 정말 그들에게는 소중하고 맛있는 양식으로 인정이 되었다.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어둠의 협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린 올빼미 둘이서 힘을 합쳐 버텨내는 과정은 실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끔찍한 형벌과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게다가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아기들의 힘이란..

어른인 나 조차도 소렌과 길피와 같은 용기를 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실에 순응하는 법을 너무 일찍 깨우쳐서일까.

 

부모의 도움과 사랑을 받고 한참 자라야 할 시기의 어린 올빼미들이 끔찍한 운명에 맞서 도전하는 이 모험담 이야기는 진정한 친구와의 깊은 우정, 그리고 자신이 날 수 있다라는 꿈에 대한 강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씩씩하고 강인한 아기 올빼미들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항상 누군가 보살펴줘야만 하는 올빼미로 살게 아니라 운명에 맞서기로 결심했어. 

평범한 올빼미로 살지 못할 바에야 고귀한 목적을 이루는 일에 타고난 단점을 활용하는 편이 낫잖아. 157p

 

게다가 날못운을 지니고 태어난 호르텐스조차 알고보니 진실로 훌륭한 올빼미였음을.. 그들은 가슴 속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인고의 노력 끝에 소중한 친구들을 희생하고 힘찬 날개짓으로 비상하여 탈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용기있는 그들은 어디선가 아기 올빼미와 알들이 또다시 납치되어 그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악의 무리에 맞서야 한다는 새로운 의지로 똘똘 뭉치게 된다. 모험은 이제야 시작된 것. 소렌네 가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길피네 가족은 정말 가디언들이 사는 가홀나무로 간 것인지..

 

유난히 청력이 발달한 원숭이 올빼미 소렌 , 체구는 작지만 똑똑한 길피, 역시 작지만 무척 빠르게 걸을 수 있는 굴파기 올빼미, 엄청나게 힘이 센 트와일라잇. 이 네 고아 올빼미들의 똘똘 뭉친 의기투합은 그들을 가홀 나무로 이끌 것이고 진정한 모험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한동안 극장에 안가고 잘 버텨왔는데, 책을 읽고 나니 영화에 대한 욕심이 새로이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2, 3권에 이어질 멋진 가디언의 전설을 책으로 먼저 만나는게 급선무다. 나날이 성장하는 소렌과 길피, 그들의 친구가 어떤 모험을 해내고, 1부에서 만난 무서운 세력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모래주머니에 힘이. 아, 나는 모래주머니가 없구나. 아뭏든 불끈 힘이 솟는다. 용기있는 올빼미들의 비상이 시작되니 나 또한 끓어오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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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튼
케이트 모튼 지음, 문희경 옮김 / 지니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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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1919년부터 24년까지의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는 1999년 그레이스 할머니의 현재와 과거의 교차된 이야기로 진행되는 소설이었다.
영국의 리버튼 대저택. 그레이스는 14살 어린 나이에 리버튼 대저택에 하녀로 들어가게 되었다. 어머니가 있었던 곳, 하지만 지금은 어머니가 더이상 계실 수 없는 그곳으로 말이다. 엄마의 비밀을 모르고 들어간 그레이스는 그 곳에서 저택의 세 어린 남매를 만나게 되었다. 모두가 숨막히게 아름다운 남매들. 16난 데이비드, 14살 동갑내기 해너, 그리고 10살난 에멀린 . 외동으로 자란 그레이스는 저택의 하녀생활이 힘들었지만, 열심히 해내고 또래인 그들에게 호감을 갖고, 그들의 평생을 섬기는. 특히나 해너의 평생을 함께 하는 하녀이자 친구같은 존재가 되어간다.

 규칙 셋, 놀이엔 반드시 세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60p
 
남매는 상상놀이를 하며 게임을 즐겼다. 아이들이 즐긴 이 비밀의 게임으로 말미암아 머나먼 날, 아니 중대한 그 날 바로 그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특히나 아름답고 똑똑했던 해너는 여느 여자애답지 않게 모험심이 강하고, 여성 참정권에 관심을 갖고, 귀족 아이와 다르게 평범한 여성처럼 사무직 일을 하고싶은 요즘 말로 아주 진취적인 그런 여성이었다. 그 당시 현실과는 맞지 않아 갑갑하게 살아야했던..
이 소설은 그레이스의 일대기 이야기이자, 그녀가 바라보는 해너, 에멀린, 그리고 로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많은 남자들이 죽고, 살아 온 남자들조차 상처를 갖고 돌아온다.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살 수 없었기에,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여럿, 혹은 수십명 죽이면서 미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전쟁 신경증이라는 병명이 붙은 그런 증세를 보이며 예전과 다른 불안함, 악몽 등에 시달리게 되었다.
 
마커스 생각이 난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온 세상을 허우적거리며 돌아다니는 아이. 시들어버린 여름 꽃처럼 해너와 에멀린과 리버튼의 환영에 짓눌린 내 피붙이. 시간과 공간에서 달아난 아이. 보송보송한 아기였다가어느덧 장성해서 사랑하는 이를 잃고 마음이 텅 비어버린 아이.
 
그래서 아이에게 녹음 테이프 하나를 남기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그 아이에게는 비밀을, 오래된 비밀을, 긴 세월 숨겨온 비밀을 털어놓을 생각이다. 104p
 
1924년 리버튼 대저택 호숫가에서 젊은 시인 로비가 목숨을 끊었다. 그 자리에 목격자였던 해너와 에멀린은 그 일 이후로 멀어져 두 번 다시 이야기를 나누지 않게 되었다.
 
통속소설과 추리소설에 빠져있던 내게 해너는 소설 속 여주인공 같았다. 아름답고 똑똑하고 용감한 여주인공.
우리는 같은 지역에서 한 집에 살던 또래 여자아이엿다. 나는 해너에게서 결코 내 것일 수 없던 눈부신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167p
 
삼각형에서 한 점이 떨어져 나간 뒤에 나머지 두 점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갔지. 두 점을 잇던 끈이 팽팽하게 늘어져 한계에 다다른 거야. 나는 눈을 질끈 감았지만 끈은 끊어지지 않았어. 668p
 
 하녀 그레이스, 그녀는 해너가 죽은 이후에 모든 진이 다 한 기분으로 한동안 거의 아무런 기운이 없이 살았다. 딸에게도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는 손자 마커스가 태어나자 그녀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받들었던 해너 자매에게 느끼는 그런 기분 이상으로 또다른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녀에서 평범한 주부로 그리고 다시 고고학자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고, 그의 손자 마커스 또한 책을 좋아했던 할머니의 영향인지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다.
 
할머니가 젊은 영화 감독의 제의를 받아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며 마커스를 위해 녹음을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66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함 없이 정말 너무나 재미나게 읽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궁금했던 그레이스만이 간직했던 그 비밀과 해너와 에멀린 이야기는 거의 끝, 아니 아예 끝 부분에 나온다. 그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도 소설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는데, 예상치 못했던 결말까지 읽고 나니 가슴이 너무나 갑갑해왔다.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같은 분위기가 풍기고, 그 안에 미스터리까지 감춰진 로맨스 소설. 이 안에서 나는 사랑을 읽었고, 그리고 비극으로 끝나버린 가슴아픈 이야기를 읽었다. 줄리엣과 로미오가 서로의 사랑을 지속하지 못하고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맺은 것처럼 이 소설 역시 편지의 오해로 인한 비극이었기에 더욱 애닯게 느껴졌다.
재미있는 소설들을 많이 읽었다 생각했는데, 이 소설은 올해 읽은 소설 중 손에 꼽을 소설이 될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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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못 잊을 어머니 손맛 - 구활의 77가지 고향음식 이야기
구활 글.그림 / 이숲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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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하양에서 태어나 매일 신문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낸 구활님의 어머니 손맛을 그리워한 77가지 음식 이야기.
살아 계셨으면 닭이라도 한 마리 잡아 곰국에 밥을 말아 한 그릇 같이 드셨으면 좋았을텐데, 이승까지 오시기엔 길이 너무 멀다. 구활님의 글은 이 책으로 처음 만나봤지만, 어려서 듣고 자란 부모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옛 이야기 같아 재미있었고, 또 공감가는 이야기들에는 고개가 끄덕여지고, 소박하지만 맛있어 보이는 새로운 메뉴들에는 침이 꼴깍 삼켜지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어머니 손맛을 그려낸 요리 레시피가 담긴 책일까? 싶었다 물론 책 표지를 보면 그런 생각은 금방 사라지지만.. 오히려 읽다보니 부모님 어릴 적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따뜻한 감성의 책이었다. 아버지께서 먹는 이야기 좀 그만 좀 해라 할 정도로 어느 순간부터인가 맛있는 음식은 내 주된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 나도 모르게 입밖에 내놓는 말들이 다 그런 이야기였나보다 싶은 마음에 자제를 하려 노력하긴 하지만, 맛집과 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지는 건 비단 나뿐이랴.
 
오늘날의 화려하고, 기교가 넘치는 그런 요리들은 아니지만,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어렵기에 그것밖에 못 먹었지만 그래도 어머니 사랑이 가득한 그 맛이 너무나 그리워지는 구활님의 사모곡 같은 이 에세이 집을 나는 너무나 구수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께 권해드리면 더더욱 행복해하실 그런 책이란 생각도 들었고..
 
맛있게 먹어대던 부대찌개가 사실은 미군들의 잔반들을 한데 모아 끓인 꿀꿀이죽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는 부모님께도 듣고, 여기저기서 들었어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런이야기였다. 보기만 해도 냄새가 나는 잔반을 끓여서.. 그들이 먹다 남긴 소시지 하나라도 건지는 날에는 대박 행운이라며 기뻐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고, 아냐, 잔반이 아닐거야. 깔끔하게 남은 음식을 돌린게 아니었을까? 하고 괜히 위안삼아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책에는 정말 솔직하게 나온다. 냄새나는 잔반이라고 묘사되지는 않아도 먹다 남긴 흔적을 끓여 내놓은게 꿀꿀이죽이었다는 사실을.. 그 음식 하나 사먹으려도 홀어머니께 책 산다 뭐 산다 거짓말 해서 용돈을 타내어 배를 채우곤 하였다는 뒷 이야기까지도 말이다.
 
아, 그리고 우유떡.
이것도 엄마께 들은 이야기여서 반가운 소재였다.
분유를 배급으로 받으면, 쪄먹어서 이도 안 들어가게 딱딱하게 먹었다 하시었다. 아니, 왜 물에 타먹으면 되지? 쪄서 먹어요?
엄마께서도 글쎄, 그때는 먹는 방법을 몰라서 그랬던가? 하면서 어렴풋이 회상하셨는데, 구활 저자님 이야기를 들으니, 물에 타 먹고 다들 설사병이 나서 (우유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서 아마 그랬을 듯) 물에 타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까운 식재료가 처치곤란하여 누군가가 우유떡을 해먹었단 소리에 너도 나도 해먹기 시작했단다.
 
알루미늄 도시락에 우유 가루를 엷게 깔고 밥할때 함께 쪄내면 우유떡이 된다.
우유 떡은 뜨거울땐 약간 부드럽지만 식고 나면 차돌멩이로 변했다.
아무리 단단한 이빨로도 깨물어 먹지는 못했다.
쉬는 시간에 교실 벽에 붙어 해바라기를 하고 있을때 아이들이 딱딱한 우유 떡을 꺼내 갉아먹곤 했다.
24p
 
된장 소믈리에라 자처하는 저자는 전용 된장단지를 가져본적이 있다고 한다. 그 안에는 풋고추, 통마늘, 마늘홰기, 콩잎, 미역줄거리, 명태 통마리, 말린 무 .. 양은 많지 않지만 종류가 다양한 보물단지를 채워넣다 보니 된장단지가 쉬(구더기)의 천국으로 변해 여름을 제대로 난적이 없었다 한다. 또 백조기 여러 마리를 몰래 된장 독에 묻었다가 된장 단지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된장 장아찌가 그렇게 다양했던가? 장아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구활님의 식성에 많이 공감가지는 않았지만, 보물단지로 여길 만큼 행복한 된장단지였다고 하니 어쩐지 그 마음만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했다.
 
어릴적 입맛을 잃지 못해서 된장을 끓일때 매운 고추 외에는 두부도 못 넣게 하고 떡국에 계란도 못 풀게 한다는데 어릴 적 입맛이 평생을 간다는 그 지론에 우리 부모님은 어떠하신가 하는 생각이 다 들었다. 가끔씩 시골 밥상이라면서 두분이 너무나도 맛있게 드시는 것들은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는 반찬들이 종종 있었다. 아마 그 때 그시절에 먹던 반찬을 잊지 못해 그러셨을텐데.. 나도 어려서부터 엄마가 해주신 반찬이 가장 맛있는 것처럼 부모님도 그러셨을텐데 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들었다. 
   

 


빈식 부분을 보면서 옛 이야기들을 많이 떠올리게 되었고, 채식과 육식으로 이어지는 구활님의 이야기들에는 또다른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얼마전에 6시 내고향이던가?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특이한 장, 시금장. 처음 접하는 그 고장 향토 음식을 이 책 속에서 또 만나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의 연속이었다. 작가가 설명해주는 그대로를 나는 티브이 영상으로 보았고, 고향이 충청도인 나와 아버지 (그 프로 애청자이시다)는 아, 저렇게 만드는 장이 다 있구나 하면서 신기해하였다. 보리껍질 중 왕겨를 한풀 벗겨낸 다음 현맥 상태를 팔분도로 깎을때 나오는 고운 가루를 반죽해서 도넛 모양을 만든 후 짚불에 굽는다. 구운 깨주먹이를 줄에 꿰어 부엌 벽에 걸어두고 서서히 숙성 시켜 여름에 절구에 찧어 가루로 만든다는 것.
 
육식 이야기편에서는 피라미에 대한 이야기만 다섯편이나 진행되어 웃음이 나기도 하였다. 육식이라고 해봤자 가난했을 시절 요즘처럼 풍족히 고기를 먹을 수 없으니 개울가에서 잡는 피라미가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것. 우리는 참 입도 편하고 몸도 너무 호사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감사함을 잊고 살아서 문제지. 신랑 말마따나 이렇게 음식이 호사로워진것이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건데.. 나 어릴적만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참고 절약하고 살았던 것 같으니 정말 요즘 먹거리 하나만큼은 넉넉한 그런 시대가 되었다. 아직도 끼니를 잇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어 모두의 행복이라 말하기엔 어렵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이 풍요를 낭비로 이어지게끔 살아서는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절약한다는게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절약하고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것. 추운 겨울날 옛날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면 가끔씩 어릴 적 추억을 풀어놓아주시던 부모님의 이야기들을 훌륭한 입담을 가진 구활님의 추억으로 전해들으니 어릴적 받던 과자 종합 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처럼 행복한 기분으로 가득해졌다.
 
 
경북 지역만의 향토음식도 만나고, 물자가 풍족한 지금과 다른 수십년전의 독특한 음식 문화도 되새기고, 무엇보다도 작가의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만날 수 있었던 책, 어머니 손맛으로 과거로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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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장보기 - 동물들이 골라주는 여러가지 자연 식품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2
조반나 조볼리 글, 시모나 모라짜니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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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5개월 우리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큼지막하게 표지에 나와 있는 동물들의 장보기, 동물들도 좋아하는데 마트 마실까지 좋아하는 아기의 습성까지 완전히 딱 분석해서 정말 적합한 그림책이 나왔단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해도 아기와 마트에 갔다가 직접 카트를 끌고, 물건을 고르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혼잡한 주말이라 다른 카트에 치여서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아기를 달래어 안고 있느라 진땀을 뺐다.

 

직접 가도 좋아하는 마트건만, 집에서 이렇게 동물 친구들이 쇼핑하는 독특한 내용을 그림책으로 읽어주었더니 더 재미있어 한다.

물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장면을 가장 많이 보았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반복 효과가 한참 진행될 때인지 보고 싶은 것만 더 오래오래 보려고 하고, 순차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어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페이지로 돌아가 몇번이고 읽어달라고 한다.

 

자연식품만 있다는 기린마트. 아이들이 간식으로 좋아하지만, 막상 건강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아이스크림, 과자 등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 곳이란다.

넓다란 마트에서 동물들을 어떤 쇼핑을 할까? 아기보다도 내가 더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그림도 독특해서, 나무들의 모양이 강아지,토끼 등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색달랐다. 기린마트의 모습도 자세히 보면 기린 모습이다. 동물들의 마트라는 공간을 창조해내려면 이 정도 상상력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든든한 후원이었을까? 어쨌거나 재미난 그 곳으로 아기와 함께 장을 보러 떠난다.

 

우리가 먹을 것을 쇼핑해오듯, 각 동물들도 각자가 좋아하는 먹거리들을 쇼핑한다. 어느 동물이 무얼 먹고 사는지도 배울 수 있고, 과자가 아닌 자연식품을 선호하는 그들의 취향을 보면서 건강한 먹거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엄마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주위에 흔하게 널린 아이스크림, 과자 등의 인스턴트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힘들다. 나 또한 아기에게 되도록 좋은 음식만 먹이고 싶었는데, 외식 등에서 맛을 보게 된 아이가 떼를 쓰거나 하면 결국 나도 모르게, 아니 오늘 같은 날은 내가 먼저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도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내가 먹고 싶어서 아기를 사주게 되는 것.

이렇게 파렴치한 엄마가 다 있을까.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하는 동화책이었다.

 

아이들의 친근한 동물친구들은 부지런히 건강한 먹거리만을 사들고 집에 간다.

달팽이가 사간 양상추, 민들레, 허브는 생각만 해도 향긋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코끼리 아주머니는 식구들이 배불리 먹도록 아카시아 잎을 세 트럭이나 사간다.

물론 아이들이 아카시아 잎을 먹을 수는 없겠지만, 동물들과 똑같은 것을 모두 먹을 수는 없기에 이해하고 넘어갈 부분도 있는 것. 어쨌거나 그들이 마트에서 담아가는 품목들을 보면서 어떤 자연식품이 있나 생각해보는 시간도 되었고, (물론 아직 어린 아기에게는 모두 다 이해하기에는 힘들 부분이겠지만, 4~7세를 위한 책이라니 이 연령의 아이들에게는 좀더 긴밀히 설명해줄수 있을 것 같다.) 계산도 하기 전에 한웅큼 집어 블루베리를 입안에 털어놓는 아빠곰의 진솔한(?) 모습은 마트에서 벌어지는 이런 저런 일상사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난 부분이었다. 이렇게 하면 안되겠지? 그래, 마트에서는 이렇게 하자. 남들도 배려하고, 규칙이라는게 있으니까 하면서 마트 예절도 배울 수 있는 것.

 

시끄러울 개미와 참새의 실랑이에서도 마트에서 조용히 하는게 남을 배려하는 거라는것도 설명해줄 수 있고.. 
 

 


나무 늘보가 호두를 따는 장면에서 웃음이 났던 까닭은 호두가 마트 포장용으로 비닐에 담긴채 나무에 다닥다닥 열려 있었다. 그림 하나하나를 놓치지 말고 꼼꼼이 보면 재미난 부분들이 제법 있는 듯.

 

마트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과 자연 먹거리에 대한 바른 인식을 주게 하는 그림책.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마트에서 지킬 예절과 앞으로 개선했으면 하는 식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독후활동이 풍성할 그런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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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 김별아, 김주영, 권지예, 구효서, 하성란, 전경린 … 35인 글.그림 작가와의 동행
김주영 외 지음 / 지식파수꾼(경향미디어) / 2010년 10월
절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문학과 예술을 하는 이들이 초대하는 거제도와의 만남.부끄럽게도 나는 아직 거제도를 가보지 못했다. 거제도는 항상 내게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통영과 거제쪽 바다는 유람선을 타고 돌면 달력 그림이나 다름 없는 멋진 풍경이라고 누누히 신랑이 이야기를 해주었으나 통영까지 간다는게 참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외도와 소매물도. 너무나 예쁘다는 외도는 정말 말로만 열심히 들었고, 티브이 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다. 소매물도는 직장 생활 할적에 선배들이 추천해주는 멋진 섬이었고..

결국 나는 아직 거제도를 가보지 못했다. 섬이라고는 제주도와 안면도를 가본게 고작이려나? 인천공항 영종도도 섬에 넣으라면, 공항 갈적에 들렀으니 넣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섬에대한 나의 여행은 초라하기만 하였다. 그래서일까? 보다 많은 이들이 거제를 찾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거제 문화예술회관 관장 김형석님이 스토리 텔링으로 사기쳐서 거제도를 객단가 높은 곳으로 만들자라는 취지로, (사기라는 의미가 부정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었다. 네시 호수, 줄리엣의 집 마케팅 등 스토리텔링이 만들어낸 관광 명소들은 세계적으로도 많다. 그러기에 거제도에 스토리텔링을 부여하자는 것. 거제 포로 수용소는 우리의 감추고 싶은 수치와 상처의 공간이었고, 대우 조선소는 이순신장군이 처음으로 승전을 거둔 공간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자존심과 자긍심의 공간이었다. 그야말로 수치와 영광이 거제에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스토리텔링의 보고였다. 19p 스토리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화가와 작가들을 불러모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거제 기행 후 남긴 멋진 거제의 그림과 글들이 우리에게 책으로 엮여져 새로운 여행 에세이로 소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에는 거제의 사진과 글이 있는게 아니라 한자리에 모아놓은 멋드러진 그림들과 글들이 우리 눈을 현혹시키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한국의 관광도시뿐이 아닌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은 제주도 외 또다른 관광 명소의 탄생을 꿈꾸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일이 아닐까?

나또한 아직 가보지 못한 거제였지만, 가장 가보고 싶은 우리나라 명소 중 하나가 바로 거제이기도 하였다. 아기가 있고, 신랑이 바쁘다는 핑계로 차 타고 장시간을 내려가야 하는 거제로의 여행을 쉽게 추진하지 못했지만, 책장을 넘길 수록 멋진 그림과 글에 매료가 되어서 이미 내 마음은 거제에 닿아 있는 것 같았다. 글 또한 작가들의 글 모음이라 역시 다르다. 여러 작가가 자신만의 특색으로 글을 쓴지라 다 읽는 맛이 다르고 하나하나 놓치기 아까울 정도로 재미나기도 하였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글들은 그 중에서도 몇가지로 따로 있었지만.. 자신이 보고 느낀 거제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에세이부터, 인생에 있어 여러번 만난 거제의 느낌을 총괄적으로 드러낸 작가, 자신의 어릴적 이름에 얽혔던 슬픈 해프닝에서 시작된 거제의 이름 풀이, 그리고 이어지는 거제 기행에 대한 남다른 분석들, 청마 집안이 살고 있다는 거제의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작가들이 각각 거제의 명소들을 따로 맡아 글을 쓰기로 하였다니 그러면서도 그 명소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르다. 밥사주고 싶은 여자, 밥 사주기 싫은 여자라는 재미난 이분법으로 시작된 이현수님의 글 같은 경우에는 지심도의 사랑이야기가 돋보였다. 문단의 한 선배가 재벌가 규수와 함께 지심도로 사랑의 도피를 했는데, 그들의 사랑을 말릴 수 없음을 안 재벌가에서 결국 승낙을 했음에도 지심도가 너무나 아름다워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단다. 지심도라.. 1박 2일에서나 보고 들었던 섬이었는데, 그런 곳이었구나. 아, 가고 싶은 거제의 명소들이 자꾸만 추가되어간다.

글에 푹 빠져 있을라치면 연이어 다음 그림이 또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다.아, 여행 에세이를 이렇게 감칠맛 가득하게 읽을 수도 있구나. 작가들의 글재주는 정말 남다르다고 느낀 것이 그들이 다르면서 같은 재능으로 표현해내는 맛있는 음식의 묘사라던지 다채로운 거제의 묘사들은 음식까지도 사랑하는 내 여행 욕구를 완전히 채워주는 듯 하였다.열기,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그 열기 구이라는 것. 생선 구이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웬지 그 음식은 내 입맛에도 쩍쩍 달라붙을 것만 같았다. 선생은 4월 말 2박 3일간의 거제 여행을 제안함녀서 마침표처럼 한마디를 덧붙였다."해이수, 나는 몇번 가봤는데, 그 맘때의 거제 물빛이 제일 좋더라."그말을 듣자마자 나는 남의 집 담장 아래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파안대소 속에서 봄날의 일몰과 붉은 꽃봉오리와 푸른 물빛이 꼴라주되고 마블링 되어 한몸으로 뒤섞였다. 4월말이 되기까지 나는 때때로 거제를 그런 춘심과 혼몽으로 앓았다. 85p 아하.. 4월 말, 기억해 두자. 거제의 바다가 가장 아름다울 그런 날. 그리고 작가들이 여행다녀온 바로 그 시기를 말이다.

참, 이 책은 세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여행 에세이가 이렇게 다양하게 한 책 속에 담겨 있을 수 있다는데 놀라워하면서 또 그 내용들이 각각 새록새록 재미나게 읽힌다는 것이 비단 이 글을 여행기로만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글그림 예술집 정도로 하면 어울리려나? 아뭏든 거제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청마 유치환의 사랑이야기. 유부남이던 그가 시조 시인 이영도를 사랑해 20년에 걸쳐 안타까운 그리움을 노래하게 하였다니, 유치환에 대해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던 듯. 게다가 그들의 사랑이 이뤄질 수 없음은 유치환이 유부남이었고, 시조시인 이영도는 어린 딸 하나를 기르며 사는 젊은 미망인이었기 때문이란다. 그의 사후에 이영도는 그에게 받은 연시와 연서를 추려 책 한권을 내게 된다. 유치환의 특별한 시선집인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118p 이뤄질 수는 없었지만, 많은 훌륭한 작품을 낳게 한 청마의 사랑, 거제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 멋드러진 이야기들.

부끄럽게도 화가분들의 이름은 잘 알지 못했지만, 작가분들의 경우에는 몇 작품을 최근에 읽은 기억이 있어 기억나는 이름의 작가분들이 몇분 계셨다.구효서, 하성란, 김별아, 전경린 님들..정말 유명한 글들을 많이 쓰신 작가님들의 거제기행이라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김별아님이 취중에 꿈처럼 느끼며 쓴 방사 서복의 거제 탐방기는 정말 옛날이야기를 바로 전해듣듯이, 자기 자신이 서복이 되어 생동감있게 이야기를 진행해주었다. 고려 의종의 폐왕 이야기를 다뤄 준 전경린님의 글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두가 다 재미있던 지라 내 취향대로 몇가지를 꼽아본 것 뿐이다. 세번째 마음을 보듬는 치유의 섬 거제 편에서는 일제 시대의 한글 탄압에 대한 구효서님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조선어를 끝내 고집한 윤동주님의 이야기서부터 지심교 분교에서 우리나라 학생과 선생님들이 찍은 사진, 국어사랑 나라사랑이라는 한글의 그 사진 속에 얼마나 일본군의 탄압에 힘겨웠을 그 이야기를 구효서님은 되새겨보시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있어 기대가 되기도 하였지만, 사실 각 작가분들의 색채가 강렬해 어떤 내용이 완성될지 몰라 재미나지 않을까봐 걱정도 되었던 책이었다. 하지만, 내 우려와 달리 너무나 근사한 거제도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완성되었다.그리고 나는 꼭 아이와 신랑과 함께 거제도로 갈 것이다. 그들이 거제도로 갔듯이 나 또한 4월의 거제 바다가 아름다운 날, 거제에 가서, 아름다운 지심도도 바라보고, 맛있는 요리도 먹고 청마의 사랑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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