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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지 않고 아이 맡기기 - 부모와 떨어질 때마다 울며불며 야단법석인 아이와 웃으며 헤어지는 법
엘리자베스 팬틀리 지음, 현혜진 옮김 / 김영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만 25개월의 우리 아들, 우리나라 나이로 세살이지만, 이 책을 쓴 미국 나이로는 두살인 우리 아기를 보며 책속의 많은 내용에 공감하며 읽었다.
우리 아기보다 6개월, 4개월 빠른 딸을 둔 친구들은 이제 어린이집에 보내고, 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먼저 어린이집 보내달라며 심심해한다고 하였다. 막상 나만 아직은 때가 아니야 하면서 아이를 끌어안고 있다. 어릴적에는 심하지 않던 낯가림이 돌지나 두돌이 가까워지면서 심해지기 시작하였다. 엄마외에 외가, 친가 식구들과 자주 만나 낯가림을 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자주 본 가족이라 생각한 사람 외의 사람을 보면 자꾸 피하려 들었다. 무조건 숨는다기 보다 어른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하거나 만지려 들면 울먹울먹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우리 아기는 낯가림이 아직 심해요. 라고 말을 하곤 했지만, 짖궂게 굳이 아기를 울리시면서 만지시는 어른들께 더 제지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이 책속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아이가 낯선사람을 두려워하면 우리 아이는 아직 낯을 가린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되도록 낯선 사람이 바로 아이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는것이다.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상대방이 오래 방문하게 될 상황이면 아이를 안고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그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하면 좋다고 한다. 물론 그때도 상대방에게 아이를 바로 만지지는 않게 주의를 먼저 주는것이 필요하고..
나는 자식을 넷이나 둔 엄마로써 (작가의 이야기) 그동안 아이들의 분리불안에 맞서 힘겹게 싸워왔다.
..우리가 외출하려고 차에 올라타자 안젤라는 조막만한 얼굴과 손가락을 창문에 바짝 대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7p
사실 나도 아기를 두고 외출을 하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 아기를 데리고 다니고, 심지어 화장실도 아기를 데리고 간다. 못 데리고 갈 형편이면 (요즘에는 아이가 좀 자라서 ) 잠깐 거실에 있을때 화장실에 가면 아이가 문을 두드리며 엄마를 부른다. 그러면 밖에 있는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엄마가 곁에 있음을 알려주며 안심시키곤 하였다. 피치 못한 사정이 있거나 해서 아주 잠깐 외출을 다녀올 상황이면 친정이나 시댁에 잠깐 아기를 부탁드리고, 한두시간 이내로 총알같이 다녀오도록 최선을 다한다. 나가 있는 동안에도 마음은 온통 아기에게 가 있다.
아이들 거의 모두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분리불안 증세를 보인다.
이 증세는 아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당신이 어디론가 사라질 지 모른다는 절박함에서 오는
지극한 당연하고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반응이다.
아이의 분리불안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가다 보면 혼란스럽고 좌절감도 느낄 수 있지만, 아이의 증세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길 바란다.
이는 아이가 보내는 당신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표현하는 가장 확실하고 인식 가능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편안하고 든든하고 안도감을 주는 존재가
바로 당신이라고 생각하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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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기가 분리불안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는데, 수유 기간이 길어져 엄마를 찾는 시간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여겼고, 낯가림이 있어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고 수줍은 성격이 분리불안의 증세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다고는 생각하였다. 뭐든 처음 적응기간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주로 24시간 엄마와 붙어 있다보니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책에도 나왔듯이 아이가 엄마 곁에 있고 싶어하면, 데리고 있을 상황만 된다면 얼마든지 데리고 마음껏 사랑을 전해주라고 되어있다. 사실 일정기간이 되어 강압적으로 아기를 떼어놓는것이 분리불안에 도움이된다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아이를 마음껏 예뻐하고 사랑해줄 수 있다면 데리고 있는 것이 아이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 다만 엄마가 스케줄이 있는 일상생활을 한다거나 분리불안이 일시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계속 증세가 심화되거나 해서 떼어놓아야 할 상황이 온다면, 울리지않고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아이와 떨어지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아이를 안아서 건네지 말자.
아이가 마루에서 놀때나 그네나 높은 의자, 카시트에 앉아 있을때 교대하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아기 곁에 앉아 아이의 관심을 끌 때 재빨리 명랑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나가는 것이다.
아이를 돌보게 된 사람이 아이를 들어올리기 가장 좋은때가 바로 이때다.
그 사람이 아이를 구하는 입장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되면서 아이가 자신을 구해준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50p
몰래 나가지 말자, 작별시간을 끌지말자, 기분좋고 밝은 얼굴로 나가자.
54.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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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나 걸음마를 하는 아기들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바로 지금 우리 아들의 단계. 사실 예전에 티브이에서도 아기 몰래 나가지 말고 인사를 하고 나가라고 들었는데, 막상 실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우리 아기는 보모에게 맡기는 일이 아니라 익숙한 할머니, 할아버지께 부탁드리고 나오는 거라 그런지 자기 눈에서 잠깐 내가 눈에 안띄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졸리거나 해서 내가 필요할때가 아니면 오히려 내가 있을때보다도 더 잘 논다는게 부모님들의 말씀. 아기 앞에서 인사를 하고 나오면, 따라가겠다 울고불고 하기때문에 몰래 안볼때 나가곤 했는데, 익숙만 해진다면 아기를 위해서도 차근차근 상황 설명을 해주고, 엄마는 곧 돌아올 거라는 안심을 반드시 시켜줄 필요가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빼놓지 않고 모두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은 접고,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었다. 친구들처럼 지금 당장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은 아니지만, 내년 혹은 내후년에라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갈 일은 올것이다. 그럴때 아기와 울면서 헤어지기는 싫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낼때 보모나 친척에게 맡길때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매달리는 아이와 죽을 힘을 다해 설득하는 엄마!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아이와의 이별 전쟁을 유쾌하게 해결해주는 실전 지침서. 맞다. 이 책은 정말 단계적인 방법과 유의사항으로 울리지 않고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노하우 가득한 실전 지침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