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유럽 배낭 여행자라면 많은 사람들이 참고한다는 론리 플래닛.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본 적 없는 나는 론리 플래닛도 이름만 들어본 것에 지나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유명한 책의 여행 작가들이 내놓은 다양한 여행 에세이모음집이라고 하니,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에세이는 더욱 매료되는 나로써는 읽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책이 되고 말았다.

 

여행은 참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 대부분은 설렘과 기대를 안고 출발하고 또 그에 걸맞는 여행을 하고 오곤 하였다. 이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여행만 추구해서 였겠지만, 이 책 속의 많은 여행가들은 나처럼 편안한 여행만 추구하기 보다 대부분은 배낭여행, 오지 여행 등에 도전해서 남들이 겪지 않는 독특한 상황에 많이 처하게 되었다. 혹은 평범하게 시작한 여행 속에서도 남들이 겪지 못할 에피소드를 겪은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길을 나설 때 첫번째 규칙은 이것이다.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유머감각을 챙겨라.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얼굴 붉어질 일이 생길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길 위의 모험과 우연한 사건에 관한 이 31개의 여행담 속에는 쓴 웃음이 나는것에서 그야말로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이야기까지 모든 영역의 유머를 담고 있다. 장소와 주제, 어조는 모두 천차만별이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여행에서 얻는 큰 보물은 우리를 웃게 만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상황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것이 이 책을 엮게 된 첫번째 이유다. 6p

 

정말 다양한 이야기와 재미난 삽화가 들어 있었다. 사진이 없는 여행기라 어쩐지 밋밋했지만, 이 책의 느낌은 여행기에 그치지 않고 단편 소설 같은 에피소드들의 나열이라 읽는 재미가 또 새로웠다. 납치될뻔했던 이상한 상황, 항상 일등석만 고집하다가 저렴하게 여행하기로 하고서 지갑째 통째로 도둑맞은 일, 네덜란드 화장실에 갇힌 일, 엄청나게 소비하는 부유하고 가진게 많은 여자친구 집안 사람들과의 갈등, 또 양과 바꾼 펜 이야기 등등도 특이했지만 평범하면서도 어쩐지 그 상황이 예상이 되는 방글라데시에서의 미국인의 경험담이 인상적이었다.

 

외국인 자체가 드문 나라였는지..아마 요즘에도 방글라데시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주위에 방글라데시 여행다녀왔다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우리나라나 미국에서나 흔하게 가는 곳은 아닌 것 같은데..그래서인지 외국인의 존재가 거의 영화배우 이상의 인기를 누린다고 하였다.

 

쳐다보는게 전부가 아니다. 외국인 한명은 도시 구역 전체를 마비시키는 위력을 갖는다. 당신이 나타나면, 상점 주인은 상점문을 닫고 뒤따라온다. .. 또 하루는 십여명의 아이들이 내게 달려들기도 했는데, 이들은 내 손을 잡고 두 블록 정도 떨어져 있는 다른 외국인에게로 끌고 갔다. 닷새만에 처음 만난 외국인이었다. 82p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하달 여행 동반자의 선택에 있어 항상 액운이 끼이는 피코 아이어씨 이야기도 재미가 났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그런 상황에 처해 꿋꿋이 씁쓸한 여행을 해내고, 나중에 회상하며 달콤했다 여기는 그 상황이 유머가 없이는 힘들었을 거라는 것.  

피코 아이어는 친구 루이스와는 여행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든 엮여서 캄보디아, 아이티, 모로코, 미얀마, 터키를 비롯해 수많은 곳을 함께 다녔다.129p

특히 에티오피아에 도착했을때에는 100달러면 아프리카 대륙 최고의 항공사, 에티오피아 항공으로 나라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편안한 코스가 있음에도 하루 렌트 비용이 240달러나 드는 자동차로 최소 열흘 이상 걸리는 전국 일주에 도전하자고 한 친구 루이스는 정말 최악의 트래블 메이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600여 편의 많은 이야기 중에 31편을 추려 엮어 내게된 론리 플래닛의 여행가들 이야기.

이 속에서 우리는 여행을 떠나보지 않고도 참 다양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평소에도 유머감각이 많은 서양인들이라 생각했지만, 여행자로써의 그들 모습이 웬지 선하게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아서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상황에 처해보기는 싫었지만, 만약에 처한다고 해도 그들처럼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유머도 준비하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세계일주 여행을 간략하게 다녀온듯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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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 - 문광부우수교양도서 작가가 읽어주는 그림책 2
김인자 지음, 심수근 그림 / 글로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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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그림책이 까만 표지예요. 왜 그런 걸까요? 이 책의 주요 시간적 배경이 바로 밤에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주인공 아이가 들고 있는 랜턴이 제목을 비추고 있는게 재미나게 느껴지네요.

 

꽤나 영리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귀여운 소녀가 주인공이랍니다. 책장을 넘기면, 우왓. 하고 놀라게 돼요. 익숙하면서 낯선 그런 장면이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배경은 실사로 된 흑백 사진이고, 주인공의 이야기만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요. 그래서 새로운 맛으로 읽게 되더라구요. 아이도 그림이 아닌 사진 자동차를 보면서..부릉부릉 하고서 신이 나서 바라보더라구요. 차를 무척 좋아하는 아기라 그런가봅니다.

 

아빠가 자꾸만 차에 남들이 버린 폐지를 실어서 앉을 공간까지 부족해지고 퀴퀴한 냄새까지 나니, 아이의 얼굴은 좋은 표정이 될 수가 없네요. 뾰로통한 얼굴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에 비해 안경을 쓰고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박스를 챙겨드는 아버지 얼굴이 대조적으로 보이네요. 아하. 표지에 나왔던 랜턴 든 장면이 드디어 나왔어요.

신데렐라처럼 밤마다 밖에 나가 12시 이전에만 돌아오던 아버지, 그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보기로 결심한 아이의 표정이었답니다.

 

아빠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폐지를 모아 무엇을 하려고 하셨던 걸까요? 소중한 아이와 함께 하는 차 안이 퀴퀴해지도록 아버지는 신경을 못 쓰셨나봅니다.

아버지가 그토록 정신이 팔려있던 것. 소녀는 그것을 알고 아버지와 함께 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우리 주위에도 폐지를 줍고 다니시는 나이드신 분들이 무척 많으시지요. 남들이 버린 다 헤진 유모차를 끌고 다니시며 여기저기 폐지를 줍고 다니시는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분들. 이상하게도 할아버지들 보다 할머니들께서 그렇게 폐지를 주우시대요. 그런 분들을 도와드려야겠단 마음을 먹기가 참 어려웠던 것 같아요. 어렸을적에는 하다못해 리어카라도 밀어드려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은데..어른이 되고 나니, 세상에 대한 의심만 많아져서 거리에서 노인분들 도와드리다가 인신매매를 당하는 이야기라던지, 무서운 일에 얽매이는 일들이 많아 자꾸만 우리 주위의 소외 계층에 대한 온정을 보내기가 어려워진것같아요. 그래서 옛날 우리네 같으면 당연했을 그런 일들이 요즘에는 훈훈한 이야기로 티브이에 방영되는 (티브이에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드문 일이라는 증거겠지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구요.

 

얼마전 아이 유모차를 끌고 가다가 폐지를 줍고 계신 아주머니가 길을 가로막고 계셔서.. 길을 비켜달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유모차에서 손을 뗀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보도블럭이 좀 높은 곳이라서 손을 뗐다가 도로나 난간 아래로 유모차가 떨어질까봐 그랬을 수도 있지만..) 죄송하지만, 지나갈께요 하고 말씀드린 기억이 나네요. 연세가 드신 할머니셨으면 아마 제가 길을 뱅 돌아가서라도 뒤돌아 갔을텐데.. 좀 젊으신 분이시긴 했어요. 웃으시며 박스를 펴놓으신 자리를 조금 비켜 주셔서 지나갔는데, 자꾸 그 일이 마음에 걸리네요. 조금만 돌아가면 될 것을.. 왜 도와드리지는 못할지언정 비켜달라고 했을까 하고 말이지요.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아이가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할만큼 자라면.. 그런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저도 더 성장해있는 엄마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구요. 그런 상황에서 좀더 성숙하게 행동하는 그런 엄마가 될 수 있게 말이지요. 도움을 드릴수 있으면 도움을 드리고..(물론 아이의 안전이 최우선인 엄마겠지만요.) 그러면서 같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렇게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구나. 어떻게 해서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을까 ? 하고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답니다.

 

책의 말미에는 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멋진 시디가 들어있어요.

마음에 드는 책이면 녹음기처럼 반복해서 서너번이고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와 몇권의 책을 읽고 나면 목이 다 아파옵니다. 어쩔땐 갈라진 쉰 소리가 나기도 하구요. 그럴때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시디로 들어봐도 색다를 것 같아요. 물론 그러면서 아이 혼자 놔두지 않고 같이 읽도록 노력해야겠지만요.

 

끝으로 재치있는 작가분들이 센스있는 선물도 하나 더 주셨어요.

누룽지 사탕. 숨은 그림찾기가 있더라구요. 저도 미처 모르고 있었는데.. 그림을 다시 쳐다보며 누룽지 사탕 찾는 재미가 생겼어요. 숨은 그림 찾기 하는 좀더 자란 아이들이 보면 더욱 좋아할 선물이겠어요.

 

재미나고 감동적인 그런 그림책이었네요. 아이의 발랄함과 아빠의 성숙한 마음이 어우러진 그런 동화였지요.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올 법한 그런 이야기랄까요? ^ㅡ^

잔잔한 동화들이 감동적으로 흐르는 그 TV동화가 생각나는 이야기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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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 부모와 아이의 인연을 60억 분의 1의 기적
아오키 가즈오.요시토미 다미 지음, 오유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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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정말이지 아스카는 낳지 말았어야 했어.

엄마는 가벼운 목소리로 툭 내뱉었다. 아스카의 존재를 부정하는 그런 말을..

 아스카는 숨을 꼭 참았다.가슴이 활활 타들어가는 것처럼 아팠다. 끊어져라 목을 움켜잡았다.

"어쩜 저럴 수가.. 엄마, 너무해."

 

아스카의 외침은 마침 내리기 시작한 빗소리에 묻혔다. 들리지 않는 자신의 목소리에 아스카는 불안해졌다.

'어, 목소리가..소리가..안..나와...'

아스카는 창문을 열고외쳤다.

"도와줘요. 나 좀 도와줘요."

있는 힘껏 소릴 질렀다.그래도 들리는 건 빗소리뿐이었다.

아스카의 외침은 풍선에서 바람빠지는 소리마냥 힘없이 6월 장맛비에 녹아들었다.

 아스카는 어둠 속에서 덜덜 떨며 서 있었다.

12p



 

책을 읽으며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는 어느 님의 리뷰를 먼저 읽었다. 그리고, 널 낳지 말았어야 했다는 친엄마가 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그 단어만으로도 이 책을 읽고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싶은 아이의 고통이 먼저 전해져왔다. 그런 엄마를 겪어본 적이 없기에 소설에나 존재하는 허구의 일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이지만 책속에서는 분명 그런 엄마가 한 둘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 착한 엄마인척, 좋은 엄마인척 가장하는 스스로의 나약한 내면을 감싸안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해 자신을 포장하는 그런 사람들.

 

책을 읽으며..얼마 안되는 페이지를 넘기고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때 옆에 앉아 호비를 보고 있던 두돌바기아기가 (한국나이로는 세살이지만, 지금 만 두돌을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내 손을 따뜻하게 꼭 잡아주는게 아닌가.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을텐데.. 신기하게도 작고 따스한 아기의 손길을 느낀 그 순간 아프면서도 그 아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래, 이렇게 예쁜 아가를 두고 어떻게 엄마가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스카의 엄마 시즈요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기를 두고 큰 아이와 차별하고, 낳지 말아야했다는 둥, 다리미로 손을 데게 하고도 미안해하지 않고, 목소리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아예 사라져버리라는 끔찍한 말따위 내뱉는다는건 엄마가 할 도리가 아닌 것이다.

그래도 가끔 뉴스에 보면..정말 뉴스에 나올만한 이상한 부모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를 아파트에서 던져버리는 끔찍한 이야기, 자신의 아이에 대한 학대가 자신이 받은 학대에서 이어져나온것이라 해도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시즈요가 아스카를 버리거나 학대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녀가 아스카에게 하는 것은 정신적 학대 그 이상의 것이었다고 본다. 아스카가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너무나 아파하여도 엄마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다행인것은 그녀를 이해해준 담임 선생님과 그리고 뒤늦게나마 깨달은 오빠의 보호,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극진한 사랑으로 아스카는 사랑을 충분히 받은 여느 아이들의 강인함을 되찾는다.

 

부모의 학대뿐 아니라 학교에서의 왕따, 과도한 기대로 멍들어가는 아이들의 자화상 등 우리 시대가 껴안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소설.

하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아스카의 줄거리 속에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어 한편의 아름다운 소설이 되었다. 사랑으로 성장하고, 버팀목을 얻어내어 이제는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해주는 당당한 소녀가 된 아스카. 그녀의 멋진 모습은 자신을 학대하던 어머니에게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정상인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 어머니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또 다른 어머니의 상사의 등장까지..

 

세상의 복잡 다단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맞물려 돌아갈 수도 있구나. 지금의 이야기가 또 미래의 모습이 될 수도 있고, 과거의 모습이 흘러나오기도 하는 구나 하는 그런 구성이 너무나 멋지게 표현되었다 느꼈다. 무엇보다도 아스카의 성장이 가장 아름다웠다.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시즈요의 모습을 아스카가 아름답게 껴안는 그것조차도 너무나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같이 교감하고 반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아직 아기가 어려서 그런 모습이 내게는 없었는지 몰라도 경쟁 사회 속에 아이를 그렇게 내몰지 않을 거란 자신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루토처럼 너무나 몰리는 극한 상황속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이가 있다면 엄마로써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 것인가. 행복을 찾기 위해 성적을 우선시하고, 무조건 등수로만 해결되는 그런 세상에서 어떻게 너 혼자 꿋꿋이 서도 괜찮다라고 토닥여줄 수 있을까.

 

남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아스카. 그런 아스카를 뒤늦게 이해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의 사랑이 앞으로도 활짝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진정한 아스카의 생일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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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다이어리 3 - 분노 뱀파이어 다이어리 3
L.J. 스미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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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짐승을 통제하는 마음이 파괴되기 전까지 너는 결코 안전할 수 없다. 살인은 계속될 것이다.

너는 원한이 가득한 존재를 파괴해야한다. 내가 너를 여기로 데려온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255p

 

미드로도 아주 유명한 뱀파이어 다이어리. 드라마로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1권에서부터 고등학교 퀸인 엘레나와 멋진 미소년 형제 스테판, 데이먼의 삼각관계의 애정과 증오가 흥미진진하게 얽혀 기대감이 높은 소설이었다. 2권을 읽으려고 사두었다가, 게으름에 계속 미뤄두게 되어 결국 3권을 먼저 읽고 마는 누를 범하고 말았다. 3권 먼저 읽고 2권 나중에 읽어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다 읽고 난 결론은.. 그래서.. 벌써 끝난거야? 드라마는 2부로 연결되는데 어떻게 된 것이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만큼 3권의 속도감과 사건 전개는 무척이나 빨랐다. 그리고 우리의 여주인공 엘레나에게 2권 이상의 불행이 닥쳐온다.

 

이미 2권을 읽은 사람들 또한 (읽지는 않았지만 3권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벌써 끝난거야? 하는 마음이 들었을 법하였는데..3권에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내용이 이어졌고, 그리고 정말 대단한 사건이 종결되고 말았다. 그런데 4권이 곧 나온다고 하니 새로운 시즌으로 연결되거나 아니면.. 내가 아는 결론이 또한번 뒤집어진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엘레나와 스테판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2권에서 죽은 줄 알았던 엘레나가 스테판과 데이먼이 싸우고 있는 곳으로 나타나 스테판을 죽일듯이 공격한다. 엘레나는 뱀파이어가 된 것이었다. 스테판은 자기를 공격하는 사람이 바로 엘레나임을 알고 심한 충격과 당혹감으로 어찌할 줄을 모르고.. 엘레나는 스테판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이 데이먼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착각을 하고 새로운 인물이 된 것 같았다.

 

엘레나가 사람의 피로 충분한 안정을 찾은 후에 비로소 제대로 된 엘레나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스테판에게 가한 공격에 대한 후회와 반성. 자신의 장례식에서 만난 친구들과 가족들.. 엘레나에게 영원이란 곧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것이었다.

누구보다 악하다 믿었던 데이먼. 스테판은 형인 데이먼을 끝없이 증오했으나 엘레나에게는 데이먼 역시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을에 일어나는 사건들이 (개들이 떼로 사람들을 공격하고..고양이가 마가렛을 공격하는 등 이상현상들이 자꾸 일어났다.) 또 엘레나를 죽이려고 따라온 기운이 데이먼이 아닐거라는 생각으로 셋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권에서 절대 악의 화신처럼 보였던 데이먼..

그가 스테판과 손을 잡고 엘레나와 함께 공동의 적을 찾아 방어태세를 갖춘다.

 

보이는 대로 다 믿지 말라는 보니의 말. 신들린듯 가끔씩 전하는 보니의 말은 사람들을 당혹하게도 하지만, 그 무서운 존재에 대한 암시를 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였다.
 

 


세사람이 힘을 합치고..그리고 엘레나의 단짝 친구들까지 (죽은 줄 알았던 엘레나의 부활로 다들 기겁하기도 하였지만..) 뜻을 모아 마을을 구하기 위해 힘을 다하였다.

나 또한 그녀들과 함께..혹은 그녀들까지도 의심해가며 누가 배후에 있을지.. 추리해가며 읽는 재미가 남다른 3권이었다. 뱀파이어 소설에 추리소설의 재미까지도 가미되었달까?

 

분노의 끝은 누구를 향해 있는 것일까?

그리고, 막강한 힘을 가진 데이먼 마저도 감당하기 힘든 악의 근원은 바로 누구였을까?

3권을 다 읽은 나로써는 4권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일 뿐이다. 도대체 4권에서는 3권의 결말을 풀어내려는 것일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시즌이 펼쳐지는 것일까?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며.. 나 또한 새로운 4권에 대한 궁금증에 잠이 못 들 것 같은 서평을 마무리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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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페 일기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다카페 일기 1
모리 유지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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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던 책. 사진 속 사진을 또 나는 블로그에 담기 위해 모자란 솜씨나마 찍고 또 찍게 되었다.

모리 유지. 그는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을 생업으로 하고 있는 아빠로, 바다와 하늘이라는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두 남매를 두고 있다. 다짱, 나짱이라고도 불리우는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살아가기에 그의 일기는 다카페 일기가 되었단다. (1등 아빠, 1등 남편으로 손색없는 그의 답변이었다. 이벤트 매니아인 최수종을 생각나게 하는 답변이랄까? )


강아지 와쿠친까지 포함해서 평범한 다섯 가족의 소소한 일상사가 담긴 블로그일뿐인데도 하루접속수가 3만건, 현재는 7만건에 이르는 놀라운 블로그.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웃집 일기같은 그의 홈페이지가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페이지를 넘기는 손끝에까지 행복이 묻어날것같은 사진집이기 때문이라는 옮긴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아, 나 또한 책장을 넘기며 웃고 또 웃었다.



지금 세살 난 아기를 두고 있는 엄마로써.. 지금의 우리집 모습. 혹은 앞으로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함, 그리고 간결하지만 핵심을 잡아내는 위트있는 모리 유지의 한마디 말들. 길고 긴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그 찰나의 순간을 그는 너무나 절묘하게 담아내고, 또 글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웃음을 주는 사랑스러운 아기들과 와쿠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정말 보는 이들의 마음에 뭉클한 감동이 샘솟는다.



우리 아기가 처음으로 웃던 날. 그 미소가 너무나 예뻐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뒤집기를 하던날, 그리고 처음 기던 날. 처음 걷던 날 모든 것들이 다 신기하고 예뻐서 사진기를 들이대었다. 물론 귀중한 순간이 찰나로 흘러가 놓친 순간들이 많았지만 말이다.



아기가 25개월이 넘어서는 지금은 카메라가 곁에 있어도 아기를 잘 찍어주지 못하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데.. 어제의 우리 아들 모습이 내일은 볼 수 없는 모습인데.. 매일 찍어도 모자랄 사진을..나는 그저 잊혀질 눈에만 가득 담고 있는 것이다.

엄마에게 다가와 활짝 웃어주는 아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골똘하게 몰두하는 아들. 그 예쁜 순간들을 왜 나는 담아내질 못했던 걸까?



모리 유지가 담아낸 아빠의 시선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사랑 그 자체이다.

그리고 너무나 예쁜 그 모습에 읽는 이들까지 헤벌쭉하게 만들어준다.



언젠가 유모차에 탄 우리 아기를 보고 지나가던 청년이 "아, 나도 결혼하고 싶다. 저런 아기 낳고 싶다."라 말했다던데..

이 책을 읽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성 싶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 우리 아이도 이랬지. 귀여운 녀석 같으니라구 하면서 한번 더 안아주고픈 생각이 들테고.. 아직 미혼인 사람이라면..얼른 짝꿍 만나서 이렇게 알콩달콩 살고 싶구나 하는 마음이 소록소록 들 것이다.


옷을 벗기고 입힐때 이렇게 옷이 머리에 걸려버리면.. 압둘 아지즈 씨라고 놀리곤 하는 철없는 엄마인 나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장면이 이 장면이래서 얼마나 웃겼을까 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제일먼저 셔터를 눌렀던 사진이다.


으흐흐.. 아빠를 위해 노력하는 귀여운 바다. 바다가 다섯살 생일 며칠 되기 전에 동생 하늘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동생을 너무나 귀여워하는 바다. 남매의 귀여운 사랑은 너무나 잘 어울린다.


보고 한참 웃었던 바로 그 사진. 남편에게 빨래 개어달라고 입아프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렇게 머리 쓰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인듯 싶다. 정말 귀여운 그들의 일상. 아..이러니 하루 방문 수가 7만건이 넘어가지 싶은 생각이 새록새록.




너무나 절묘한 멘트의 압권. 기타가 치고 싶다는 딸 바다를 위해 우쿨렐레를 사주니, 그녀가 하고 싶었던 건 로큰롤이었다는데..표정을 보니 정말 그렇다. 그녀는 로큰롤 매니아.


강제로 주민등록을 당한 강아지 와쿠친과 토끼. 아기들과 잘 지내는 와쿠친. 하지만, 당하고 나서 항상 의심하는건 아빠 모리. 역시 강아지는 아이들을 사랑하나보다.

아이들과 애완견을 같이 키우는 것에 많은 생각이 들곤 하였지만 그들의 삶을 바라보면 좋은 점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와쿠친..너무 귀엽다. 항상 당하는 쪽이지만 어쨌거나 너무나 절실해보이는 모습인걸? 새로운 아파트가 마음에 드세요?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정말 귀여운 하늘인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무서운(?)이 연출되어 버렸다. 아, 정말 귀여운데.. 엄마 닮았다니.. 예쁜건 나 닮고 이상한건 상대방 닮고..하하하.

어쨌거나 두 주먹 불끈 귀여운 아기 모습이다. 아기 사진을 찍다보면 항상 웃는 모습보다 이렇게 울거나 찡그린 모습이 더 매력적일때가 많다.


요즘같은 가을. 그들 가족의 모습. 아빠 목말은 태워줘봤는데 엄마인 나는 한번도 안태워줘봤다. 떨어뜨릴까봐 무서워서..

그런데 이 사진도 무척 예쁘네. 사진을 찍기 위해 바닥에 드러누웠던 아빠의 열정이 옆에 드러난다. 이렇게 찍는 거였구나. 난 서서 어정쩡하게 찍어주곤 했는데..


아이들이 연출하는 새로운 드라마와 시나리오들. 위험한 장면이 연출될때도 있지만..아이들에게 일상은 곧 모험이고 도전인가 보다.

우리 아들은 아직 서랍속에 들어간 적은 없지만..맨 아래칸도 아닌 둘째칸에 들어가 놀라운 장면을 연출한 귀염둥이 막내 하늘이.

오늘의 있을 수 없는 일. 아이들과 함께라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정말 무궁무진하게 일어난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그런 해피 바이러스.



이 책을 해피 바이러스로 임명하노라.

아기엄마로써 정말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책.

옆에 끼고, 수시로 찾아보며 우리 아이의 예쁜 모습도 이렇게 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한 책.

글이 아닌 사진으로도 무한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 바로 다카페 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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