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랜드 이모탈 시리즈 3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엘리슨 노엘의 임모탈 시리즈 6부작 중의 3번째 작품 섀도우 랜드를 만났다.
1권 에버모어(http://melaney.blog.me/50078266294)에서 에버는 놀랍게도 매력적인 불사자 데이먼이 그의 영원한 사랑임을 알고, 윤회의 시간 동안 그녀를 계속 죽여왔던 드리나와의 악연에서 벗어나게 된다. 2권 블루문(http://melaney.blog.me/50090644834)에서는 사랑하는 데이먼을 구하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어, 로만의 책략에 의해 다시는 데이먼을 만질수도 없는 그런 비극적인 운명에 처하는 것으로 결말지어졌다. 그리고 3권, 섀도우랜드. 

 



 

내가 너한테 엘릭서를 마시게 한 순간, 무한한 삶이 주어지고, 모든게 변했지.

서머랜드나 다리 너머 저 세상에서의 영원한 삶이 아닌.... 섀도우랜드가 너의 최후가 돼버린거야. 83p

 



 

그들이 다녀오곤 했던 서머랜드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상상해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들의 도피처가 되어주기도 하고, 쌍둥이를 만난 곳이기도 하였다. 평범한 사람이 죽으면 가는 그 곳이 불사자가 된 지금은 최후의 순간에 절대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리다...

 

영원 불멸한 삶에 대해서 , 게다가 영원한 젊음을 즐기며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마법과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도 읽고, 경험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된 그들. 짧은 세월을 살다가 가야하는 나약한 인간들에게는 불사의 삶, 그리고 만능의 삶은 너무나 누리고 싶은 희망이었을지 모른다. 이 책에서 데이먼의 경험과 반성을 통해 몇백년 이상 이어져내려온 불사의 삶이 얼마나 끈질기고 지겨울 수 있는지.. 혹은 능력 남용으로 세상에 그들의 존재가 드러나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지 등이 나타나고 있다. 데이먼은 진정으로 업을 거스른 자신의 삶을 반성하였다.

갑자기 중년의 남자처럼 변해버린 평범해지고자 하는 데이먼의 변화에 참 많은 부분이 소요가 되고 할애가 되어 중간까지는 약간 늘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에버. 아직 불사자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 아니면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10대 일반 소녀들과 같이 너무나 진지하지 못했다. 그녀의 가벼운 선택들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아..사실 읽는 내내 속상하기도 하였다. 어릴 적 보던 영화나 소설에서 꼭 여자들이 문제를 일으키곤 하였다. 남자들의 전쟁, 중대사 등을 처리할때 여자가 문제가 된다는 것. 같은 여자인 내가 그렇게 남성 중심의 스토리를 지켜보며 수긍한다는게 참 기분 나쁜 일이었는데.. 이 책에서도 너무 어린 나이에 심각한 사태에 말려든 에버는 꾸준히 문제의 중심에 놓이는 것 같았다. 사실 남성 중심 여성중심을 떠나 나이가 어려,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감정에 치우치다보니 정말 중요한 부분들을 많이 놓치고 있었던 것..

 

섀도우 랜드와 데이먼의 치료제 만큼이나 중요했던 주드의 등장.

레게머리를 하고, 스타일도 좋고, 게다가 아직도 보고 싶은 사랑하는 동생 라일리의 소식까지 전해주는 그의 등장은 데이먼을 불안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에버, 주드, 데이먼 이 세 남녀가 엮어내고 풀어가는 새로운 이야기.

 

불사의 능력을 갖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였기에 그들의 사랑을 더이상 방해할 존재가 없을 거라 믿었음에도 1권,2권, 그리고 3권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 인물의 등장으로 자꾸만 꼬여가고 복잡해져 가는 데이먼과 에버의 사랑.

 

4권에서는 에버가 저지른 일들이 어떻게 수습이 될지.. 로만이 꾸민 일이 어떤 식으로 복잡하게 풀려나갈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하기에 더욱 기다려진다.

 

뱀파이어 시리즈와 비슷한 소재인 것 같으면서도 다른 뱀파이어들과 다른 임모탈이라는 소재로 독특한 이야기를 구축하고 있는 엘리슨 노엘의 재미난시리즈..

영원 불멸한 사랑이야기에도 고난은 계속 이어지나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재미에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져도 또다시 나는 4부의 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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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라운지
박성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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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북유럽이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
무척이나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가보고 싶은 환상의 여행지가 되어가고 있는 곳.
사실 서유럽, 동유럽, 터키 등을 다녀오고 난 이후에 북유럽을 생각한다지만, 아직 그 어느 곳도 다녀오지 못한 내게는 유난히 멀게 느껴지는 곳이 북유럽이었다.
 
하지만, 노르딕 라운지라는 그 이름을 들었을때 누구보다도 먼저 이 책을 만나 읽고픈 욕심은 생겼다.
처음에 나는 노르딕 라운지가 공항 라운지를 말하는 줄 알았다. 책의 첫 머리에 보니 여기에서 말한 라운지는 라운지 음악을 말하는 것. 북유럽 특유의 라운지 음악에 대한 감성을 살리려 한 ..그래서 저자가 라운지 음반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헬싱키와 스톡홀름에서 여행 및 음반 작업까지 동시에 추구해가며 여행 에세이까지 엮어내게 된 사연을 들려주었다. 
   

 


공항 라운지는 아니었지만, 끝에 보니 호텔 라운지를 말하는 것이었다. 호텔라운지에서 들을 법할 음악을 라운지 음악이라고 한단다.
사실 나는 멋진 재즈나 분위기 좋은 곡을 들으면 카페 음악이라고 생각했지 호텔 라운지 음악을 떠올리기는 힘들었다. 실상 호텔 라운지란 내게 선보는 어색한 자리라는 인상이 강해서 어떤 음악이 들렸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열심히 강조하고, 그가 작업한 음악을 QR코드로 직접 들려주기까지 하는데.. 안타깝게도 스마트폰이 없어서 저자의 멋진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다.
 
성균관 스캔들로 유명한 음반 프로듀서 박성일님이 직접 여행을 하고 다녀와 홀로 북유럽을 거닐던 그 감성 그대로 담담한 문체로 적어내려간 글들은 처음에는 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그는 재치있는 사람이었던 지라 후배 가수 김동욱에게 쓴 편지에서의 센스라던지 강남 아이들의 행복 조건 등 예상 외로 웃음을 주는 요소들이 많아 제법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여행에세이를 전해주었다.
 
순전히 여행만 하다 왔으면 좋겠지만, 여행을 곧 작업의 일환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자였기에 그의 여행은 감성 충만한 그대로의 느낌을 곧 음악으로 살려내는 환상적인 작업이 된다고 하였다. 여행을 즐기며 곧 거기에서 생산까지 해내는 그의 능력이 부럽기도 하고, 그러기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의 여행이 부럽기도 하였다.
 
작곡가로써의 면모 뿐 아니라 핸드메이드가 발전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도시 미학이 돋보이는 디자인까지 그는 하나하나 놓치는 부분 없이 세심하게 들려주고 보여주었다. 뭐든 새것으로 갈아치우는 우리의 습관과 달리 하나를 보아도 그것이 완전히 고장날때까지 다시 고쳐 쓰고 재활용하는 북유럽인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허술해보이는 창문 고리 하나까지도 예사로 넘기지 않고 사진으로 담아내어 하나의 멋스러움을 연출해주었다.
 
그림과 같은 영상이 펼쳐지는 곳에서 정말 꿈에서 상상하듯 그런 예쁜 카페가 나타나고.. 그 안에는 어쩐지 아름다운 여인이 있을 것 같았는데? 하면서 반전을 꾀하는 그의 화법에 휘말렸다가 결국 정말로 아름다운 여인이 고고하게 책을 읽고 있는 장면이 나타나 폭소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가 말하듯 우리나라의 전방 다방처럼 그녀는 홀로 찾아오는 외로운 남자들의 말벗 같은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재미나게 전해주었고.. 
   

 


핀란드 하면 떠올리는 자기전에 자일리톨 껌을 씹어요 라는 부분에 대한 의문도 풀어주었다.
가장 재미나게 읽었던 부분은 앞서 말했던 김동욱이라는 가수에 대한 따뜻하고도 위트넘치는 편지였는데, 홀로 여행을 하는 외로움 속에 한국에 남은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뭍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더욱 있었다. 나, 트림하면 연어냄새 나는 남자야 하고 말하는 그의 센스까지도 말이다.
 
교통비와 물가가 말도 못하게 비싸고, 음식까지 영국음식보다도 맛없다고 하였지만, 북유럽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그의 이야길 듣고 있노라면, 나 또한 그들의 담백하고 고즈넉한 모습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았다. 여행하면 맛집이지 하고 주장했던 내가 말이다.
 
뮤지션이 들려주는 감성어린 에세이. 노르딕 라운지와 함께 하는 것으로 내 짧은 기차 여행은 (사실 여행은 아니었고, 잠깐 볼일이 있어 급하게 다녀오는 길이었지만..)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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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
고데마리 루이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0년 11월
절판


이 사랑을 어찌 하면 좋을까..
다 읽고 나서 애틋한 그 마음에 가슴이 시리기까지 했던 소설.


신랑과 항상 함께 하고 싶은 길을..어쩔 수 없는 이유로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할때 그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더욱 강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홀로 파리 학회를 가느라 7일 이상 떨어져 있어야 했을때.. 또 어제처럼 신랑 혼자 두고 나 먼저 아기 곁으로 내려와야했을때 등..
떠나는 버스를 향해 한없이 손을 흔들고 있는 신랑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사실 만나고 매일 보면 투닥거리기도 하고, 그렇게 애틋하기만 한 사이도 아니면서..막상 떨어져 있으면 제일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이 되어버린다.
환상적이게 로맨틱한 사랑은 아닐지라도 정녕 그는 내게 소중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 소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시리면서도 어제 우리가 그렇게 잠시 떨어져야 했던 것이 생각나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건 말이야. 핫파짱의 영혼 입자가 빛보다 소리보다 더 빨리 보고 싶은 사람 곁으로 날아가서 그 사람의 마음의 문에 노크했기 때문이야."

..."한밤중에 잠에서 깨서?"
"깬적도 있지만, 깨지 않은 적도 있어. 하지만 깨지않아도 '왔다'는 걸 똑똑히 알 수 있다는 게 더 이상해.
더 이상한 건 그 순간 내 영혼의 입자가 노크해준 사람의 곁으로 휙 날아가버린다는 거야."
9.10p



아라시가 날아왔다. 지금 막 아라시의 영혼 입자가 우주 저편에서 날아와 내 마음의 문에 노크했다. 16p

나이를 먹어도 이렇게 사랑 이야기에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보면, 사랑이라는 것이 참 신기한 것 같다.
사실 무뎌질만큼 사랑을 깊이 열렬히 해본 적이 없어서 언제나 설레는 마음일 수도 있겠고, 어쨌거나 책이나 영화를 통한 간접 경험의 사랑들도 내게는 또 하나의 사랑인양 깊은 한숨을 내쉬게 한다.

아라시를 1초도 잊은 적이 없었어.
3억 1,536만 초를 생각했어. 그건 내가 그랬어.
줄곧 아무도 좋아할 수 없었어. 너 외에는 누구도. 73p

유치한 사랑 이야기라고, 아니면 낯 간지러운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그들의 사랑이 예쁘기만 하다.
사실 아라시가 제비 새끼라는 욕을 먹으면서, 연상의 모피녀들과의 만남을 가지는 이야기가 나올때에는 바람둥이처럼 흘러가는 사랑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10대부터 30대까지 한시도 서로를 잊지 않고 사랑해왔다. 그렇게 오래 떨어져있었음에도 약속을 지키고, 서로를 생각하고, 다른 이를 가슴에 묻지 못했다.

세상의 반은 남자고 여자라는 진부한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정말 그 사람 외에는 다른 사람이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평생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로망일지도 모른다. 단 둘 뿐이라는 이 사랑 이야기가 오히려 비현실적일수 있음에도 너무나 달콤하게 나를 유혹하는 것은 이 세상 사랑이 이렇게 영원하고 순결한 것이기를 바라는 생각에서일지 모르겠다. 작가가 여성이어서 이렇게 달콤하게 내 마음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인지...

너무나 활발해 보였지만, 그 안에 깊은 슬픔과 아픔을 간직했던 아라시와의 만남.
머리에 난 상처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등교 거부를 해버린 날 부모님이 대안 학교 같은 학원에 보내서, 아라시와 만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유복해보였던 아이, 나이가 많아보였던 아이는 의외로 동갑이었고, 첫 키스의 순간이 달콤했었던 만큼 나는 그 아이가 하는 모든 말들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십년.. 13살의 소년 소녀가 20대의 청춘이 되어 만났다. 아라시가 과거에 만났던 여자가 나를 도둑고양이라고 부르는 바람에 마음이 상했지만, 아라시는 웃으며 도둑고양이를 소재로 소설을 쓰겠노라고, 일러스트는 꼭 내가 해주어야 한다고 말을 했다. 20대에 우리는 몇년간 같이 살며, 열심히 사랑하고 서로를 아꼈지만, 그럼에도 서로에게 내게 되는 생채기는 어찌할 수 없었다. 나는 그의 아픔을 건드리지 말아야 함을 알면서도 내가 견딜 수 없는 그 상처에 결국 곪아버린 부분을 건드리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의 연락도 거부하게 되었다. 그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다시 10여년.. 32살의 나. 아라시를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 아픈 내게.. 낯선 출판사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아라시의 동화책, 글을 쓰는 줄은 알고 있었으나 동화책은 처음인, 아라시의 작품에 꼭 내가 일러스트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아라시와 연락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나를 기억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 엽서를 보내주고, 나를 위해 말했던 바로 그 소설 <도둑 고양이와 유목민>을 연재하게 되었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다시 나는 아라시가 나를 찾아와 노크함을 느끼게 되었다.

책에 파란 부분이 있어서 처음에는 어떤 부분인가 하였다. 바로 아라시의 작품이 액자식으로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독자가 아닌 나에게만 보내는 특별 장이 있었다.
나와 아라시, 그리고 도둑고양이와 유목민. 두 가지 이야기가 모두 맑은 종의 울림처럼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사실 액자식 구성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나, 아라시의 작품은 그냥 그대로 소설 이상의 감동으로 우리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이야기였다. 사랑하지만, 내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마음이 소설을 통해 드러나는 듯한..

거짓말을 즐겨 하는 듯 했던 아라시의 말들이 사실은 믿으면 사실이 된다는.. 아라시의 말처럼..

누군가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꿈같은 그의 말들이 모두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능한 이 모든 것들을 나는 간과하고 살아온건 아니었을까.
사랑하면서도 서로 만나지 않고, 끝까지 어긋날까봐 두려웠던 아라시와 고노하의 사랑. 표지처럼 서로가 아슬하게 잡은 손을 놓친 채 반대방향으로 헤어져버릴까봐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었다.

사랑. 이제는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기보다 어린 아기의 눈을 먼저 바라보며 웃음짓게 된 부모가 된 사랑이지만, 연애소설 속처럼 환상적이진않으나 현실적이고 조금은 덤덤한 사랑을.. 나는 지금의 현재에서 이뤄나가겠단 생각이 든다. 많은 독자들로부터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연애소설 작가'로 주목받는 고데마리 루이님의 작품으로는 처음 읽게 된 작품이었는데, 충분히 서정적이고 맑은 사랑에 그동안 불륜에 찌들어있는 소설속 지나친 사랑들에 식상했던 마음이 풀어져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시원한 느낌. 나의 입장에서 살펴보면서도 소설을 통해 드러나는 아라시의 심리 묘사가 탄탄하게 받쳐졌던 멋진 설정의 소설. 이들의 깨끗한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작가가 생생히 살려내준 두 주인공의 행복을 바라는 독자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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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오브 브라더스
스테판 앰브로스 지음, 신기수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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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기 전,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대한 이름을 듣게 된것이 훨씬 오래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워낙 유명한 드라마라 그랬는지, 전쟁이야기에는 영 문외한인 내게도 이 드라마를 볼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다. 드라마의 유명세를 먼저 들은 오빠와 신랑이 추천해주었으나, 워낙 길고 방대한 양이라고 하면서 암튼 빠져든 사람들은 헤어나오기 힘든 역작이라는 평가까지는 전해주었지만, 전쟁이 낯선 내게는 선뜻 선택하기 쉬운 주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나오니 제일 먼저 읽고 싶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드라마의 양이 상당히 방대했음에도 책이 한권이라 처음에는 놀랍기도 하였다. 작은 글자로 여백 없이 거의 촘촘하게 채워진 책을 보고, 억지로 늘이지 않고 한권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더 고맙게 느껴졌다. 사실 이 책은 초판본이 아니다. 번역서로 벌써 두번째 나온 책인데, 앞서 책을 평가한 분들의 글을 읽어보니, 예전 번역서가 워낙 오류가 많아서 새로운 번역서는 그래도 좀 깔끔하게 많이 손보아진 책이라는 평을 얻었다. 사실 전쟁 용어나 무기 이름 등에 익숙하지 않아서 번역이 매끄러운지 어떤지 여부를 평가하기는 어려웠지만, 읽는데에 나로써는 큰 무리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2차 대전의 실제 영웅들, 지상 최강의 보병 중대 미 육군 506 공수 보병연대 E 중대의 훈련과정에서부터 실제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이뤄낸 가장 어렵고 힘든 임무 중에서도 빛을 발한 정예부대의 활약에 대한 모든 것을 그려낸 책이었다. 소설과 에세이 등에는 익숙해 있지만, 처음 이 책을 읽을때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들고, 몰입하기 힘든 훈련 과정 등에서 읽는데 지루함을 약간 느꼈으나 그들이 열정을 바쳐 치뤄내는 엄청난 전투씬들에 대한 묘사에서부터 한껏 빠져들기 시작했다.

 

공공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최악의 상관이었던 소벨, 하지만 E중대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소벨의 극악한 훈련이 있어 실전에서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던 윈터스. 나를 따르라는 말로써 다른 누구보다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절정의 지휘력을 보여준 실로 놀라운 상사.

 

마켓가든이라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며 영국 1공수사단이 10005명이 강하하였으나 9일만에 2163명만이 철수하는 최악의 손실을 이뤄내었지만 E중대 역시 중대한 손실을 입었다 하나 그들은 154명의 대원들 중 132명이 살아돌아왔다. 실로 E부대의 활약은 소수 정예의 막강한 엘리트 군사팀이라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을 무렵에 연평도 사건이 터져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기도 하였다. 우리나라가 종전국이 아니라 휴전국임을 잊고 있었다는 어느 님들의 말씀처럼 정말 나는 평화에 너무 젖어 살아왔던 것이다. 이라크 전에서나 있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하고 탄식했던 연평도 어느 주민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이 책 속의 강인한 공수부대원들조차 살아 남기 힘들거라 예상한 각 전투들에서의 과정이 더 실감나게 느껴져서 무서움이 더 강해졌던 것 같다. 이제는 다시는 이런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는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의 지옥같은 전쟁을 글로 만났다.

 

하버드대 영문학도 출신의 웹스터가 어머니께 보내는편지에서 다른 사람의 아들이 진흙속에 처박혀 죽기를 바라십니까. 타인의 목숨 또한 나의 목숨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웹스터의 그 희생 정신이 놀랍게만 느껴졌다. 전우를 살리기 위한 똘똘 뭉친 그들의 노력이 있어 부상을 입은 몸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얻어 전투에 참가하는 대원에서부터 편한 보직을 박차고 다시 전쟁터로 전우와 함께 하려는 전우들까지.. 오늘날의 이기적인 현대인의 모습에서는 보기 힘든 그런 모습들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게다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널리 알려진 그와 비슷한 일화도 이 책에 나와 있었다. 프리츠라는 군인이 집에 돌아가게 된 이유가 바로 3명의 형제가 죽어 혼자만 남게 된 것. 같은 날 세통의 전사통지서를 받게 된 그의 어머니를 위해 군은 가능한 빨리 전선에서 그를 빼내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한쪽 엉덩이에 총알이 관통하여 다른 엉덩이로 나오는 바람에 한 발의 총탄으로 네 개의 구멍을 갖게 된 어느 병사, 180이 넘는 키로 앞장서 진격하다가 사령관으로 오인받아 독일군의 총탄이 목을 관통하였던 군인은 동료들이 이제 가망이 없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도 살아남았다. 탱크에서 나오다가 하반신이 날아가버린 병사.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만났던 끔찍했던 장면들은 이 책에서는 실제의 전투는 우리가 영화에서 보아오는 그 이상으로 끔찍하고 무서운 일들이 벌어짐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살아남은 전우들의 종전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살아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윈터스에게 보낸 라니의 편지에 이런 글이 기억에 남는다. 목숨을 걸고 전우를 지키고, 임무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한 그들은 자신의 공까지 전우들을 위해 넘기는 그런 마음씀씀이를 지닌 진정한 영웅이었던 것이다.

 

'중대장님, 가끔 전쟁 당시 얘기를 할때면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전쟁 영웅이지? 맞지? 하고 물어보는 손자에게 해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니란다, 얘야, 할아버지는 단지 영웅들이 있던 중대에서 복무를 한 것이란다.;라고 말입니다....'

 

3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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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2010-11-2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갖던 책입니다. 리뷰가..아주 정갈합니다.
도입부 약간의 지루함을 이겨네야하는 책이군요.^^

러브캣 2010-11-2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빡빡한 시작이 처음에는 좀 낯설었거든요. ^ㅡ^ ㅎㅎ 그래도 읽다보면 생생하게 전해져오는 그 느낌이 무척 새로운 작품이었어요. 미드로도 만나보고 싶어졌네요.
 
잘못된 입맛이 내몸을 망친다 - 살찌는 입맛, 병을 부르는 입맛을 바꾸는 생활 개선 프로젝트
박민수 지음 / 전나무숲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사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무척 어려운 것들이 바로 식습관과 건강에 관한 것이었다. 오늘 저녁만 해도 떡볶이와 떡국으로 배부르게 과식을 한터라 쉽게 잠이 오지 않아 더부룩해하고 있었다. 이 책은 읽고 싶으나, 분명 내게 꾸지람 가득한 책일 것 같아서 또 망설여지기도 하는 양날의 칼을 가진 책이었다.
어쩌면 식생활에 대해 뻔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 책으로 인해 내가 그동안 게을리 한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 박민수님은 서울대 의대 출신의 가정의학 전문의이자 '내몸 경영'의 지도사로 알려져 생활습관돠 식습관을 철저히 파악한 뒤에 습관 교정에 집중하여 그를 거친 환자의 90% 이상이 습관교정에 성공해 건강의 기본기를 재정립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다. 책 표지에 보이는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 한무더기. 내 입맛에 딱인 ..그러나 분명 의사선생님 눈에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보일 그것에 대해 분석을 들어보고 책 속에서 평가를 받기로 하였다.
 
잘못된 입맛을 바꾸면 지금까지 시달려온 몇몇 질병들이 깨끗이 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필자는 입맛 훈련을 통해 고혈압, 당뇨 전단계, 고지혈증, 지방간, 우울증과 같은 비교적 심각한 질병을 완치시킨 경험이 있다. 이것이 바로 어떤 어려움이 잇더라도 입맛을 바꿔야 하는 이유다. 27p
 
단맛의 중독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하루에 몇잔씩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것이나, 설탕이 듬뿍 들어간 청량음료나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다. 33p 그밖에 짠맛, 매운맛의 중독 증세도 심각한 문제라 하면서, 뇌위에 각인된 강력한 음식 기억때문에 나쁜 음식인줄 알면서도 자꾸 먹게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러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책임은 전가시키지 말라니, 내 입맛을 되돌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사실 한두잔은 괜찮겠지 하면서 식후에, 혹은 입이 심심할때마다 마시곤 했던 커피. 아기 수유를 한다고 자제한다고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하루에 두세잔씩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연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 좋을텐데, 대부분 모카 커피나 카푸치노처럼 설탕과 크림이 가득 들어 있는 그런 커피를 마시곤 했던 것이다. 단 음식에도 길들여지고, 살까지 찌는 지름길이었는데.. 커피 한두잔쯤 어때? 라는 생각이 불러온 자멸의 결과가 바로 단맛의 중독성으로 이어지는 것이었다니.. 다이어트와 식습관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커피부터 멀리해야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단맛과 짠맛과 매운 맛의 기억을 개끗이 지우기 위해 마음 한 가운데 이성적 맛을 세워보자.
생각하는 입맛이 필요하다. 살찌는 입맛에 맞서는 지혜로운 입맛이 당신의 건강을 살린다. 65p
 
잘못된 입맛에 대한 충고만 이어지지 않고, 실제로 입맛 소독 탈감작 훈련법과 문제 음식을 제거하는 기간 등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침들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것이 이 책만의 차별화된 전략이었다. 사실 내게 필요한 책은 바로 이런 책이었다.말로 구구절절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을 늘어놓기 보다, 그러니 이렇게 바뀌기 위해 어떻게 해야한다는 실천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책.
 
광폭한 식사를 하는 그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예전 직장 생활에서의 내 모습이나 현재 아기를 돌보며 밥을 먹는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직장 생활에서는 너무나 바쁜 업무의 연속으로 식사 시간에도 나도 모르게 속도가 빨라져 그렇게 바쁘게 밥을 먹고 난 후에는 거의 체할 것같은 기분이 들곤 하였다. 종종 그렇게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퇴사를 하고 집에 있는 동안에는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아기를 낳고 키우다보니 아기 밥먹이고 나서 내 밥을 먹을때는 아기 눈높이에 맞춰 놀아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밥을 거의 숨도 안 쉬고 쓸어서 입에 넣고 있는 내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같은 아기엄마인 친구들과는 "밥을 거의 쓸어넣는다. 마신다고 해야하나?" 하며 우스개소리로 이야기하곤 했지만, 편안하게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다. 
  

 

 
신토불이 음식으로 광폭한 입맛을 진정시키도록 조언해주고, 입에 쓴 음식으로 면역력을 키우라고 한다. 질긴 음식으로 입맛의 인내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다.
입맛을 통제하는 시청각 훈련을 들이도록 도와준다. 식탐을 (그래, 지금 내모습은 식탐에 너무 치우친 모습이 많았다.) 잠재우는 마법 처방도 나와 있어서 그 다섯 가지 중 한가지인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조항을 위해 적합한 클래식 음악을 선곡해주기도 하였다.
 
입맛 혁명을 완성하는 상황별 대처법에는 추천음식까지 소개되어서 흐트러지기 쉬운 일상의 틈새를 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줄여 입맛 훈련을 완성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었다. 3부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건강한 다이어트 희망자를 위한 맞춤 입맛 훈련은 밑줄 그어가며 읽고 싶은 내용들이 더 많았다. 날씬한 입맛을 되찾는 3단계 방법에는 배위 훈련 1~2주의 기간, 뇌위 훈련 2주의 기간, 입맛 변화단계로 완성되는 방법이었다. 젊은 여성의 얼굴이 체중 감량에 따라 얼굴 크기가 변화하는 모습은 성형 수술을 취소할 정도로 획기적인 결과이기도 하였다.
정상체중자와 과체중자로 나뉘어 내몸을 살리는 입맛 훈련 2주 집중 프로그램이 별책부록처럼 책 뒤에 소개되어 있어서, 뜯어서 냉장고에 붙여두고 보기 편하게 잘 나와 있었다. 다이어리에 끼워 두고 수시로 참고해도 좋을 그런 방법들이었다.
 


 

잘못된 입맛->비만->각종 질병의 사이클을 막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근본적 원인인 잘못된 입맛을 스스로 바로잡는 것 뿐이다. 이 책이 그역할을 하리라 본다.
- 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 장두열
 

 
알면서 고치기 힘든 잘못된 입맛, 그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스스로 고치게 하는 방법을 제안해주는 이 책이야 말로 진정한 건강에 대한 실용서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올해 내게는 가장 유용한 건강 서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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